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연 : 好男 安소니퀸 (로버트 킨케이드 역)
-여우 주연 프란체스카 역은 올갱이농장 아가씨 강정미(實名임)
조 연 : 上記 떨거지 48명
각 본 : 南淳大
연 출 : 金思英
조연출 : 趙寅基
시 대 : 2004. 오월 어느 비 온 그 다음날
배 경 :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現 문경 생달리 안산다리 근처 황장산 올갱이 농장
스토리 : 下記 6번 이야기 參照
배 급 : TK PRODUCTION CO. LTD-경맥 프로덕션
예고편 : "등산 갔다가 잃어버릴뻔 했던 아우"
개봉박두
1. 강변역 테크노마트 옆 (6:10)
집결시간이 7시인데 오늘 아침 따라 집에서부터 시간 계산이 잘못 되었는지,
전철이 일요일 아침에는 더 신이나 빠른 속도로 다니는지는 몰라도 강변역에
내려 천천히 걸어 왔는데도 아직 6시 10분밖에 되질 않았다.
물론 경맥인들은 한 명도 없었고, 예약한 금성관광버스도 25분쯤 되어서야 온 뒤
기사에게 종이, 싸인펜을얻어 경맥산악회란 글씨를 커다랗게 적어 버스 앞창에다
붙이고 한참 있으려니 이영환 단장이 자기 키보다 더 큰 배낭을 짊어지고 오늘
따라 폭우에 대비한 완전군장으로 나타났다. 어찌 다닐려고 그러는지 그리고 빨리
서두르다보니 틀니도 빠뜨린 것을 반쯤 오다가 생각이 났다나. 아무튼 이단장의
오늘 하루 걱정이 더 앞서는 것 같다.
어저께 김사영회장과 통화를 하다보니 버스가 당초 두 대에서 한 대로 바뀐 것을
그제야 알고, 우리 50회 동기들은 밉다고 이 번 따라 10명 넘게 간다고 하는 것을
일일이 전화를 하여 바쁘지 않냐고, 내일 비가 많이 올 건데 감기 걸리면 안된다고
하여 6-7명 선으로 압축을 해놓았는 터라 비가 오기를 학수고대했는데 아침하늘의
표정은 색깔만 화난 無彩色이지 비와는 전연 거리가 먼 화사한 얼굴이었다.
김밥을 사서 지금 오고 있다는 김사영회장과의 통화에 "비가 내리지 않아 걱정이다"
"버스자리도 없는데 회원이 많이 참석하면 어떡허냐"고 세상에 이런 걱정해보기도
처음이라 마냥 어색하기만. 언제나 맏형 같은 신이범(42)선배님은 앞으로 기별 예선(?)
을 거쳐 참가하자고 짐짓 정색을 하며 꽤 중요한 사안처럼 긴급동의(?)를 하셨다.
우리 50회 신경철, 김종배 장도석 걔들은 새벽 2시까지 술마시고 왔다나 내가 보기
에도 行色들이 별로다.
오랜만에 보는 선후배님들이 많았다. 우중충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혼자
얼굴이 붉은 안호남(45)선배님의 모습을 몇 달만에 뵈니 넘 반가웠었고, 인천에서
미리 10분 늦겠다고 2주 전부터 사무국장에게 연락을 해준 김태기(38)선배님도 도착
하시어 어쨌든 44명은 버스로, 5명은 RV로 벌써부터 많은 사연을 싣고 7시 반쯤
버스는 오늘 산행 안내를 맡은 56회 팀 중 박종해군이 모는 선도차가 캄보이하며
차바퀴도 가볍게 聞慶 황장산으로 무거운 몸들을 싣고 출발했다.
조국장의 7월 응봉산 산행예고 끝에 늘 잔잔한 미소를 잃지 않고 자상한 홍주보(39)
선배님, 이름자에서 주 字를 뺀 '홍보' 담당으로부터 울진 원자력발전소에 관한 예정도
없던 브리핑도 들으며, 김밥 한줄씩 나눠 먹기도.
