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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일/집결장소 : 2014. 07.27(일) / 강변역1번출구(10시)
▣ 참석자 : 15명 (세환, 용우, 정남, 종화, 양주, 기인, 원우, 윤환, 경식, 삼환, 정한, 문형, 영훈, 양기, 동준) ※ 정동준 산우 신규가입
▣ 산행코스 : 산곡초교앞-통일기원돌탑-곰터약수터-정상-전망바위-유길준묘-엄마사랑휴게소-애니메이션고-버스정류소
▣ 동반시 : "그랬으면 좋겠다" / 김용우
▣ 뒷풀이 : 가자미새꼬시 등 / "완도새꼬시"(KT강동지사 부근) - 정동준 산우 협찬
지난 주 목요일(8월7일), 입추 및 말복이 지나갔다. 몇 일전 부터 장마기간으로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태풍들도 연거푸 올라오다 하나는 서해안 군산앞 바다에서 소멸되었고, 또 하나는 다행히 일본 방향으로 틀어져 나가 큰 피해는 없는 것 같다.
우리 시산회에서 검단산의 산행은 이번이 여섯 번째인 것 같다. 검단산의 산행때 마다 약 8년 전 맛있게 비빔밥을 하여 먹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소고기, 낙지 등의 맛있는 안주를 특별히 가지고 와 야식때 비벼서 먹었나 보다. 이번 산행은 비교적 많은 산우가 참석하였고, 정동준 동창이 신규 회원으로 산행에 참석을 하였다. 난, 그동안 산행을 하지 못하였는데 모처럼 동참하였다.
동서울 강변역에 집합한 산우들은 10시10분에 출발이다. 영훈외 2명(윤환, 종화)은 강동역 옆에서 기다리다 함께 동승을 한다. 우리들을 실은 버스는 산행의 들머리인 산곡초등학교앞에 도착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서울시 강동구의 여러 동과 하남시의 여러 아파트단지를 거쳐서 이동을 한다.
애니메이션고교 앞에서 광주시 방향으로 제법 가다 산곡초교앞에서 등산객 모두가 내린다. 횡단보도를 건너 등산코스 따라서 산곡초등학교 방향으로 올라갔다. 우린 이 코스로 몇 번 올라 갔었다고 하지만, 산객들은 많이 보이질 않는다. 좋은 산행 코스는 아닌가 보다. 산행코스를 한 번 보고 항상 그러했듯이 내가 앞장을 섰다. 한참을 올라가니 잔돌로 쌓은 기념탑과 약수터가 보인다. 잠시 식수를 보충하였다.
정상의 전망대를 올라가기 전 8부 능선에 나무들로 그늘진 쉼터가 있었다. 날씨가 더워 정상의 오름은 잠시 미루고 넓은 공간에 앉을 곳을 잡았다. 집에서 가지고 온 야식을 배낭에서 끄집어 낸후 동반시를 먼저 낭독하잔다. 김용우 산우의 자작시 “그랬으면 좋겠다”는 오늘의 기자인 내가 낭송하였다.
“그랬으면 좋겠다” / 김용우
나무는
나무에서 손을 뻗치고
돌은
돌에서 구르고 떨어진다
사과가 둘로 나눠질 만큼
펄럭이다 돌아온 그 사이
그늘은 그늘로 다시 온다
그림자는
어둑한 시간 길게 길어지고
바람은
허공인 줄 알면서도 춤춘다
첫잠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몸을 줄줄 출렁이며 흔들면
옆구리는 기억을 따라간다
머리를 숙이면
콸콸 쏟아 질 배고픈 침묵
허리를 굽히면
텅 빈 몸을 담는 달 항아리
거기 닿으려는 간절한 손짓
정신에 갇혀 머무르는 동안
까닭도 없이 속수무책이다
산우들의 부탁에 따라 시인 김용우 산우의 설명이 있었다. 모두 경청하여 들으니 그의 경험에 따른 깊은 사유(思惟)를 느낄 수 있었으니 속 깊은 산우이다. 현재 용우, 정남, 세환 등 3인의 시인이 있지만 더 많은 산우들이 시를 공부하여 산의 정상에서 자작시의 잔치를 벌이면 얼마나 좋을까. 시가 반찬이 되고 분위기가 반찬이 되니, 시장기까지 더하면 그 자체로 훌륭한 성찬이 될 것을 의심하지 않으며 산우들의 분발을 바란다.
