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페루대사관저에서
기차를 타고 딱 한번 내린 것 밖에 없는 어떤 간이역이 평생 잊혀지질 않는다 라고
어느 작가가 말했다.
그래, 이 말이 언뜻 생각난다.
어쩌다 딱 한번 맛 본 술
남미의 칵테일....피스코 사워
40도 내외인 페루산 포도 브랜디 피스코(Pisco)를
레몬쥬스와 설탕 그리고 달걀 흰자위를 섞어 혼합한 다음 얼음을 넣어 차게 마신다.
입술이 하얗게 젖으며...톡쏜다...향기롭다...그 다음 알 수없는 이 맛...
키스와 포옹이 자유스런 정열의 나라 페루의 술...비바!
봄날저녁 어두워지는 뜨락엔 벌써 하얀 목련이 깔려있다.
그렇지만 꽃잎이 지느라 그런 걸 어쩌랴
아직 벚꽃이 있고, 개나리꽃이 있고, 아스라히 취하는 야릇한 술맛이 나를 붙잡고 있는데.....
우리가 행복하다는 말에 심성이 순해지고 아름답다는 말에 마음이 환해지는 것처럼
취하고자 하는 술이 아니라 저절로 취해지는 이 순하고 환한 맛
술잔에 담기는 세계 공통언어가 아닐까
어제 성북동 페루대사관저에서
한.중남미협회장이며 LIG문화재단 회장인 구자훈회장이
페루대통령으로 부터 양국의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교훈장을 받았는데 이 자리에 이 술이 함께 했습니다.
-페루대사와 구자훈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