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GPS 월드
 
 
 
 

친구 카페

 
 
카페 게시글
산행기 스크랩 그리움의 근원 - 배내고개에서 영축산
남연 추천 0 조회 315 14.10.06 01:03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가을이면 숙제 못한 애들처럼 늘 가슴에 두고 있는 길이 있습니다. 

배내고개에서 시살등으로 이르는 길, 

선배님과 함께 걸었던 이래로 가을이면 늘 생각나는 길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걸었을 때가 언제 적이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가을이 주는 그 쓸쓸하고도 충만한 이율배반적인 느낌이 드는 그 길, 

산꾼이라면 누구나 알고 누구나 꿈꾸는 그 길을 오늘 걸어 보기로 합니다.

언양 터미널에서 배내고개 가는 버스를 노쳐 택시를 알아보니 20,000 정도 된다고 합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오랫만에 왔는 데 배내고개까지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유기농 오리 농법으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는 데 

지난번 오리들을 보니 너무 못먹어서 털에 기름기가 다 빠져 볼품이 없이 보였습니다.

동물 단체들이 알면 동물학대라고 주장할 지도 모르고 

얼마후 식탁에 오를 지도 모르겠지만 하여간 오리들은 불쌍해 보였습니다.^^

 배내고개에 도착하니 태풍의 여파로 바람이 너무 세차서 초겨울처럼 여겨 집니다.

하루만에 초가을에서 초겨울로 갑자기 한계절을 뛰어 넘은 것 같습니다.

갈까말까? 망설이는 몇분동안의 시간이 훈련소에서 얼차려 받던 시간 만큼이나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렇지만 택시비가 아까와서라도 GO ~~^^

 

 

 제대로 피어있는 쑥부쟁이와 잠시 눈맞추고  

 세찬 바람에 안쓰러운 코스모스와도 인사를 나누며 

 배내고개를 뒤로 하고 

 슬슬 산책을 즐깁니다

 

 어라!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하늘억새길 정비하면서 손본 모양입니다

 

 

 길옆 풀숲에는 배초향이며 씀바귀, 참취가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뒤질세라 구절초가 특유의 품격을 뿌리고 있고 

짚신나물도 숨어서 보아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간과 심장에 좋다는 산부추도 보입니다 

길 중간 쉼터의 소나무는 아직도 길손에게 넉넉한 품을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주변의 잡목이 많지 않을 때는 홀로 고고한 기상을 뽐내었지만 

우리네 인생사와 마찬가지로 주변이 변해 예전의 그 기상은 숨어 버린 것 같습니다. 

 배내고개와 배내봉과 고도차는 200여 미터 정도이지만 산행 시작이라 느끼는 강도는 훨씬 심하게 느껴집니다

  

멀리 천황산과 재약산, 주암계곡들이 훤히 보이는 조망이 시작됩니다

노란색 물감 퍼져있는 추수기다리는 벼들도 보이고   

울산쪽 문수산과 남암산도 자태를 드러 내고 있습니다 

간혹 보이는 실새풀은 억새보다 빨리 지는 모양입니다 

길도 보이지 않을 만큼의 좁은 길이었는 데 벌써 이렇게 넓어 졌으니

금정산 동문 북문길처럼 넓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깁니다  

 홀로 고고한 용담도 지나고 

 멀리 가지산 능선도 보이고, 능동산에서 천황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눈앞에 드러납니다.

길천쪽 저수지도 보이고  

 밝얼산쪽 산줄기도 시원합니다

 건너편 단풍이 황홀한 주암계곡의 심종태바위도 멋지게 바라보입니다.

 

 

드디어 보고 싶었던 헌걸찬 능선 간월산까지 가슴 트이는 능선이 바라보이기 시작합니다  

 

 

 

너른 벌판에 물결치는 억새도 멋지지만 길섶에 피어 있는 몇가닥의 억새들도 예쁘게 보입니다

건너편 주암계곡과 천왕산 재약산도 바라보고

곧 다가올 단풍의 화려함도 예감케하는 색도 느껴봅니다

 

이쪽에서 바라보는 밝얼산 능선입니다

 

한무더기 구절초와 눈 맞추고

끝자락에 등억온천이 있는 밝얼산쪽 산줄기를 바라봅니다

당겨본 등억온천 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쓸쓸함만 남을 숲길 지나고  

신불산까지 바라보이는 헌걸한 능선을 감상합니다.

