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완빵!
전날의 서울왕복으로 잠을 한시간 잤지만, 고속버스에서 잔 것으로 망까이하고
훌러덩 일어나서 세수만 하고 고속정류장으로 튀었다.
택시가 잘 안 잡혀서 애 먹었지만, 운악산이 부르다 보니 자연 시간 딱 맞춰 택시가 왔다.
6시 딸막거려서 고속정류장 도착하여
6시1분발 고속버스 출발 (대전청사 지나는 특수성으로 출발시간이 1분, 21분, 41분 등이 많다)
부족한 잠을 채우려고 고속버스에서 취침했는데,
설레이는 맘에 눈이 말똥해서 TV만 시청
천안지나면서 눈이 스르륵 감겨서 궁내동 톨게이트 올 때까지 다시 취침
7시40분 도착해서 9시까지는 한시간 20여분 남았다.
아침 간단히 때우고, 삼성역 도착하여 한전앞 어디서 만나나 몰라 두리번거리는데
전화가 온다. 1착 오창환이 불렀다. 내가 도착하자 허석이 나타나고
우기현이 와이프 운전해서 그룹회장 같은 폼으로 나타났다. 다시 멀리서 이주영이 나타나고
분당에서 12인승 스타렉스에 이영화, 김태균, 박정원, 조경식이 도착했다.
태균이왈 약속한 김동석과 우리의 명필 뻐꾸기가 불참한단다. 이런 산행후기의 재미가 반감되겠다.
마지막으로 항상 시원한 막걸리를 제공하는 안종경이 도착, 기다릴 필요없이 출발
올림픽대로 지나 서울외곽도로를 탔다.
47번국도를 외치는 태균의 목소리에 따라 차는 47번국도를 타고 포천시입구까지
열심히 달려 포천시로 접어들자 서파검문소에서 다시 우측으로 빠져 꼬불꼬불
가평군으로 넘어가서 수도기계화사단을 지나자 오창환의 눈이 번뜩이며, 머리속에
담긴 군사정보가 정확하게 흘러나온다. 그래도 차량은 운악산으로 이동
운악산입구에 도착.
정말 햇볕이 쨍쨍, 시야가 탁 트인 1년에 몇번 있을까 말까한 화창한 날씨이다.
나중에 들으니 서울은 푹푹 쪄서 사람 잡았다고 하더만
운악산 입구 매표소 (2009년1월부터 무료)에서 부터 경사가 급하다. 어매~
올라가 질랑가 모리것다.
안내간판옆에는 운악산을 노래한 시조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 雲岳山 萬景臺는 金剛山을 노래하고
懸燈寺 梵鐘소리 솔바람에 날리는데
百年沼 舞雩瀑布에 푸른안개 오르네" 3,4,43 운율
두리번 거리는 조경식이 한자로 된 글귀를 대충 알겠는데 폭포
이름이 아리까리 하다. 舞雩瀑布 요기서 막혔다. 두번째 글자가 뭐냐?
뻐꾸기의 부재를 엄청 아쉬워하며 못내 그리는 대목이었다.
결국 안내 아줌마의 명쾌한 설명을 듣고, 운악산 등반이 만만찮다는 경고성 발언으로
발이 좀 더 얼어붙었다.
앞에 보이는 일주문 옆에는 三忠壇(조병세, 최익현, 민영환 3분의 충절을 기리는 제단)
이 있어 안내아줌마가 참배하기를 권했다.
일주문에서 부터 후들거리는 발걸음을 조심조심 걸어 눈썹바위쪽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부터 그나마 차가 다니도록 닦아놓은 길이 아닌 진짜 등반길이 시작이다.
조경식의 외침이 있었다. 11시 10분전, 확실한 출발시각이다.
학오름의 실력이 서서히 나타난다. 척척 걸어올라가는 발 걸음 뒤에는 우리의 드림팀
(오창환 작명)인 허석과 김형주, 그리고 내 뒤에는 37회가 없는 오창환 셋은 앞의
동기들을 찾기가 어렵도록 가쁜 숨소리에 겨우겨우 따라 붙었다.
얼마간 갔는지 모르는데 죽기살기로 따라 붙었다. 겨우 따라가면 푹 쉰 앞선 동기들은
또 서서히 엔진을 가동해서 위로 위로 올라간다.
정말 좋은 날씨 덕에 간간이 쉬면서 아래 시야가 확보되어 탁 트인 경치를 감상하며,
드디어 유적지중 첫번째 만나는 눈썹바위 아래서 막걸리를 한사발 하면서 쉬었다.
김형주를 뺀 모든 동기들이 배낭에 먹거리를 하나씩 꺼낸다. 막걸리를 마시는 순간
이라 단연 김치와 파전이 인기짱이다. 삶은 계란, 삶은 감자, 복숭아, 참외, 토마토 등
너무 많아서 뭘 가져왔는지 종이에 적으라고 외치는 오창환의 말에 볼펜이 없다.
