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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lpine Club ALPINA 원문보기 글쓴이: 10지마!(윤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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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어느길을 가야겠다고 정하지 않고 대슬랩 밑에까지는 그냥 갔다.
다행이 아직까진 어느길이고 사람이 많지를 않아 선택의 폭을 넓게 가질수 있었다.
그동안 많은 길을 갔어도 제대로 된 길을 간적이 별로 없어 성식이나 정상이가 가고싶어하는 곳을 정하라 하니
크로니를 가자고 한다. 전혀 정보도 모르는 가운데 정상이가 안다고 하여 일단은 붙었다.
두피치를 끝내고부터 길이 헷갈리기 시작이다. 볼트 따라 갈려니 아닌거 같고 정상이도 헷갈려 하고,
일단은 주변의 등반객들의 도움을 받으며 4피치까지는 왔다. 2피치 끝내고 성식이에게 선등을 넘겨 줄까 하는
마음이 진하게 밀려왔는데,올 첫 인수 등반인데 끝까지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계속 톱으로 오름짓을 하기로 한다.
얼마안가 무진장 후회를 했지만...ㅋ
5피치 펜듀럼 구간을, 솔로 등반하시는 분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잘 끝내고 6피치 등반.
등반라인도 잘모르는 상태에서 뒤에서 여정길 오르시는 분(아산이 고향인 동갑내기로 사진의 오른쪽)의 코치로 크랙길을
오르는데 난이도가 10.c나d는 되는것 같다.
출발하고나서 부터 후회가 막급했다. 어휴! 성식이한테 아까 선등 내줄껄... 괜한 욕심이 화를 자초했구나 하고.
크랙이 얕고 벙어리라 힘을 쓰기에는 어렵고,바란스를 유지하며 그나마 발재밍이 확실해야 하는데
어째서 발에 밀려오는 고통이 너무 참기 힘들다. 나이가 먹어감에 비례하여 통증의 인내심은 줄어드나?
그동안 크랙에서의 손,주먹,손가락,발등의 재밍에서 밀려오는 고통은 안떨어지려는 공포심으로 참을수 있었는데,
오늘은 차라리 떨어지고 싶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체력만 저질이 아니라,참을성도 저질로 추락했나보다.
뒤에서 놈들이 잔소리 하는거 듣기 싫기도 하고 어째 불안도 하여 캠을 설치를 하니 재밍할 공간이 사라졌다.이런 헐.
잠시 캠을 붙잡고 이리저리 살펴봐도 내 키로는 다음 홀드가 멀다. 부러운 맘으로 성식이를 쳐다본다.저놈 키만 했어도...
어떻게 불안하게 바란스를 잡으며 구간을 헤쳐가는데 사진의 6피치 쌍볼트전 밴드 바로밑의 크럭스 구간이다.
오른발끝의 밀림의 공포에 오른손이 왼쪽 11시방향의 손가락 마디하나 걸친 상태에서 다음 홀드가 머리위로 1시 방향이다.
더군다나 방향성도 왼쪽, 수직에 2~3센티 모자란다. 지금도 몸은 돌려고 하는데 그 홀드를 잡으려고 손을 사~알~살 밀어
올려보지만 역시나 안닿는다. 거기에 자꾸만 몸은 돌려고 하고....여기서 떨어지기는 싫은데...
몸을 살짝 튀기면서 왼손으로 홀드를 잡는 동시에 오른손은 놓으며 바란스으로 잡는다. 오른손을 안놓거나 늦게 놓으면
몸이 돌면서 떨어지는데 다행이 잘헤쳐나왔다.
간신히 쌍볼트에 확보하고 세컨 성식에게 다음 사람을 위해 슬링까지 걸어놓게 했다.
그런데 성식이하고 정상이는 나보다 훨씬 쉽게 올라온다. 어라! 이자식들봐라.
선등자이자 형이고 선배에 대한 예의가 영~ 빵점이다. 힘든 시늉이라도 내야되는데...ㅎㅎ
크럭스를 끝내니 다음 7,8,9피치는 올랐던 구간이다. 여정길로 시작해서 한번. 동양길로 해서 한번 ㅋㅋㅋ
매번 짬뽕으로만 다니니 어느길이 어느길인지 헸갈릴 수밖에...
오늘은 제대로 크로니 길로만 가보자.
2시반쯤에 정상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을 먹고 하강.
o2앞에서 은영이와 신희랑 만나 좀 이른 저녁을 먹고 er교육장까지 바래다 주고 집에오니 9시가 되어간다.
오자마자 개념도를 찾아봤다. 허걱 10a라니... 설마 샌드백? 11a까지도 생각했는데...
다시 등반을 되짚어보고 차분히 생각을 해본다.
그래 내체력과 인내심이 저질이라 그렇지 객관적으로 생각하니 10a나 10b정도가 맞는거 같다.
이참에 반성 많이 하게되는구나. 이제부터 기초체력 훈련이다. 아자아자!!
첫댓글 아 나도 크로니길 가고싶당
저길은 발을 무지하게 잘써야 겠는데요? 잡을 데가 없어보여! 살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