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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통신 (9)ㅡ밀포드 트래킹
#다음은 우리팀과 계약한 Information Network LTD.의 김태훈씨가 Korea Times에 기고한 글을 'ABC 뉴질랜드'(여행/유학 사이트)가 발췌하여 옮겨 실은 글입니다.
<밀포드 트랙 개요>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참으로 가지가지이다.
8천 미터를 넘나드는 박영석씨를 비롯한 한국의 초강력 산 사나이들, 바위를 타야 제 맛이 난다는 암벽 등반가들, 산에 오르는 길에 동동주를 마셔야 산행의 제 맛이라고 하는 사람들, 약수물을 떠와야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까지?
겁이 많은 나는 산을 좋아하지만, 그냥 산과 함께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다른 분들에 비해 더더욱 별 특징 없고, 별 볼 일 없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뉴질랜드에 산다는 것과 뉴질랜드를 1천 킬로미터 이상 걸었다는 점, 그리고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점 때문에 이렇게 글로 여러분들을 만나길 원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 표현되는 최고의 산행 코스, 뉴질랜드 남섬의 서남쪽에 자리잡고 있는 등산 코스이다. 밀포드 트랙은 총길이 53.5㎞의 3박4일 코스. 이곳에서 산행을 한 사람은 전 세계 어디를 가든지 이곳에서의 추억을 이야기 한다는 아름다운 곳이다.
산 속에는 전 코스에 얼음 같이 차가운 깨끗한 물과 사람을 반기는 산새들, 그리고 강물에는 송어와 구름다리가 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긴 폭포인 580m짜리 서덜랜드 폭포(Sutherland Falls)의 장쾌함까지 모두 맛볼 수 있다.
이곳은 세계 유산지역(World Heritage Area)으로 지정되어 있고, 그 아름다움을 글로 표현하기란 아예 불가능하다. 코스의 최고 높이는 1,100m 밖에 되지 않지만, 그 환경의 다양함은 가히 예술적이다. 코스에서는 반드시 3박4일을 머물러야 하고, 코스의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서도 안 된다. 개인 여행자는 하루에 40명만을 허가하기 때문에 약 5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만 입산을 허락 받을 수 있다. 트랙에서는 텐트를 사용할 수 없다. 입산시 쓰레기는 100% 회수해서 나와야 한다.
Milford Track은 세계에서 가장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기 때문에 가볍고 질 좋은 비옷을 준비해야 한다. 신발도 가벼운 운동화 한 켤레 정도 더 가져가는 것도 좋다.
<여행기>
Ⅰ. 출발 전날
우선 테아나우(Te Anau)에 최소한 하루 전에는 와야 한다. 이곳에서 빠진 물건을 체크한 후에 예약을 확인해야 한다. 이 트랙에 관련된 기상 및 각종 정보가 Information Center에서 제공되며, 혹시나 준비되지 못한 물건은 이곳 현지에서 어렵지 않게 대여할 수 있다. 음식은 하루치를 추가로 더 준비해야 한다. 또한 배낭 속에 Liner(배낭 속에 방수를 도울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질긴 비닐봉투)를 깔면 퍼붓는 비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이곳에서 가까운 Mossburn은 뉴질랜드에서 사슴이 제일 많은 곳이다. 모스번의 상점에서 사슴고기를 판다. 사슴고기는 Venison이라고 한다. 스테이크로 익혀서 먹을 때는 살짝 익히는 것이 좋다. 기름이 많지 않으므로 육질이 단단해져 버리기 때문이다. 테아나우에서는 신선한 바다가재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다. 바다가재는 반으로 쪼개서 마늘과 버터를 넣은 후에 오븐에 넣어서 굽거나, 그냥 삶아서 먹어도 좋다. 산에 올라가기 좋도록 에너지를 가득히 채워두자. 음식물은 주로 뉴질랜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택했다. 식빵·곡류로 만든 바·분유·비타민C 한 알·스테이크 약간·커피·건포도·건조 과일·육포·신라면·냉동 건조식품(물을 부어 먹는 즉석 식품·쌀밥·과자 약간 등