허석은 냉커피를 큰 보온통에 가져와서 입은 즐거웠지만, 짊어진 몸이 괴로웠었다.
바위를 쇠줄타고 한 코스 올라가면 흙길이 잠깐잠깐 나타나니 줄창 올라만 가는
등산길이 아니라 드림팀이 쉬엄쉬엄 올라가기 충분하도록 해 주었다.
죽기살기로 오르던 길도 다시 아래로 내려가는 듯 하더니 큰 바위가 앞을 가린다.
병풍바위를 잘 감상하라고 전망대도 조성되어있다. 다들 모여 찰칵
또 기약없이 바위오르기가 시작된다. 애휴 언제 끝나나, 그래도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덕에 끝없는 바위길로 야금야금 올라간다.
이번 바위길을 올라가서 쉬는 곳에서 건너편 미륵바위를 감상하고 우리와 반대로
하산하는 산악회들이 수십명과 지나치며 다시 위로 위로 올랐다. 애구 힘들어라
끝없는 계단도 만경대까지 오니 다들 탁 트인 시야의 주변 산들을 감상한다.
명지산, 연인산, 서울시내쪽은 남산타워, 관악산도 보인다.
다시 꼬불 돌아서 빨리 오라고 외치는 정상에서 사진 찰칵
아랫쪽으로 내려가 평상이 설치된 곳에서 오창환이 미리 나눠준 주먹밥부터
눈썹바위아래서 꺼냈던 먹거리들이 다시 등장했다.
대구동구생활체육산악회에 있다던 여성 산악인으로 부터 김장김치도 나눠먹고
뒷편 드림산악회로부터 막걸리와 과일을 물물교환하여 배가 터지도록 넣었다.
먹고나니 14시40분 이제 드림팀도 내리막이라 앞선 동기들에 쳐지지 않는다.
몇 미터 지나가니 남근석이 보이는 전망대에 다들 몰려있다. 다시 찰칵
이제 현등사까지 1km 남았으니 걸음들이 빨라졌다.
중간에 코끼리바위 때문에 태균과 영화의 사진기가 번쩍였고,
현등사에 다들 들러서 물이 그리운 순서대로 목 축이고 내려온다. 맨 마지막에
현등사를 방문해서 극락전에 다들 편안히 잘 살게 해 달라고 축원하고 나와서
아래 계곡에서 땀을 씻었다. 애구 아랫쪽에서 밥해 먹으면 안되는디요
다시 주차장까지 2Km를 쉬엄쉬엄걸어가며
舞雩瀑布의 민영환 암각서를 구경하고 점점 내려오면서 계곡에 발담구고
수영하는 이들이 늘어간다. 그곳이 백년폭포인데, 시원하겠다만 연발하고
다시 매표소를 통과하니 16시27분이다. 어매 거의 6시간을 산 탔네!!!!!!
다들 오늘의 운악산은 너무 기분좋은 산이라는 칭찬이 끊이질 않는다.
다음번에는 윤창렬과 안만영을 꼭 참석시키자는 다짐의 각오도 있었다.
다 내려와서 시원한 생맥주 및 막걸리에 목 축이며, 9월과 10월의 산행에
대한 토의로 시간이 휙
집으로 가는길은 만만찮았다. 스타렉스 속에서 길이 막히자 점점 초조해진다.
20시에는 삼성역에 도착할 수 있으려나, 두고온 애들이 걱정된다. 집에 전화
저녁은 하니 딸이 감자요리해서 잘 먹었다는 아들 이야기에 이런 일찍 가야
또 주먹밥 맛을 보여줄 수 있는데, 그러나 길은 하염없이 막히고, 뱅뱅 도는
조용필 노래는 이제 흥을 돋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빨리 가기를 포기한 채, 씨없는 포도도 한 박스씩 사고 (익산 동봉에서 재배한
것이 어떻게 가평까지 날아왔지?) 다시 가다 지겨워서 휴게소에서
맥주 한캔씩 더 마시고
21시 가까이 되어 겨우 서울 올림픽대로로 들어 섰건만, 코엑스로 빠지는 길도
만만찮다. 몇시간째 운전대 잡고 있는 조경식에게 더 미안해진다.
21시20분 겨우겨우 도착한 삼성역에 다들 내린다. 2호선상에 사는 동기들은
집으로 그래도 늦은 저녁인데, 이궁 난 아직 대전까지 가야하니 차표나 있으려나
은마아파트에서 종경이와 내리고 분당 4사람은 종착지로 갔다.
