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변 너른들, 경남하동
하동(河東)은 백제 때에는 ‘한다사군’으로 불리다가 삼국통일 후 경덕왕때 하동으로 된다. 섬진강의 동쪽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흔히 ‘하동포구 팔십리’라고 한다. 화개에서부터 바다에 이르는 물길인데 실제는 팔십리가 못된다. 이 하동포구 팔십리길을 따라 여행을 가보자.
▶여정
하동송림 → 악양, 최참판댁 → 매암차박물관 → 고소산성 → 화개장터 → 쌍계사(벚꽃길) → 하동차문화센터 → 하동차시배지
하동송림은 조선 영조 21년인 1745년 하동도호부사 전천상공이 홍수의 범람을 막기 위해 조성한 것이다. 지금은 7881 평에 노송 600그루, 작은 소나무 300여 그루가 있는데, 보호 차원에서 송림에는 들어가 볼 수는 없다. 그래도 송림 옆, 섬진강변에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는데 이것 또한 송림과 함께 잘 어울린다. 섬진강 건너편에서 보면 하동 철교와 함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하동송림의 주차료는 2000원이다. 주차장에 하동송림의 유래비가 있다. 하동송림은 천연기념물 제445호로 지정되어 있다.
하동송림이 있는 하동읍에서 섬진강 동편도로를 따라 한참을 가면 악양면이 나오는데. 이길 옆으로는 온통 배나무 천지다 배꽃이 4월이면 매화마냥 눈부시게 피어난다. 악양면으로 들어서서 조금가면 길가 우측에 담장에 둘러쌓인 ‘악양루’가 있다.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다. 중국 동정호에 잇는 악양루와 비교하면 너무 초라하다.
악양은 옛날소정방이 이곳에 와서 중국의 악양을 닮았다고 한 것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경치가 빼어나다 섬진강변에서 동쪽으로 쑥 들이밀듯이 들판이 자리하고 주위 삼면으로는 빠어난 산들이 둘렀다. 들판은 경지정리를 하고 반듯반듯하게 다듬어졌는데, 이곳은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되었다. 악영면 평사리에 최참판댁이 복원되어 있다. 이집은 실상 상신리 조부자집을 모델로 근래에 지어졌다. 최근에 최참판댁 주변으로 드라마 토지의 셋트장이 들어섰다. 멀리서 보면 옹기종기 모인 초가집들이 민속촌을 방불케한다. 이곳 셋트장에는 또 한가지 ‘토지문학관’도 있다.
악양 평사리 토지의 무대에서 악양면소재지로 들어서면 농협과 파출소 맞은편에 매암차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현재 관장인 강동오씨의 할아버지께서 차를 처음 심으면서부터 가꿔오기 시작한 차밭은 배경으로 아담한 일제시대 건물에 차에 관한 것들을 전시해 놓았다. 황토로 지은 찻집은 사랑방 구실을 하는데, 차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기에 좋다. 야외에 작은 무대를 마련해 두었는데 이곳은 매년 한번씩 우리사회에 소외된 사람들을 초대해서 축제를 연다고 한다. 몇해전에는 정신대할머니들을 초대해서 축제를 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아담하고 아기자기하다.
고소산성은 악양으로 들어서는 입구, 평사리 최참판댁으로 가는 입구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산으로 올라가면 한산사라는 절이 나오고 이절에서 산으로 더 걸어 올라가면 나오는 산정에 쌓은 성이다. 신라가 쌓았다고 하고 백제가 쌓았다고 한다. 한산사까지는 대형차도 갈 수 있으나 그 다음부터는 20분 정도 걸어서 가야한다. 산성에 올라서면, 돌을 뚫고 성 위로 쏫아오른 작은 소나무가 있다. 소나무 자체가 한폭의 그림이다. 쉬기에 아주 좋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은 오히려 흐름이 멈춰버린 것 같고 악양의 넓은 들은 참 점잖아 보인다. 악양에서 제일가는 경치다.
악양에서 나와 화개로 가는 19번 국도와 만나는 부분에 이순신장군 백의종군비가 있다. 잠시 두러본 후에 19번도로를 따라 화개로 가다보면 또 평사리주유소 맞은편 선진강변에 초가집이 보인다. 강변셋트장이다. 화개로 가는 길, 왼편으로 섬진강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차밭이 계속 이어진다. 길은 벚나무로 터널을 이루는 참으로 아름다운 길이다.
화개장터. 1726년 그 시절 최고의 번성기를 누렸던 화개장터, 그 5일장은 사라졌지만 1997년부터 4년간 장터를 복원, 지금은 매일 장이 들어서고 있지만 그 옛날 같지는 않다. 화개장터는 김동리의 소설 ‘역마’의 무대, 그 소설의 줄거리의 주요한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한 조명물이 있다. 그리고 60년 넘게 대장장이 일을 해 온 분의 대장간도 한 켠에 있고 지금은 지리산에서 나는 산나물을 판매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가는 길. 10리 벚꽃길이다. 일명 ‘혼례길’이라고 부르는데 4월초면 벚꽃터널이 장관을 이룬다. 더욱이 벚꽃이 바람이 날릴 때면 이루 형언할 수 없다.
쌍계사 입구에 최근에 문을 연 ‘하동차문화센터’가 있다. 전시실과 차실을 겸한 매점이 있는, 전시실에는 차에 관한 모든 것이 전시되어 있다. 옆 건물에는 차체험장도있다. 차문화센타에서 돌아나오는 길, 벚꽃길 건너편 산아래로 난 도로가 잇다. 그곳으로 가다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차를 재배하기 시작한 차시배지가 있고 가장 오래된 차나무가 있다.
▶식당
동흥식당 : 재첩국 883-8333. 884-2257 하동읍 광평리
하동송림에서 읍내로 가다 학교 지나 오른쪽 길가
동백식당 : 은어회, 참게탕. 055-883-2439. 화개면 탑리
화개장터에서 다리 건너 상가 많은 쪽 삼거리에 위치
쌍계수석원식당 : 돌솥비빔밥 055-883-1716 화개면 석간리 100
쌍계사 주차장 부근
▶잠잘곳
- 하동읍내 여관
미리내호텔 : 055-884-7292. 수빈각모텔 : 055-883-4441. 삼진각여관 : 055-882-4342
- 쌍계사 입구
수류화개 : 055-882-7706(펜션형 한옥). 민박 884-1336(최근에 생긴 집)
▶하동 지리산 자락의 쌍계사와 칠불암은 꼭 권하고 싶다.
칠불암 부근 의신마을에는 최근에 문을 연 지리산역사관이 있다.
▶연락처
매암차박물관 : 055-883-3500.
하동차문화센타 055-883-3050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897-1
지리산역사관 055-880-2954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 880-2381(의신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