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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랑사랑 봉우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일향(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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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장,
학년이 올라가고 새 학기 시작하기 전에 등록을 한다.
지난번처럼 발을 동동 구르며 마음이 초조하지 않아도 등록을 하기엔 충분한 돈이 모였기에 진아는 편안한 마음으로 등록을 마친다.
강의가 끝나고 나면 제 시간에 근무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늘 밤 열한시가 넘은 시간이지만 마음은 참으로 편안하다는 생각을 한다.
등록을 하지 못한 친구들이 보인다.
휴학계를 내고 등록금을 벌어야 하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진아는 그래도 자신이 처한 형편이 그다지 나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김소희는 진아가 아무런 불평도 없이 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대견스럽다.
아르바이트 역시 성실하게 하는 모양인지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소리도 듣지 못하고 한 곳에서 꾸준하게 일을 하는 것만 같아 더욱 믿음직스럽다.
일에 취미를 붙이지 못하거나 힘들고 짜증스러움을 느끼면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곤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돈을 모으기보다는 쓰고 다니는 돈이 더 많게 되어 등록금 마련이 상당히 힘들어지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김소희다.
한곳에 싫증을 느끼지 않고 꾸준하게 오래 다닐 수 있다는 것은 진아가 그만큼 성실하게 일을 한다는 것이고 자신에 대한 책임감도 강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기에 김소희는 그런 딸이 대견스럽다.
아무리 힘들어도 대학은 반드시 졸업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진아는 서여인이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을 정도로 신임을 얻는다.
외출을 할 일이 있으면 이제는 진아에게 금고 열쇠까지도 맡기고 다닐 정도로 서여인은 진아를 피를 나눈 형제처럼 믿고 있다.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않고 근무를 하기로 약속을 하고 나서는 진아는 더욱 열심히 근무를 한다.
이제는 남의 가게가 아니라 언니가 하는 가게라 생각하고 자신의 일처럼 몸을 아끼지 않는다.
서여인은 이제 진아에게 시급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매달 일정액의 액수를 정해서 월급으로 주기로 한다.
그것이 목돈이 되어 더욱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다.
매달 계획을 가지고 살아갈 수가 있다.
진아는 교통비이외에 다른 용돈을 쓰지 않는다.
교통비와 등록금을 위해서 저축하는 것 이외에 엄마를 드린다.
적은 액수이지만 김소희는 딸의 그런 돈을 그대로 저축을 한다.
단 한 푼이라도 낭비해서는 안 되는 돈이다.
딸의 모든 땀과 눈물방울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돈이기에 그 어떤 돈 보다 더욱 소중하고 귀한 값어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집안은 가난하지만 서로가 사랑하고 위해주는 가족이기에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가족들이다.
이민철은 그런 자식들이 참으로 고맙다는 생각을 한다.
어느 자식 하나라도 삐뚫어지게 나간다면 무엇으로 막을 수가 있을 것인가?
부모의 무능력으로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라주지 않는다면 대책이 서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자식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낀다.
이민철은 하루라도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나 마음처럼 날씨가 도와주지 않고 일거리가 그렇게 생각처럼 들어 오지않고 있는 것이 더욱 초조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그렇다고 다른 일을 하려고 해도 아는 것도 없지만 주먹에 쥔 자금도 없다.
할 줄 아는 일이라고는 오직 현장에서 몸으로 뛰고 몸으로 일을 해 나가는 것이 이민철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민철은 일이 없는 날에는 리어커를 끌고 나가 폐품을 줍는다.
그대로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가족들에게 미안스럽기도 하고 무엇이라도 몸을 움직여 한 푼이라도 건져보려는 마음이다.
길바닥에는 아주 작은 돈이지만 널려있는 것을 본다.
술병에 깡통 박스 그리고 헌 책들과 헌 옷가지들이 심심치 않게 널려져 있는 것을 주워와 종류별대로 나누고 고물상에 가서 팔면 작은 액수지만 손에 쥘 수가 있다.
