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6 일차
5일차, 서울 북부도시에 살고 있는 카페회원(그저그런)이 아침에 길을 떠나
먼길을 찾아찾아 저녁무렵에야 무인도로 들어와 합류했다.
이제 개척작업에 박차가 가해질 것 같다.
평평한 땅의 중요성이 절실하다.
평지가 없으면 모든 움직임과 생활이 불편하다.
하다못해 밥을 짓기 위해 버너를 놓는 자리부터,
밥상을 차릴만한 공간도 평지가 아니면 자세가 영 불편해진다.
칡뿌리와 나무뿌리를 캐내고 텐트를 칠만한 자리를 고르는 일도 작업이 만만찮다.
토질이 연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몇군데 작은 평지를 만들고 주변정리를 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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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일차
험한 일에는 아마추어인 두명의 개척대원.
더위와 피로에 지쳐, 작업은 매우 더디게 진행된다.
그러나 주변모습은 모르는 새 조금씩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
웃통을 벗고 반바지차림으로 일을 하다 이제는 아예 팬티바람이 됐다.
무인도에서 볼 사람이 누가있고 창피할 일이 무엇인고..
팬티만 입고 잠자고 일어나 그 복장 그대로 숲길과 해변을 누비는 것이다.
얼굴과 온몸은 점점 구릿빛으로 그으르고, 온몸의 군살이 쏘~옥 빠져나갔다.
메그가 개척에 필요한 자재와 식료,식수를 조달하기 위해 잠시 섬을 나와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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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11 일
메그가 없는 사이에도 두사람의 개척대원은 그리고 모기와의 싸움을 하면서
주변 땅을 고르고 해변의 폐그믈을 태우는 등 맡은 임무 수행.
제멋대로 자란 수염과 검은 얼굴, 온몸에 절은 땀냄새는 노숙자와 진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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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일
모처럼 무안읍에 나가 사우나에 들러 그동안의 땟국물을 말끔히 씻어냈다.
MRE 와 라면, 밑반찬 한두가지와 찌개로 버티던 그동안의 식사대신
푸짐한 전라도백반으로 점심을 하고
외국인이 낀 한쌍의 무인도 탐방객들과 함께 다시 섬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여러가지 일을 해왔지만, 막상 시원스럽게 보여줄만한 것이 없어서
탐방객들에게 미안한 맘이 들었다.
카누 미완성, 움막 설계중, 낚시포인트 미확인 등...
그러나 이들은 별다른 불평없이 오히려 개척대원보다 더 잘 적응하는 것이 아닌가 ?
갯벌과 해안가를 뒤지며 게와 고동,소라를 한바가지씩 줍고,
바지선까지 뗏목을 타고나가 해수욕을 하고
갯벌을 가로질러 이웃 무인도까지 건너가고,
갓 개척한 숲의 소로를 탐사하면서 더덕을 찾고, 고사리를 캐고...
밤엔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바베큐를 해먹고....
물도 부족하고, 식사나 잠자리도 마땅찮은 열악한 주변환경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매사에 긍정적으로 열심히 즐기는 태도에
메그는 적잖이 감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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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
메그는 새로운 자재와 회사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잠시 서울로 돌아오고
(무인도 캠프에 참가한 연인 한쌍과 함께 )
두명의 개척대원은 하던 작업을 계속 진행중( 땅고르기와 그믈소각)
( 대원들의 피로한 얼굴표정이 계속 눈에 걸려 안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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