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어느 남편이 마누라의 건강에 관심이 없겠냐마는 그 동안 운동하라는 얘기는 했어도 댄스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필라테스를 해온건 알고있지만 필라테스라는게 체형교정과 맞물려있어 나이든 사람이 하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짬짬이 라인댄스도 섞어서하기는 한다. 좌우지당간 오늘 아침에 마누라에게 라인댄스를 한번 해보라고 얘기를 던졌다.
마누라의 몸상태가 안좋아보여서다. 운동이라는게 육체와 정신이 함께 즐길 수 있어야 하는데 라인댄스가 적합해 보이는거다. 줌바댄스도 있지만 이는 좀 운동량이 많아 버겁다. 그래서 라인댄스를 좀 하다가 줌바로 갈아타라고 했더니 줌바는 힘들단다. 그러면 탭댄스를 해보라고 말을 던졌다. 아무 대답이 없다. 사실 친구도 탭댄스를하고 본인도 하고싶은 마음이야 어디 없겠는가.
그런데 이놈의 탭댄스라는게 말은 고상해보이지만 어찌보면 고약하다. 자고로 폼잡고하는 운동치고 야릇하지 않은게 없다. 골프가 그렇고 댄스스포츠가 그렇다. 말이야 필드에 나가서하는 운동이요 발로 두드리는 탭댄스라하지만 자고로 점잖빼는 놈들이 더 음흉하다. 댄스스포츠도 마찬가지다. 말이 스포츠지 배꼽맞추고 허벅다리 부빌 수 밖에 없는게 댄스스포츠다.
어찌보면 말도 많은 사교댄스가 제일 깨끗하다. 소문만 무성하지 사실 제일 무난하다. 간혹 여자만 보면 침흘리는 나같이 주책맞은 할배들이 있어 탈이긴하지만 사실 이들은 젊어서 연애도 못해 늦바람난 할배들이다. 치근대긴해도 사실 단순하고 웬만한 여자라면 다 대응이 가능하다. 진짜 문제는 선한 척하면서 여자를 홀리는 인간들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꽤 많다.
각설하고 지금 사교댄스를 배워보라하기에는 좀 문제가 있다. 젊은 나이라면 몰라도 60대 중반에 지루박스텝을 배운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또 다른 여자들은 잘하든 못하든 나름 돌아가는데 나이들어 배운다고 한구석에 밀려서 끙끙댈 모습을 상상하니 이건 아니올시다다. 사교댄스야 나중에라도 내가 콜라텍이나 카바레 구경시켜주면 될 일이다. 사실 젊은 날에 함께 카바레간적도 있다.
어찌되었건 오늘 아침은 좀 색다른 날이다. 남편입에서 댄스를해보라는 말이 좌우간 떨어진 날이다. 내 애인처럼 탄탄한 몸매가 아니라 걱정은 되지만 세월아 네월아 하다보면 점차 늘지 않겠는가. 댄스만큼 노인네에게 더 좋은 운동이 어디 있겠는가.
첫댓글 그래도 사교춤은 배워야 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