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요양보호사협회
∙협회장 정금자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와룡동 119-1 동원빌딩 3층 306호 / 2009년 6월 30일 (화)
∙받는 이 : 각 언론사 보건복지 사회부 노동담당 기자 / ∙제목 : 요양제도시행1년, <요양보호사 한마당>에 전국의 요양보호사 모여
요양제도 시행1년,
전국의 요양보호사가 모여 ‘요양보호사의 날’ 선포해
▲ 7월1일을 ‘요양보호사의 날’로 선포 ▲ 요양보호사의 보람과 애환을 담은 현장 사례발표
▲ 요양서비스 질 향상 및 요양보호사 처우개선을 위한 서명운동 다짐해
지난 6월 27일 <전국요양보호사협회>에서는 종묘공원에서 ‘제 1회 전국요양보호사 한마당’을 개최, “요양보호사가 살맛나는 일터, 노인과 가족도 안심하는 장기요양제도를 위해” 요양보호사가 앞장설 것을 다짐하며 제도 시행 1년이 되는 오는 7월 1일을 ‘요양보호사의 날’로 선포하였다. 또한 ‘요양보호사의 날’ 이후로 요양보호사 권리찾기 서명운동 및 요양제도 개선을 위한 캠페인 사업 등에 임하고, 전국요양보호사협회도 요양보호사의 요구와 이해를 대변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단체로 거듭날 것을 천명하였다.
이 날 정금자 협회장은 “7월1일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가 시행된 지 만 1년이 되는 날이자, 우리 요양보호사가 탄생하여 첫돌을 맞이하는 날이기도 하니, 오늘 행사는 우리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로 삼자”고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국회의원 전혜숙, 곽정숙 의원의 축하말씀과 민주노총, 공공노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연대단위의 발언도 이어졌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이 스스로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싸워왔듯이 요양보호사 스스로 요양보호사의 권리를 쟁취하는 투쟁이 필요하다고 당부하였고, 공공노조 의료연대 현정희 분과장은 의료의 민영화를 막아내는 것이 시급하듯이 요양제도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현장의 산 증인인 요양보호사가 큰 역할을 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어 행사에 참가한 요양보호사들은 류금신 가수와 함께 ‘사랑으로’ 노래 가사를 ‘요양보호사로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참 많이 있지, 어르신들 손과 발이 되어드려 불편함이 없도록 하지요’라고 바꿔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요양보호사 현장 사례발표 시간에는 절절한 애환이 담긴 수기가 낭독이 되었다.
“ 저는 경기도에 있는 시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에서는 야간에 요양보호사 혼자 17명 혹은 21명을 돌봅니다. 그 많은 어르신들을 요양보호사 혼자서 돌보다가 어떤 사고가 날 지 매일 밤 노심초사하게 됩니다. 언제 어르신들이 위급상황이 올지 늘 긴장하고 있지요. 만약 한분이라도 위급상황이 오면 다른 열분 넘는 분은 방치되는 꼴인데,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입니다. 또한 어르신들 안전뿐만 아니라 우리 요양보호사들도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 아닙니까. (…) 이렇게 열악하게 근무를 하고 있는데, 가슴이 아픈 것은 그래서 제대로 어르신들을 돌봐드리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저는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을 때 어르신들의 건강을 증진 내지 유지하는 목적을 가지고 돌봐드려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증진은 커녕 유지도 어렵고 조금만 운동을 시켜드려도 신체활동이 가능하신 분들도 요양보호사의 손길이 제대로 닿지 않으니 몸이 굳어만 가십니다. (…) 우리 요양보호사는 국가에서 인정한 공식 파출부인 것 같다고. 아니, 파출부보다도 못한 것 같다고. 파출부는 인건비가 비싸서 시간만 되면 얼른 가라고 하지만, 요양보호사는 임금도 적게 주고 허드렛일도 시키는 대로 다 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이나 보호자들은 장기요양제도나 요양보호사의 일에 대해 잘 몰라서 요양보호사 업무가 아닌 일도 시키십니다. 정부가 장기요양제도와 요양보호사가 하는 일에 대해 정확히 홍보를 하지 않는 까닭입니다. 센타에서도 대상자를 놓칠까봐 요양보호사에게 대상자가 원하는대로 다 해주라고 하고 있습니다. (…) 요양보호사는 원더우먼이 되어야 해요. 시설에서 열무 뽑으러 가라하면 가야하고 장례식장 가서 서빙하라고 하면 해야하고...만능 엔터테이너...아마 우리 요양보호사들 뿐일 꺼예요..방문 요양일을 하시는 우리 요양보호사님들도 밭에 가서 밭을 매라고 하면 해야하고 그런다지요. 국가에서는 우리 요양보호사들을 만능적인 원더우먼으로 만들어 놓았어요. (…) ”
요양제도 시행 1년, 이제 걸음마를 막 시작한 제도가 제대로 자리잡아가기 위해서 노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 그리고 인내심으로 요양현장을 지키고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을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거듭 다짐하였다. 이에 행사 참가자들은 국회와 정부에 요양보호사의 요구를 소리높여 외치고 7월 1일을 요양보호사의 날로 선포, ‘요양보호사가 살맛나는 일터, 노인과 가족도 안심하는 요양서비스’를 위한 서명운동과 캠페인 사업 등 전국요양보호사협회의 실천을 다짐하며 대회는 마무리되었다.
