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생태학교의 미래를 위하여...
화훼전공7기 정영주
아침 일찍 고양시 대곡동에 위치한 일산생태학교에 들러 커피 한잔 마셔본다.
나비관의 호랑나비 애벌레, 귀뚜라미, 장수풍뎅이... 그리고 곤충관을 돌아가며 먹이부터 주다가
언뜻 최농경 이수광편집장의 원고 부탁생각에 잠시 지나간 날들을 되짚어본다.
이공계를 졸업할 당시 진로를 고심 하던 중 선배의집 거실에서 난(蘭) 조직 배양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아버지의 농사일에 동원 되는 것이 누구보다 싫어 했던 내가 어느새
서툰 화훼 농업인이 되어있음을 깨달은 것은 그로부터 한참지난,
이제 다시 전공을 찿기엔 조금은 늦은.....
처음 심비디움을 시작으로 벤자민 등 남이 좋다는 것을 따라 하며 우왕 좌왕 하다가
I.M.F를 맞게 되었는데 사회 분위기가(경제상황) 어수선 한 중에도 화훼시장은
소형 분화위주의 새로운 상황으로 전환, 급 발전하였다.
그당시 퇴직을 당한 실직자들이 1ton차량을 이용, 자본이 많이 들지 않는 꽃을 들고
길거리로 나간 것도 꽃 소비 촉진에 커다란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생각된다.
미니장미, 카랑코에, 미니 국화등 10cm화분이 2000년 즈음에는 유행을 했는데
나 자신도 주변농가와 겹치지 않는 품목 선택을 고심 하던 중 포트 카네이션을 접 하게 되었고
어버이날이면 으레히 부모님 가슴에 달아 드리던 카네이션을 살아있는 화분으로 들일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엉뚱한 계획을 세우며 시장 환경을 살펴보는데 의외로 엄청난 시장이 눈앞에
보여 서슴없이 실행에 옮겨 보았다.
지금 생각 해 보면 그때 생각 처럼 엄청난 갯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버이날 시즌만 되면
단시간에 가장 많이 소비되는 대표 분화품목 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 경험이 나로 하여금 주제 있는 식물, 테마 있는 식물이 품목선택의 우선 기준이 되게 하였고,
식충식물은 시장이 크지는 않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필수식물이란 생각에 선택하게 되었다.
어버이날의 카네이션, 크리스마스 시즌의 포인 세티아, 신의 선물이라는 허브.... 또 뭐가 있을 텐데.....
식충식물을 재배하다보니 애완 곤충업자 들과 관계를 맺게 되었고 그런 관계들이 어느 계기에
일산 생태학교를 세우게 되었는데, 지금 현실은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내가 재배하는
식충 식물과 곤충들을 한자리에 전시하여 어린이들에게 자연 생태학습의 장을 제공하고
식충식물등 생산물을 전시, 판매의 장을 만들어 나간다는 기대감이,
한건 한건 늘어가는 유치원 문의전화가 어려움을 잊게 해준다.
한 10년전 인가 미국오하이오 flower show를 관람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지역농장을 투어 하는 관광상품에 꽤 많은 참가비를 지출해가며
미국의 농장을 체험한다는 설레임을 안고 탄 버스는 처음 보는 미국의 농촌을 돌며
포인세티아를 비롯한 화훼전문농장 5개소를 견학하는 코스였으며
같이 동행한 우리팀 에게는 선진국의 화훼농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또한 같이 투어에 참여한 다양한 계층의 미국인(전문 화훼인은 아닐성싶은)들도
농장체험을 즐기고 있었는데 그중 점심시간에 들른 농장에서 소세지 바비큐 파티를
해주는데 미국냄새가 물씬 나는 소스에 찍어먹은 경험이
7박8일간 미국 일정 중 가장 기억에 남아있다.
그후 한국에 와서도 많은 이들에게 그 경험을 이야기하며 고양 꽃 박람회장을 찿은
도시민들에게도 그러한 그린투어 상품을 개발하여 농가 수입 창출을 주장하였으나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음은 나만의 공염불이 아닌가 싶다.
그러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중에 곤충 관련 컨설팅업체에서 식충식물과
곤충을 결합한 생태학교를 제안 했을 때 앞 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결정한 것이
조금은 후회도 되고 집식구까지 무지 고생을 시켰지만, 이 나라를 짊어질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작은 꿈과 체험을 할수 있는 공간을 마련을 하여 주는 것이 또 다른 행복과 자부심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도심속 농업인들에게 주제 넘는 제안을 하고싶다.
“대량 생산 만이 농업은 아니라고”.........
“온라인을 통한 직거래 만이 살길이라 고집하기보다 도시 소비자들을 농장으로
끌어들여 보다 신선하고 자극적인 소비시장을 개척 하는 것도 농산물 직거래이고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는 길이며 질 높은 서비스의 제공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선진국 여행 중 경험 했으리라 생각되지만 독일 에센의 목장에서
이른 아침 우유와 자체 가공한 요구르트를 사가는 독일의 주부들,
일본의 토마토 농장(1500평 규모로 나고야시 인접)에서 가족들이 모여 손으로 토마토를 선별,
소포장 하여 농장 한 켠 에서 판매를 하는데 전체 생산량의 80%를 농장 직판 하고
남는 20%정도는 농협에 출하하여 아들, 손자, 며느리가 모여 먹고 산다는데
조금 의심은 가지만 소비시장이 10분 거리인 고양시 농업인들도 도심농업,
체험농업에 관심을 가져봄이 어떨지 주제 넘는 제안을 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