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물의 명칭이 갖는 어감은 그 사물의 대외적인 의식에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명칭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간호원을 간호사로 청소부를 환경미화원으로 구두닦이를 구두 미화원, 보험 아줌마를 생활 설계사로 바꾸어 부르고 있다. 이런 직업 명칭 외에도 고아원이 보육원이 되고 수용시설이 생활시설이 되는 등 시설 명칭을 개칭하기도 한다. 그리고 계층을 뜻하는 용어도 그 시대의 의식에 맞춰 새로운 이름을 갖게된다. 최근 노인이 어르신이 된 것이 그 좋은 예이다.
이렇듯 사람에 대한 명칭은 그의 행동과 사고에 관한 판단에 기초를 두고 있다. 다시 말해서 사회는 그 이질성을 정의하고 그에 해당하는 명칭을 부여한다.
그런데 명칭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고 멸시나 조롱의 의미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명칭은 사회학적으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모든 명칭이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장애인을 부르는 용어는 그것이 일반 국민 의식을 대변하기 때문에 용어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용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요즘은 공식적으로 장애인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 용어 역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100% 긍정적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했기에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장애인이라고 칭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공식용어가 장애인이 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는 것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의 역사는 다수의 보편성을 기준으로 한다. 그래서 소수의 특별성을 집단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외견상 뚜렷하게 나타나는 기능적 결함을 사람들은 병신으로 낙인 찍어놓고 차별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불구자라는 용어로 바꾸어 시혜를 베풀어야 하는 대상으로서 무능을 기정 사실화 했다.
세월이 흘러 1981년 UN에서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하자 일본 자료를 번역하면서 장애자라는 새로운 명칭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 당시는 심신장애자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했지만 심신이 의미하는 것이 몸과 마음의 장애를 함께 표현하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심신을 빼고 장애자로 표기했다.
하지만 장애자라고 부르던 시절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동정적이었기 때문에 놈자 대신 사람 인자를 붙인 장애인으로 바꾸자는 논의가 있었고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면서 1989년부터 장애인이란 용어가 공식화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그 용어에 이토록 목숨을 거는 것일까.
그것은 용어 자체 때문이 아니라, 인지적 측면에서의 고정 관념과 감정적 측면에서의 편견, 그리고 행동적 측면에서의 차별에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이다.
일단 장애인에 속하게 되면 사람들은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고정 관념을 갖는다. 그리고 장애인은 도와주어야 하는 존재라는 동정적인 편견으로 바라본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에서, 취업에서, 결혼에서 그리고 모든 사회 활동에서 차별을 받게된다.
그래서 장애 관련 용어는 어감상의 불쾌감 때문에 잘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인권과 생존권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무심히 사용한 용어가 무서운 족쇄가 되지 않도록 장애 관련 용어를 사용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Ⅱ. 장애 관련 용어의 종류와 변천
1. 시각장애인
시각에 장애가 있어서 앞을 볼 수 없는 사람을 가르키는 용어는 참으로 다양하다. 그런만큼 용어 사용에 어려움이 많다. 다행이 시각장애 관련 용어에 대한 자료가 풍부해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다.
1) 맹인
가장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용어이다.
맹인이란 용어가 처음으로 역사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삼국시대이다. 이 맹인은 직업에 따라 여러가지로 부르게 되었다. 맹인이 박수무당이면 맹석이라고 했고 승려이면 맹승, 점복을 하면 맹복이라고 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관직을 갖고 있는 맹인들이 많았는데. 그런 경우는 명관이라고 했다.
2) 소경
소경은 고려 종사품 벼슬이다. 소경 벼슬을 받은 맹인을 소경님이라고 부르다가 나중에 존칭이 빠지고 소경이 시각장애인을 뜻하게 된 것으로 본다.
3) 봉사
봉사는 조선시대 종팔품 관직 이름이다.