<제 1회 전국 요양보호사 한마당, ‘요양보호사의 날’ 선포문>
요양보호사의 날을 선포한다.
-7월 1일, 요양보호사가 앞장서서 제도개선의 주역이 되자!
오는 7월 1일이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된 지 꼭 1년이 된다. 아울러 우리 요양보호사가 탄생하여 첫돌을 맞이하는 날이기도 하다.
하기에 우리는 7월 1일을 ‘요양보호사의 날’로 선포한다.
‘요양보호사의 날’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우리는 제도 시행 초기, 그 험난한 여건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요양보호사들이다.
지난 1년 동안 우리 요양보호사가 목격한 요양현장은 참으로 처참하다. 불법적인 요양보호사 자격증 남발, 수원보훈요양원에서 벌어진 노인학대파문, 요양기관의 편법/불법 운영으로 인한 심각한 재정누수 등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부는 ‘나라가 효자다’라는 화려한 수식을 붙이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시행했지만, 작금의 현실은 ‘나라가 불효자다’라는 수식어가 오히려 더 어울릴 법하다.
우리 요양보호사의 현실은 또한 어떠한가? 민간교육기관의 난립은 부실교육과 자격증 남발로 이어져 요양보호사로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큰 실망과 피해를 안겨주었다. ‘부실한 자격증’이라는 낙인은 참된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려는 요양보호사에게 멍에가 되고 있다. 또한 요양보호사가 애초의 계획보다 8배나 많이 배출된 점도 요양보호사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결국 국가가 실업자를 양산한 것에 다름아니고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요양보호사가 저임금의 시급제 노동자, 파견 노동자로 전락하고 임금체불, 4대보험 미지급, 산재, 성희롱 등에 시달리게 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요양보호사는 국가 자격증이 있는 가정부인가? 라는 자조섞인 탄식이 깊어지고 있다. 비현실적인 인력기준으로 인해 어르신들을 제대로 돌봐드릴 수가 없어 요양보호사들의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요양보험제도의 취지가 ‘돈벌이’로 전락해버린 요양현장을 보면서 좌절감에 빠질 때도 많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요양현장 문제의 근본원인은 정부의 요양 정책으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부는 요양기관이나 요양보호사교육기관 등 모든 시설과 인력 인프라를 완전히 민간시장화한 정책 실패의 결과라는 점을 인정하고 시급히 요양제도의 공적 운영으로 정책을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우리 요양보호사는 이러한 요양 현실을 누구보다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기에, 그리고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절실히 느끼고 있기에,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다짐을 한다. 요양보호사가 앞장서서 요양현장을 개선하자! 제도를 바로잡아 요양보호사가 살맛나는 일터, 노인과 가족도 안심하는 요양서비스를 이룩하자!
우리는 요구한다.
- 정부는 민간시장화 돈벌이중심의 요양 정책을 전면 수정하라!
- 정부는 대량 실업과 저임금 비정규직화된 45만 요양보호사에 대해 책임져라!
-요양보호사 혼자서 어르신 10명 웬 말이냐, 법적 인력기준 강화하라!
-요양보호사에 대한 부당한 업무 금지방안 마련하라!
-파견으로 고용말고 직접고용 원칙 지켜라!
-시급제는 불안하다! 방문요양도 월급제로!
-노인요양시설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라!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노인분들을 돌보듯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올바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요양보호사의 날’ 이후로 요양보호사 권리찾기 서명운동 및 요양제도 개선을 위한 캠페인 사업 등 우리 요양보호사의 노력은 더욱 커질 것이며, 전국요양보호사협회도 요양보호사의 요구와 이해를 대변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단체로 거듭날 것이다.
2009년 6월 27일
제1회 전국요양보호사 한마당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