이민철은 그런 돈들을 따로 통장을 만들어 저축을 해 나간다.
매일 하는 것이 아니고 일이 없는 날에는 쉬지 않고 계속해 나간다.
김소희는 그런 남편을 만류한다.
“여보!
그렇게 하다 몸이라도 해치면 큰일입니다.
그러지 말고 편안하게 집에 계세요.“
”무슨 소리요?
집에서 가만히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보다는 정말 좋고 생각보다는 많은 돈을 벌수가 있는데 왜 하지 않아?
한 푼이라도 필요한 우리에게 그 수익 또한 적지 않은 것인데 그것을 알면서 그대로 있을 수는 없는 일이지.“
”그래도 건강을 먼저 생각해야지요.“
”그러는 당신은 어디 하루라도 편안하게 쉬는 날이라도 있소?
당신을 보기에도 부끄럽고 아이들에게도 미안한 아빠의 모습보다는 그렇게라도 노력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소?“
“그거야 당연한 일이지요.
허지만 그러다 당신이 병이라도 나면 어떻게 하려고요?“
”우리 같은 바닥 인생들은 일을 많이 한다고 병이 나지 않소.
평생을 몸뚱이 하나로 살아가는 우리네는 그렇게 쉽사리 병마가 찾아오지도 않으니 그런 걱정을 하지 말고 당신이나 조금씩 쉬어가면서 일을 해요.“
부부는 서로가 조금씩이라도 쉬라고 말을 한다.
그러나 김소희는 조금도 쉴 수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제 아이들이 모두 위 학교에 들어갈 때가 되니 들어가는 목돈 또한 만만치가 않다.
한 번에 수 백 만원씩 들어가야 하는 대학이다.
아이들 다섯을 대학에 보내려면 잠을 자지 않고 일을 한다고 해도 자신들의능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부모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입학금이라도 해 주어야 스스로들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학비를 조달해 가면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맏딸인 진아를 보면서 더욱 절실하게 깨닫는 김소희다.
진구 또한 그런 엄마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열심히 공부를 한다.
이제 진구의 수능이 코앞이다.
더욱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다 독서실이 문을 닫기 직전에 집으로 돌아온다.
진아는 그런 동생을 위해서 늘 야식을 준비를 해 둔다.
주인언니에게 말을 해서 그날 팔리지 않은 음식을 조금 싸가지고 와서 늦게 돌아오는 진구를 위해서 준비를 해 준다.
서여인은 그렇게 동생을 생각하는 진아가 참으로 기특해 보인다.
동생을 위해서 가게에서 그날 팔리지 않은 음식을 가져가겠다고 말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서여인은 그런 진아를 위해서 일부러 조금씩 준비를 해 준다.
김소희는 그런 서여인의 정성이 너무 고맙다.
만나본 적은 없지만 진아를 사랑해주고 챙겨주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이 되는 것만 같아 늘 고맙다는 생각을 한다.
내일이 진구의 수능이다.
서여인은 엿과 찰떡이 들어있는 상자를 준비를 해 놓고 진아를 부른다.
“진아야!”
“네!”
“오늘은 이것을 가지고 그만 퇴근을 해라!”
“언니, 아직 시간이 멀었는데요?”
“내일이 네 동생 진구의 수능일이잖니?”
“.......................”
“자, 이것을 진구에게 주고 내일은 네가 누나노릇을 하렴!”
“네!”
“내일은 진구를 따라서 수능 장에 데리고 가고 수능이 끝나고 나면 진구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하루 쉬도록 해라!”
따로 봉투를 내어준다.
“언니, 언니의 마음 정말 고맙습니다.
허지만 그 마음하고 이것만 받을게요.“
진아는 떡과 엿이 들어 있는 상자만을 받는다.
“네가 일을 끝내고 돌아가면 이미 진구가 잠을 잘 시간이 아니겠어?
그렇게 되면 이것은 무용지물이 되지 않겠니?
그러니까 오늘은 그만 퇴근을 하고 내 말대로 해!“
“허지만 내일 여기도 바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어떻게 출근을 하지 않고 동생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겠어요?”
