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북해도의 다이세츠산(大雪山·2,290m)은 1934년 12월4일 국립공원으로 지정 되었다. 광대한 원시 산악환경의 보존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이곳은 일본에서 제일 면적이 넓은 국립공원이다. 또한 북해도의 지붕이라고도 불린다. 아이누 사람들은 이시카리가와 원류 지역에 있는 이 산들을 누다쿠카우슈페(개울의 구부러진 곳에 우뚝 솟아 있는 산), 혹은 카무이민타라(신들이 노는 정원)이라며 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이곳의 삼림 분포는 저표고지에서 고표고지대에 걸쳐 하부광역수림대→침엽수림대→자작나무→눈잣나무로 이동한다. 고산식물은 일반적으로 삼림한계를 넘은 눈잣나무대에 생육하는 식물을 가리킨다. 하지만 북해도 북쪽이나 동쪽의 해안선 가까운 지역의 고층습원에 분포하는 종류도 포함되고 있다. 다이세츠산의 광활한 고산대는 약 250종류 이상의 고산식물이 관찰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환경 속에 불곰, 북해도 여우, 너구리, 족제비, 사슴, 다람쥐 등 많은 동물들도 서식하고 있다.
-
- ▲ 하늘에서 본 다이세츠산(大雪山·2,290m) 전경.<사진=시미즈다케오 제공>
-
다이세츠산은 한 산의 고유명칭이 아니라 국립공원 지역 속에 있는 산들의 총칭이다. 아오모리의 핫코다산과 북알프스의 다테야마처럼 특정 봉우리의 이름이 아닌 것이다. 다이세츠산은 크게 기타다이세츠(北大雪), 오모테다이세츠(表大雪), 히가시다이세츠(東大雪), 도까치연봉(十勝連峰)네 구역으로 나뉘며, 아사히다케(旭岳)라는 총칭으로 불린다. 아사히다케는 오모테다이세츠 구역에 위치한다. 또한 다이세츠산에서 가장 등산객이 많은 구로다케(黑岳)까지 다이세츠 긴자라 불리는 코스의 종점이기도 하다. 북해도의 지붕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다이세츠는 아사히카와를 그 정점으로 한다.
-
- ▲ 정상에서 내려다 본 스가다미 다이라.
-
기상조건은 3,000m급 산에 버금갈 정도로 험악하다. 때문에 삼림한계가 1,500m 전후로 낮고, 산 위쪽으로는 고산대가 넓게 퍼져 있다. 이 국립공원은 봄은 늦고 가을이 빠르다. 7월 상순은 아직 잔설이 많고, 8월 하순에는 능선이 재빨리 가을의 기운을 띈다. 산행은 6월 하순에서 10월 초순까지로 짧은 기간 동안 가능하다. 나머지 8개월은 눈으로 폐쇄되어 그야말로 ‘신들의 산’이 된다. 한여름에도 만년설이 남아 있고, 밤에는 거의 영하까지 기온이 내려가기 때문에 산행을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와 장비가 필요하다. 북해도의 단풍는 8월 중순부터 시작해 9월 상순에 걸쳐 산 정상부터 서서히 시작된다.
독특한 고산 정취 만끽할 수 있어
다이세츠산 트레킹의 가장 대표적인 코스는 로프웨이~스가다미역(姿見 )~아사히다케 이와무로(旭岳石室)~긴코이와(金庫岩)~정상~마미야다케(間宮岳)~나카다케(中岳)~구로다케 이와무로( 岳石室)~구로다케( 岳)~나나고메 리프트(七合目リフト)~로프웨이~소운쿄(層雲 )까지로 총 11.5km에 약 7시간이 소요된다. 도중에는 물을 보충 할 곳은 산행 마지막 지점인 구로다케 전에 있는 구로다케 이와무로 피난소밖에 없으니 출발 전에 1리터 이상 지참하고 가는 것이 좋다.
