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직장인이며 등산과 여행을 즐기고, 주말마다 텃밭을 가꾸느라 시간이 항상 부족합니다.
올해 1월에 일본을 여행 갔다가 무리를 했는지 고관절에 이상이 생겨 아직도 조금 불편해
올해는 제대로 산행도, 여행도 못하고 있습니다.
거의 다 나아 가기에 회복되는 대로 함께 산행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하면서
작년의 산행일기를 올려 봅니다.
2007. 10. 28. 일. 흐림
가을에 접어드는 한기를 방안에서 느끼다가 가을의 향기를 찾으러 문경 주흘산을 찾았다.
중부지방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제대로 단풍을 볼 수 있으려나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문경에 접어 드니 울긋불긋한 단풍이 눈에 넣으면 시릴 만큼의 화사한 빛깔로 오감을 자극한다.
전부터 자주 찾아 온 문경 새재가 가을을 담뿍 안고 나를 반기고 형형색색의 빛깔을 뽐내고
전국에서 몰려 든 가을 행락 차량과 인파에 주차장이 비좁고 발길이 부딪힌다.
주차장 왼편의 새재공원이 한창 공사 중이다.
매표소 가는 길. 문경은 사과가 특산물인가 곳곳에 사과밭과 사과가 즐비하다.
잘 가꾸어진 공원 풍경
제 1관문인 주흘관. 드라마 촬영으로 친숙해진 모습이다.
주흘관을 들어 가면 만나는 타임캡슐 광장
제 1관문을 지나니 타임캡슐 광장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접어 들어 여궁폭포와 혜국사를 향한다.
임진왜란때 장렬히 전사한 장졸을 기리기 위한 충렬사도 있어 마음에 담아 본다.
충렬사
낙엽 구르는 소리를 들으며 산길을 오르는 여심은 이미 촉촉히 젖어 들고 비단처럼 아름다운 이불을 감싸고 포근히 산에 안기고 싶은 마음일레라
높이 20여 미터의 여궁폭포. 여궁은 여자의 집이란 뜻으로 형상이 과연 그러한가.....
여궁폭포를 지나 혜국사를 향하여 가파른 길을 올라 가니 발 아래 여궁폭포가 있는 아찔한 절벽을 밟게 된다. 현기증이 난다.
좀처럼 나의 사진을 담지 않지만 가을의 정취에 빠져 한 컷을 부탁하여 본다.
주차장을 출발하여 1시간 반이 지나 혜국사 아래에 도착하였다.
지인들을 만나 중식을 가볍게 해결하고 일행과 혜국사를 둘러 본다.
아직도 불사가 진행되고 공사 중이어서 포근한 정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고려때 홍건적이 쳐 들어 왔기에 공민왕이 이곳으로 피난하여 나라가 은혜를 입었다 하여 혜국사라 칭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적하고도 자그마한 사찰이지만 전방에 병풍처럼 둘러 선 단풍이 눈을 압도한다.
자연을 마음껏 탐하는 것이 불심이라지만 속인의 눈으로도 귀의하고픈 마음이 절로 일어 난다.
멀리서 와서 주흘산 주봉과 정상을 올라야만 하나 한정된 시간이 부족하고 왕건 촬영장을 다녀 가고 싶어 혜국사에서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주흘산의 참맛을 다 즐기지 못한 아쉬움은 가슴 한편에 가득하나 단풍에 마음까지 붉게 물들어, 쥐고 짤면 주르르 붉은 물이 흐를 것만 같다.
혜국사에서 내려 가는 길은 오른쪽으로 난 포장된 임도를 택하였다.
계곡만이 아니고 바라 보이는 시야 모두가 붉고 노란 색으로 단장하고 있다.
아직은 조금 이른 듯 청청한 잎을 달고도 있으니 며칠 뒤면 더욱 절정을 이룰 수 있으리라.
혜국사에서 내려 오는 포장 임도를 나오니 왕건 촬영장이 바로 눈앞에 들어 온다.
전에 왔을 때는 촬영 관계로 출입이 안되었는데 이번에는 한번 둘러 보기로 하였다.
한시적으로 쓰는 촬영 셋트이지만 리얼하게 잘 만들었고. 그 뒤에 무인시대나 의적 일지매 등의 프로에도 사용되기도 하였으니
이왕 만드는 것, 좀더 좋은 재료로 영원히 존속할 수 있도록 만들어 관광자원적 가치가 있게 하였으면 어떨까 하는 바램이 든다.
왕궁의 기둥이 내부에는 철제 H빔이고 외벽의 기둥이 합판으로 만들어진 모습이 안타깝다.
일부 담장은 허물어지고 퇴색된 모습으로 있어 언젠가는 헐고 다시 지어야 한다면 처음부터 제대로 만들었으면
초기 비용은 비쌀지라도 관광자원과 문화재적 가치가 있으리라....
가을이 짙어 가는 주흘산에서 모처럼 단풍과 들국화의 향기에 흠뻑 취해 가을의 발자취를 남기고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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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단풍이 끝내주네요^^ 주왕산필이 살짝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