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1-22일
한 달 만에 로뎀의 아이들과 신월동 옹달샘공부방 아이들이 일송정 캠프장에서 만났다. 옹달샘의 지나는 친지 돌잔치에 가느라 오
지 못해서 9명이었다. 가장 큰 언니인 초롱이(고1)는 가장 키가 큰 지나가 안 보인다고 섭섭해 했다. 바나나를 먹고 난 후 첫 수업
을 위해 아이들은 2층으로 올라갔다. 5일전 “서로 사랑하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수업은 시작됐다. 내면의 영성을 가다듬어야 관계의 영성이 다듬어지고 관계의 영성이 다듬어져야 체제의 영성이 다듬어져서 환
경의 영성까지 다듬어지게 되어 우리 주의에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는 온전한 영성을 이룰 수 있다는 장선희 선생님의 수업
내용이었다. 잠깐의 휴식 후 아이들은 내면의 영성을 가다듬기 위해 내가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
간을 가졌다. 지난 달 설문지 결과에 의한 자신의 에니어그램 유형의 방향지시등을 읽어 나가던 아이들 중 6명이 내 이야기가 아니
라고 했다. 가능성이 있는 다른 유형의 방향지시등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차츰 아이들은 자신의 유형을 찾아가면서 자신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냈다. 그리고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스스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저녁식사시간이 되었다. 국물이 끝내주었던 닭도리탕, 아이들이 좋아하는 돈까스, 남보라빛 양배추로 인해 젓가락이 절로 가던 중
국식 잡채, 새콤달콤한 오이팽이버섯냉채 등으로 식탁이 채워졌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나자 식사를 준비했던 김장옥 선생님이 저
녁반찬인 오이팽이버섯냉채에 숨겨진 에피소드를 이야기해 주었다. 오이팽이버섯냉채를 만들려면 식초가 필요한데 식초가 식초
병 바닥에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 얼른 동네 구멍가게로 달려가 “초 주세요”했더니 푸른병에 든 식초를 주더란다. 시간이
촉박한지라 또 급하게 캠프장으로 달려와서 음식에 넣으려다 한 번 맛을 보았더니 식초 맛이 아닌 이상한 맛이 났다. 병을 자세히
살펴보니 청하였다. 중국 연변 YWCA 회장이신 김장옥 선생님의 발음에 문제가 있었는지 구멍가게 주인의 히어링에 문제가 있었
는지 알 수 없지만 김장옥 선생님은 또 달려가 “초 주세요”했다. 그랬더니 이번엔 양초를 건네주었다. 그래서 다시 “그게 아니라 초
주세요”했다. 하지만 식초를 초라고 부르는 한 전달이 어려웠다. 마침 사과식초라고 쓰여 있는 병을 발견하고 김장옥 선생님이
“저거이예요” 했지만 시골동네 조그만 구멍가게인지라 팔고 있는 식초가 아닌 가게주인이 직접 드시고 계시던 식초병이었다. 안타
깝게 여긴 주인은 홍삼약병에 사과식초를 가득 담아 주시면서 이거라도 가져가 음식준비를 하라고 했단다. 이런 방법으로 도움을
받아 반찬 하나가 무사히 만들어지고 이렇게 우리의 캠프는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지난달에 만든 도자기를 예쁘게 구워오신 곽미선 선생님은 하나하나 사랑이 담긴 말과 함께 아이들에게 도자기를 전달해주셨고
이어서 아이들은 초코렛을 만들었다. 중탕으로 녹인 초코렛을 유산지나 몰드에 담아 설탕으로 만든 장식용 펜과 사탕으로 데코레
이션을 하면서 자신만의 초코렛을 만들었다. 완성된 초코렛을 분홍색, 노란색, 하늘색 작은 상자에 각자 담아 하얀끈으로 리본을
매면서 모두 즐거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