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http://blog.naver.com/saebud/220303196170
공연 제목 : 갈매기
공연 관람일 : 2015년 3월 14일 오후 4시
장소 : 대학로 게릴라극장
출연 : 윤정섭(트레블레프 역), 황혜림(아르까디나 역), 이원희(트리고린 역), 조승희(메드베젠코 역), 노심동(샤므라예프 역)
이동준(도른 역), 조창선(쏘린 역), 이민아(안드레예브나 역), 황유진(마샤 역), 조우현(니나 역)
작 : 안톤 체홉
역 : 윤광진
연출 : 김소희
주최/기획 : 연희단거리패
입장을 하면 무대는 이러했다. :-)
무대 한가운데 대충 켠켠히 정리된듯 왠지 먼지가 쌓여있을것만 같이 엉겨붙어 쌓아 놓은 의자들이 인상깊다.
저기 저 사람의 형체가 바로 '윤정섭 배우'다.
저 당시엔 인식하지 못했는데.. 돌아보니 그래, 저 때부터 극은 시작되었던 것이다.
트레블레프가 자신이 쓴 극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마이크 체크도 하고 무대를 바라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이렇게 극중 관객들이 앉을 의자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의자를 2줄로 정리한 후 관객이 앉았을 때, 무대를 보는 시야를 확인하는 트레블레프 :-)
이 모습은 옆 사람과 대화할 모습을 상상하며 직접 제스처를 취하던 모습.
1열 관객석까지 체크 후,
공연을 올리기 전 뭔가 고민하는 듯했던 트레블레프 ㅠ
작가 지망생인 트레블레프는 연인인 니나와 함께 새로운 형식을 시도한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하지만 당대 최고의 여배우인 어머니 아르까디나와 그녀의 애인이자 유명한 작가인 트리고린,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좋지 못한 평을 듣고 좌절하고 만다. 하지만 이때 유일하게 도른이 트레블레프에게 계속 글을 쓰라고 한다. 좀 어렵긴 하지만 좋다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를 더욱 좌절하게 하는 사건이 생겼으니, 그건 바로 작품을 준비하면서부터 트리고린의 작품과 트리고린에게 관심을 보였던 연인 니나가
정말로 트레고린을 만나고 그에게 완전 마음을 빼앗기고 만 것이다.
이 사실을 안 트레블레프는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을 돌려보려 했지만(총을 쏘아 죽인 갈매기를 니나에게 주기까지 함), 니나의 마음을 돌릴 순 없었다.
(↑총을 쏘아죽인거 맞나? 갑자기 헷갈린다.....)
결국 트레블레프는 그 상심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권총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어머니와 트리고린, 그리고 트리고린에게 빠진 니나도 마을을 떠나고 만다.
그로부터 2년 후, 쏘린의 건강이 악화되어 다시 어머니인 아르까디나와 트리고린이 돌아온다.
그리고 트레블레프는 많이 유명하진 않지만 작가가 되었다.
작가가 된 트레블레프이지만, 삶에 대한 의욕과 의지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남몰래 고향에 돌아온 니나를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니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트레블레프.
니나는 그동안 지방극단을 떠돌아다니며 변변치 않은 공연을 하는 배우가 되어 있었다.
그래도 결국엔 배우가 되었다며 묘한 표정을 짓던 니나는 트레블레프와 아름다웠던 과거의 기억을 추억하고는 갈매기처럼...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니나를 보내고 트레블레프를 2년 전엔 실패했었지만, 이번엔 정말로....자살을 하고 만다.
음.....
나에게 있어서 체홉은 아직 너무너무너무 어렵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언젠가는 익숙해지길 바라면서 관극을 하는 편이다.
애초에 <갈매기>란 작품은 스타슬랍스키의 모스크바 예술극장 공연에 올려졌을 때 대성공을 하고 다시 살아난 희곡이라 한다.
그런데 체홉은 이 <갈매기>란 작품이 보다 가볍고 희극적으로 그려지길 바랐다는데...
이렇게 비극적인데... 희극적으로 풀려면 어떻게 표현이 되어야 하는 걸까?... 싶은 느낌이...?
그럼에도 배우들의 조금은 엉뚱하고, 과장된 톤과 제스처로 나름 깨알 웃음 포인트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이원희 배우님의 열정 강의 씬은 깜짝 놀랐다.ㅋㅋㅋㅋ
꼭 책상에 앉은 것처럼 그렇게 누워버릴 줄이야. 이게 꽤나 웃음 키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었다.
그런데 왜 단 한 커플도 쌍방으로 사랑하는 커플은 없는 걸까?
뜬금포 터지지만... 내 눈엔 그렇게 보였다.
서로 각기 다른 사람의 뒤를 쫓기에 바쁜... 뭐랄까? 인간의 욕망의 굴레.. 이런 느낌?
트레블레프→니나→트리고린
아르까디나→트리고린→니나
메드베젠코→마샤→트레블레프
샤므라예프→안드레예브나→도른
이런식으로 말이다.
욕망의 굴레와 같은 이 느낌을 2년 후 직전에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배우들의 서로의 욕망의 대상의 뒤를 쫓고, 쫓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직선, 또는 사선으로 서로를 쫓는 표현이라니!!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이 작품의 표현 중에 가장 인상 깊고, 맘에 드는 부분이었다. 이다음은 당연 이원희 배우의 누워서 앉은 자세? 랄까.ㅋ
물론 배우들이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뛰어다니면서 천으로 가구 등을 덮었다가 벗기는 장면이라든지 이 장면도 인상 깊긴 했지만..
예전에 <벚나무 그늘 아래에서 벌어지는 한 가족의 몰락사>에서 한번 봤던 느낌이라... 그냥 아- 시간이 흘렀나 보구나.
그냥 그 정도의 감흥이었달까? 별다른 건 아니고, 그 직전 쫓는 장면이 그만큼 더 좋았다는 말이 하고 싶은 거다.;;;;;
+커튼콜을 보니 ㅋㅋ 자꾸 원희배우님의 잘생김이 보인다.ㅋㅋㅋ :-)
트리고린이 2년 전에 떠나기 전 박제를 부탁했던 갈매기.... 너무..... 하얗고, 뽀얗던 갈매기.... ㅠ
예산이란게 있기 때문에 그 예산 안에서 최선이었겠죠... ㅠ
**끼야호!! 이 날은 김소희배우와 윤정섭배우의 팬카페에서 이렇게 센스터지는 선물을 ~~!!
덕분에 저녁에 지인들과 함께 맥주 한캔씩 하면서 맛나게 자~알 먹었습니다 :-)
첫댓글 사진엣박중입니다 지급수정바랍니다
죄송합니다. 사진 수정완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