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어울리는 시 가 있어서 포스팅 합니다.
짧지만 강하게 전하는 메시지가 느껴지네요^^*
[그해 여름밤 - 박인걸]
쏟아지는 별빛을 물결에 싣고
밤새도록 지줄대며 흐른 냇물아
반디불이 깜박이던 한여름밤
불협화음에도 정겹던 풀벌레 노래
소나무숲 방금 지나온 바람
가슴까지 닦아내는 고마운 길손
왕거미 집 짓던 처마 밑에서
꿈길을 거닐던 하얀 바둑이
희미한 초승달 별 숲에 갇혀
밤새 노 젓다 지친 나그네
산새도 깊이 잠든 검은 숲 위로
더러는 길 잃은 운석의 행렬
수줍어 한밤에 고개를 들고
밭둑에 피어나는 달맞이꽃아
적막에 잠든 고향 마을에
은하수 따라 흐르던 그리움
이제는 아스라한 추억 너머로
꿈길에 더러 거니는 그해 여름밤...
[하늘의 여름 - 차영섭]
여름엔 하늘도 힘드실 거예요..
사람들은 덥다고덥다고 피서를 가는데
하늘은 꼭 해야만 될 일이 있거든요
산에 산에 나무들도 키워야겠고
밭에 밭에 열매들도 익혀야 하니까요..
햇살 속에 물감이랑 설탕이랑 몰래 숨겨서
과일에게 곱게곱게 색칠도 해주고
듬뿍듬뿍 설탕을 뿌려줘야 하니까요..
[여름의 땅 - 차영섭]
여름엔 땅도 바쁘실 거예요
사람들은 덥다고 물로물로 가는데
땅은 꼭 해야만 할 일이 많거든요
겨울 내내 참고 얼지 않게 붙든 뿌리랑
봄이 오자 사람들이 뿌린 씨앗이랑
봄의 땅이 애써 싹트게 한 식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자라게 해야 하거든요..
좀더 멋있고 튼실하게 키워서
가을에 오는 햇빛이 쏘옥 단물들게 하게요..
[여름 - 정윤목]
여름 사르락
흰 눈처럼 빛나던 빛
간 데 없고
흐려지는 안개비
소스락
강 만들 때..
아이들
천방지축 뛰어놀고
땀방울
기쁜 열기..
여름빛
쨍쨍하지만은,
우수의 습기 가득할 때..
그리움 더욱 간절하여지고
희망조차 옅어지며
하나의 이름,
묻어둘 때
새들의 노래..
풀들의 소리..
끊임없는 파도
마음과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