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로 낙관을 새겼습니다.
몇 년을 주기로 새로운 낙관을 새깁니다.
대학 때 처음 화방에서 2000원을 주고 옥돌을 사서 내 낙관을 새겼습니다.
문구용 칼로 서툴게 새기다보니 낙관도 서툴게 새겨졌습니다.
"아직 내 그림이 미흡하니 서툰 낙관이 오히려 내 그림에 어울려"
하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던 기억이 납니다.
벌써 30년도 더 된 일입니다!
꾸준히 그림을 그리다보니 조금씩 내 그림 솜씨가 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맞춰서 새 낙관을 새겨서 찍었습니다.
예전에 수묵풍경화를 그릴 때는 한자로 된 낙관을 찍었습니다.
다들 한자로 새겨서 찍는걸 보고 그냥 당연히 그런가보다 하고 나도 한자로 찍었던것같습니다.
한자 서체로 찍으니 읽기가 어려워서 채색화를 주로 그리면서부터는 한글로 낙관을 만들었습니다.
전시회장에서 다른 작가들의 그림을 볼 때 낙관도 눈여겨봅니다.
서툴게 찍힌 낙관을 보면 작가가 새겼구나!
마치 서예의 글씨를 쓰듯 힘이 느껴지는 낙관을 보면 한참을 들여다보곤 했었습니다.
작가들의 그림을 보니 언젠가부터 음각 양각을 혼합한 낙관이 보이기시작했습니다.
나도 따라 음양각으로 낙관을 새겼습니다.
여전히 전각 솜씨는 서툽니다.
나중에 내가 그림을 아주 잘 그리게되면 전각 전문가에게 내 낙관을 맡겨서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마 그럴일은 없을것같습니다.
앞으로도 내 그림엔 내가 서툴게 새긴 전각이 잘 어울릴것같습니다.
낙관을 새길 때 오른쪽에 내 성을 새기고 왼쪽에 이름을 음양각으로 새겼었습니다.
올 해 가까운 지인의 그림을 보니 왼쪽에 성이 있고 오른쪽에 이름이 있는데 무척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내 낙관도 오른쪽에 성을 음각으로 새기고 왼쪽에 이름 두 글자를 양각으로 새겼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맘에 들지는 않습니다.
이젠 노안에 손도 정밀하지 못해 생각만큼 잘 새겨지지 않네요!
그래도 올해부터는 그림을 더 열심히 그릴려고 합니다.
예전에 새겼던 낙관들도 다시 꺼내어 조금씩 수정했습니다.
낙관이 조금 업그레이드 되었으니 이제 나도 낙관에 맞게 더 향상된 그림을 그릴것입니다.
오늘 새 낙관을 새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