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 패러디: “미안해!”>
Her Story
그래, 알아. 내가 잘못했단 거.
사과할게.
미안해.
네가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는지, 나 잘 알아. 그래서 더 미안.
“어쩔 수 없었어.”라고 한다면 아마도 비겁한 변명이겠지.
하지만 정말 ‘어쩔 수 없었다’라고 한다면, 넌 내 마음을 이해해 줄까.
넌, 내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이야.
소중한, 그래서 상처주기 싫은.
그래, 난 네가 상처받는 게 싫었어. 차라리 내가 대신 받는 게 나으면 나았지.
그래서 그랬어.
네 고백, 내가 거절하면 상처 받을까봐.
내게 다시는 웃어주지 않을까봐.
그 못된 이기심으로 받아들였던 거야.
이제야 깨달았어. 그게 상처를 더 키웠다는 걸.
나, 참 바보지.
그러니까, 평소처럼 장난스럽게 말해 줘, “이 바보야!”라고.
* * *
His Story
며칠 동안 좀 심하게 아팠어.
평소엔 펄펄 날아다닐 정도로 튼실했던 내가 이렇게 방에서 옴짝달싹도 못할 정도로 말이야.
어제, 네가 와 줘서 고마웠어.
먹을 것도 없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만 잔뜩 사와서 오랜만에 병상에서 포식 좀 했지.
의사말로는 아직도 앞으로 이틀 동안은 밖에 나가도 안된데.
나한테 사과할 필요 없어. 오히려 내가 해야지.
미안해.
네가 한 말, 사실 나 다 알고 있었어.
너에게 상처 준 건, 나였어.
네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상처주기 싫어한다는 것도 모두 다 알고 있었어.
그래서 난 그걸 이용했던 거야.
다 알면서도, 욕심 부리고 싶었어.
네 미소가, 네 손이 단 한 번만이라도 내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그런 터무니없는 욕심으로 널 난처하게 만들었지.
이렇게 너한테 잘못을 많이 해서 네게 “이 바보야!”라고, 말 해주지는 못할 것 같다.
알다시피, 나 지금 많이 아프거든.
그러니까 다 나을 때까지만, 그 때까지만 조금, 기다려줘.
널 기다리게 만들어서, 미안.
***
음, 라디오 '이소라의 FM음악도시'를 들으시거나
김미나 님이 쓰신 '그남자 그여자' 1,2권을 읽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건 그 '그남자 그여자'의 형식을 그대로 베낀(?) 것입니다..(웃음)
제가 평소에 이 '그남자 그여자' 코너를 좋아하기도 했고
(라디오와 책에서는 보통 '남자 이야기'가 먼저 나오죠..^^
남자 역은 성시경님이, 여자 역은 이소라님이 하시구요)
언젠가는 꼭! 이렇게 써 봐야지, 라고 생각도 했기에
이렇게 얼토당토 않은 스토리를 가지고 써 봤습니다..
혹시나 ' 그 남자 그 여자'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이런 졸작을 보시고
기분이 상하셨다면 미리 사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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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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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kY 7 FaM〃
<나우시카의 단편들>
작은 고백/ 그리다/ Comeback to begin/ 미련/ 피를 부르는 메시지, 연쇄살인극/ 잊혀짐(부제: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바다엽서/ 6월, 그 빛나는 계절에 대하여/ 달의 노래/ 늪/ 사랑,사랑,사랑/ 시시콜콜한 이야기/ 그저 오늘만/ 가을에 대한 단상(斷想)/ 초가을의 소나기/ 가깝지만 먼, 멀지만 한없이 가까운/ 잃는다는 것/ 향수/ 쓰레기통 비우기/ 놓아주는 방법/ 언젠가는(사랑이란)/ 하늘빛 가을 하늘/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 조금은 사랑했었노라고/ <그 남자 그 여자 패러디: "미안해!">/
첫댓글 앗! 패러디. 상처, 정말 아무도 받지 않았으면 하는데, 그 누군가는 받아버리고, 끝내 나도 받아버리고... 그 누군가가 나로 인해 상처입고... 진짜 사람 마음대로 안되는 게, 상처인가봐요.
우왓,정확히 집어내셨네요!바로 그게 제가 쓰고자 했던 바(;;)라지요..^^자신의 의도가 아님에도 어쩔 수 없이(이표현이 허락될지모르겠지만)상처를 주고,받게 되는 그런 사랑을 그리고 싶었다는..^^변함없는 댓글, 항상 감사한 것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