“이곳은 아르바이트생을 더 쓰면 되는 거야!
그러기 위해서 내일 아르바이트생이 두 명이 더 나오게 되어있다.“
진아는 그런 서여인을 보며 고맙다는 말도 할 수가 없다.
“언니!
정말 그렇게까지 해 주지 않으셔도 되는데............“
“어서 가봐!”
서여인은 진아의 등을 밀어주며 퇴근을 하도록 해 준다.
그러지 않아도 진아는 낮에 진구를 위해서 찹쌀떡을 준비해 놓았다.
밑으로 동생들이 네 명이나 되기에 동생들까지도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놓은 진아다.
자신의 수능일 때에는 아무도 그런 것을 챙겨주지 않아서 조금은 허전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을 기억하는 진아는 동생들에게는 그런 마음을 들게 해 주고 싶지 않았다.
진아는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이제는 동생들을 위해서 뭔가 조그만 것이라도 해 줄 수 있다는 것이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해진다.
서여인이 챙겨준 봉투에는 그리 많지는 않지만 돼지고기 두어 근 정도는 살 수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진구의 시험이 끝나고 나서 돼지고기를 사다 가족들을 먹게 할 생각으로도 진아의 마음은 즐겁다.
다행이 아직 진구는 잠을 자지 않고 있다.
“어?
오늘 왜 이렇게 일찍 오는 거니?“
아빠인 이민철은 진아가 아직 일하고 있을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행여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스러움에 묻는다.
“아빠!
주인 언니가 내일 진구 수능이라고 이것을 사 주면서 진구 가져다주고 내일 진구를 수험장까지 데려다 주라고 했어요.“
”그래?
참으로 여러모로 정말 고마운 사람이구나!
우리 진구까지 이렇게 챙겨주시는 그 마음 너무 고마워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민철은 너무 고마워한다.
“진구야!
이것은 누나 가게의 주인언니가 너에게 주라고 보내준 것이고 이것은 내가 너를 생각해서 준비한 거야!“
“와! 누나 정말 고마워!
이런 것을 받고 보니 정말 내일 최선을 다해서 실수가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 실수하지 않으면 네가 원하는 학교에 들어갈 수가 있을 거야!
동생들하고 나누어 먹고 편안한 마음으로 오늘은 잠을 푹 자!“
진구 밑으로 진희 진숙이 진우가 우르르 먹을 것 앞으로 다가온다.
남매들은 서로 맛있게 나누어 먹는다.
그것을 바라보는 진아는 마음이 흐뭇해진다.이른 아침부터 진아는 진구가 먹을 밥을 정성을 다해서 준비한다.
늘 그랬듯 금년에도 수능 일에 기온이 급격히 내려간다.
“진구야!
옷을 단단히 입고 가야 한다.“
엄마 김소희가 출근을 하려고 준비를 다 하고 진구가 걱정이 된다.
“엄마!
아무 걱정도 하지 마세요.
누나하고 함께 가는 것이니까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그래, 엄마도 누나가 같이 따라가 주는 것을 알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늘은 저녁 일을 하지 않고 들어오겠다.
가서 떨지 말고 평소의 네 실력을 잘 발휘하기를 바랄 뿐이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진아에게 정말 고맙다.
어제 네가 준 돈으로 엄마도 고기를 사가지고 일찍 들어올게!“
“네, 엄마!
걱정하지 마시고 다녀오세요.“
김소희는 진아로부터 주인언니가 주었다는 돈을 받는다.
진아 말대로 그 돈으로 고기를 사서 모처럼 온 가족이 풍성한 저녁을 해 주리라는 생각을 하며 집을 나선다.
진아 또한 진구와 집을 나설 준비를 한다.
“시간 늦지 않게 일찍 출발을 하자.”
“누나, 몹시 추운데 옷을 든든하게 입어!”
엄마가 했던 말을 그대로 누나에게 하는 진구다.
무엇보다 누나가 함께 가 준다는 것이 진구로서는 반갑고 좋은 일이다.
