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중국 관련된 글을 구상하다가 시간 문제도 있고, 틀을 구상하다가 글 적을 에너지를 잃기 전에 그냥 저지르듯 적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대국이라고 불릴 만한 나라는 현재 미국과 중국이 있습니다.
둘 다 보기보다 상당한 공통점이 있어요. 특히 제가 '대국 코드'라고 부르기 좋아하는 국민 기질에 있어서도 그러합니다.
미국과 중국에서 사는 사람들은 아주 놀라울 정도의 다양성이 있습니다.
두 나라 다 땅이 어마 어마 하게 넓고, 인구 밀집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 일종의 공백지까지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두나라의 식생은 북반구에 속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역시나 다양합니다. 애초에 지리적으로 장대한 강과 산맥, 내륙 호수, 사막 등등등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 역시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무엇이 미국이냐고 하면 미국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구체적으로 말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야기하다보면 그건 뉴욕이잖아? 뉴욕이 미국이야? 라고 하기에는 또 그렇고.
텍산들처럼 총에 미쳐있는 것이 미국인이라 하면 또 다른 주 어느 인구 집단에서는 뭐라는거냐. 라는 식의 반응이 있을거에요.
그러다보니 미국을 설명하려면, '다양성', '기회의 땅', '자본주의의 고향' 뭐 이런 추상/비유 설명을 굉장히 자주 보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이요? 식생의 다양성은 미국과는 다른 의미에서 역시나 다양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 플로리다의 분위기와 조지아의 분위기가 다르듯이, 중국도 윈난과 광둥, 산둥은 이미 다릅니다. 먹고 사는게 다르고, 겪는 기후가 다른데 어찌 같을 수 있겠습니까?
미. 중 두 나라의 다름을 모두 짚자면 끝이 없을 것이고, 이는 만주족님(과거 여진족)님의 여행사진 소개만 보아도 어느정도 드러날 겁니다.
다만, 두 나라에 대한 관심을 이제 시작한 경우, 중국은 베이징, 상하이, 저장/산동/항저우, 광저우의 사진들에
윈난이나 그 외 변경 지역 사진들,
일부 관광지 사진들 정도의 이미지를 가지기 쉽고
미국의 경우 뉴욕, 보스턴, 워싱턴DC LA 등의 이미지를 미국이라고 간주하는 편입니다.
자 그러면.
이제 이야기를 풀어가봅시다. 식생이 다르면 일상이 다릅니다.
가능한 문명화 수준도 다르고 가능한 일상사회의 모습도 다르지요. 뭘하든 쓸 수 있는 재료가 다르고 특성이 다릅니다. 세상 바라보는 눈도 다를 수 밖에요.
그래서 풍요롭다는 의미의 기준이나 모습이 타국과는 당연히 다르고, 각 지역끼리 바라볼 때도 다릅니다.
대한민국과는 달리 미국이나 중국같은 대국에서 보편교육을 균질화시키는 문제나, 미국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까는 문제, 택배를 해낸 다는 것 이 모두는 '장난이 아닌 사업'이 되요. 대한민국이야 광역시마다 물류 거점을 두면 어떤 식으로든 신속한 택배서비스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두 대국에서는 아니에요.
이는 얼핏보면 개발이나 사업에 있어서 굉장히 불리해 보입니다. 특히 대한민국 영토 내 생활수준을 생각할 때 기준 미달이라고 해도 좋은 경우마저 있어요.
그러나,
대신 광활하기 때문에 다양한 인간들이 출현하고, 동일한 자원이나 제조방식을 다양하게 바라볼 기회가 생깁니다. 그 덕분에 다른 소국 들에 비해서 더 다양한 카드를 들고 '종합적'으로 문제를 대하기 더 유리하지요.