특히 종화 산우가 생각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의 깊은 경험에다 성실함을 더하면 충분히 좋은 시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 항상 산우들의 마나님들께서 준비해 주시는 제주산 문어, 홍어무침과 여러 정성의 찬들이 모인 여름날의 오찬으로 오늘 하루의 반은 우선 즐거웠다. 우리 시산회의 아름다움을 곁에서 본 한 산객이 막걸리 한 잔을 달라고 하여 시원스럽게 권하니 고맙고 훌륭하신 분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종화와 경식 산우는 열심히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촬영중이다. 뒤에 아는 사실이었지만, 경식 산우는 동영상으로 열심히 촬영중 이란다. 산우들이 정성껏 준비해 온 먹거리를 막걸리와 함께 맛있게 먹고, 산우들의 토론도 마치고 커피도 한 잔씩 하니 배도 부르고 땀도 다 마른 것 같다. 뒤풀이는 조영훈 산우가 추천한 도다리세꼬시가 뒤풀이의 성찬으로 기다리니 얼른 하산하여 맛보고 싶은 마음에 모두 하산을 재촉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상은 올라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아무리 별칭이 먹산회라 해도 증명사진은 꼭 촬영을 해 왔었던 것 같다.
시원한 곳에서 오랫동안 쉬고도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배낭과 쓰레기를 챙긴후 곧장 계단으로 된 오르막길을 올랐다. 잠시 오르니 넓은 정상이며, 많은 등산객들이 표지석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우리는 한 산객에게 기념 촬영을 부탁하고 바로 하산을 서둘렀다.
산행은 마치 우리들의 삶과도 같다. 평탄한 길은 별로 없다. 때로는 깔딱고개에서 숨을 헐떡이고, 때로는 내리막 길을 만나 편하기도 하다. 어떨 때는 한없이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젊어서는 그 자신을 몰랐다. 조금만 내리막길을 걸어도 초조하고 불안했고, 조금 빨리 간다 싶으면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그동안 우리 인간들은 너무 급하게 살고 있다. 빨리 오르면 끝이 보일 것 같아서 일게다. 빨리 공부를 끝내고, 얼른 결혼하고, 좋은데 취직해서, 아이들을 낳고, 집 사고, 편안하게 살고 싶어서 이다. 하지만 생각처럼 기쁘지는 않았었다.
우리의 나이에 산에서는 속도가 별 의미가 없다. 빨리 오른 사람이 늦게 오는 사람을 경멸하지도 않고, 늦게 오르는 사람이 빨리 오른 사람을 부러워 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기 사정에 맞게 오르면 그 뿐이다. 빨리 산에 오르나, 천천히 산에 오르나, 큰 차이도 의미도 없지 않겠는가.
등산은 우리의 인생 삶과도 같다. 어떤 이는 쫒기듯 산을 오르고, 어떤 이는 산 정상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어떤 사람은 천천히 풍경을 즐기며 오르고, 어떤 사람은 오르다 말고 내려오고, 어떤 사람은 아예 산 아래 진을 치고 음식과 술만 먹고 내려온다. 그게 우리들이 사는 모습이다.
유길준 묘역 쪽으로 가파른 하산을 서둘렀다. 팔당대교가 보이고 예봉산, 예빈산이 보인다. 한참을 내려가니 시원한 아이스케키를 팔고 있는 곳이 있다. 산우들의 마음을 아시는지 조 회장님은 얼음과자가 싫다는 몇 산우를 제외하고 식성대로 하나씩 제공을 하신다. 잠시 휴식을 취한후 출발이다.
유길준 묘역을 지난후 잔돌길이 계속이다. 날머리 쉼터를 거의 다 왔을때 안경을 깨끗하게 닦아주는 써비스를 하며 스마트폰 안경 특수코팅제를 팔고 있는 곳이 있어 몇 산우들은 구입을 한다. 안경이 깨끗해야 할 연세이다. 날머리에 도착한 곳이 엄마사랑 휴게소란다. 뒷풀이식당으로 이동하기 위해 잠시 씻고 휴식을 취한후 애니메이션고교 쪽으로 이동하였다.
버스를 타고 뒤풀이식당으로 가다가 잠깐 잠이 들어 정류장을 지나쳤다. 우체국과 전화국을 혼동하여 참석이 제법 늦어졌다. 요즘 머리가 복잡하여 집중이 잘 되지 않으니 이해 바란다. 식당에 도착 깨끗하게 덜어서 남겨놓은 세꼬시회를 맛있게 먹었다. 오늘 처음 참석한 동준이가 신고조로 협조하였음에 고마움을 보낸다. 어떤 모임에도 위기가 있으며 그것을 현명하게 극복하면 더 발전하지 않겠는가. 마치 변증법의 정반합처럼... 무더운 날씨에 산우들 덕분에 잘 먹고 즐거웠다. 시산회여 영원하라!
2014년 8월 4일 신원우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