Ⅱ. 출발일(Te Anau호수→Clinton Hut : 5㎞/1시간 30분)
저녁 식단 : 과일·스테이크 300g·곡류로 만든 과자 약간·홍차
아침에 Information Center에서 트랙의 시작점까지 갈 버스와 배편, 그리고 트랙의 끝에서부터 다시 돌아오는 배와 버스를 예약한다. 아침에 Te Anau의 Information Center에서 출발한 버스가 Te Anau Down으로 간다. 깨끗한 배가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다. 표를 확인한 후에 드디어 출발. 3월이라 아직도 여름이 끝나지 않았는데, 산 위쪽에는 눈이 수북하다. 남섬에서 가장 큰 테아나우 호수는 최고 수심 400m, 호수 주변 총길이 500㎞에 육박하는 엄청난 호수다. 맑은 물 위에서 낚시하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바다의 모습이다. 약 1시간 정도 가서 도착한 곳이 밀포드 트랙의 시작점이다. 3시 13분 도착. 이곳에서부터 53.5㎞ 떨어진 곳이 도착지점이다.
배는 클린턴 강의 하구에 닿는데, 강물의 색이 엷은 홍차색이다. 이것은 땅에서 탄닌이라는 색소가 배어 나왔기 때문. 홍차의 색을 내는 것과 같은 성분이다. 이러한 색은 땅에 영양이 많고, 산이 건강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출발한 길은 엄청난 양의 beech(너도밤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밀포드 사운드 트랙의 울창한 숲은 그 바닥마저도 초록으로 물들인다. 맨 위에는 나무 숲이 우거져 있고, 그 밑에는 조그만 양치식물들이, 그리고 그 밑에는 이끼류가 붙어 있어 녹색으로 어우러져 있다. 약 20분간 걸어 들어가면 Glade House가 나온다. 이곳은 많은 비용을 내고 가이드와 함께 등산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 경험이 많지 않거나 단독 산행을 원하는 사람은 사전 예약을 하여 이곳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그래이드 하우스를 지나니 첫 구름다리가 나온다. 5시가 되기 전에 첫 숙박지인 Clinton Hut이 나온다. Hut(산장)에 들어가니 아름다운 Fantail 새가 반긴다. 산행 중간에 꼭 한 번은 만날 이 새가 주위로 가까이 한다는 것은 우리 주위에 Sandfly가 득실댄다는 뜻이기도 하다. 뉴질랜드에서 유일하게 사람들을 괴롭히는 벌레, 샌드플라이는 뉴질랜드 여행에서 가장 깊이 기억에 남는 놈이기도 하다.
산장 근처에는 수영하기 알맞은 물웅덩이가 있다. 또한 산장 바로 옆에는 습지 위에 길을 만든 간단한 산책 코스가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습지를 싫어하지만, 이러한 습지는 자연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습지는 일종의 거대한 스폰지 역할을 해서 홍수 때는 홍수를 막아주고, 가뭄 때는 서서히 물을 배출해 주는 저장고 역할을 한다. 또한 습지에서만 사는 특별한 곤충류와 풀들이 있어 자연 생태계에 더 없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저녁식사로는 가져온 스테이크를 먹었다. 첫날은 걷는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약 5㎞) 배낭의 무게를 감수하고라도 스테이크와 과일을 가져올 만 하다. 산장에서 가스레인지와 매트리스가 제공되며, 날이 추울 때는 난로를 켜 준다. 저녁 7시가 되면 삼림감시원(Ranger)이 Hut Pass(산장 티켓)를 검사하고 주의사항을 알려준다. 그 후에는 가져온 촛불을 켜고, 세계 곳곳으로부터 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만나서 대화를 나눈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해도 모두가 친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Sandfly란?