봉사라는 명칭은 조선시대 관상감의 음양과에 속하여 음양, 길흉, 점복의 명과학을 담당하는 맹인으로 이러한 맹인들을 봉사님이라고 부르던 것이 맹인의 일반적 명칭으로 변화된 것이다.
봉사가 맹인의 일반적인 호칭이 된 이후 효녀 심청과 심봉사의 이야기를 통하여 봉사란 명칭이 널리 보급되었고 그로 인하여 봉사란 단어가 저속한 명칭으로 바뀌게 되었다.
4) 장님
조선 중기 이후 맹인들은 맹청을 설립하고 단체활동을 했다. 이 맹청에서 맹인들 사이에 여러가지 명칭이 사용되었다.
그 중 형으로 보기에는 연령이 높고 아저씨로 보기에는 연령이 낮은 손위 맹인을 긴 장(長) 에 높임말인 님을 써서 장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러니까 장님은 맹청 대에서 존칭으로 사용되었던 것인데, 무당의 장님 타령등으로 인해 경멸하는 호칭으로 전칭되었다.
장님 타령은 무당들이 맹인의 눈을 낫게 한다는 것인데 그 내용이 저속하여 장님이 비하하는 명칭이 되고 말았다.
5) 기타 명칭
그 밖에 고자, 판수, 당주라는 명칭도 있다. 고자는 맹인을 가르키는 말로 조선 초기에 나오는 명칭이다.
판수는 맹인 점목자를 일컫는 말로 사용되었고 당주는 나라의 기도를 맡아보던 맹인으로 벼슬 명칭이다.
시각장애를 가르키는 명칭으로 한쪽눈이 실명한 애꾸눈, 외눈박이, 오대박이가 있으며, 시력이 약한 사람을 반소경 이라고 하기도 하였다. 또한 사시안을 가진 경우 사팔뜨기나 사팔이라고 놀림 말로 부른다.
이와 함께 사용되는 동사로는 멀다. 앞못보다 등이 있고, 시각의 장애로 인해 손으로 만져보는 행동을 더듬다, 더듬거리다로 표현한다.
2. 청각 및 언어장애인
고려시대 폐질이라는 질병 속에 청각장애가 포함되어 있었고 조선시대 세조실록에 보면 농아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리고 정조 7년에 불구 폐질자 범주에 벙어리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 발견된다.
일제 강점기에 농아자라는 용어를 조선총독부 재생원 규칙에서 찾아볼 수 있고, 해방 이후에도 농아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다가 1977년 특수교육법이 제정되면서 청각장애자라고 불렀고, 다시 1989년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청각장애인이 되었지만 요즘도 농아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 밖에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을 귀머거리라고 하고 구개파열로 인한 언어장애인을 언청이라고 하는데 언청이를 놀려서 언청샌님 또 언청이를 얕잡아서 째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동사로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을 먹다라고 하고, 언어장애로 말을 정확히 하지 못하는 것을 가르켜 더듬다, 더듬거리다, 더덜거리다 등으로 표현한다.
3. 지체장애인
삼국시대에는 장애인을 병자와 구분없이 받아들였고, 고려시대에는 다소 발전하여, 독질 속애 2지 절단자, 폐질 속에 1지를 못쓰는 사람과 난장이가 포함되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세조 3년에 건벽이라는 명칭이 나오는데 이것을 해석하면 앉은뱅이이다. 그리고 정조 7년 불구폐질자 속에 절름발이와 꼽추가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체의 일부분이 온전하지 못한 것을 불구라고 했으며, 그것을 비하하여 병신이라고 칭했다. 앉은뱅이, 반신불수등으로 부르다가 지체부자유자, 신체장애자, 지체장애인 등으로 발전해 갔다.
신체의 어느 부위가 온전하지 못하느냐에 따라서 여러가지 용어로 갈라지는데, 등뼈가 튀어나온 척추장애인을 가르키는 용어로 곱사등이, 곱사, 꼽추 등이 있다.
