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생활의 달인’을 보면서 감탄할 때가 여러 번 있었다. 독자들도 필자와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주변에서 평범하게 볼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달인들은 그 직업에 장인의 혼을 담아 연구하고 단련하여 보는 이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필자가 특히 인상 깊게 봤던 것 중의 하나가 와이셔츠 단추 끼우기 달인 편이었다. 와이셔츠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달인이 단추를 끼우는데 손이 안 보일 정도의 스피드로 순식간에 와이셔츠 단추를 끼우는 것이었다. 필자도 출근할 때 매일 와이셔츠의 단추를 끼우지만 달인의 속도에는 그저 경이로울 뿐이었다. 그 장면을 보며 필자는 잠시 엉뚱한 생각을 했다. 달인의 속도에 맞춰서 와이셔츠 단추를 끼우려면 필자같이 평범한 사람 몇 명이 필요할까? 어림잡아 필자 같은 사람 5명은 있어야 겨우 달인의 속도를 맞출 수 있지 않을까?
보험영업에도 달인이 있다. 객관적으로 수치를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설계사의 소득이다. 보험회사마다 설계사 평균 소득이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통상 월 400만원이라고 할 때 5명 분량의 월급 2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면 족히 ‘보험영업의 달인’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보험영업의 달인
보험회사는 매년 ‘연도상’이란 큰 축제를 연다. 지난 1년간 열심히 영업한 사람을 근사한 곳으로 초대해서 잔치를 열고 시상을 하는 제도다. 이 시상대에 서는 사람이라면 과히 영업의 달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회사마다 상을 받는 기준과 종목이 조금씩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매출을 많이 올렸거나 리크루팅을 잘 한 설계사가 상을 받게 된다. 시상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설계사에게는 영광이며 꿈이다. 그런데 이 시상대에 서는 설계사 수준이 연봉 기준 2억원은 넘어야 한다. 앞서 설명한 월 평균 2000만원을 받는 것과 일치한다. 즉, 평범한 설계사의 5명 몫을 해내는 설계사는 ‘영업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다는 공식이다. 그런데 연도상을 받는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영업을 했기에 평범함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것인가? 그들에게는 하루가 평범한 사람의 5배인 120시간이라는 것인가? 필자가 연도상급 설계사들과 인터뷰하고 분석한 결과 그들도 평범한 사람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공통점이 있다면 아래의 항목이 평범한 설계사의 생각을 조금 뛰어 넘었다.
■영업의 달인 공통점
◆디테일함이 남다르다:연도상 수상자라면 스케일이 클 것이라는 생각에 사소한 것 신경쓰지 않고 큰 일에만 집중할 것처럼 선입견을 갖는다. 하지만 반대다. 5만원짜리 작은 계약에도 정성을 다한다. S사에서 설계사왕을 수년째 수상하고 있는 분과 함께 근무한 지점장에게 그 분이 영업을 잘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사례를 들려줬다. 어느 날 밤 9시쯤 귀소한 그 분이 황급히 청약서를 뽑고 나가는 것을 목격하고 ‘이 늦은 시간에 어디 가세요?’라고 했더니 그 분은 ‘조금 전 고객에게 운전자보험을 제안했는데 고객이 담보를 추가로 넣어 달라고 해서 수정하고 지금 사인받으러 갑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지점장이 ‘너무 늦은 시간인데 내일 하시죠?’라고 했더니 그 분은 정색을 하며 ‘고객의 마음은 언제 변할지 모릅니다. 내일이면 생각이 바뀔수 있기 때문에 지금 사인받아야 합니다’며 후다닥 나갔다는 얘기였다.
◆표준활동을 꼭 지킨다:영업의 달인은 바쁘기 때문에 조회 참석이나 귀소를 제 때 못할 것이란 생각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정반대다. 필자와 같이 근무했던 영업팀장의 평균 출근시간은 아침 7시30분이었고 귀소 시간은 밤 9시였다. 하루는 필자가 ‘너무 늦은 시간이니 귀소하지 말고 바로 집으로 퇴근하시죠?’라고 했다가 영업팀장에게 구박을 받았다. ‘지점장님! 저는 귀소를 안하면 집에 가도 찜찜해서 잠이 안 옵니다.’
◆TA를 잘한다:영업을 잘 하는 사람은 평상 시 고객관리를 잘한다. 그 분들의 고객관리는 해피콜(안부 인사)과 땡스콜(감사 인사)이다. 바쁘다 보니 자주 못 보는 고객을 위해 수시로 전화를 한다. 별도로 TA시간을 갖기 보다는 이동하면서 짬나는 대로 수시로 고객과 소통을 한다. 이런 과정이 있으면 어쩌다 고객을 만나도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말을 한 것 같은데 역시 실천의 차이가 평범함과 달인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민병성 대표 (주)KCA
<대한민국 대표 보험신문> 한국보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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