저는 그 후부터 새벽예배에 매일 나갔습니다. 새벽마다 가서 제단 문을 딱 열면 향취가 진동을 하는데, 그 향기를 맡으니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그 기쁨은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아프다가도 제단에 다녀오면 왠지 모르게 힘이 솟아나 교육청 사택 넓은 마당을 다 쓸고 신작로까지 나가 쓸어도 고단하지 않았고, 늘 기쁘고 즐거운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병이 많아 가족들을 무척 걱정시켰었는데, 전도관에 다니면서 어느 사이인지 모르게 관절염 증상이 없어졌으며, 건강이 차츰차츰 좋아졌습니다.
남편은 군산교육청으로 전근사에서 학무 과장으로 승진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에는 각 학교 선생님들이 많이 찾아왔는데, 그중 알게 된 여자 교장 선생님이 한 분 있었습니다. 그 배추자 교장 선생님은 천주교회에 다니는 분으로 제가 장로교회에 나갈 때만 해도 저에게 아무 데라도 교회만 잘 나가면 된다는 말을 하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전도관에 나간 지 몇 개월 되었을 무렵, 어느 날 배추자 교장 선생님이 보낸 부인 두 사람이 저희 집을 찾아왔습니다. 그분들은 저에게 대뜸 어떻게 하다가 그런 사이비 종교를 믿느냐고 하였습니다. 전도관에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체계도 아무것도 잘 몰랐던 저는 그저 '감람나무 영모님, 저를 기억해 주세요.'하고 기도드렸습니다. 그러자 마음이 점점 담대해지면서 전도관에 대해 비방을 하려던 그 사람들에게 "아니죠. 사이비 종교가 아닙니다. 내가 이 전도관에 나오면서 받은 바 증거가 많습니다.”하고 말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고 나니 제가 지금까지 은혜 받은 체험들, 아프던 몸이 건강해진 얘기들이 막힘없이 술술 나왔습니다. 그리고 동방의 의인 감람나무에 대한 얘기에서부터 전도관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얘기들을 하는 중에, 마음이 너무나 편안하면서 기쁨이 샘솟았습니다. 그 사람들은 한 시간쯤 대화를 나누고 난 뒤 저희 집을 나서면서 “안 되겠네. 완전히 뿌리가 꽉 박히셨네.”하며 자기들끼리 수군덕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들에게 “뿌리가 박힌 것이 아니라 옳은 길을 찾은 거예요. 저도 우리 할아버지 때부터 장로교인이었는데 이제 지금에야 참길을 찾았어요.” 하고 당당하게 얘기하니, 그분들은 더 이상 아무런 얘기도 못 하고 돌아갔습니다.
시신을 집으로 옮겨 온 후, 소식을 듣고찾아온 군산제단 교인들과 함께 찬송을 부르면서 시신의 입에 생명물을 떠 넣어 주니, 넣는 대로 잘 받아 넘겼습니다. 그리고몇 개월 전 다쳤던 옆구리 부분이 자줏빛으로 멍이 들어 있었는데, 그 부분을 생명물로 닦아 주니 어느 사이 뽀얀 빛깔로 피었습니다. 당시 기장신앙촌에 있던 둘째 딸정균이는 하나님께서 “내가 아주 강하게축복했다. 너희 아버지를 기억해 주마.”하시며 축복해 주신 생명물 한 통을 가지고 새벽녘에 도착했습니다. 딸들은 시신의 입에 정균이가 가져온 생명물을 자꾸 떠 넣어주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명물을 많이 넣으면 배가 몹시 불러 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배는 불러 오지 않고 넣어 주는 대로 생명물이 잘 넘어가 아이들은 몇 대접인지도 모를 정도로 계속해서 생명물을 떠넣어 드렸습니다. 시신은 시간이 흘러도 굳어지지 않고 노긋노긋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당시 전주제단에 시무하고 계시던 박병권 관장님께서 오셔서 직접 시신을 씻기셨습니다. 목욕물에 생명물을 타서 시신을 씻긴 후 수의를 입혀 놓으니, 살아 있는 사람이 잠자고 있는 것같이 편안한 모습으로 곱게 피셨습니다.
남편의 장례는 오일장을 하였는데, 그때가 더운 여름인데다가 장례 음식을 하느라 절절 끓는 방 안에 관이 며칠 동안 놓여 있었는데도 썩는 냄새 하나 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관 밑은 시원한 바람이 감돌아 아이들이 방 안에서 음식을 먹다가 조문객이 오면 얼른 그 밑에다 넣어 두었다가 나중에 꺼내 먹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장례식 날 시신을 석관으로 들어 옮길 때 시신이 너무나 노긋노긋하여 몸이 자유자재로 움직여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켜 주심으로 시신은 아름답게 잘 피어 갔습니다.
그 후 군산제단에서 18년간 부인회장 직을 맡으며 소비조합원으로 일하다가, 1992년 기장신앙촌에 입주하여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지켜 주시고 희망과 용기를 주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 뜻 가운데에서어긋남 없이 끝까지 하나님을 따르고 싶습니다.
신앙신보 〈207회 2000. 1. 16./23. 게재>
첫댓글 늘 잘 보고 있어요
잘보고갑니다.
잘보고가요
잘 봤습니다~
따뜻한 내용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