천하를 뒤져보면 정말로 한 명은 그 재주를 가진 곳이 미국이나 중국입니다. 그리고 그 재주를 가진 사람은 요즘 세상에서 덕 중 적, 혹은 유튜버, 혹은 동네 괴짜 등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광활하기 때문에 과거를 던지고 새 출발을 하기에도 비교적 용이한 곳이 대국입니다. 소국과는 달리 나의 생각을 광저우 기질이 이해를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나는 상하이 기질에 기대를 걸어볼 생각을 여전히 할 수 있는 것이 중국이기도 하지요.
그렇게 각 지방이 나름의 중심기질을 가지고 사람을 빨아들입니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그렇게 빨아들인 사람을 배신하기고 하고, 성공이라는 보상을 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그런 시도와 실현이 반복되면서 대국만이 가능한 문명화가 가능해집니다.
다른 권역에서는 꿈만 꾸거나 버겁게 해내는 어떤 일을 훨씬 넘어서는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것 말이죠. 일이라는 것인 결국 실현의 문제라 인구구성, 인구규모, 인구의 개별 수준, 인구와 인구간의 네트워크, 물질적 자원의 보유여부와 통제수준 등등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니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일의 성사는 다양성과 규모가 얼마나 좋은 질서로 조율되는지에 달려있는 것이기에 적어도 대국으로 성장한 어떤 나라가 있다면 그 3박자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이 카페가 특별한 곳이라면 그 것은 '좋은 질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다음글에서 중국의 경제 특히 제조업이 어떤지 이번처럼 휘갈겨 적어보려 합니다. 여태까지 다음글 예고 후 실현이 안된 경우가 제법 되는데 현실 일을 우선하니 이해해 주세요.
다만 글이 지속될 수록 중국이 어떻게 스스로 다양성을 망가뜨리는지도 읽으시게 될 겁니다.
첫댓글 과거를 버리고 새출발할 수 있는 기회의 땅 지방이 중심기질을 통해 사람을 빨아들인다니 부럽네요 한편으로는 성공과 실패도 허다하고 배신하기도 하겠군요 흥미롭게 보고 갑니다. 다음 글이 기대되는군요
귀한 글 잘 읽겠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아... 지나고보니 말씀을 스쳐 읽었습니다. 당연히 현실의 일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 와중에도 써주시는 글들을 항상 잘 읽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항상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록 단점은 많다 하지만 학계에서 왕씨고려의 제도에 대해서 다양성만큼은 고평가를 주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중앙집권이라는 것이 어떻게 유지될까 싶을 정도로 난감한 사회네요.
미국만해도 연방주의와 주(state)주의의 뿌리깊은 긴장이 상존하고, 중국도 당장 삼탈워를 해보면 서로 제각각이던 모습을 볼 수 있죠. 2차대전에서 2차국공내전때만 해도 여러 군벌들로 찢어져있다가 마오쩌둥시기에는 설익은 중앙집권으로 인해 엄청난 인명피해도 있었고... 이런 사회들이 '우리'라는 이름으로 엮어진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거 같아요.
그렇기에 진정한 “제국”들이 아닌가 싶군요.
제국의 성장은 다양성, 규모, 좋은질서에 달려있다는 판찬님의 통찰력에 대해 동의합니다. 미국과 중국에 대해 매우 적절한 통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국에 대해서는 이 통찰을 어떻게 적용할까에 대한 고민이 좀 있습니다.
제 부족한 생각에는, 규모와 다양성 면에서 대륙적 규모의 제국과 상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좋은 질서와 단합력을 유지하면서, 그 틀 안에서 다양성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사회의 방향을 잡는 것,
구체적으로 말하면 '열린 민족주의' 정도의 포지션으로 한국을 규정하면 어떨까 하는게 제 부족한 생각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가르침을 듣고 싶습니다.
여하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뎃... 딱히 본인은 딱히 질서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해본적은 없는데스으....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대국의 다양성이라는것이 가진 에너지를 생각해볼 수 있네요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건강보다 글이 우선입니다 어서 글을 써주세요 (ㅌㅌ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두 제국에 모두 박식하시니 다음글도 기대됩니다. 귀한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