뉴질랜드 남섬의 서부 여행에서 샌드플라이에 대비하지 못하면 여행은 짜증으로 시작하게 된다. 전설에 의하면 너무나 아름다운 이곳에 대한 여신의 질투로 뿌려진 것이라고 한다. 마오리 말로는 나무(Te Namu)라고 한다. 2㎜정도 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날아다니는 벌레이다. 어차피 물리지 않을 수 없는데 가렵더라도 절대 긁어서는 안 된다. 피부가 검은 사람을 좋아하며 종아리와 허벅지를 잘 문다. 이 놈과 싸우기 위해 벌레 쫓는 스프레이를 사용해야 한다.
Ⅲ. 트래킹 2일 (Clinton Hut∼Mintaro Hut : 16㎞/6시간)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트래킹이 시작된다. 우리 일행 중에는 7살 밖에 되지 않은 나의 막내아들도 함께 왔기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한다. 화장실은 남녀 공용이지만 이 깊은 산 속에서도 수세식 좌변기라 매우 깨끗하다. 뜨거운 물이 공급되지 않아 샤워는 할 수 없다.
숲 속의 전 구간에는 새들이 가득 해서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새소리가 들려온다. 또한 새들의 먹이인 샌드플라이가 가득하고, 샌드플라이의 먹이(?)인 사람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으므로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 샌드플라이가 달려든다. 좋은 날씨에 대한 대가이기도 하다. (샌드플라이는 비 오는 날에는 없다.) 길은 계곡으로 나 있고, 좌우에는 2,000m 가까운 산들이 있어 날이 맑은데도 정오가 다 되어서야 해를 볼 수 있다. 신기하게도 아무 것도 없어 보이는 산꼭대기에서 여러 개의 물줄기가 내려오고, 눈에 보이는 모든 물은 수정같이 맑고 깨끗하다.
길은 편안하고, 잘 다져져 있어서 평소에 산을 좋아하는 분들은 쉽게 완주할 수 있다. 점심때가 되어서 길 오른쪽으로 흐르는 개울가에서 물을 끓였다. 물은 당연히 개울물을 퍼서 마신다. 라면의 매콤한 냄새에 배고픈 위장이 견디기 힘들다. 점심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한 후에 한참을 가니 버스정류장(Bus Stop)이 나온다. 이름만 버스정류장인 이곳은 정류장이 생긴지 한번도 차가 도착하지 않은 정류장이다. 재미있게 지은 이 이름은 조그만 정자(?)로, 엉덩이를 걸치고 앉을 수 있는 긴 나무의자만 놓여있다. 이곳부터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조금 더 올라가니 '비가 오지도 않는데 산꼭대기에서 물이 떨어지는가?'하는 의문이 풀린다. 그것은 늦여름인데도 아직 겨울철 눈이 녹으며 큰 폭포들을 만들기 때문이다.
작은 개울과 물을 건너 숲으로 들어가니 닭 만한 새 한 마리가 우리 앞을 막는다.
이 새는 Weka라는 새로 키위와 닭의 중간 모양으로 생각하면 된다. 배낭에 있던 과자를 꺼내주니 잘 받아먹는다. 내려놓은 배낭 위에는 Robin이라는 새가 앉아 불과 1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물끄러미 쳐다본다. (실제로 이 작고 귀여운 새는 사람에게 관심이 매우 많다.)
오후 3시경이 다 되어 오늘의 도착지인 민타로 산장에 닿았다. 오늘 걸은 총거리는 16㎞. 초반은 작은 경사의 오르막이지만 마지막 2∼3시간은 상당히 경사가 있는 오르막이다. 도착한 산장에서 보는 주변의 모습은 '절경' 그 자체이다. 이 산장은 풀 한 포기 없는 거대한 산으로 둘러 싸여 있어 아무리 심한 폭풍이라도 피할 수 있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산장 근처에는 산꼭대기에서 내린 듯한 찬 기운이, 한여름에 은행에 있듯이 시원하게 땀을 식혀준다.