2. 산행 들머리, 생달리 안산다리 마을 (10:25)
도착한 일행은 10시 반쯤 황장산(1077.3m)을 오르기 시작했다
백두대간이 소백산 지나 저수지와 벌재를 지나며 큰산을 솟아놓고 깊은 계곡도
만들어 놓은 이 산, 동국여지승람, 대동지지에는 작성산(鵲城山, 까치성)으로 표기,
조선시대 재질이 우수한 소나무, 황장목이 유명하여 궁에서 用材로 쓰기 위해
강희경신(1680년)에 봉산에 시봉된(문경현지)이 산은 일제시대 때 바뀐 황장산
이라는 명칭을 원래의 작성산으로 바꿔 주지 못하고 아직도 사용하고 있으니
누구의 잘못인지.
이 산은 첨부터 넘 가파르다. 다들 일렬종대로 엄선된(?) 49명이 늘어서서 오르기
때문에 힘들다는 소리도 속으로만 맴돌고, 특히 40회보다 더 40회 같은 우리 50회
이진권동기는 힘든 내색을 않으려고 애 쓰며 올라가는 게 옆에서 보기가 안타까웠다.
35분 정도 오르니 작은차갓재 헬기장이 나타났고 20분 정도 가니 양쪽으로 시원스런
풍광이 펼쳐지는 능선이 나타났다. 56회 후배님들이 물청소(?)는 잘했는데 빗자루질은
게으르게 하는둥 마는둥 쓸지 않은 솔잎이 발 밑으로 푹신하게 소리 없이 밟히고
어제 내린 비에 살폿이 젖은 산등성이가 마치 포근한 아내의 등 같기만 하다.
칼 바위 암벽을 밀고 당기고 하며 겨우 통과하니 작은차갓재(816m)에 다다랐다.
이재봉(51)군은 모시고 온 영부인 때문에 중간중간에서 헤매고 있고, 나는 선두로
가다가 나중에 후미에서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발걸음을 겨우 떼며 올라오시는
곽윤근(38)선배님을 보았다. 후배들을 보살피며 몰고 오는지 후배들이 모시고
오는지는 몰라도 오늘따라 힘들어 보이시는 것 같다. 그래도 언제 들어도 구수한
'파고다공원 아우성 이야기"는 숨이 가빠도 계속 이어진다.
갑자기 비뇨기과 의사인 내친구 얘기가 생각난다. "하루는 병원에 1938년생인 할배가
와서 양기를 좀 내려달라"고 하더라나, 원참 의사생활 28년 만에 양기를 북돋워달라는
사람은 봤어도 처음이라 얘길 들어본즉 "윗쪽 입으로 올라온 양기를 밑으로 내려달라"
고 하더라나... 좋은 소나무가 많다는 여기 황장산, 우리 경맥 선후배들의 정(情)도
예제서 피어오르는 솔향기처럼 더없이 풋풋하게 느껴지기만 한다.
3. 황장산 마루 꼭대기(12;40)
이제는 황장산 정상이다. 주위는 숲에 가려져 있어서 조망은 별로다.
정상에는 황장산의 높이와 이 산이 조선조 숙종때 시봉된 연대가 기록되어 있다.
궁에서 어떤 산을 시봉한다는 것은 궁궐 건축에 쓸 그곳의 나무들을 아무나 벌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것을 뜻함인데.
늦게 도착하니 벌써 각 기수별로 혹은 가까운 면면끼리 점심식사가 시작되었다.
50회 우리 동기들도 한복판에 음식들을 펼쳐 놓고. 두릅을 삶아 온 나는 그만
초고추장을 갖고 오지 않아, 두릅나물 그릇을 들고 고추장을 얻어서 돌아오니
두릅은 딱 세개만 남아, 아쉽다며 왜 통째로 들고 갔냐고 동기들이 투덜대기도 하고.
단체 사진을 찍고, 그것도 정상에 숨을 헐떡이며 가까스로 겨우 올라온 아저씨
에게 셧터를 눌러 달라고 했으니. 오늘 촬영감독 박정대(44)선배님께서 욕이나
얻어 드시질 않아 만분 다행이기도 했다.