-
- ▲ 관광객들을 실어나르고 있는 구로다케의 리프트.
-
아사히다케 로프웨이는 2000년 7월에 만들어졌고, 스가다미(姿見)까지 10분 정도로 1,600m까지 이동한다. 로프웨이로 이동하면서 창밖으로 보는 경치가 최고로 정면에는 최고봉인 아사히다케가 보이고, 오른쪽에는 도카치 연봉(2,077m)과 후라노다케가 보인다. 그리고 왼쪽으로는 안타로마다케(2,194m) 능선이 펼쳐진다. 눈 아래로는 삼림한계선이 되는 지점이 보인다.
-
- ▲ 구로다케 하산길에서 본 구름의 모습. 안개가 자주 끼는 지역이다.
-
등산로는 산록역 옆에서 시작한다. 이곳은 한여름이라 해도 가스가 차기 쉬워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출발시점을 잘 선택해야 한다. 스가다미역을 나오면 주변을 산책하는 코스가 몇 가지 있지만, 정상으로 향하는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스가다미노이케(姿見池)쪽으로 30분 정도 1.6km 진행한다. 이 주변 일대를 아사히다이라(旭平)라고 말한다. 길이 평탄하고 잘 정비되어 있어 고산식물 군락을 즐기면서 가도 안전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스가다미노이케는 유황가스가 분출되는 아사히다케의 모습을 볼 수 있고, 기념촬영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일반 관광객은 거의 여기까지만 와서 산책하고 로프웨이를 타고 다시 하산한다.
-
- ▲ 야생화와 설원이 어우러진 구로다케 가는 산길.
-
정상 방면은 조난 방지를 위해서 종이 설치되어 있는 조금 높은 언덕으로 향한다. 이곳의 남측에 아사히다케 이와무로가 있다. 등산로는 화산자락과 화산재가 많아 일보 전진에 이보 후퇴하는 듯한 코스가 연속되고, 급격한 언덕이 여러 곳 나온다. 정상에 올라감에 따라 고산식물의 모습도 없어지고 유황 냄새가 자욱하고 가스가 분출된다. 고도를 높일수록 연봉의 아름다운 전망이 계속된다. 금고암(金庫岩) 사각의 거대한 바위를 지나 10분 정도 올라가면 스가다미역을 출발하여 2시간50여 분만에 정상에 도달한다.
-
유독가스 분출하는 분화구 접근 말아야
정상에 서면 오모테 다이세츠산 전역을 볼 수 있다. 출발지점인 스가다미역 주변의 연못과 유황가스의 모습이 아주 작게 보여 거리와 표고차(1,070m)를 느끼게 한다. 악천후시 산정 주변은 굉장한 강풍이 통과하는 길이기도 하다. 금고암 가까운 곳에 니세금고라고 불리는 바위가 있다. 안개가 있을 때에는 길이 아주 험하기 때문에 하산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
-
- ▲ 다이세츠산의 봉우리를 오르고 있는 등산객들.
-
정상에서 구로다케 방면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경사면은 화산모래로 되어 있으며, 눈이 녹아 등산로가 질퍽해 미끄럽다. 스틱을 사용하며 주의하며 내려가는 것이 좋다. 15분여를 내려가면 넓은 면적의 눈밭이 나타나는데 등산로를 조금 이탈하여 설원을 걸어 보며 지친 몸을 풀어준다. 캠프장에서 눈 녹은 물을 볼 수 있는데, 그냥 마시기에는 좋지 않으므로 끓여 마실 것을 권장한다.
-
- ▲ 스가다미 연못에서 포즈를 취한 필자.
