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424 (토) 국민의힘, 대구 홍준표-강원 김진태… '朴 · 尹心' 미풍에 그쳐
4월 23일 국민의힘 6·1 지방선거 대구시장 경선에서 홍준표 의원, 강원지사 경선에서 김진태 전 의원이 선출되면서 정치권에선 “이른바 ‘윤심(尹心)’, ‘박심(朴心)’은 미풍에 그쳤다”는 말이 나왔다. 전날 경기지사 경선에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 의원이 ‘윤심’을 등에 업고 유승민 전 의원을 꺾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대구나 강원에선 달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국 외풍보다는 대중 인지도 등 후보 경쟁력에서 갈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파전으로 치러진 대구시장 경선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어느 정도 발휘될 것인지가 관심이었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아 선거를 측면 지원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법률 대리인을 지냈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가세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당선인과의 교감을 앞세우기도 했다.
유영하 변호사와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경쟁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윤석열 당선인과의 관계를 활용하자, 홍준표 의원은 “대구시장 경선이 정책 대결이 아닌 ‘박심·윤심 팔이’ 선거가 되고 있어 유감”이라며 “저는 오로지 홍심(洪心)으로만 심판을 받겠다”고 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과 유영하 변호사는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무산되면서 결국 ‘홍심’을 넘어서지 못했다.
홍준표 의원은 49.46%(현역 의원 출마 및 무소속 출마 이력 감산점 10% 반영)를 얻어 김재원 전 최고위원(26.43%), 유영하 변호사(18.62%)를 여유 있게 누르고 후보로 선출됐다. 지난 대선 경선에선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승리하고도 당원 투표에서 밀리며 윤석열 당선인에게 패했지만, 이번엔 ‘민심’과 ‘당심’을 모두 잡은 완승이었다. 경선 결과는 책임당원 선거인단의 유효 투표 결과와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영하 변호사가 ‘박심’을 내걸었지만, 2위도 아닌 3위에 그친 걸 보면 돌풍이 아닌 미풍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원지사 경선 역시 김진태 전 의원이 기사회생하면서 ‘윤심’의 벽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4월 14일 김진태 전 의원의 과거 5·18 민주화운동 비하 발언 등을 문제삼으며 김진태 전 의원을 공천 배제(컷오프)하고, 윤석열 당선인의 TV토론을 담당했던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단수 공천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던 김진태 전 의원이 경선 기회도 얻지 못하자 당 안팎에선 ‘윤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공관위는 김진태 전 의원의 재심 신청을 받아들이며 단수공천을 번복하고 다시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공관위는 대신 김진태 전 의원이 과거 5·18과 불교 관련 발언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고, 김진태 전 의원은 즉각 사과했다. 결국 강원지사 경선에서 김진태 전 의원이 58.29%를 얻어 황상무 전 KBS 앵커(45.88%·신인 가산점 10% 반영)를 누르고 후보로 선출됐다.
앞서 발표된 충청이나 경기 경선에서 ‘윤심’이 작용했다는 평가와는 상반된 결과로 해석된다. 충북지사 후보로는 윤석열 당선인의 특별고문인 김영환 전 의원, 충남지사 후보로는 윤석열 당선인의 출마 요청을 받은 김태흠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특히 경기지사 경선에선 초반 우세했던 유승민 전 의원이 당선인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 의원에게 역전패하면서 “윤심 영향력이 확인됐다”는 말이 나왔다.
이광재 - 김진태 빅매치 성사… 전국적인 주목
6·1 지방선거 강원지사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이광재(원주갑)의원, 국민의힘 김진태 전 의원 ‘빅 매치’가 성사되면서 강원지사 선거가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광재 의원과 김진태 전 의원의 맞대결은 ‘원조 친노’ 대 ‘공안 검사’의 대결이기도 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측근으로 대표적인 원조 친노 인사인 이 의원은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45세의 나이로 ‘최연소 강원도지사’가 된 이후, 12년 만에 지사 선거 재도전이다.