4. 하산(13:30)
하산 길은 가파르고 비가 온 뒤라 미끄러운 급경사 숲길이었다. 한 두 번씩 넘어
지지 않는 사람들이 드물었다. 앞에 가던 김사영 회장은 공중잡이로 완전히 한
바퀴를 구르고(그래도 회장님이라 멀쩡했음), 가다보니 56회 후배님들 박종해, 이병훈,
최종원 그리고 김도선(53) 류시량(53), 정재흥(59)군들과 일행이 되어, 이번 산행 안내
준비로 인한 많은 노고에 위로차 재미있는 이야기나 들려주자며 시작된 나의 "영감,
할머니 이야기"에 가뜩이나 미끄러운 하산길을 정신없이 웃느라고 넘어져서 어느덧
황장산은 스키장으로 변해버렸다.
다들 걸음을 멈추고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기도. 언제나 '후배들을 위한 울타리'를
제국처럼 지키고 계시는 안명근(42) 선배님, 발을 담그고 있는 눈빛이 오늘따라 사못
온후해 보이신다. 그 위쪽으로 정무수 회장님은 물 속에 엉거주춤 서서 은밀한
거시기(?)를 깨끗이 씻고 계신다. 후문에 그 장면을 목격했다는 다른 후배들의 증언
또한 여러 갈래, 조영욱(59)군은 두근 정도라나 이영환(49)선배는 두근 반이라나(?)
신영목(46)선배는 느닷없이 미터법으로 1kg정도라나. 확실치 않은 소문만 무성하고.
아무튼 형이하학이 아니라 허리하학에 일로매진 건강하시길 이 후배는 기원하면서
아래로 아래로 뛰면서 넘어지면서 생달 2리 한백양조장까지 허겁지겁 내려 왔다.
안산다리마을 가까이 오니 더덕밭이 나타났다. 정무수 회장님은 더덕을 캐신다고
소매를 걷어부치고 땅을 파고 계신다. 주인 없는 山에서라면 몰라도 남의 더덕밭
에서 더덕을 캐시는 것이 어째 스토리가 이상하다. 민노당 노회찬 버전처럼 '길에서
지갑을 주웠으면 경찰서에 갖고 가야' 되는 건데, 남순대 버전인가 '남의 인삼밭에서
인삼을 캐면서 심봤다' 하는 것과 같아 보인다고. 그래도 후배들보다 더 건강하게
움직이시는 것이 후배들 가슴 밑바닥 기쁜 정으로 솟아오르며. 내 밭, 남의 밭(?)
가릴 것 없이 헤집고 쑤시며 열심히 돌아 다니시는 것이 참 보기가 좋다.
5. 새재산성식당(17:30)
깔끔하고도 시원한 올갱이국을 막걸리와 한 그릇씩들 비우고, 이번 산행 안내를
맡은 56회 후배들에게도 많은 박수를 보낸 뒤, 그집을 나오다 보니, 안호남선배의
넓은 가슴에 그 집 젊은 아가씨가 다정스레 안겨 나란히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영상감독(?) 이병환(49)선배의 헨드폰에 그 장면을 담고 난 뒤, 떠나는
버스를 끝까지 쳐다보면서 현관문을 떠나지 않는 그 여인은 하염없이 安선배님
과의 이별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었다.
6. 메디슨카운티의 다리(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現 문경 생달리의 안산다리
여윈 여울로 누워있는 뉘 마음 속인가, 뽀얗게 먼지가 일어나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위에서 사진작가인 로버트 킨케이드(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女人, 운명의 女人인 農場 주인, 프란체스카(메릴 스트립)와의 4일 간의 사랑을 뒤로
하고 떠나는 슬픈 이별의 씬처럼 중년의 호남(好男)형인 安소니퀸(?)과 올갱이 농장
아가씨(강정미씨라고 追後 確認, 세재산성 主人은 강석인씨)와의 이별은 '실패로 끝난
중년의 사랑' 한 두번씩은 경험했던 버스 속 이웃마을 선후배 중년 아저씨들 모두다
자기 일처럼 너무나 가슴 아파 했습니다.
"내려가서 데려오라고…, 그리고 중년의 사랑 성공하여 부디 잘 살라고…"
만나 잠시 눈빛만 건네다 홀연 뒤돌아서던 날, 추억도 이쯤에서는 눈물이 핑 돕니다.