-
다시 마미야다케(間宮岳·2,185m)로 30분 정도 가면 정상에서 저 멀리 구로다케까지 여의도 면적 크기의 거대한 분화구가 보이는데 실로 장관이다. 좌측으로는 혹쿠신다케(北鎭岳·2,244m)가 보이며, 오른쪽으로는 호카이다케(北海岳·2,149m)가 진을 치고 있다. 분지 형태의 분화구 안에는 유독가스가 분출되므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유화수소를 분출하는 유기공이나 온천이 있고, 특히 바람이 없는 날은 위험해서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 화구 주위는 목표가 될 만한 것이 없어 날씨가 나쁠 때에는 길을 잃어 조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옛날에는 불곰이나 여우가 쓰러져 있었다고 할 정도니 절대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
- ▲ 능선길에서 본 오하치 다이라.
-
마미야다케에서 나카다케(中岳·2,113m)를 지나면 종주 코스의 거의 절반쯤에 닿은 것이다. 앞으로는 거의 내리막 산행길이 이어진다. 호쿠신다케 분기점에서 시간이 남거나 힘이 있는 사람은 호쿠신다케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을 듯싶다. 왕복 30분 정도면 가능하고, 정상에 올라가면 아시히다케 정상에서 볼 수 없었던 아사히카와시와 대평원을 바라볼 수 있다.
-
- ▲ 다이세츠산의 주봉인 아사히다케 정상.
-
분기점을 지나 20분간은 산행 코스 중 가장 위험한 곳 가운데 하나다. 코스가 북사면에 위치해 있어 한 여름이라도 잔설이 남아 있고 심한 비탈길이라 미끄러움에 극히 주의를 요한다. 아이젠을 지참했다면 반드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없을 경우 스틱을 이용하여 천천히 내려가야 한다. 이 부분만 지나면 평지로 작은 소나무 지대와 작은 야생화 군락이 구로다케 이와무로까지 이어진다. 분지 형태의 분화구에 만들어진 계곡의 규모는 마치 미국의 그랜드 캐년과 같이 매우 깊고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어 실로 웅대하다.
-
- ▲ 우라아사히 주변의 설원을 걷고 있는 사람들.
-
구로다케 이와무로(피난소)에서는 눈을 퍼다가 커다란 통 안에 넣고 음료수나 맥주를 팔고 있었다. 자연냉장고 역할을 하는 것이 재미있다. 이곳은 6월 하순에서 9월 하순까지 관리인이 항상 상주하고 있지만 식사는 할 수 없다. 잠을 잘 경우 침낭을 가져와야 사용할 수 있고 물과 화장실이 있으며 야영장 시설도 갖추고 있다.
이 피난소를 지나 구로다케 정상까지는 20분이면 올라간다. 지금까지의 화산모래 길과는 달리 너덜과 돌계단으로 이루어진 난코스로 더욱 피곤함을 느끼게 한다. 구로다케(1,984m) 정상에 오르면 전방으로 녹색의 산들이 겹겹이 이루어진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발 아래로 펼쳐진 소운쿄 계곡의 아름다움에 한결같이 환호성을 지른다. 정상에서 나나고메(七合目) 리프트까지 50분 정도 소요된다. 하산길에는 무성한 야생화와 소운쿄의 풍경을 볼 수 있어 지겹지 않다.
-
나나고메 리프트는 스키장에서 사용하는 2인용 리프트와 같다. 1970년에 완성된 리프트는 나나고메에서 로프웨이까지 14분 동안 내려가서 로프웨이로 갈아탄다. 나나고메 주변에는 거대한 전나무와 자작나무 등이 무성하여 원시림 그 자체를 즐기기 좋은 장소다. 날씨가 나빠 리프트 운행이 불가능할 경우는 리프트 옆으로 난 등산길을 이용 하여 소운쿄까지 1시간50여분에 걸쳐 숲길로 하산해야 한다.
-
리프트가 끝나는 지점에서 5분 정도 고고메(五合目)로 이동하여 다시 1967년에 만든 로프웨이로 갈아탄다. 7분 정도면 소운쿄에 다다르는데, 로프웨이에서는 눈 아래로 온천가와 국도를 따라 흐르는 이시카리계곡의 급류를 볼 수 있으며, 계곡 위로는 웅대한 초요잔(朝陽山·1,369m)이 우뚝 솟아 있다. 온천가에서 로프웨이를 내리는 데 시간이 있다면 소운쿄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은하폭포와 유성폭포를 구경하면서 산행의 피로함을 씻어주도록 한다.