그리고 키가 몹시 작은 왜소증 장애인을 난쟁이, 난장이라고 하고, 앝잡아서 땅딸보, 딸보, 땅개, 작다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팔에 장애가 있는 경우 팔이 꼬부라져 붙어서 펴지 못하면 곰배팔이, 곰배팔, 곰배라고 하고, 한쪽 팔이 절단된 장애인은 외팔이, 외팔뚝이라고 하며, 팔이 굽혀지지 않으면 뻗팔이 라고 한다. 또한 사용할 수 없는 작은 손을 조막손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다리에 장애가 있는 경우 다리를 절면서 걸으면 찐따, 절름발이, 절뚝발이, 절뚝이라고 하고, 다리가 휘어져 있으면 곱장다리, 안짱다리, 다리가 구부려지지 않으면 뻗장다리 라고 한다. 또한 다리 한쪽이 없으면 외다리, 외짝다리 라고 부른다.
다리를 저는 모습을 잘록거리다, 잘름거리다, 절뚝거리다, 절름거리다, 절쑥거리다 등으로 표현한다.
4. 정신지체인
고려시대의 폐질속에 백치가 포함되어 있는 정도 밖에 역사적인 근거는 발견되지 않고 있으나 정신지체인을 가르키는 용어는 매우 다양하다. 바보, 등신, 칠뜨기, 팔푼이, 팔삭동이, 얼간이, 띨띨이등 이다. 저능아를 거쳐 정신박약자로 부르다가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정신지체인이 되었다. 그러다 요즘은 정신지체의 원인에 따라 그 명칭이 세분화되고 있다. 몽고리즘(다운증후군), 정서장애인, 자폐아, 학습장애아등 각기 다른 명칭을 사용한다.
정신지체의 동사로 뒷귀먹다가 있는데 이것은 어리석어서 사물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5. 기타 장애
장애 유형에 따라 얼굴 모양이나 신체가 기형적으로 생긴 사람은 기형장애인이고, 뇌성마비, 척수손상, 척추측만, 절단, 근육병등으로 장애를 갖게 되었으면 뇌성마비인, 척수장애인, 척추장애인, 절단장애인, 근육병장애인이라고 각각 부른다. 그리고 키가 몹시 작은 경우를 왜소증장애인 이라고 한다. 또한 중도에 장애를 갖게된 원인이 교통사고이면 교통장애인 이라고 하고, 산업재해 이면 산재장애인 이라고 표현한다.
장애가 두가지 이상 겹친 경우는 복합장애인, 중복장애인이라고 하며 장애발생 시기에 따라 선천성장애인, 후천성장애인 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장애 정도에 따른 구분도 있는데 장애가 가벼우면 경증장애인, 장애가 심하면 중증장애인 이라고 한다.
요즘은 장애 등급에 따라 1급 장애인 ~ 6급 장애인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참고로 정신장애인(정신질환자), 내부장애인(만성질병환자) 도 있다.
