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청주시가 계획하고 있는 울산현대미포조선 인수 및 흡수 재창단 건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청주시는 SMC 엔지니어링과 함께 K리그 팀 창단 계획을 세웠습니다. 급하게 추진되다보니 K리그에서 버틸만한 자본과 검증된 선수들이 필요해진 청주는 내셔널리그의 강호 울산현대미포조선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미포를 인수해 3년 간 총 30억 및 선수단을 지원받아 K리그로 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방식은 과거 고양KB가 FC안양에 흡수되었던 장면과 유사하다못해 똑같습니다. 그런데 과연 잘 되었나요? 3년의 계약 기간이 끝나자 무서울만큼 빠르게 안양은 KB와 관련된 모든것들 없애나가고 있습니다.
청주가 울산미포를 인수해 간다고 처음엔 흡수 재창단이라던지 그럴듯한 문구로 포장하겠지만, 그냥 미포 입장에선 그저 팀 해체가 되는것뿐입니다. 오랜 역사는 그렇게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저는 울산현대미포조선의 팬으로써 늘 팀을 응원했고, 단 한순간도 팀의 선수들이 K리그로 향하는데 있어 축하해보지 않은 적 없습니다. 물론 이렇게 팀이 없어진다해도 우리 선수들에겐 축하의 인사를 건넬것입니다.
하지만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팀이 구단 관계자들도 모르게 윗선에서 진행된 작업에 이렇게 급하게 없어진다는 사실은 심적으로 굉장히 이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회사 사정상 팀 해체가 불가피하더라도 저는 현재 청주의 행보를 보았을때 어떻게서든 막고 싶습니다. 필요하다면 1인시위도 피하지않겠습니다.
늘 구단과 선수단의 K리그 꿈을 위해서라면 연고이전을 하도 지지하겠다고 다짐했던 저입니다.
그런데 시의회가 절반이상 반대하는 시에서 급하게 K리그 팀을 창단한다고 그 미래가 밝을까요? 제대로 된 훈련장도 경기장도 없는데 K리그라뇨.. 선수들의 프로행? 그것도 꽤나 많은 인원이 다같이 간다면 두손들고 반길 일이고 축하할 일입니다. 그런데 청주로 간다면 걱정이 더 앞섭니다. 툭 까놓고 얼른 가서 바짝 뛰고 군문제부터 해결하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만약 가야된다면 청주가 아닌 아무 반대없이 더 여건이 좋은 곳으로 가서 못다 이룬 꿈 대성하길 바랍니다.
이젠 기사가 이렇게 뜬 이상 울산현대미포조선은 남더라도 언젠가 떠나게 될 팀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겠죠? 전통의 강호 울산, 선수들이 오고싶어하는 구단 울산.. 이제 옛말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속으론 가지마라 하루에 백번씩 외칩니다. 하지만 사회는 냉정하고 때론 변화에 적응해야되겠지요.
이제 팀이 가도 문제, 안 가도 문제입니다. 프로행에 기대가 부풀어있을 우리 선수들 이러다 청주건 취소되면 어쩌나요? 그 보상은 누가해주시나요?
청주로 넘어가면 선수들 짧겐 반 년, 일 년이면 분명 거기서 반이상 잘려나갈텐데 어떡하나요..
이런일이 터질줄몰랐지만 터진 이상 2015시즌 후회없이 서포팅하고 함께 즐기고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도 하며 지낸 1년이 정말 고맙습니다.
아직 어떤 결정도 나지 않았지만 남는다면 더 열심히 응원하고, 간다면 청주의 시즌 첫 경기에 반드시 건너가서 우리 미포선수들이 K리그에서 뛰는 그 모습을 응원하겠습니다.
이제 제 꿈이었던 울산현대미포조선 경기장을 만원구장으로 만드는 일은 이룰수없는 꿈이 되어가네요. 미포 덕분에 스포츠 마케팅을 배웠고, 꿈을 키울 수 있었는데...
사랑합니다. 미포. 그리고 응원합니다. 미포조선 모든 관계자 이하 선수단까지.
마지막으로 K리그 및 모든 축구인들에게 일개 내셔널리그 축구팬이 한마디 하자면 내셔널리그 없이 한국축구의 미래는 없습니다.
명심하십쇼. K리그 챌린지 설립 및 승강제 시스템 가동에 가장 큰 기여를 한 내셔널리그는 상부리그 중심의 대한민국 축구시스템 속에 점점 죽어간다는 사실을!
첫댓글 절실한 글인 것 같아 와닿네요...
좋은글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