간월재까지 이어지는 임도를 바라보며

지금은 차량 금지가 되어 있지만 임도를 따라 차로 올랐던 기억을 짚어 봅니다

옷나무 보다 더 빨리 물드는 나무는 화살나무같이 보입니다.

 

 

지금의 시기는 애처로운 쑥부쟁이와 품위 넘치는 구절초가 대세라

다른 꽃은 보지도 못하고 지나치기 일수 입니다

 

이 소나무 아래 간식을 먹었던 기억이 나는 데 주변의 잡목이 많이 자라 기억보다 멋지지는 않아보입니다.

 

이제 다시 간월산까지 오르막을 올라야 됩니다.

땀깨나 좀 흘리겠지만 오늘은 바람이 제법 차서 그리 많이 흘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노란 벼들의 바다속에 점점이 떠 있는 작은 초록 산들,

아니면 초록 산들 사이에 흐르는 노란 벼들의 물결일까요? 

 

비박하기 좋은 터도 지나고

조금씩 물들기 시작하는 이파리를 바라보며 다가올 단풍의 멋진 모습을 예감합니다.  

 

신불산 사면이 바라보이는 간월산 정상 부근입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뒷모습만 한장 찍고

멋진 소나무와 얘기도 나누지 않고

이쪽편 사면에 왔습니다. 이 멋진 풍광을 빨리 보고 싶어서 입니다.

사진으로는 못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처음 보시는 분들은 모두 다 "와!" 하는 탄성을 흘립니다. 

 

 

사면에 있는 전망테크입니다. 아래로 뻗은 능선이 간월공룡 능선입니다.

신불공룡보다 조금 짧지만 조금 더 험합니다.

 

   

 

 

날리 추워 그런지 간월재에 있는 분들은 많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바람이 너무 세차서 억새는 그렇게 예쁘지는 않습니다

 

 

신불산을 오르면서 뒤돌아본 풍경입니다. 

 

 

 

 

 

오랫동안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을 신불서릉과 어우러진 간월재의 모습

간월공룡을 줌인

 

신불산 정상도 보이고

건너편 영축산 능선도 바라 보입니다

 

간월산과 마찬가지로 정상석과 사진찍는 분들 때문에 제대로된 사진은 찍지도 못하고

신불재를 향합니다

 

 

 

 

하늘과 맞닿은 계단을 오르며

 

신불공룡 능선도 바라보고

지나온 능선도 되돌아 봅니다

 

이 곳 신불 평원의 억새는 눈 높이가 비슷하기 때문에 더 예쁘게 느껴집니다.

 

마침 구름을 걷혀 반짝거리기 까지 합니다

 

 

 

 이 곳 신불평원도 영축산 능선과 어울려 보기 드문 조망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뒷편에는 우람한 산줄기가 펼쳐져 있고

부드러운 풀밭과 억새와 어울어진 이름모를 초목들이 어울린

양광 내리는 들판 사이로 난 길, 그 사이를 점점이 산객 ...

  

예전에는 산에 미쳐 있어 이런 조망을 봐도 무심히 지나갔는 데

산을 경원할 이제서야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 오니 참 아이러니 합니다.

 

 

이 아름다운 모습에 눈물이 핑 돕니다.  

 

 

 

 

 

신불산의 아리랑 릿지와 쓰리랑 릿지의 모습입니다.

 

 

산우들과 점심을 먹곤 하던 들판 가운데의 소나무는 아직도 멋진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고맙기도 합니다. 

 


 

 

 

 별 말이 필요없는 멋진 풍광들 입니다

 

 

 

 

 

 

  건너편 아리랑 릿지 사진을 한장 더 남기는 데

잠시 구름 사이로 빛내림이 나타나 신비한 느낌을 들게 합니다.   