Ⅲ. 장애관련용어 사용 실례
1. 문학작품을 통한 사례
(1) 시각장애인
· 춘향전 - 변사또의 수청들기를 거절하다 옥중에 갇힌 춘향의 꿈을 해몽하기 위해 등장하는 판수 허봉사
· 변강쇠전 - 판수 송봉사가 등장하는데 역시 직업은 점복임
· 심청전 - 심청의 아버지 심학규로 심봉사라고 불리웠음
· 소경과 앉은뱅이 문답 - 점을 치는 소경과 망건 장수 앉은뱅이 등장
일전에 어떤 소경 하나가 막대를 두덕거리고 모처 망건 가게 앞으로 지나가는데 그곳에서 망건 일하는 앉은뱅이가 그 소경을 불러 가로되
· 귀의 성(이인직) - 김승지 집에서 일하는 침모의 어머니가 시각장애인이고 점순이의 만행을 알아내기 위해 매수한 장판수 역시 시각장애인
이얘, 참 벙어리가 되었나 보구나. 무슨 생각을 하고 앉았느냐? 네가 앞 못보는 늙은 어미의 고생하는 것을 민망히 여겨서
· 화의 혈(이해조) - 장님 몇 명만 불러다가 옥추경을 이레만 읽어 영영 세상 구경을 못하게 가두어 버릴 터이다
· 광화사(김동인) - 화가 솔거의 모델이 되어준 소경 처녀
이런 바보가 어디 있으랴. 보매 그 병신 눈은 깜박일 줄도 모르고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화공은 양손으로 소경의 멱을 잡았다
· 아랑의 정조(박종화) - 아랑의 남편 도미
구슬피 해 떨어지는 서풍에 갈대 피리를 불고 앉았는 장님 거지는 갈데없는 자기 남편 도미였다
· 지하촌(강경애) - 맹인 소녀 큰년이
그애가 눈이 멀었다 뿐이지 못하는게 있어야지, 허드렛 일이나 앉아하는 일이나 휭 잡았으니 눈뜬 사람보다 낫다
· 문화사대계(허윤석) - 득심의 동생 득매
좥득심이가 그려오던 그림 속의 장님은 청춘과 생활이 없어 보였다. 다만 지팡이나 더듬고 있는 남의 동정이나 받을 그런 장님이었다
· 순애보(박계주) - 최문선
나는 불구자! 불구자 중에서도 앞 못보는 장님 세상에 다시 나간대야 일할 수 없는 몸
· 구혼(임옥인) - 맹인 의과대학생 정애
· 갈매기(이범선) - 다방 주인
다방 한 구석 자리에 은빛 섹스폰을 어루만지고 있는 장님을 보았다
· 캉가루의 조상이 (계용묵) - 애꾸남자
죔손이, 절름발이, 곱사등이, 앉은뱅이, 애꾸눈이 - 대대로 이런 불구자를 계승하여 내려오는 가계에서
· 방황(김성환) - 애꾸눈 처녀
애꾸눈 처녀가 경영하는 조그만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글줄이나 들어있다는 소문이었다. 그러나 항상 애꾸가 훼방을 놓아서
· 쌍화점(정한숙) - 장님과 벙어리
야, 이 병신아, 네 놈이 말도 못하면서 술값을 따지겠다고 나서던 생각을 해봐라 ...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놈 중에 눈 뜬 놈은 있어도 장님이 차에 치여 죽었다는 소린 못들었다. 술값을 따지는데 멀쩡한 사람은 두고 벙어리가 나서겠다고 서둘렀고
(2) 청각장애인
· 벙어리 삼룡이(나도향) - 주인 아씨를 사랑하는 하인 삼룡이
눈치로만 지내가는 벙어리지마는 말하고 듣는 사람보다 슬기롭고
· 백치 아다다(계용묵) - 아다다
아다다는 벙어리였던 것이다. 말을 하려할 때는 한다는 것이 아다다 소리만이 연거푸 나왔다
· 무녀도(김동리) - 남이
꼭 삼년 동안을 시름시름 앓고 나더니 그 길로 귀가 먹어버린 것이었다
· 증언(박화성) - 송재호
좥청각을 잃어 귀가 막히면서 중풍환자 처럼 말조차 어눌하게 얼버무리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 적빈(백신애) - 큰며느리
귓구멍이 있어도 듣지 못하는 절벽이요, 목구멍은 뚫려져는 있으나 아주 벙어리니까 사지구공이 뚜렷이 있기는 하나 실상은 사지칠공 밖에 되지 않으니까
