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부산지하철 노조의 전면파업을 지지한다!
- 신규 개통 다대선 구간 필요인력 충원해야
오늘(12월 20일) 부산지하철노조가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기술, 승무지부가 부분파업을 전개했다. 노조의 요구는 신규 개통하는 다대선 구간에 신규인력 209명 채용이다. 그러나 회사는 신규채용 6명, 구조조정 100명, 기간제 노동자 70명 등 181명 증원을 주장하고 있다. 회사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승소해 발생할 임금 인상분의 50%에 해당하는 부분을 양보해서라도 인력을 충원하자는 노조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회사가 주장하는 인력으로는 현재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는커녕 다대구간 소요인력을 충당하기도 어렵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기존인력의 구조조정 없는 신규채용을 주장한다. 반면 회사측의 ‘밑돌 빼서 윗돌 괴는’식의 주장은 기존 노선의 노동조건조차 악화시킬 것이다.
지하철노동자들은 주로 지하공간에서 일하는 노동조건을 가지고 있다. 금년 4월 7일 부산지하철에서 22년 동안 일한 한 기관사가 공황장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조는 본사 로비와 시청역 구내에서 농성을 했다. 당시 “기관사들이 위험합니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에는 ‘지하철노동자의 안전은 곧 승객의 안전’이라는 내용을 담겨 있었다.
100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우고 달리는 기관사가 심적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면 노동자 자신은 물론이고 승객들에게도 위험한 일이다. 노조는 교번근무 연간 휴무를 104일, 사측은 100일을 주장하고 있다. 주 40시간 근무에 휴무일이 100일이나 된다면 좋은 직장환경이 아닌가 하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1일차 오전 6시 출근-오후 3시 퇴근, 2일차 오전 8시 출근-오후 퇴근, 3일차 낮 12시 출근-밤 10시 퇴근, 4일차 저녁 7시 이후 출근-다음 날 아침 퇴근, 비번, 휴무 등으로 이어지는 교번근무와 폐쇄된 지하공간을 장시간 운전하는 기관사들의 노동시간과 노동조건은 그렇지 못하다.
부산지하철은 1998년까지만 해도 2인 승무였다. 그러나 IMF구조조정이 몰아치면서 1인승무로 바뀌었다. 기관사는 운전만 하는 게 아니다. 하루 전동차 출입문만 해도 130회 열리고 닫히며 각종 민원도 해결해야 한다. 2006년 실시한 조사 결과 부산지하철기관사들은 일반인들보다 공황장애는 7배, 우울증은 2배 더 높았고, 불면증, 불안증상, 만성소화불량도 많았다.
노사간 신규인력 숫자는 209명과 181명으로 28명 차이에 불과하지만 노조는 청년 일자리창출 등 전원 신규인력을 채용하자는 주장이고 사측은 기존인력의 구조조정이나 기간제 노동자를 채용하겠다는 것이고 정규직 채용은 단 6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노조 주장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이번 부산지하철노조의 전면파업은 올 초 부산시청 역 구내 농성 당시 “기관사들이 병들어 갑니다, 기관사가 건강해야 시민이 건강합니다. 시민 여러분, 제2의 죽음을 막아주십시오!”라고 외쳤던 지하철노동자들의 목소리다.
사측은 지하철노동자의 안전하고 쾌적한 노동조건이 시민의 안전을 위하는 길임을 명심하고 노조의 요구조건을 수용하길 촉구한다. 특히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된 지 오래된 지금 공공부문에서조차 신규채용을 통한 일자리창출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노동당은 신규 개통 다대선 구간에 필요인력을 충원해야 한다는 부산지하철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와 전면파업을 지지하며 노동자가 건강하고 시민이 안전한 부산지하철이 되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다.
(2016.12.20.화, 평등생태평화 노동당 대변인 허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