 

이 곳에는 객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네들은 이 곳이 더 멋진 줄은 알까 모르겠습니다 ^^

 죽바우등 시살등 오룡산으로 이어진 우람한 능선입니다. 좀 있으면 멋진 단풍을 자랑하겠지요!

  오늘은 늦게 시작했고 요 근래 체력 저하로 시살등까지는 가지 못하고 이 곳에서 하산해야 될 것 같습니다

다음이라는 꿈 한조각 가슴에 심어 두면 마음이 풍요해진다는 위안을 삼아 봅니다. 

 

  기품 넘치는 구절초와

초라해 더 애처로운 쑥부쟁이가 배웅을 합니다

 

이제 한시간 반쯤 열심히 내려가면 오늘의 산행도 끝나겠지요

통도사 경내의 한들못과 추수 앞둔 쌀나무들이 예쁩니다

 

늘 들리는 취서산장에서 잠시 쉬다가

 

 나이 좀 들어 간다고 거만해지는 넘도 한장 찍고

돌길 내려오다

고들배기 한장 찍고

지난 번 그 장소에서 또 다시 어울리지 않는 나뭇잎 한장을 만납니다

        

 

 오늘도 아저씨는 농땡이중인 감시초소 지나고

마을 구판장 검둥개 이 넘도 모른척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넘들 혼줄을 내야 군기가 들려나?^^

지산마을 당산나무

구름에 달가듯 오늘 하루의 여정도 끝나 갑니다 

돌아 오니 춘천도 어둠에 잠겨 있습니다.

 

그리움의 근원 

 

스치는 바람 한 줄기에
가슴 한 쪽 무너지고
그리움 젖은 억새 소리에
외로움 깊어지는 길이 있다.
 
산꾼이라면 누군들 그곳을 모르랴
배내에서 영축으로 이어지는 헌걸찬 그 능선을
산꾼이라면 누군들 꿈꾸지 않았으랴
가을이면 광평추파 억새 춤추는 그 길을
 
세월이 만든 가슴트이는 능선에
억새흔드는 바람소리 애잔하게 떠돌고
산꾼들의 아련한 추억들이 머물러
제 스스로 쓸쓸해지는 길이 있다
 
선배들은 외로움조차 사라지는 그 길을 따라
말할 수도 없는 뭔가를 들었다곤 하지만
그 길은 찾아오는 방랑자에게 묻기만 한다.
 
양광에 빛나는 억새는 세월속에 춤추고
들판 홀로 고고한 소나무에 단심 물드는
그 길 가운데에 그리움의 근원이 있었다. 

 



 


 
다음검색
댓글
  • 14.10.06 10:32

    첫댓글 고향을 떠나온 사람에게 이 가을에
    고향의 그리움을 안겨주는 그림들 입니다~~~
    신불평원의 아름다움이여~~~!!

  • 14.10.06 18:32

    사진 멋집니다.
    복사방지, 마우스드래그 금지를 해제해 주시면 안될까요?
    무단복사가 아니라, 큰 사진을 보고 잡아서요...

  • 작성자 14.10.06 19:07

    존은산님 잘 계시지요^^ 산쟁이 사진이 뭐 별난 것이 있다고 금지를 했겠습니까? 금지는 제가 한 것이 아니라 다음이 스크랩하면 안되게 되어 있더라구요. 그리고 이번에 똑딱이에서 미러리스로 바꿔 raw 파일로 찍다보니 장 당 10메가 넘어가고 큰 사진은 50메가가 넘어서 사진 올리기가 너무 힘들어 큰 사진은 올리지 못했습니다. ㅠㅠ 언제 연구를 해봐야겠습니다

  • 14.10.06 19:16

    @남연 [수정] 누르시고 게시판 맨 아래 보시면, 스크랩, 무단복사 - 허용, 금지가 있습니다. 금지가 되어 있으면 허용으로 바꿔주심 되고예~
    이게 아니면... 사진 등록하실 때 사진등록 창에서 사진선택 - [크기]- [클릭시 원본사진 보기] 체크하시면 됩니다요

  • 14.10.09 11:49

    우리네 바로 옆에 영알이 있어 인생이 더욱 맛깔스럽지요.. 잘 보고 갑니더...^^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