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비리' 칼 겨눈 검찰… 사립학교들 초긴장
학교법인 대성학원이 지난 29일 교사채용 관련 금품수수 등 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색을 받자 지역 사립학교 법인들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대전지검은 대성학원이 설립한 대전과 세종 소재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법인 이사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이사회 관련 자료와 회계 장부, 교직원 인사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대성학원의 교장 및 교감 선임, 신규교사 채용과 관련된 금품수수 등 교직원 채용비리 정황을 잡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의 대성학원 압수수색은 전국적으로 사립 초·중·고교 교사의 채용비리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검찰이 지역 사학비리 척결에 칼을 빼 든 게 아니냐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일부 사립학교들은 기간제 교사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법인 관계자의 친인척을 교원으로 채용하고 신규교사 채용시 금품을 받는 등 부정과 청탁이 도를 넘고 있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우려다.
지역 사립학교 법인들 검찰 수사 확대될지 '불안'
대전에는 모두 23개의 사립학교 법인이 유치원과 초중고, 대학 등을 운영하고 있다.
검찰이 대성학원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서자 이들 사립학교 법인들은 이번 수사가 지역 전체로 확산되는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특히 호수돈여고와 호수돈여중, 청신여중(청양군 소재)을 운영하는 호수돈학원은 1년 이상 호수돈여고 교장 공백사태를 빚는 등 구성원간 갈등을 빚고 있다.
대전의 또 다른 학교법인은 여고생 2명이 입학 1주일만에 자살하는 등 학생관리 소홀로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딸을 사립고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신경준(51·대전시 서구 월평동)씨는 "학교에 문제가 있어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해도 시정되지 않을 정도로 사립학교는 이사장, 교장 등이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는 것 같다"며 "교사에게 문제가 있어도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 두려워 입을 다물게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사 채용, 학사 운영 등 사립학교 관련 민원이 들어와도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다"며 "일부 사립학교 법인들은 교육청과 교육감의 지시와 협조를 아예 무시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립학교 교사 채용과 관련해서는 지역에서도 소문이 무성했던만큼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 결과가 수사 범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며 "안그래도 5월 6일부터 10일간 교육부 감사가 예정돼 있는데 이번 일이 터져 걱정"이라고 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대전의 한 사립고 교사는 "일부 사립학교 법인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교사를 채용하는 등 의혹이 끊이지 않다보니 사립학교 교사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다"며 "검찰 수사결과 문제가 있다면 확실히 바로 잡아 사학비리 자체가 근절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