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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프리라디칼중 대표적인 것이 수퍼옥시드라디칼과 히드록시라디칼입니다. 수퍼옥시드라디칼은 산소분자에 전자가 하나 더 붙어서 만들어지는 물질입니다. 산소는 산소인데 수퍼산소란 뜻이며 세포내부에서 매우 강한 독성을 갖습니다. 히드록시라디칼은 가장 반응력이 강한 활성산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이것은 일단 생기기만 하면 다른데로 이동할 새 없이 근처에 있는 다른 물질과 아주 빨리 결합하는 요주의 물질입니다. 따라서 모든 생물학적 분자에 닿자마자 그것들을 융단폭격식으로 공격하고 연쇄반응을 일으켜서 해를 입히지요. 유전자인 DNA에 손상을 주는 예를 들어 보지요. 우리 몸에 필요한 어떤 물질을 만들어 내려면 그에 필요한 정보를 담은 DNA들이 복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히드록시라디칼이DNA성분을 공격합니다. 그 결과 히드록시 DNA라는 것이 생성되면 잘못된 정보에 의해서 비정상적인 물질이 만들어 지게 되는데 이를 '돌연변이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엑스선이나 감마선같은 전리방사선에 노출될 때도 히드록시라디칼이 만들어져서 다른 분자들에 대해 해를 입힙니다.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히드록시라디칼에 대한 지식은 대부분이 방사선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해서 알려진 것입니다.
만일 히드록시라디칼 두개가 만나거나 두개의 수퍼옥시드 라디칼이 만나면 과산화수소라는 반응산소종이 만들어집니다. 또 어떤 질병에 걸리면 조직이 상하면서 많은 수퍼옥시드라디칼과 과산화수소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 과산화수소는 푸르스름한 액체로서 물과 쉽게 잘 섞이며 우리 몸안의 여러 막들을 잘 통과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과산화수소는 옥시풀이라는 이름의 소독제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물질입니다.
이것은 짝을 못 이룬 전자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므로 프리라디칼은 아니지만 만일 전자 한개가 과산화수소에 전달되면 맹독성의 히드록시라디칼을 만듭니다. 따라서 과산화수소를 '움직이는 시한폭탄'같은 물질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과산화수소 자체는 프리라디칼은 아니지만 언제 어느 때라도 전자가 추가되면 히드록시라디칼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소독제로 쓰일 정도로 강한 과산화수소가 우리 몸안에서 생기니, 어찌 조직이 손상을 안 입을 수 있겠습니까?
어떤 과학자의 계산에 의하면 이와같은 프리라디칼들은 1분에 만번정도 세포를 공격한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10분에 10만번, 1시간이면 60만번, 하루에는 1440만번이나 우리 세포는 프리라디칼의 시달림을 받습니다. 물론 다른 정보난에서 설명할 항산화방어벽 구축법을 잘 지키는 사람이면 이런 공격에도 끄떡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치 못한 사람의 세포는 프리리디칼에 의해서 채이고 뜯기고 시달리다가 하나둘씩 쓰러져 갑니다. 처음 하나둘씩 세포가 죽을 때는 별 이상이 안 생기지만 차차 그 수가 많아지면 신체에 활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곤하며 무기력에 빠집니다. 건강이 분명 예전같지는 않은 것을 느끼지만 병원에 가서 무슨 검사를 해도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지요. 하지만 분명히 건강의 이상이 오기 시작한 것이고 질병의 씨앗이 자라나기 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