산행 길잡이
-
- ▲ 짙은 녹음이 드리운 한여름의 다이세츠산. <사진=시미즈다케오 제공>
-
산정보 히가시가와초 사무소(東川町役場·0166-82-2111)
숙박 아사히카와온천(0166-82-3761), 아사히카와 이와무로(0166-46-5922), 구로다케 이와무로(01658-2-1211), 소운쿄온천(01658-2-1211)
교통 아사히카와 전기궤도버스(0166-23-3355), 도코 하이야(0166-82-2530·아사히카와→아사히다케온천 1시간, 11,500엔), 아사히다케 로프웨이(0166-68-9111), 소운쿄 관광하아야(01658-2-1181), 구로다케 로프웨이 & 리프트(01658-52-3031)
※주변 관광지
아사히야마 동물원 연중 한난(寒暖)의 차가 60℃가 넘는 아사히가와에는 일본 최북단에 위치해 있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있다. 지금은 관광지로서 전국 1위가 되었다. 인기의 비결은 북해도 아사히키와의 혹독한 기후 속에서도 동물 본래의 생생한 생활을 보여주는 행동 전시가 으뜸이다. 입장료 어른(고교생) 800엔. 중학생 이하 무료. 전화 0166-36-1104. 개관 09:30~17:15.
후라노 분지 지형이기 때문에 전형적인 대륙성기후가 나타난다. 일교차, 연교차가 크고 여름철에 집중호우가 내리는 편이다. 6월에서 9월까지 라벤더, 금잔화, 튤립 등의 색색가지 꽃이 피는 농장이 몰려 있다.
하고로모노(羽衣の)다키 텐닌쿄온천에서 600m 정도 안쪽으로 가면 텐닌쿄 제일로 볼 만한 하고로모 폭포가 나타난다. ‘일본 폭포 100선’에 들어가는 것으로 270m 높이를 7단으로 떨어진다. 선녀가 옷을 펼치면서 춤을 추듯이 흘러내린다고 표현한다. 폭포 안쪽으로 또다시 폭 60m, 높이 20m의 폭포가 있어 계곡의 물소리가 울린다.
아사히다케온천 다이세츠산의 주봉 아사히다케 로프웨이역 주변의 온천. 여름에는 고산식물 관광과 하이킹, 가을은 단풍, 11월부터 5월까지는 스키 시즌으로 항상 이용객들로 붐빈다.
소운쿄온천 이시카리강이 만들어낸 예술작품 같은 오바코, 고바코나 은하, 유성 등 폭포로 유명한 명승지 소운쿄에 솟아오르는 온천. 다이세츠산의 구로다케 기슭에 있어 홋카이도의 지붕으로 불리는 이곳 관광과 등산의 거점이다.
※등산시 필요한 지형에 관한 용어
右岸, 左岸(우안, 좌안) 계곡이나 습지에 있어서 상류에서 하류를 보았을 때 오른쪽 물가를 우안, 왼쪽 물가를 좌안으로 부름.
尾根(오네) 계곡과 계곡 사이에 산지 돌기부의 연속(능선).
ガレ場(가레바) 습지나 산록이 붕괴되어 돌덩이들이 산재해 있는 곳.
コル(콜) 산릉상의 오목하게 들어간 곳. 안부.
雪溪(설계) 계곡이나 습지에 쌓여 있는 눈으로 여름이 되어도 녹지 않고 남아 있는 것.
水場(미즈바) 물을 보충할 수 있는 곳이지만 갈수기에는 말라 버렸을 수도 있다.
リッジ(릿지) 가늘게 되어 있는 산의 등(뒤) 또는 산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