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장대비가 내린다
휴! 오늘 할 일이 너무 많은데... 하필 이런날 왠 비람!
아침부터 내 손길이 분주하다
아들놈 학원 담임 선생님 만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남편은 오늘따라 내 차를 가져가버리고......
아파트 앞에 줄 서있던 택시들도 오늘따라 보이지않는다
한참을 기다려 택시를 탔다
"은마 상가요~ 너무 가까이 가서 죄송해요 ㅠㅠ"
가까이 갈때면 택시 아저씨께 미안해 항상 내가 하는 말이다
그런데 오늘은 택시아저씨께 미안해할필요가 없지 뭐야
버스 두정거장 거리가 비때문에 밀려 꼼짝을 하지않는다
겨우 택시에 내려 바지 둥둥 걷어올리고 상가로 뛰어들었다
내가 들어간곳은 "대장금" 떡집이다
최고 비싼 떡으로 예쁘게 포장하고 슈퍼에 들러 내 귀한 남편도 못먹는 "안삼한뿌리"주스를 한박스 사들고
또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이번엔 "강남역"을 외쳤다
'비 맞은 새앙쥐' 꼴을 하고서... 새끼가 무엇인지?????????????
평소 10분이면 갈 거리가 끝이없다
부아가 치미는걸 가라앉히며 학원문을 들어섰다
양쪽에 떡바구니며 음료수박스를 들고서 우스꽝스런 내 모습을 엘리베이터 거울을 통해서 보았지
내 자신 되내인다 엄마는 강하다!!! 엄마는 위대하다!!!!
담임 선생님께 휴원 조치를 부탁하며 돌아선 내 발걸음이 무척 무거웠다
이놈이 그냥 학원을 믿고 다녀주면 얼마나 좋을꼬!(내 아들 녀석은 자기가 너무 잘나 학원 선생님들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댄다-_-;;)
혼자 씩씩대며 이번엔 전철을 탔다
집까지 3~4코스. 그 사이 많은 생각들이 지나갔다
불안, 두려움이 겹치며 아들에 대한 내 믿음이 저만치 도망가는듯한 느낌!
다시 추스린다 내 희망! 너무 이쁜 내 아들! 널 믿고 네 선택을 존중하마!
엄마로 산다는거! 정말 힘들지만... 그래도 보람있는 일이다
그렇지 않니? 친구들아
너희들도 나와 비슷한 일상들이겠지?
첫댓글 아들이라면 대학생 그놈(?) 아니가??? 버거운 상대 같은데...아버지 살아 생전에 하신말씀 "저놈이 국이 끓는지 장이 끓는지 우째 알건노??"...답답한 우리 아버지,솥에 김이나면 끓는다는걸 바보라도 알 수 있을진데 왜 나보고 맨날 그래 하셨는지.... 세월이 흐르고 자식 키우는 부모가 되다보니 인제서야 어른들의 마음을 알 수가 있을것 같네,우리딸 중딩은 우리들 마음을 알기는 커녕 속을 뒤집어 놓는다.지금도 옆에서 옷 사달라고 마누라랑 힘겨루기 하고 있고 공부는 저리 가라다.....그래도 내가 낳은 고슴도치 새끼들!!!
조금은 바쁘게, 때로는 가슴졸이며, 때로는 안심하며, 어떤때는 행복을 만끽하며, 또 어떤때는 슬퍼하며 그러다보니 우리들도 여기까지 온것 같다. 열심히 사는 모습 정말 보기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