·닳아지는 살들(이호철) - 아버지
아버지는 귀가 멀면서부터 말수가 적어졌다. 말로 할 수 있는 것을 대개는 눈짓이나 표정으로 뜻을 전하곤 했다. 그러면서 차츰 머리가 텅 비어지고 반백치가 되어간 것이다
· 고고(정비석) - 춘파선생
좥그는 성성했던 지난 날의 그가 아니요, 귀먼 폐인이었다
· 인간의 마을(이문희) - 인질
남자는 벙어리였다. 이 벙어리의 처리 문제를 생각이나 해봤길래
· 추물(주요섭) - 언청이인 언년이
언청이가 언청이를 낳았다. 하하하
· 육인(장용학) - 언청이
정면에 커다란 눈사람이 서있는데 그것이 언청이였다. 숯으로 해넣은 입에 빨간 분필 조각을 꽂은 것이다
(3) 지체장애인
· 장화홍련전 - 후처 허씨
곰배팔이요, 수종다리에 쌍언청이를 겸하였고
· 인두지주(계용묵) - 양 다리를 잃고 사람 머리에 거미 몸뚱이라는 분장으로 구경거리가 된 사람
나같은 병신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으며 나같은 사람을 누가 같이 할 친구로 알겠나. 다만, 병신 걸인으로 알 뿐이겠지
· 순공있는 일요일(채만식) - 노름꾼
그놈 참 못난 놈이던개비, 눈먼 소경이던지, 앉은뱅이어요
· 탁류(채만식) - 장형보
곱추 장형보가 끼웃이 밖을 내다보다가
· 항구(최태응) - 곽서방
외팔이 지게꾼
· 취미와 딸과(최태응) - 선비
며칠 전까지 달음질 치던 다리를 뚝꺽 따 버리다니
대문 밖에 나서서 오고가는 사람들 가운데 등꼽추, 장님, 풍정쟁이, 온갖 불구자들이 살고 있음을
· 태양의 유산(유주현) - 무당
곰배팔이 무당이라 해서 곰배무당
· 소복(김영수) - 화장품 장사
그 화장품 팔러 댕기는 꼽추년 집에서 만나드군
· 학춤(김이석) - 성구 영감
영월 영감이 곱사춤을 흉내낸다
· 비오는 날(손창섭) - 동옥
동옥은 자기가 병신이기 때문에 부모 말고는 자기를 거두어 오래 돌봐줄 사람이 없으리라는 것이다
· 아아 내고향(선우휘) - 석배
팔두 없는 놈이
· 수난이대(하근찬) - 박만도와 아들
양쪽 겨드랑이에 지팡이를 끼고 서있는게 스쳐가는 바람 곁에 한 쪽 바짓가랑이가 펄럭거리는 것이 아닌가
· 흰종이 수염(하근찬) - 동길이 아버지
똥길이 저가부지 외팔뚝이
· 가주인산조(권태웅) - 가짜 주인
너는 꼽추다, 난장이, 병신 하면서 나를 경멸하던 잘난 인간들이 모두가 한 덩어리 아비규환이 되어
· 타령(최일남) - 동태
이건 병신 육갑이 아니라 칠갑이다 하면서 누군가가 결코 비꼬는 뜻만은 아닌 농담을 크게 외치자 모두들 와그르 웃어댔다
· 길주막(허윤석) - 절름발이 봉이
배안잇 병신이 아니라
· 자살당한 개(이범선) - 영철
아이구 저 병신이 정말, 영철은 분명 불구자승 (不具自乘)이 되어 버렸던 것이었다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꿈(조세희) - 난장이 아버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부르는 악당을 죽어버려
(4) 정신지체인
· 소년의 비애(이광수) - 난수
신랑되는 자가 천치라는 말이 들려온다
· 바보 용칠이(최태응) - 용칠이
어이 용칠이 바보 어데 가나
· 아베의 가족(전상국) - 아베
아베는 그 목걸이를 풀어낼 능력도 갖추지 못한 저능아였다
(5) 기타장애
· 빈상설(이해조) - 옥희
배안의 병신인지 중년병신인지, 병신도 한가지 병신이 아니라, 이 병신 저 병신 구색을 한 병신인데 한눈 멀고, 한다리 절고, 한팔 못 쓰고, 귀 먹고, 벙어리까지 겸하였는데 욕을 해도 못들은 체, 묻는 말도 대답이 없으니
