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광화문·뷰] 방시혁·민희진이라는 블랙홀
조선일보
어수웅 기자
입력 2024.05.04. 00:27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4/05/04/JXBTKVKFYVHV3EJAWJLZTGKO6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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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엔터기업 대표의
자기과시적 나르시시즘
스스로를 ‘뒷것’이라 불렀던
학전 김민기를 다시 생각한다
기타리스트로 이름난 가수 A가 밥을 먹다 말고 물었다. “학전 김민기 형 다큐 봤어요?” 며칠 전 항암치료 중인 김민기(73) 문병을 다녀왔다고 했다. 형의 머리카락이 빠지고 발끝은 시꺼멓게 죽었다며, 여섯 살 아래 늙은 동생이 눈시울을 붉힌다. 내일(5일) 마지막 회를 방영하는 SBS 3부작 다큐스페셜의 제목은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뒷것’은 김민기의 별명이다. 배우와 가수가 앞에 서야 하고, 자신은 커튼 뒤 뒷것에 불과하다는 겸손이다.
배울 학(學) 밭 전(田), 배움의 밭. 재정난으로 지난 3월 문 닫은 김민기의 소극장 학전은 말 그대로 문화예술의 못자리였다. 배우 김윤석·설경구·황정민·이정은·조승우, 가수 김광석·나윤선·윤도현…. 모두 이 밭에서 자라 큰 무대로 갔고, 성공했다. 그 자신 ‘아침이슬’과 ‘상록수’의 싱어송라이터였지만, 김민기는 늘 뒤에 숨었다. 신인들이 유명해지면 내보내고, 다시 모를 심었다. A가 김민기를 가장 존경한다고 말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자신은 주인공이 아니라고 말하는 연출자·제작자는 부지기수지만, 실제 삶에서도 실천하는 인물은 ‘형님’밖에 본 적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세상은 ‘뒷것’에 별 관심이 없다. 지난 몇 주간 대중의 관심은 세 고유명사로 압축된다. 방시혁 민희진 그리고 뉴진스. 대부분의 화제를 빨아들인 블랙홀이다. 엔터테인먼트만의 관심이 아니었다. 페이스북이나 X(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저마다 글 좀 쓴다 하는 인사들이 앞다퉈 ‘참전’했다. 정치와 경제, 외교안보가 주 전공이라 자처하는 필자까지 백화제방(百花齊放), 거의 ‘천하제일 백일장’ 수준이었다.
덕분에 아이돌과 K팝을 모르거나 관심 없던 중장년 남성까지도 이제는 이 주제를 소비한다. 민희진은 걸그룹 뉴진스의 총괄프로듀서이자 하이브 자회사 어도어의 대표. 하이브가 민 대표에게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하고, 상대가 반박하며 사태는 시작됐다. 물론 누구 말이 더 맞는지는 법적 판단이 남아있다. 하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춤추게 만드는 분홍신, 아니 마법의 파란 모자라도 쓴 것이었을까. 개저씨와 내새끼를 가로지르며 두 시간 넘는 폭포수를 쏟아낸 민희진의 ‘광기의 기자회견’ 이후, 그는 무대 뒤 ‘뉴진스 엄마’가 아니라 스스로 주인공이 됐다.
진정성 있다, 시원시원하다, 정말 일밖에 모르는 사람 아니냐, 사장에게 할 말 다 하는 직장인 로망이다.... 이 논리하에서 배은망덕한 통제 불능 월급쟁이는 창업자보다 더 잠재성 있고 유능한 직장인 대표로, 탐욕스러운 자본가에게 핍박받는 무사무욕의 K팝 장인(匠人)으로, 술 먹고 골프나 치는 아빠로부터 딸과 가정을 지킨 엄마로 거듭났던 것이다.
물론 세상에 100대0의 진실은 없고, 이런 평가에도 적지 않은 진실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화려한 무대의 불이 꺼지면 초라한 현실이 드러나는 법. 민희진과 방시혁 두 사람 모두 마찬가지다. 뉴진스의 전속 계약과 주식을 둘러싼 갈등, 방탄소년단까지 방패막이로 내세웠다는 논란에 이어 3일에는 일본 시부야에서 보이그룹 세븐틴의 신곡 앨범이 쓰레기로 대량 투기됐다는 외신까지 이어졌다. 설립자와 자회사 대표는 소음과 잡음의 주인공이 됐고, 정작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아티스트는 방치되고 버려졌던 것이다.
