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살 딸, 네살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직 참을만한가?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를 보면 한숨이 나오고,
그들조차도 더 나아지려는 생각이 없는 것 같더구나.
그래도 백성들은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나름 자신이 맡은 바 열심히들 일하고 있는 것 같구나.
말도 안되는 사건사고들이 연일 일어나고 있고,
그것에 대한 반성도 없고, 나중에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 위한 노력도 보이지 않고,
갑부들의 세금은 점점 줄이고, 그 부족분을 직장인을 비롯한 서민들의 세금에서 빼가고,
그것도 모자라서 간접세는 엄청나게 올리고....
그 밖에 모조리한 일들이 널린 우리나라구나.
누군가 지금의 우리나라를 모래성에 비유했단다.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럭저럭 괜찮은 성처럼 보이지만,
어느 한 순간에 푹 무너질 것 같은 그런 모래성.
위태위태한 우리나라에...
악몽같은 2104년이 지나고, 2015년이 밝았단다.
2015년이 한 달이 지났건만 지금이 2014년인지 2015년인지 구분이 안간다.
어처구니 없는 사건사고들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고,
리더는 이제 그런 사건사고들을 외면하는 것처럼 보이고,
정치권은 여전히 자신의 밥그릇만 가지고 다투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백성들은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고만 있구나.
아무도 이 잘못된 시스템을 바꾸자고 하지 않는구나.
그러다보니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구나.
하기야 아빠도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니, 뭐라 할 수 없구나.
국가에서 내놓은 정책에 대해 투덜거리만 했지...
다들 아직 참을만한가?
이정도 국가폭력은 참을만한가?
그런 생각이 드는 요즘이구나.
녹색평론 140호에서는 그런 주제를 다루었어.
그래서 140호의 제목도 "국가의 쇄신, 이렇게"란다.
1. 국가개조
지금의 대의제 민주주의는 진정한 민주주의도 아니고,
국민들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은 그런 민주주의란다.
특히 국회의원 선출의 예를 들면,
경상도에서 야당을 지지하는 퍼센티지가 수십퍼센트는 되는데,
실제 경상도의 야당 국회의원수는 극히 적단다.
즉, 백성의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국회의원 비율이지..
1등만이 국회의원이 되는 소선거구제의 오류라고 볼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 여러 사람들이 지역구를 없애고
모든 국회의원을 비례대표로 뽑는 제도로 바꾸자고 주장도 하고 있어.
그래서 소수 지지자를 가진 녹색당 같은 당도 국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생기고,
투표를 해도 사표는 없게 되는거거든...
하지만, 지금 양당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는 두 정당이
자신들의 밥그릇 빼앗기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으니,
바꿀 생각을 하겠냐 말이다.
그래서 만약 개헌을 하게 된다면,
개헌을 하는 주체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단다.
그게 가능하냐고 물어볼 수 있지만....
아일랜드에서는 그런 경우가 있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나아가 국회의원을 직업 정치인으로 뽑는 것이 아니고,
시민들 중에서 뽑는 제비뽑기 정치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더구나.
그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게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니고,
더 현실적인 정책,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한다는거야.
국회의원의 1/3씩 1년에 한번씩 무작위 차출로 선출하고 주기를 3년으로 해서,
유경험자가 새로운 경험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업무전달을 하게 되고,
그러면 이 시스템이 초보자들로 인한 기능 공백없이 이어질 수 있게 되는거야.
물론 뽑힌 사람들에 대한 임금도 대상자들이 만족스러울 만큼 주어야겠지.
제비뽑기 정치를 주장하는 이가 말하기를
선거에 선출된 직업 정치인들은 인기를 위해서, 그리고 다음 선거때 또 당선이 되기 위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장기적인 과제나
해결해봤자 인기를 얻기 어려운 힘든 과제는 안한다는거야.
그러다보니 자신의 임기 기간에 이루어낼 수 있는 보이기식 과제들만 한다는거지..
이런 시스템에서는 진짜 중요한 과제는 안되고 있는거야.
그러면서 그는 기후변화를 예로 들었어.