엄마나 아빠보다도 누나를 많이 의지하고 믿는 진구다.
진아는 진구의 시험이 끝날 때까지 교문 앞에서 기도하는 심정으로 기다리며 비로소 부모님의 마음이 어떤 것인가를 깨닫는다.
몹시 추운 날이지만 오후가 들어서면서부터 다행스럽게 날이 조금씩 풀리면서 기온이 상승한다.
진아는 발을 동동 구르며 진구가 실수 없이 시험을 잘 볼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수험생들이 반 정도 나왔을 때 진구의 모습이 보인다.
“진구야!”
“누나, 하루 종일 여기 서 있었어?”
“그래!”
“추워서 감기 들겠다.”
“아니, 추운 것도 모르고 있었다.
시험은 어땠니?“
”그냥 아는 문제는 풀고 모르는 문제는 대충 찍기도 하고........
아마 생각보다 잘 나오진 않을 것 같아!“
“그래, 그래도 최선을 다했으니 된 거지.
어서 집으로 가자.“
남매는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수많은 수험생들과 학부모들로 인해 지하철역은 많은 혼잡을 이루어 낸다.
수많은 수험생들은 부모님과 함께 이제는 시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귀가를 하고 있는 길이다.
유치원에 입학을 하면서 지금까지 십삼 년 이상의 세월을 오직 공부라고 하는 굴레에 매여 자신들의 시간을 저당 잡히는 기분으로 살아온 것이다.
그것은 바로 오늘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제는 그 시험을 잘 보았던 잘 보지 못했던 가슴이 후련해진다.
진구 역시 시원한 기분으로 누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즐겁다.
진구는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싶어 한다.
건축설계서부터 신축까지 건축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고 자신의 집을 멋지게 짓고 살아가고 싶은 꿈이다.
문과가 아닌 이과로 자신의 꿈을 키우고 있는 진구를 진아는 남자로서 멋진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김소희는 오전 청소 일을 끝내고 오후일은 빠지고 집으로 오면서 시장을 보아온다.
모처럼 가족들을 위해서 집안일과 맛있는 음식을 해서 온 가족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해 주려는 마음이다.
진아가 준 돈으로도 충분하게 고기와 야채 그리고 과일을 산다.
이제 진아와 진구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밑의 세 아이는 엄마가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연신 주방으로 오가면서 입맛을 다시며 먹고 싶은 것을 참느라고 고생을 한다.
모처럼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기회다.
또한 사과를 본 아이들은 형과 누나가 어서 오기만을 기다린다.
평소에는 음식에 대범해 보이는 아이들이었지만 이렇게 엄마가 집에서 고기와 과일을 사가지고 와서 음식을 하는 것을 보는 아이들은 신이 난다.
“엄마!
내가 수능을 볼 때도 이렇게 고기도 사고 과일도 사서 준비를 해줘요?“
이제 고등학교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진희의 말이다.
“엄마가 이렇게 준비를 해 주는 것이 좋으니?”
“그럼요.
그리고 수능이 끝나면 집에서 이렇게 잔치를 해 주는 것이 너무 좋아요.“
“오냐!
우리 진희나 진숙이 그리고 진우 때는 지금보다 더 잘해 줄 수 있었으면 엄마도 얼마나 좋겠니?“
”엄마, 나도 공부 열심히 해서 언니나 오빠처럼 대학생이 될 거예요.“
”그래!
내 새끼들 다섯이 모두 대학교를 나오면 우리 집이 얼마나 보기 좋고 영광이겠니?
엄마나 아빠는 너희들이 그렇게 대단하게 잘 자라주는 것을 보기만 해도 모든 고생이 헛되지 않고 보람 있는 삶을 살아간다는 생각을 한다.
너희들 모두 그렇게 키우기 위해서 엄마나 아빠가 더욱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김소희는 그렇게 자신이 낳은 아이들 다섯이 모두 대학교를 나와 든든하고 당당하게 살아가주기만을 고대한다.
글: 일향 이봉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