김진태 전 의원은 국민의힘 경선에서 당심과 민심에서 모두 앞서며 황상무 전 KBS 앵커를 제쳤다. 김진태 전 의원은 2007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지낸 공안검사 출신으로 19·20대 총선 당시 춘천 선거구에서 재선의원을 지냈다. 국민의힘 경선결과가 발표된 이날 이광재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진태 후보님 축하드립니다. 황상무 후보님 수고많으셨습니다. 강원도를 여야의 표밭이 아니라 통합과 희망의 일터로 만들어 갑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김진태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광재 후보님 드디어 출마하셨군요. 앞으로 멋진 레이스가 기대됩니다. 황상무 후보님 위로를 드립니다. 우리 셋은 64년 동갑내기인데 강원도를 위해 제대로 뛰어봅시다”라고 게재했다.전국적인 인지도가 높은 이광재 의원과 김진태 전 의원의 빅 매치가 성사되면서 여야 지사선거를 중심으로 18개 시장군수·지방의원 선거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원주갑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예정, 원주를 중심으로 여야 정치권의 세대결이 격화될 전망이다.
원주는 이광재 의원이 9년 만의 정치공백을 깨고 재개한 곳이자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 격이다. 국민의힘도 원주에 각별한 공을 들이며 표심 확장에 나서고 있다. 김진태 전 의원은 원주에 선거사무소를 차려 경선에 대비해온 가운데 본선행을 확정지은 후에는 춘천 도당사 기자회견에 이어 민심 첫 행보로 원주 중앙시장을 택했다. 강원도 정치권 관계자는 “6·1 지방선거 강원지사 선거에 ‘이광재-김진태’ 빅매치가 성사,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6·1 지방선거 강원도지사 여·야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국회의원, 국민의힘 김진태 전 국회의원으로 압축되면서 맞대결 구도가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광재 의원에게 수차례 도지사 출마를 권유하는 등 전략 공천을 했고 김진태 전 의원은 6월 23일 황상무 전 KBS 앵커를 경선에서 눌렀다. 이광재 의원이 도지사 출마를 할 경우 원주 갑 국회의원 선거구는 보궐로 치러지게 된다. 앞서 이광재 의원은 지난 2010년 제5회 지선 도지사 출마 당시 지역구인 태백·정선·영월·평창 선거구를 보궐로 만든 이력이 있다.
또 도지사 취임 이후 7개월만에 불법정치자금 수수혐의로 지사직을 상실하게 되면서 현 최문순 도지사가 보궐로 당선됐다. 이광재 의원 입장에서는 이번 제8회 지선에 도지사로 출마를 할 경우 3번째 보궐선거를 만드는 것으로 부담이 적지 않았다. 이에 지난 4월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강원도지사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고 민주당에 5가지 제안을 걸었다. 제안 주요내용은 ▲강원특별자치도 법안 조속 통과 ▲GTX-A, GTX-B, 용문~홍천 철도 등 광역 철도망 연결 ▲국가적 차원의 재난방지 프로젝트 ▲접경지 국군장병 자기발전 기회 ▲수도권과의 전원생활이다. 이광재 의원은 “강원도의 운명을 바꾸는 도지사가 되고 싶다”며 “죽음의 정치를 떠나 생명의 정치를 하고 싶다. 도민과 함께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태 전 의원은 경선에서 58.29%의 득표율로 45.88%를 얻은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누르며 국민의힘 대표 주자로 확정됐다. 김진태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되게 하는 것은 하늘에 달려있다”며 “황상무 후보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이젠 분열에서 통합의 시대로, 강원도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밝혔다. 황상무 전 앵커는 “부족한 저를 많이 도와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순전히 저의 부족한 능력 탓이다. 경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지낸 공안검사 출신이다. 제19~20대 춘천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21대 총선에서는 허영 국회의원에게 패배했다. 일찍이 지난달 6·1 지방선거 강원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진태 전 의원은 5·18 민주화 운동 망언 논란 등 발언과 관련해 국민의힘 도지사 공천에서 컷오프 됐었다. 하지만 최근 대국민 사과와 컷오프에 반발해 여의도 국회 앞에서 단식천막농성을 하는 등 경선에 재 참가하게 되면서 기사회생했다.