지금 우리가 직면한 가장 긴급한 문제점은 기후변화인데,
그런데 이것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문제라는거야.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점들, 특히 최악의 상황은 수십년후에 나타나는거지.
자신들의 밥그릇을 결정하는 선거는 몇년 뒤에 있고 말이지.
그러니 자신들의 단기적인 정치적 이익을 희생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거야.
당연히 취해야 할 명백한 조치가 있을 때에도,
선출된 공직자들의 다수는 당장의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행동을 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하는구나.
그런데,
무작위로 뽑힌 사람들은 이런 계산을 하지 않는다거야.
이런 기후변화 같은 것은 자신들의 아이들과 손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면, 바로 행동할 것이라는거지...
상당히 논리있는 주장이란다.
이 글을 읽다 보니, 왜 지구온난화의 문제성이 심각하다면서,
그것에 대한 정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지 이해가 가더구나.
어차피 지금의 국회의원들이 허세나 부리고 권력놀이나 하고 있는데,
그럴 바에야 건전한 교양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이 그들을 대신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더구나.
과연 이런 제도가 실현이 될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2. 반핵
직접 민주주의의 사례로 삼척에서의 반핵 운동에 관한 글이 있었단다.
아빠는 삼척에서 반핵 운동이 그렇게 오래된 것인줄 몰랐어.
1993년 처음 시작하였고,
삼척에 3번이나 핵발전소나 핵폐기처리시설이 들어올 뻔 한 것을
시민의 힘으로 모두 몰아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어.
작년이 시민들이 주민투표를 통해 핵발전소 건설을 막았다는 소식만 알고 있었거든.
그것이 세번째였다니..
그런데, 앞서 두번이나 시민의 힘을 보여주었는데,
그것을 깡그리 무시하고, 거짓으로 찬성표를 만들어 핵발전소를 유치하려고 했던
전 삼척시장의 무능함과 무대포 정신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렇게 자신들의 시민의 뜻도 모르는 이가 시장을 했었다니...
그런 터무니 없는 짓을 하지 당연히 다음 선거에서 떨어질 수 밖에...
아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삼척시민을 두고 거짓말을 하려고 했다니.. 정말 답없는 시장이구나..
"반핵은 진보이고 찬핵은 보수라는 진영논리는 삼척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정파와 정당, 종파를 구분하지 말고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사람은 다 모이자,
이것이 우리의 모토였습니다.
반핵운동하면서, 그 과정에서 삼척시민들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번에 주민투표까지 성공하면서 이제는 삼척시민들이 자치를 해도 될만한 수준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
야생초 편지로 유명한 황대권의 탈핵 운동에 관한 글이 실렸단다.
그가 억울한 옥살이를 끝내고 정착한 곳이 영광이란 곳인데,
그곳에는 핵발전소가 있었어.
그러면서, 그는 탈핵 운동이 자연스럽게 그의 삶의 일부가 되었다고 하는구나.
아빠는 이 글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는 핵발전소 주변을 중심으로
탈핵 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언론이나 TV매체에서는 그런 사실들이 잘 안알려지고 있잖아.
탈핵운동은 그렇게 국소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고,
온 백성들의 호응을 얻어 온 백성들이 한뜻으로 뭉쳐야 하는 것인데 말이야.
탈핵은 우리나라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인데 말이야.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핵발전소아는 먼거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핵으로부터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어...
많은 사람들이 좀더 탈핵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3. 인생은 갈대
녹색평론 얼마 전부터 함석헌의 시에 대해서 연재를 하고 있단다.
함석헌.
아빠가 예전에 읽은 "뜻으로 보는 한국역사"란 그가 쓴 책을 본 적이 있단다.
그러면서 그가 살아온 삶을 대충 알게 되었고,
기회가 되면 그의 삶에 대해 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
그런데, 녹색평론에서 기획연재로 그의 시에 대해서 싣고 있었단다.
그 중에 이번 호에 소개된 시 중에 '갈대'라는 시의
작가의 해설이 아빠 맘에 들었단다.
인생은 갈대라는 말이 공감이 팍 오더구나.. ^^
그래 인생은 갈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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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를 실지로 발음할 때는 '갈때"라고 하는데,
그 때를 시(時)에다 걸어두고 인생은 '갈 때'다.