특이한 것은 이 산장에서는 신발을 밖에 내놓지 말라는 경고가 쓰여져 있다. 그래서 신발끈을 묶어 빨래줄 위에 걸어놓는다. Kea라는 커다란 앵무새가 신발이나 양말을 물어가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에서 만든 동결건조식품에 물을 부어 먹는다. 끓는 물을 부어 약 10분 정도 두면 멋진 식사가 된다. 모두가 피곤했는지 8시가 지나자 모두 잠들기 시작한다.
Ⅳ. 트래킹 3일 (Mintaro Hut∼Dumpling Hut : 15㎞/6시간)
새벽 5시부터 날아온 Kea 떼가 산장의 양철지붕 위에 올라가 못을 뽑고, 시끄럽게 우는 바람에 사람들은 새벽같이 일어났다. 새의 울음소리를 들어보면 왜 이름이 Kea인지 알 수 있다. '키―아, 키―아'라고 울기 때문이다. 새벽의 단잠을 포기한 사람들의 눈이 모두 힘들다. 화장실에 가려고 밖에 나오니 20마리가 넘는 커다란 녹색 앵무새들이 산장 주변에 가득 있다. 3월인데도 아침 공기가 매우 차다.
오늘은 이번 트래킹에서 가장 높은 곳인 Mackinnon Pass를 통과한다. 약 30분 정도, 평지와 몇 개의 다리를 건너가면 드디어 바로 앞에 벼랑같이 높은 벽이 나온다. 이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모두 11개의 지그재그 길을 올라가야 한다. 올라가면 갈수록 햇빛과 구름, 하늘과 눈이 어우러진 황홀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조금 올라가니 나무숲은 없고 특이한 고산식물만 있다. 한 걸음씩 올라갈 때마다 더 멀리 보이고, 더 높이 보이고, 더 멋지게 보이는 모습, 밀포드 트랙에서의 백미다 아닌가 한다.
산 위에 오르니 여기저기에 작은 연못(Tarn : 산 위에 물이 고여서 만들어진 웅덩이)이 있다. 꼭대기의 일기는 너무도 사나워서 거의 1분 간격으로 다른 기상 상태를 보인다. 배낭 깊이 너무 두었던 오리털 자켓을 꺼내 입는다. 아무리 여름이라도 꼭 가져와야 할 필수품이다. 이 와중에도 극성스러운 Kea가 여러 마리 왔다. 뭔가를 얻어먹으려고 서성거리는 놈, 아예 배낭에 올라와 배낭을 뜯는 놈, 가만히 사람 앞에서 바라보며 구걸하는 놈 등…. 이곳에는 1888년 이곳을 최초로 지나간 탐험가 Quintin Mackinnon을 추모하는 기념비가 있다. 계속되는 오르막이어서 그랬는지 12시가 되지 않았는데 벌써 배가 고프다. 이곳에는 간단한 대피소가 있어 가스레인지를 제공한다. 바깥에는 어마어마한 바람이 불고 있는 이 산 위에서 건조국을 끓이고 가져온 찬밥에 오이 피클,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는다. 차와 빵을 먹는 이곳 문화에 비하면 번거롭지만, 이런 바람 속에서는 멋진 식사이다. 든든하게 먹고 나니 뱃속에서 새로운 에너지가 생긴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다. 오늘 도착하게될 덤프링 산장까지 내리막만 남아 있다. 왼쪽으로 벼랑이 있는 길을 계속해서 내려오다 보면 곳곳에 산사태 경고 표지가 있다. 이런 지역에서는 걸음을 멈추지 말고 빨리 지나가야 한다. 내리막이라고 편하게 생각했는데, 계단이 시작되고 다리가 풀린다. 아름다운 폭포들이 계속해서 눈앞에 펼쳐진다. 한참을 내려오니 Quintin Lodge. 이곳에 배낭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높고 아름다운 높이 580m의 Sutherland 폭포를 보러 간다. 매우 힘든 상태에서 추가로 1시간 30분을 걸어야 하지만, 그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500미터가 넘는 폭포의 밑둥에서 일어나는 소리와 바람은 마치 폭풍과 같다. 주변은 물보라로 가득하고, 3단으로 이루어진 폭포 주변에 자생하는 서양란은 절경을 연출한다. 폭포에 도착해 물에 흠뻑 젖어 보았다. 발은 물에 담그면 안된다. 나중에 물집이 생기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도착한 우리 일행은 라면을 끓였다. 3일 동안 산행을 같이 한 사람들이 라면을 어디서 샀느냐고 물어본다.