· 바위(김동리) - 문둥이 여인
읍내에서 가까운 기차 다리 밑에 한 떼의 병신과 거지와 문둥이들이 모여있다. “아, 인제 밤으로 꽤 싸늘해” 늙은 다리 병신 하나가 이렇게 말하자 곁에 있던 곰배팔이가 이럴게 받았다
2. 속담을 통한 사례
· 곰배팔이 담배 목판 끼듯 - 무엇을 꼭 끼고 있음
· 굼벵이가 지붕에서 떨어질 때는 생각이 있어서 떨어진다 - 남보기에는 못나고 어리석은 듯한 행동도 자신에게는 요긴한 뜻이 있다는 것
· 굼벵이 궁글 재주 한다 - 아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이 남의 눈을 끌만한 행동을 함을 보고 놀림
· 굼벵이 천장하듯 - 굼뜬 자가 우물쭈물 날만 보내고 좀처럼 일을 이루지 못하거나 매우 느림을 비유
· 귀먹은 욕 - 자기가 듣기 못하는 데서 먹은 욕
· 귀먹은 중 마 캐듯 - 남이 무슨 말을 하든 알아 듣지 못한 체하고 자기하던 일만 계속 함
· 귀머거리 삼 년이요, 벙어리 삼 년이라 - 시집살이 하기가 몹시 어렵다는 뜻
· 꿀 먹은 벙어리요, 침 먹은 지네 - 속에 있는 생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
· 난장이 교자꾼 참여하듯 - 분수에 맞지 않는 일에 주제넘게 참여함
· 난장이 월천꾼 즐기듯 - 능력도 없는 사람이 주제넘게 분수에 지나친 일을 하려함
· 난장이 허리춤 추키듯 - 일마다 남을 자꾸 추켜 올려 줌
· 뇌성 벽력은 귀머거리도 듣는다 - 명백한 사실은 누구나 다 알 수 있음
· 눈 뜬 장님 - 물건을 보고도 알지 못하는 사람
· 눈 먼 놈이 앞장 선다 - 못난이가 남보다 먼저 나댐
· 눈 먼 망아지 워낭 소리 듣고 따라 간다 - 자기 의견 없이 남이 하거나 시키는 대로 무조건 따라감
· 눈 먼 자식이 효자 노릇 한다 - 도외시 하던 뜻밖의 사람으로부터 힘입게 된다
· 눈 먼 탓이나 하지 개천 나무래 무엇하나 - 자기의 부족을 자탄할 것이지 남을 원망할 것이 아니다
· 대대 곱사등이 - 애비의 잘못을 대대로 닮는다
· 두 소경 한 막대 짚고 걷는다 - 똑같이 어리석은 두 사람이 같은 잘못을 저지른 경우
· 들녘 소경 머루 먹듯 - 멋도 모르고 덤벙댐
· 무당이 제굿 못하고, 소경이 저 죽을 날 모른다 - 남의 일을 잘 봐주면서 자기 일은 자기가 해내기가 힘듬
· 병신 고운데 없다 - 신체가 온전치 못한 사람은 마음까지도 바르지 못함
· 병신이 육갑한다 - 되지도 못한 사람이 격에 어울리지 않게 엉뚱한 짓을 함을 얕잡음
· 병신 자식이 효도한다 - 보통 때는 남보다 못하다고 무시되던 사람이 뜻밖에 도움이 됨
· 보지 못하는 소 멍에가 아홉 - 능력없는 사람에게 지나치게 무거운 책임이 지워짐
· 사족 성한 병신 - 아무 일도 아니하고 빈둥빈둥 놀고 먹는 사람
· 소경 개천 나무란다.(소경 개천 그르다 하여 무얼 해) - 자신의 무능과 잘못은 모르고 애꿎은 남만 탓함
· 소경 기름값 내기 - 자기에겐 아무 이익이나 관계가 없는데 남과 같이 부담을 하게 됨
· 소경 깨밭 떨 듯 - 함부로 두드림
· 소경 단청 구경 - 보아도 내용을 알지 못할 사물을 봄
· 소경 매질하 듯 - 가리지 않고, 아무데나 마구 때리는 모양
· 소경 맴돌이 시켜 놓은 것 같다 - 한꺼번에 겪은 일이 너무 많아 무엇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음
· 소경 머루 먹 듯 - 좋고 나쁜 것을 가리지 못하고 이것저것 아무것이나 취함
· 소경 문고리 잡기 - 바로 가까이 있는 것을 제대로 못찾고 헛찾기만 함(몹시 어려운 일을 했음)
· 소경 문고리 잡듯 - 우연히 어떤 일을 이루거나 맞힘.
