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경기를 보다보면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중에 하나가 구원투수의 세이브 요건이 도대체 어떻게 되는가 하는 점이다.
가끔 신문에 보면 공 하나 던지고 세이브를 땄다는 선수도 있는데 언젠가 또 보면 꽤 오래 던졌는데도 세이브를 따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 세이브는 어떻게 기록되는가 ?
꽤 복잡해 보이지만 세이브는 다음 요건만
잘 기억하면 쉽게 계산할 수 있다.
첫째, 세이브는 이긴 팀의 마지막 구원투수만이 그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선발투수가 세이브 땄다는 말은 아무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아무리 공을 잘 던져도, 또 이 선수 때문에 게임에서 이길수 있었다고 해도 그 선수가 경기를 마무리한 구원투수가 아니라면 세이브를 획득할 수 없다. 물론 진 팀에서 나오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둘째, 등판시 세이브 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게 조금 복잡하다. 그럼 세이브 요건을 살펴보자.
(1) 먼저 구원투수가 등판했을 때 이 팀은 이기고 있어야 한다.
지고 있거나 동점상황에서는 세이브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
(2) 다음 최소 투구 요건이 있다. 이것은 이기고 있는 점수 차이에 따라 다른데 3점 이내의 점수차에서 등판한다면 최소 1회를 던져야 한다.
예를 들어 4-2로 이기고 있는 9회 무사 상황에서 등판한 구원투수는 세이브 요건이다. 4-1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5-1로 이기는 경우는 4점 차이이므로 세이브 요건이 아니다.
4점 이상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면 무조건 3회 이상을 던져야 한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3회 이상 던지면 점수차이에 상관없이 세이브가 된다.
30-0인 경기라고 해도 7회 무사부터 나와서 경기를 끝맺으면
그 투수는 세이브를 얻게 된다.
(3) 주자의 수에 따라 구원투수의 세이브 요건에 다소 변화가 있다.
이 요건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만 알고 있으면 세이브에 대해 헷갈릴 것이 없다.
이것을 기억하자. 현재 루상에 나가 있는 주자와 타자와 그 다음 타자까지 모두 홈에 들어온다면 동점이 되는 상황에서 등판한 구원투수는 세이브 요건을 갖추게 된다.
예를 들어 주자가 만루라면 주자 세명과 타자와 그 다음 타자까지 모두 다섯명이 홈에 들어오면 동점이 상황... 즉 5점차라도 주자가 만루인 상황에서 등판하면 그 투수는 세이브 요건을 갖추는 것이다.
이것은 아웃 카운트와는 상관없다.
8회 1사든지 9회 2사든지 마찬가지다. 주자가 한명인 상황에서는 3점차, 주자가 두명이면 4점차, 주자가 세명이면 5점차에서 등판하는 투수는 7회에 등판하든지 8회에 등판하든지 또는 9회에 등판하든지, 또 등판 당시 아웃카운트에 상관없이 세이브 요건이 되는 것이다.
세째, 경기중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해서는 안된다.
이건 사실 야구 규칙에는 없지만 또 생각해보면 지극히 당연한다.
일단 세이브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등판한 구원투수가 경기중에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한 이후 다시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면 이 선수는 당연히 승리투수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이 투수를 대하는 방법이 과거에는 국내와 미국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국내 프로리그에서는 이 선수에게 구원승을 줌과 동시에 구원성공이라고 평가했었다. 그렇지만 미국에서는 규칙에 따라 승리투수가 되기는 하지만 이를 구원실패( blown save)로 규정했다. 즉 분업화된 현대야구에서 마무리 투수에게 기대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실패한 투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 리그에서도 이런 상황을 구원실패로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