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골프 이것만은 꼭 지켜라
우리나라의 여름은 덥고 습하다.
이런 기후 조건에서 골프를 즐길 때 조심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
한낮에는 지열과 습한 열기와 뙤약볕으로 실제 체감 온도는 이보다 더 올라 갈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심장의 부담과 일사병이다.
필자가 군의관으로 있을 때 여름철 훈련에서 지휘관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일사병이다.
건장한 군인들도 이런 일이 생기는데 한낮 4~5시간 걸어서 라운드를 하는 것은
자칫 몸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골퍼들이라면 근육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실핏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종아리 경련이 오는 경우와 심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더운 여름철에는 가능하면 카트를 타고 그늘집에서
충분히 물 보충을 하고 이온 음료를 마시는 게 좋다.
가능하면 라운드 도중에 새 티셔츠로 갈아입으면,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여분의 옷 한 벌을 준비해두면 좋다.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어떤 골퍼는
그늘집마다 비치해놓은 알소금 몇 알씩 먹기도 하는데, 이것은 피해야 한다.
오히려 위장 장애를 일으키기 쉽고 혈압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렸다고 해서 일부러 알소금을 집어먹을 필요까지는 없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오면 아쉽지만 라운드를 중지해야 한다.
어지럽다든지, 몸에 한기를 느낀다던지,
몸에 닭살이 돋는 듯 한 느낌이 든다면 당장 중지해야 한다.
또 가슴이 답답해지는 기분이 들어도 마찬가지이다.
이 모든 증상은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긴급 사인이기 때문에
즉시 라운드를 중지하고 그늘에서 허리띠를 풀고,
충분한 물 공급과 누워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상태가 악화된다면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몸에 이런 사인이 와도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보다 하고
라운드를 강행하다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무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는 장마철에는 특히 청결한 발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골퍼의 경우에는 발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이 오래 진행된 경우 발바닥의 감각이 둔해지고
심한 경우에는 감각이 아예 없어진다.
그래서 이런 골퍼가 장마철에 라운드를 하면
발이 짓무르거나 다쳐도 상처를 방치해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라운드를 마친 뒤 발을 깨끗이 씻고 완전히 건조시켜야 하며
집으로 돌아와서는 자신의 발바닥에 상처가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발바닥에 상처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야 한다.
작년 여름에 제주도에서 골프를 칠 때의 일이다.
라운드 도중 한두 방울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천둥 번개까지 했다.
그런데도 일행 중 아무도 그만두자는 사람도 없고,
골프장에서도 아무런 안내방송이나 알림종도 없다.
옆에 있는 캐디들도 괜찮다고 하니
답답한 속마음을 감추느라 끙끙 속앓이를 한 적 있다.
우리 일행뿐 아니라 필드에 있는 모든 골퍼들이
비옷을 입은채 라운드를 강행하는 모습이었다.
동료들이 그냥 치자는데 혼자만 그만둘 수도 없고,
혹시 사고가 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해서 골프가 제대로 될 리 없는 하루였다.
만약 미국의 경우 이런 상태에서 골프를 중지하도록
사이렌이 울리지 않았다가 사고가 나면 100%골프장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우리나라도 규정을 만들어 이런 경우 골프장에서는
사이렌을 울려 모든 경기를 중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1991년 미네소타 체스카에서 열린 US오픈
그리고 인디아니의 카멜에서 열린 참피온십 경기에서
갤러리가 번개를 맞고 사망했으며 국내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이 일이 있은 후로 USPGA에서는 악천후나 긴급할 때는
경기 중단 또는 일시 중단을 사이렌으로 알린다.
번개가 치면 그늘집으로 피해야 하며 시간이 없다면 카트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이때 우산을 쓰면 위험하다.
피할 시간이 안되면 벙커에 웅크리고 있는 것이 그래도 안전하다.
또 쇠로 된 클럽, 즉 아이언과 쇠 꼭지가 달린 우산 등은 손에 들고 있지 않도록 한다.
여름철에 골프를 칠 때는 다음의 사항에 꼭 유의하자.
1. 여름철 뙤약볕의 한낮 라운드는 가급적 자제하자,
만일 어쩔 수 없이 라운드를 하게 되면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자.
라운드 중 어지럽거나, 닭살이 돋거나 멍해지는 느낌이 있으면 라운드는 즉시 중단한다.
2. 라운드 중 갈증 나지 않더라도 수시로 물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3. 골프를 치면서 더운 날씨로 인해 지치는 기분이 들면
물과 함께 에너지원이 되는 바나나 같은 섬유질의 탄수화물이 좋다.
4. 자외선은 피부 노화와 피부암의 주요 원인이다.
노출된 피부에 2~3시간마다 자외선 차단 크림을 충분히 바른다.
5. 당뇨병이 있는 골퍼는 발을 완전히 건조시켜야 하며 상처가 있는지 매일 확인해야 한다.
더위에 짓물러도 모르는 당뇨 골퍼가 상당히 있다.
6. 자신의 혈압과 최대 허용 맥박수를 알고 수시로 체크하여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길 경우 전문의와 상의한다.
7. 골프화는 라운드 후에 완전히 햇볕에 말려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고
골프화가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신고 골프를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