· 소경 보고 눈 멀었다 하면 노여워 한다 - 사람은 누구나 자기 단점을 지적하면 싫어함
· 소경 북자루 쥐듯 - 일이나 물건 따위를 무턱대고 잔뜩 쥐고 놓지 않음
· 소경 시집 다녀오듯 - 심부름을 제대로 못함
· 소경 아이 낳아 만지 듯 - 무엇을 제대로 다루거나 처리하지 못하고 어름어름 더듬기만 함
· 소경의 초하룻날 - 좋은 일을 당하여 수입이 많은 경우
· 소경이 넘어지면 막대기 탓이라 - 자신의 실책이나 과오를 객관적인 사물에 넘겨 씌움
· 소경이 장 먹듯 - 무슨 일을 그저 어림짐작으로 함
· 소경이 저 죽을 날 모른다 - 사람은 무엇이나 다 잘아는 체 하여도 자기 앞날의 일을 알지 못함
· 소경 제 닭 잡아먹기 - 이득을 본 줄로 알고 한 일이 결과적으로는 자기 자신의 손해임
· 소경 파밭 매듯 - 어림 짐작도 없이 여지 저기 함부로 찾아 헤매어 다님
· 앉은뱅이 무엇 자랑하듯 - 별로 자랑할 것이 못되는 자가 큰소리 침을 이름
· 앉은뱅이 앉으나 마나 - 하나 마나 마찬가지 라는 뜻
· 앉은뱅이 용쓴다 - 자기 능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억지로 하려고 애쓴다는 말
· 여럿이 가는 데 섞이면 병든 다리도 끌려간다 - 여럿이 같이 행동하는 바람에 평소에는 그런 일을 못하던 사람도 새로운 큰 힘이 생겨 덩달아 하게 됨을 이름
· 여북하여 눈이 머나 - 고생이 극도로 달하여 죽을 지경에 이르렀음을 뜻함
· 열 벙어리가 말을 해도 가만 있거라 - 누가 무어라고 해도 상관않고 들은 체 만체 가만히 있으라는 뜻
· 열 소경에 한 막대 - 여러 방면에 요긴하게 쓰이는 물건에 비유.
· 열 소경이 풀어도 안 듣는다 - 제 고집만 내세우고 남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아니함의 비유
· 월천꾼에 난장이 빠지 듯 - 자격이 모자라 어떤 축에 끼어들지 못하고 빠짐을 이르는 말
· 장님 손 보듯 한다 - 아무런 친절미가 없음을 이르는 말
· 장님 은빚 보기 - 자세히 보는 시늉은 하여도 무엇을 보는지 결국 아무것도 모름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
· 장님이 문 바로 들어갔다 - 아무 재간도 없는 이가 우연히 일을 성취했다
· 장님 잠 자나마나 - 무엇을 했는지 겉으로 나타남이 없다
· 장님 코끼리 말하 듯 - 전체를 보지 못하고 일부만 가지고 그것이 전체인 것처럼 이야기함을 비웃어 이르는 말
· 장님 파밭 들어가듯 - 무엇인지도 모르고 한 일이 가장 중요한 기틀을 그르쳐 일을 망쳤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 절름발이 원행 - 잘 걷지도 못하는 절름발이가 멀리 가려고 한다는 뜻이니 무능한 자가 분수에 넘치는 것을 하려 한다는 말
*** 올바른 장애관련 용어 사용법
장애인이란 용어를 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반대 개념으로 정상인이란 용어를 쓰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은 곧잘 우리는 "정상인들도 하기 힘든 일을 장애인이 해냈다" 는 표현을 하는데, 그것은 장애인을 비정상적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서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조장한다. 정상인 대신에 건강한 사람들 또는 일반인으로 표현하는 것이 부드럽다. 요즘 장애인계에서는 비장애인 이라는 표현을 흔히 사용하지만 공식용어로는 부적절하다.