지난해 3월, 방시혁 의장이 중견 언론인 모임 관훈클럽의 토론회에서 했던 발언을 기억한다. SM을 놓고 카카오와 ‘머니게임’을 벌이다 인수 포기를 선언한 직후였는데, “아티스트와 팬이 이렇게 괴로운 상황이 되는 게 맞는가라는 고민이 있었다”는 멋진 대답을 했기 때문이다. 1년 뒤 이 발언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줄, 그는 알았을까. 시가총액 10조 가까운 엔터 기업과 가난한 소극장을 같은 줄에 놓을 수는 없겠지만, 묵묵히 무대 뒤를 지킨 ‘뒷것’ 김민기가 떠오르는 5월의 첫 주말이다.
어수웅 기자
오병이어
2024.05.04 03:04:09
이름깨나 떨친다는 연예인들은 백 억을 넘는 아파트가 몇 개요, 건물을 어찌하여 매입했었는데 시세차익이 얼마요. 현금으로만 이백 억을 주고 구입한 건물이 어쩌고, 자산이 십 조요... 등등이 소문이 난무한 시절. 그들은 어찌하여 돈방석에 앉아 둥둥 떠다니며, 장삼이사들의 희망에 절망의 재를 뿌리는가! 또 어찌하여 뒷것 민기형은 또 불운한 삶을 사는 것인지... 운이 80% 좌우한다지만,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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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進韓國
2024.05.04 02:17:46
맞아요. 내 기준으로는 김민기가 한국 문화 발전에 엄청나게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런데 김민기는 돈을 벌지 못했고 학전은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병이 들어 고생하는군요. 방시혁이나 민희진은 k팝을 발전시킨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돈을 엄청나게 벌고 잘 나갑니다. 문제는 그들이 한국 문화 발전에 기여한 게 과연 김민기보다 그렇게 월등하게 크냐는 것입니다. 내가 볼 때는 그렇지 않는데 그들은 ?捉렝?벌고, 김민기는 그렇지 못한 게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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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1
2024.05.04 07:20:30
대한민국이 망하고 있는데 연예인 들도 같이 망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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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o
2024.05.04 04:53:41
무엇보다 이번 사건으로 불거져 나온 단월드와의 관계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단월드 창시자가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이라는 것이 사실인지, 방탄소년단이 글로벌사이버대학교에서 받았다는 뇌교육의 실체가 무엇인지 등등을 취재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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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05.04 04:35:10
한국은 권력이나 재력 앞에서는 염치도 체면도 없는 야만 사회가 돼 버렸다. 가난하고 어려운 서민들은 약육강식의 원시 동물 사회를 살아가기가 어려운 얄궂은 세상이다. 이런 사회를 구할 초인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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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건달
2024.05.04 02:28:19
속 깊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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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2024.05.04 08:01:41
기사뒤에 기자얼굴을 크게 도배한것은 뒷것을 의미하나? 자산이 커지면 탈도 많아지는법.. 서로 양보하지않으면 K팝의 공든탑이 무너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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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리
2024.05.04 07:17:31
터질 것이 터진 것이다. 곪을대로 곪은 환부가 드러난 것이다. 대중 예술을 돈 벌이로만 생각하고 잇는 천박한 천민자본주의의 결과다. 청담에 몃백억 빌딩 가졌네가 연예인의 긍지인가? 겉만 하려한 한류의 결과다. 벼랑으로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것 안 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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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할머니
2024.05.04 05:44:32
움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김민기는안다.그분이 뒤전에 있는것은 안타깝다.누가 방시혁의 하이브를 가서보고싶은것이 소원이라고 나같은 늙은것도 들었다.뉴진스는 떠는별이라 알고있지만 민희진은 이번사태로 최고의유명인이 되었다.나이든 우리의만남에서도 누가 이길까 대화를 했다.멤버중 한명의 아들이 하이브에 적을두고 있기 때문에,이번사태 뉴스마다 연예소식에 빠진적이없는 꼭지였는데 이런일로 이나라??-POP에 상채기가 나지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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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由
2024.05.04 05:29:43
돈을 중시하는 사람이냐, 예술을 중시하는 사람이냐가 이들의 행태를 말해주는거다. 우리사회는 어디로 가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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