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뚜벅 연두의 행복한 미소
따사로운 햇볕, 하얀 벚꽃이 피는 4월 엄마는 아기가 어떤 얼굴인지, 어떤 목소리일지, 어떤 미소를 가지고 일을지에 대해 궁금해 하며 매일 매일 아기를 기다렸습니다.
아기는 벚꽃이 피는 4월 16일 드디어 꽃처럼 예쁜 공주로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예쁜 아기는 쑥쑥 자랐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름을 느끼지 못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언니가 말이 늦었기에 조금 다를뿐이라고 생각했던 아기는 12살이 될 때까지 말을 배우지 못했고 울음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족은 좌절했고, MRI를 찍고 청력을 확인하였으나 아무 이상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언어치료, 한의원, 유치원등 많은 치료를 받았지만 아이는 말문이 트이지 않았고 결국 자폐증으로 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안돼!” “아니야~”만 해도 눈망울 가득 눈물을 머금고 소리없이 우는 아이로 인해 가족들은 웃음을 잃었고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낯선 시선과 동정의 시선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왜 우는지를 모르고 지낸 몇 년의 시간을 견뎌주신 건 치료사 선생님이었습니다. 울기만 하는 아이를 힘들어하지 않으시고, 방어 능력 0%인 아이에게 힘이 되어주신 선생님의 애정과 노력으로 고통스러운 울음의 터널을 12살에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엄마는 아이의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 일을 정리했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위해 수천장의 사진을 찍고, 발음을 연습하고 문장으로 써보는 반복학습을 통해 걸음마를 배우듯 조금씩 말의 작은 조각을 맞춰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어느것 하나도 그냥 습득되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엄마와 함께한 6개월의 노력으로 아이에게 2008년 6월 1일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아직도 그날의 감동은 온몸을 떨리게 합니다. “화장실에 가요!” 그날의 기적이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를 생각하면 감사가 절로 나오고 마음 비우기가 되었습니다
한글 한자만 새로 알아도 감사하고, 덧셈만 해줘도 감사했는데 아이는 뺄셈을 배웠고, 구구단을 외웠습니다. 가족은 아이의 성장에 날마다 기쁘게 응원하고 감사했습니다. 아이에게 가족은 작은 것에 기뻐할 줄 아는 눈과 마음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아이가 하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눈높이가 낮아서 인지 그저 놀라웠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자꾸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요즘의 엄마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이를 위해 실례를 무릎 쓰고 바이올린 동영상도 찍고 소통되지 않는 부분도 배워서 연습 또 연습시키는 나쁜 엄마가 되었습니다.
바이올린, 인라인, 수영, 무용, 합창, 블록, 종이접기, 미술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음악이 나오면 몸이 먼저 반응하기에 바이올린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가려 합니다. 바이올린 켜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아이에게 전라북도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위더스 챔버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된다는 것은 꿈은 이루어진다는 기쁨을 주었습니다.
울기만 했던 아이는 이제 운 만큼 웃습니다. 아이가 울음을 그치고 뚜벅뚜벅 이 세상 가장 행복한 미소를 가진 아이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들은 애쓴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엄마는 아이와 함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깨달은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행복의 기준은 바로 나와 아이입니다. 높은 곳만 바라보지 않고 쉬어가는 삶을 기준으로 삼은 4월은 아이와 엄마를 화사한 봄꽃처럼 미소짓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