언론 매체에서 비장애인 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을 장애라는 잣대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되므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표현이다.
장애인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은 장애를 가진 사람을 특정 집단화시키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풀어서 표현하기도 하는데 한때는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라고 하기도 했지만 그 몸이 눈이나 귀 또는 머리 일 때는 우스운 상황이 벌어진다.
예를 들어서 다리가 불편하신 분들은 맞는 표현이지만 눈이 불편하신 분들이나 귀가 불편하신 분들 또는 머리가 불편하신 분들이란 표현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애가 있는 분들이나 장애를 가진 분들이란 표현이 적당하다. 장애 종류에 따라 시각장애가 있는 분들 시각장애를 가진 분들이라고 사용하면 된다.
영어 표현도 마찬가지이다. the handicapped person 이라고 하면 사람 전체가 장애 상태에 있음을 뜻하지만 the person with handicap이라고 하면 신체 일부에만 장애를 가졌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후자를 선호하고 있다.
다소 긴 불편은 있어도 '장애를 가진'으로 표현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방송에서 애청자를 지칭할 때는 장애인 여러분들 또는 장애인 가족들이라고 여러분이나 가족을 붙이는 것이 훨씬 인간적이다.
만약 장애인들이 갈 수 있는 곳을 소개해준다고 한다면 무척 건방진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장애인 여러분들이 갈 수 있는 곳이라고 하면 장애인에 대한 존대감이 든다.
이 밖에도 장애청소년, 장애학생, 장애여성, 장애주부 하는 식으로 장애만 붙이는 것이 편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장애인 학생이라고 하면 사람을 뜻하는 명사가 겹치기 때문에 이상하다. 그래서 장애를 형용사로 만들어 붙이는 것인데 경우에 따라 그것이 어색할 때도 있다. 장애부모가 바로 그 경우인데 이런 때는 장애인 부모라고 표현한다.
장애 때문에, 장애로 인해, 장애에도 불구하고, 비록 장애는 가졌지만 이런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불구하고나 비록'이라는 표현도 장애인들이 반기지 않는 서술이다. 이들 단서를 붙이면 장애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장애를 비유해서 사용하는 것은 정말 지양해야 한다. 눈먼 돈, 벙어리 냉가슴, 절름발이 정국, 불구가 된 국회 등 바로 그런 비유이다. 사람의 단점을 비유법에 사용하는 것은 가장 저속하고 미개한 방법인데 우리는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사용하고 있다.
세계적인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장애인을 특별한 요구를 가진 정상인이라고 불렀다. 그것은 특별한 요구가 해결된다면 장애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다. 별도의 장애인은 이 지구상 그 어디에도 없다. 다만 그 요구가 있을 뿐이다. 그 특별한 요구가 해결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장애인이 있고, 따라서 그 용도도 영원하지는 않다.
없어질 단어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올바른 장애 관련 용어 사용법이다. 다시 말해 장애라는 용어를 점차 줄여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장애인 역도선수 정금종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벤치 플레이(누워서 역기 들기) 정금종 선수라고 하면서 장애 대신 그 특징을 설명하는 것이다.
장애인 화가, 장애인 국회의원, 장애인 교수 이런 수식어 대신에 화가 누구, 국회의원 누구, 교수 누구라고 해도 그 사람을 충분히 알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장애를 갖고 무엇을 한다는 것이 자랑거리가 아니라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되어야 장애인 용어가 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자연스러운 단어로 느껴질 것이다.
그 때까지는 용어를 신중히 선택해서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그것이 곧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장애인 복지를 발전시키는 지름길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