... 또 "갈대"는 '갈 데'라는 발음과는 가깝다....
인생은 '갈 데, 갈 곳', 곧 목적이 있다. ...
'대'는 본래 '힘'이다.
'꼿꼿하게 서는 것, 버티는 것, 올바른 것, 지키는 것'이다.
그래서 '대바른 사람, 대가 센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 사람이 젊을 때는 ...
'자기를 무한히 발전시켜 위대해지자'는 억누를 수 없는 충동이 속에서 치솟고 있다.
그러나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감정, 욕심의 갈등,
밖에서 오는 여러가지 위험, 유혹 때문에 ... 번민에 떤다.
... 가을이 되면 그 곧추섰던 갈대도 그만 구부러져 누런 갈품이 물에 닿게 된다.
나이 60이나 되면 ... 세속주의에 완전히 굴복해서 ...
마치 그 갈꽃이 다 흐린 물에 닿아 꾸부리고 있는 것 같다.
... 그러나 바람이 한 번 휙 불어 그 꾸부렸던 갈대가
다시 꿋꿋이 일어설 수가 있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선다. 인생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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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마트폰 세상
이젠 세상은 스마트폰이라는 기계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구나.
아빠도 이 스마트폰에 매여 있다는 생각이 들어.
편리하고, 이것저것 도움도 많이 준단다.
그로 인해 시간 절약도 알 수 있는 등
삶의 효율적인 측면에 봤을 때는 어느정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단다.
그러나, 그런 순기능에 비해 더 강력한 악기능이 있어.
중독성..
아빠도 인정.
그리고 스마트폰에 나오는 전자기파...
이런 것들이 인체에 많은 해를 주고 있어.
특히 너희들처럼 어린 애들한테는 더 심한 영향을 주고 있단다.
그리고 절제가 어려운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더 중독될 가능성이 높고 말이야.
이번호에서는 특별히 그런 스마트폰에 대한 유해성에 대한 좌담회를 실었어.
이미 스마트폰에서 쏘아대는 전자파가 유해하다는 것이 검증되었는데도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그 스마트폰을 노출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란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는 만 10세의 어린이이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도록
법에 명기하기도 했다는구나.
우리나라에서는 법은 커녕, 아직 스마트폰에 대한 유해성의 인식도 부족한 것같아.
어린 애들 우는 것을 해결하는데 스마트폰을 많이 이용하고 있잖니...
사실 아빠도 그런 적이 있는데, 깊이 반성해야겠구나.
아빠도 너희들과 놀 때 되도록 스마트폰은 갖고 있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빠도 그 중독성에 두손들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 적이 있잖아.
다행히 아직 너희들도 스마트폰에 빠져있지 않잖아.
앞으로는 아빠도 스마트폰을 멀리하려고 노력하고 한단다.
특히 너희들과 함께 있을 때는 말이야...
그리고 너희들이 더 커가면서, 스마트폰의 중독과 해로움에 빠지지 않도록 아빠도 도와줄께...
....
이 책에 실린 좌담회에서 어떤 사람이 이야기하기를...
페이스북은 나를 알리고 싶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을 과시하는 경향이 있다면,
카카오스토리는 외로운 사람들이 열심히 한다고 하더구나.
아빠의 경우를 생각하고 어찌나 공감이 가는지...
그리고,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등 SNS의 역기능도 하나 이야기하고 있었어.
페이스북이 카카오스토리를 많이 볼수록 행복도가 떨어진대..
왜냐하면, 거기에 올라 있는 사진들은 한결같이 행복한 모습이니까..
그에 비해서 자신은 왠지 초라해 보인다는 것이지....
꽤 공감이 가더구나..
![](https://t1.daumcdn.net/cfile/cafe/256CB63854DFC06C39)
책제목 : 녹색 평론 140호 (2015년 1-2월호)
지은이 : 녹색평론 편집부
펴낸곳 : 녹색평론사
페이지 : 248 page
펴낸날 : 2015년 01월 02일
책정가 : 10,000원
읽은날 : 2015.02.02~2015.02.05
글쓴날 : 2015.02.12,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