김진태 전 의원은 지난달 도지사 출마 기자회견에서 “리더가 사심을 버리고 강력한 신념과 추진력을 발휘하면 강원도를 바꿀 수 있다”며 “거침없이 정의롭게 김진태가 불의와 불공정을 강원도에서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또 “200만 강원시대, 경제특별자치도 설치로 규제없는 강원도, 교육경쟁력 회복, 광역 순환교통망 구축, 춘천~원주~강릉 등 5대 거점별 신성장산업 육성, 세계인이 찾는 명품관광 강원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거리두기 해제 첫 주말 풍경… '3대 가족모임' - '실외 취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첫 주말인 4월 23일 서울 도심 곳곳은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서울 주요 명소마다 사람이 몰렸고 맛집에는 수십명의 대기줄이 형성되는 등 코로나 전의 활기를 되찾은 듯한 모습이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은 오전부터 주말의 여유를 만끽하려는 나들이객으로 가득했다. 나무 그늘이 드리운 곳마다 자리를 잡은 나들이객들은 삼삼오오 둘러앉아 이른 점심을 먹거나 이야기꽃을 피웠다.
어린 자녀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나오거나,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도 보였다. 10명 안팎의 많은 인원이 모여 앉아있기도 했다. 조부모부터 손자, 손녀까지 3대가 나들이를 나왔다는 김수영씨(39)는 "오랜만에 밖에서 가족모임을 하게 됐다"며 "코로나 때문에 몇 년 동안 이런 여유를 누리기가 어려웠는데 참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영등포구 주민 신지원씨(37·여)는 "오늘 날씨도 좋다고 해 아이와, 아이 친구 가족과 함께 나왔다"며 "밖이라고 해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있었을 때는 심리적으로 거리낌이 좀 있었는데 이제는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 음식을 산 후 야외테이블에 자리 잡은 한모씨(22·여)는 "(거리두기 해제 후) 첫 번째 주말이라 사람이 너무 몰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놀러 왔다"며 "커피를 마시면서 산책할 수 있게 실외에서 마스크 의무도 해제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지난 4월 18일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는 만큼, 나들이객 대부분은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 마스크를 착용했다. 하지만 운동을 즐기는 시민 중 일부는 마스크를 완전히 벗은 채 이동하기도 했다.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주변에는 거리두기 해제로 3년 만에 개최된 '수직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 몰렸다. 123층까지 계단을 이어 달리는 이 행사는 다른 장소에서 비대면 형식으로 참가하는 이들까지 포함해 총 2000여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인근 광장에서 몸을 풀거나, 사진을 찍으며 입장 순서를 기다렸다. 대규모 인원이 참여한 행사가 오랜만에 열리자 신기한 듯 구경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친구와 함께 입장 대기 중이던 강모씨(28)는 "코로나가 한창 심할 때 집에만 있으면서 살이 많이 쪘는데, 이제 다이어트를 할 겸 참가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코로나 전에도 다른 마라톤 대회에 종종 참가했었다"며 "지금 마스크를 쓰고 있긴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는 걸 보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 일대에도 점심시간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음식점과 카페마다 손님들로 가득 찼다. 유명 맛집 앞에는 20여명이 별도의 거리두기 없이 길게 줄을 늘어섰고, 카페 야외테이블에도 손님이 몰렸다.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커피를 마시며 걷거나, 길을 걸으며 빵을 먹는 시민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거리두기 해제로 참석 인원과 식사 제한이 완전히 사라진 결혼식장도 생기를 되찾았다. 여의도의 한 결혼식장 건물 앞에는 지방에서 단체 하객을 싣고 온 버스가 도착했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친인척과 지인들이 곳곳에서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북 안동에서 온 김지용씨(34)는 "간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왔다"며 "앞으로 결혼식이 많아지면 축의금 걱정도 되긴 하지만, 예전처럼 북적거리고 제대로 축하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돼서 좋다"고 웃었다.
결혼식장에 입장하는 인원수를 세는 직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거리두기 4단계 당시에는 99명, 거리두기 해제 직전에는 300명까지 입장 인원이 제한되면서 직원들은 하객 수를 일일이 세며 출입을 통제했지만 이제는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식사가 제한됐을 당시 이를 대체했던 답례품 문화도 사라지고 있다. 결혼식장의 한 직원은 "주말에 잡힌 결혼식 중 답례품을 따로 준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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