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한 이래 15년 동안 회계관련 업무만 담당했던 김순구씨, 그는 외모에서부터 생활습관까지 흐트러짐 없이 원칙에 충실해 업무를 추진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지만 술 한잔 못하는 샌님으로 더욱 유명했다.
그러던 그에게 1992년 어느 날 날아온 한 장의 인사 명령지는 그의 운명을 완전히 뒤바꿔 버렸다.
‘후생과 근무를 명함.’ 그 동안 꽉 막힌 사무실에서 숫자만으로 인생의 경중을 따지며 모든 업무를 주판 또는 계산기를 친구 삼아 진행하던 그에게 민원이 가장 많고 대인관계가 우선시되는 후생관련 업무는 개인적으로 천지가 개벽할 정도의 대사건이었다.
지나고 생각해 보니 당시 경영층은 직원의 복리후생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오지로 분류되었던 광양 지역의 후생관련 운영체계를 하루빨리 체계화해 직원들이 조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하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한 의욕충만의 패기의 젊은이였던 그는 1년만 열심히 근무하면 다시 복귀되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고 업무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새 업무는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대인관계를 위해 못 마시던 술을 마셔야 하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는 이전의 업무방식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기에 더욱 힘들고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의 권유로 시작한 테니스 동호회 활동을 통해 인간관계를 서서히 넓혀갔고, 이를 계기로 직원들의 숙원사업이었던 테니스장의 조명관련 문제부터 드래곤즈 구단의 창단까지 수많은 일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제는 포스코의 옷을 벗고 후방 지원부대의 지역중대장임을 자처하는 그는 주위의 만류에도 여전히 도전적 벤처정신으로 직원들의 복리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한 장의 인사 명령지가 바꾸어 놓은 포스웰 광양사업본부장 김순구씨.
그는 포스웰을 사람들이 즐겁게 다시 찾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의 이처럼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밑거름이 되어 직원 및 직원 가족의 행복열매가 매년 주렁주렁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이성호 커뮤니케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