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 감상과 소통
음악은, 표제음악과 절대(순수)음악으로 나뉜다.
표제음악은, 작곡가가 곡의 흐름을 따라, 그 내용을 암시하는 곡의 제목을 붙이는데,
그 대상이 구체적이거나 또는 추상적인 것까지도 표제(標題)로 사용하는 음악을 가르킨다.
따라서 표제음악은 제목에서 곡의 내용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표제음악의 발달은 베토벤, 베를리오즈의 음악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에서 본격적으로 발달하였는데, 그것은 음악의 소재를 문학이나 회화에서 가져오거나, 역사적인 사건이나 개인의 감정 또는 경험에서 비롯된 것 등 다양하다.
따라서 작곡가가 묘사하고자 하는 대상은, 그것이 무엇이든 음악의 소재로 활용되고,
그것이 표제음악의 전형이 된 셈이다. 그래서 19세기 이후의 음악은 상당수가 표제음악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반면, 절대(순수)음악은 글자 그대로 곡의 제목이나 노랫말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음악, 그 자체의 절대성, 순수성에 기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절대음악은 음악이 가진 맑고 순정한 소리를 의미한다.
그렇다고 절대음악이 내용이 없는 것이 아니다.
작곡가가 어떤 제목을 붙이지 않았다고 내용이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절대음악은 작곡가의 더 깊은 음악적 사유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어찌보면, 절대음악은 어떤 이야기(표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작곡가의 상상의 세계가 무한히 확장되어 표제음악보다 더 많은 내용을 함의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절대음악, 그것은 그 안에 언어를 초월한 세계가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가, 서양음악사에 이름을 남긴 대부분의 작곡가들은 순수음악을 많이 썼다.
그들이 남긴 음악은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반드시 입을 열어 말을 해야만 소통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순수음악은 묵언의 소통을 지향하는 것일수도 있다.
SNS로 소통하는 시대다.
기성세대가 주로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는 페북에는 주제가 확실한 내용을 올리는 사람이 많다.
음악으로 치면, 표제음악인 셈이다. 그 내용은 정치와 관련된 내용이 다수다.
지금의 정치상황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걱정을 하지 않을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어서인가.
그들의 글을 읽고 격하게 공감하는 나는, 겨우 댓글을 다는 것으로 분노를 삭힌다.
마치 표제음악이 음소재를 역사적인 사건이나 개인의 감정 또는 경험에서 가져오는 것처럼 페북의 이야기도 표제음악과 닮아 있다.
페북이 다루는 정치적인 이야기는 하나다.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이다.
그들의 논리는 정연하고, 주장은 매우 합리적이다.
중앙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아니, 다루지 못하는 내용들이 많다.
그러니 이들의 논리와 주장은 훗날 역사가 될 것이다.
표제음악이 역사를 음악의 장으로 끌어왔다면 페북의 정치글도 그렇다고 본다.
그러나 페북이 표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절대음악처럼 순수한(?) 내용도 많다. 어떤이의 글을 읽어보면 자신에게는 중요할지 모르지만, 절대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루에도 여러 번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페북은 소리 없는 말(언어)이다.
도대체 그 많은 말을 하고 사는 사람들의 여유가 부럽기도 하고, 때로 그들의 수다(?)가 요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왜냐하면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들이어서 말이다.
하긴, SNS가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올리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일상을 전하는 SNS가 말이 담긴 소통이라면, 말 없는 관람자로 지내는 사람은 묵언의 소통을 지향하는 순수음악처럼 보인다.
많은 말 속에도 공허한 말이 있고, 말 없이도 큰 울림이 있는 소통이 있기 때문이다.
첫댓글 잘읽고 갑니다.
글을 씀에 있어서도 제목이 참 중요하지요.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말씀듣고보니
표제음악이나 절대음악이나
나름 의미 있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일상이 바빠
여유시간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표제음악의 가치가 커 보이기도 합니다.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매체를 통해 말들은 쏟아지고..
아무튼 말들의 성찬으로 사람들은 희희낙낙합니다만
그런 과정에 말재간이 세상가치를 왜곡.. 불행을 자초하는
부작용이 너무 많아 이를 제어해야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말의 성찬 속에 빈말이 많은 것도 사실 입니다.
좋은 말을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음악감상은 힘든 일상을 쉬어갈 수 있는 자양분이지요.
감사합니다.
표제음악과 절대음악을 잘 나타내어,
요즘의 사회 현상을
표제음악에 빗대는 말씀을 잘 이해합니다.
진정한 말이 아닌데도
말에 말을 이어, 질서 정연하게 이어가는 기술은
어디서 나오는지 현란眩亂하다는 표현이 맞을런지요.
그렇습니다.
말로 안되는게 없다고 하지만, 말을 할수록 더 꼬여가는 현상을 주변에서 흔히 봅니다.
음악감상은 공허한 말로 상처받은 나를 치유(채우)하는 언어 입니다.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집시별님 반갑습니다.
가끔 음악과 일상에 대한 단상을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