어느새 산모롱이를 돌며 다같이 눈물 흘립니다.
가슴 속 '프-란-체-스-카'로 시작되는 '환상의 메탈의 곡'을 들으며 시름에 잠겨
無言의 눈물을 흘리는 安소니퀸(?)을 보다 못해 나는 핸드폰으로 그 女人과 연결을
하여 전화를 바꾸어 드렸습니다. 그리고 둘이는 한동안 깊은 얘기를 나누었나 봅니다.
고독과 외로움을 이기며 언젠가는 단 한번이라도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고
살아 가셔야 합니다 두 분은.
아직도 그날 그 이별의 장면을 목격했던 많은 사람들의 귀에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現 문경 생달리의 안산다리) 위에서의 '환상적 메탈의 애절한 곡'이 여직껏 하염없이
울려퍼지고 있는 듯 하답니다.
경맥인들이여!
늦었더래도 그대들 가슴에 이쁜 사랑 하나씩쯤은 품고 살아 가야 합니다.
7. 대우자동차 충주사무소 근처에서
문경을 빠져나오면서 조인기 국장이 술을 산다고 버스에서 내린 사이, 몇몇은 내려서
담배를 피우기도 혹은 승합차 앞 길가에서 소변을 보기도. 나는 차마 그러지를 못하고
조금 내려와 대우사무소 앞을 서성이다 보니 정삼봉(53)군이 사무실 안의 화장실에서
나오며 들어가라고 하여 소변을 보고 나온 잠깐 사이 세상에 버스와 승합차는 온데
간데도 자취도 없었다. '황장산'이 '황당산'으로 바뀌는가 싶더니 머리 속이 텅 비는 것
같았다.
김사영회장과의 통화로 버스 위치는 파악되었으나. 주유소를 한참 지나 네거리 신호
등을 무단으로 횡단하고도 한참을 뛰어가다 걸어가니 무정하고 야속한 경맥아저씨
들이 탄 버스가 보였다. 누가 나를 두고 가자고 했냐며 따져들어도 다들 안그랬다고
막무가내 우긴다.
아무튼 "50회 밑으로 강변역에 도착하면 집합시킬까요"라고 묻는 53회 후배님들이
나보다 더 신이나서 난리다. 저는 이번에 참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여러분!,
'평소에 선배님과 후배들에게 잘 해야 되겠다고…(?)' 다른 경맥인들도 나의 경우를
교훈 삼아 선후배님들에게 평소에 잘 하고 술 잘 사고 할 것을 모두 뉘우칩시다.
버스 안 뒤쪽에서는 주점(酒店)이 생기고 영업사원 56회 최종원, 박종해군은 술
팔러(?) 앞 뒤를 휘젓고 다니고 주점 안에는 벌써 손님들이-안호남, 이영환, 남순대
김도선(53,) 최종석(53,) 조영욱, 정재흥(59), 권영기(60), 윤희영(62)-가득하다.
뒤따라 온 손님들은-곽윤근, 정무수, 안명근, 박정대 등- 연세가 좀 지긋하시다.
8. 강변역 앞(21:05)
탈도 많고 일도 많았던 하루의 산행도 끝나고 모두들 아쉬워하며 해산했다.
53회 후배들이 50회 밑으로 호프집에서 정말로 집합시켜 놓았다(?). 또 웃고
떠들다가…, 나중에 술값은 당연히 최고참인 내 차지(?)가 되고. 그리고 노래방까지.
같은 건물 복도에서 신이범선배님과 오늘 참석을 못한 이용수(39)선배님을
만났다. 이선배님은 오늘 버스 한 대 정원이 넘을까봐 일부러 참석을 하지
못했다고 하셨다. 버스 한 대로 인한 동족분산의 비극이었다. 12시가 넘어 술 취한
패잔병들을 전부 귀가 조치 시켰다. 하늘 여기저기 별들이 보인다. 별은 하늘의
눈안에 깃들여 있는 졸음인지,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는 내 눈도 그 별들과 함께
자꾸자꾸 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