여러 개의 동으로 이루어진 덤프링 산장은 부엌과 취침동이 있고, 취침동은 침대가 10개씩 4동으로 나뉘어져 있어 조용하게 잠을 잘 수 있다. 이곳은 다른 산장에 비해 수질이 약간 떨어지는 편이다.
Ⅴ. 트래킹 마지막 날 (Dumpling Hut∼Sandfly Point : 21㎞/6시간)
오늘은 3시까지 샌드플라이 포인트에 가야 한다. 총 거리가 21㎞라도 어느 정도 내리막길이므로 거리에 비해 크게 어렵지 않다. 1시간 30분 정도 내려가면 Boatshed라고 하는 헛간이 나온다. 이곳에는 조그만 의자 밖에는 아무 것도 없지만 편하게 쉴 수 있다.
Mackay 폭포는 작지만 아주 예쁜 여성적인 폭포이고, 바로 옆에는 종 모양으로 속이 비어 있는 바위가 있다. 조금 더 가면 Giant Gate 폭포가 있다. 구름다리 바로 옆에 있는 이 폭포는 가장 많이 걸어야 하는 마지막 날에 아주 좋은 점심식사 자리를 만들어준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 열이 나는 발을 물에 담그고 점심을 먹는다.
내려가다 보면 중간 중간에 주의해야 할 곳이 약간 있다. 특히 벼랑의 옆구리를 파서 길을 낸 구간들이 있고, 그 아래는 강물이 흐른다. 이런 구간에서는 바람이 많이 불 때 조심해서 내려와야 한다. 몇몇 구간의 폭포를 제외하고는 오른쪽에 호수를 끼고 내려오는 완만한 길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걷는 걸음은 시간 관념도, 피로도 없이 그저 걷게 된다. 남은 쵸코렛과 음료수, 마른 과일을 먹다보니 어느 듯 마지막 지점인 샌드플라이 포인트에 도착한다. 모기장이 있는 조그만 헛간이 있어 편안하게 쉴 수 있다. 아침 9시에 출발해서 2시 30분에 도착. 총 거리는 53.5㎞에 서드랜드 폭포에 갔다오는 거리를 합하면 정확하게 60㎞를 걸었다. 3박4일을 함께 한 40명의 사람들이 서로 악수를 나누며 배에 피곤한 몸을 싣는다.
Ⅵ. 후기
배로 우리가 도착한 곳은 밀포드 사운드 선착장이다. 이곳은 매우 아름다운 곳이지만 교통편이 매우 어렵게 되어 있어 오기 힘든 곳이다. 여기서 바로 차를 타고 나가지 말고 Milford Sound Cruise로 만 내부관광을 하거나, 배에서 1박을 하는 Overnight Cruise를 즐겨 보자. 배에서는 뷔페음식과 샤워시설이 제공되고,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또한 이곳에서 테아나우로 오기전의 Divide에서는 뉴질랜드의 Great Walks 중 하나인 Routeburn Track이 시작된다. 2박3일의 이 코스는 다음에 소개하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