정말 19시간을 운악산을 위해 보냈다. 맘에 꼭 드는 산이라고 또 오고 싶어하는
마음들을 겨우 진정시키고 다들 집으로 돌아갔음에 가까운 시일에 다시 운악산을
학오름이 찾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첫댓글 글 올리고 보니 정기산행란에 허석이 감상후기를 올렸네. 윤창렬과 안만영 9월산행에는 꼭 참석해라 누구도 우리 드림팀을 쳐다보면 산행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다. 창환이 싸 온 주먹밥, 서울에서 빨리 탈출했으면, 애들이 저녁끼니로 정말 멋지게 먹었을 텐데, 바쁜 오늘 아침 맛만 보고 사라져서 너무 아쉬워했다. 둘다 방학에도 계속 학교를 가니 두고두고 먹을 수 없어 내가 먹어버렸다. 정말 많은 맛을 버무려서 입맛에 딱 맞게 만들어준 노고에 감사한다. 창환아 대전 한번 오너라
먼길에서 새벽밥묵고 매번 산행참가 ! 행주야 무사히 잘 다녀갔구나 !
같이 가지 못해서 아쉽고 담달에는 꼭 참석 하고픈 1인 !
대전까지 내려가느라 고생 많았다. 산에 올라갈 때는 거북이 걸음에 잘도 올라가더군. 벌써 도착해서 산행후기 올리고 바쁘게 사는 모습이 좋구나. 다음달에 또 보자.
거북이 걸음이 학다리 걸음 되야 안되것나? 매달 간다. 그런데 눈 올때 생각하니까? 미리 겁나네. 춥고 눈 오면 산에 가기 전부터 오금이 저려올낀데... 잘 될랑가 맘부터 단단히 묵고 그 다음에는 뭐해야 하제?
그 시조 메모한 거 같지는 않고__ 그 기억력에 감탄한다. 형주 파이팅
ㅎㅎ 인터넷에 어떤 넘이 사진찍어서 올려 놨더라 그 사진보고 썼다. ㅋㅋ 내가 무신 기억력이 있겄노 9월에 또 올라가보자 어데던지
형주야 ! 우째 그리 빠짐없이 잘 적노 ? 그 산행 후기 보면 안 갔다 온 사람도 갔다 온 것 처럼 확 다가 오겠다. 어쨋거나 형주 오고 난뒤로 학오름이 더 활기차고 분위기가 살아나 새삼 우리 모임이 더 알차지는 느낌이다. 고맙고 자주 자주 얼굴 보자.
환영해줘서 고맙고, 드림팀 소속이라도 부지런히 따라 붙이께. 자꾸 하다보모 좋아질 때가 있겠제. 쌔빠지게 함 해보께 고맙다.
학오름 동기여러분들 무지 청명한 날씨에 경기도 명산대찰 갔다오느라 수고했습니다 자고로 남자는 주유천하하고견문을 넓혀야호연지기를 만든다하지 않던가 뻐꾸기는 갑자기 연로하신 장모님이 큰병으로 투병중이라 처가식구들과 맑은공기 좀쇠느라고 경기도 양평 유명산 휴양림에 가게되어 동참못했소이다 많이아쉽지만 다음9월을 기다려야지 그리고 형주가 쓴 산행후기에 폭포이름의 두번째 한자는 "우"자인데 기우제를 뜻하는의미이고 참고로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을 지낸 이승만 박사의 호가 雩南(우남)이니 기억날른지 좋은산 갔다왔으니 마지막 더위도 건강하게 보내고 다리힘길러 9월에봅시다
9월에는 뻐꾸기 울어라. 또 멋진 후기를 기대할께, 윤창렬과 안만영을 포섭해야하는데, 일단 댓글로 포석을 둬야겠제 ㅎㅎ 역시 뻐꾸기 글에는 힘이 있어 좋다. 9월에 만나자
역시 뻐꾸기가 나타나서 주석을 다니 시원스럽게 또 옛날 국어 선생처럼 머리에 쏙 들어온다 . "우" 字인지 헷갈렷는데. 그리고 형주야 윤창렬과 안만영을 빨리 포섭하여 얼굴 자주 보도록 하자.
헤헤,, 가을남자는 가을산행이 좋아서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렸건만,, 이거 원 귀가 따가워서 더 이상 복지부동할 수 없구만,, 그래,, 간다,,, 산이여,, 벗들이여,, 창환아,,, 드림팀 한 자리 확실히 비워놔라,,
야호 나타났다. 가을남자의 산행에 드림팀이 뒤 받쳐주께 9월에는 따신 산행을 해보자 농 짙은 이야기로 단풍이 물들기전에 마음을 물들여야제. 가을이 되면 끈적끈적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도 누가 뭐라카지 않는다. 걸쭉한 농익는 이야기에 걸쭉한 막걸리로 한나절을 보내보자 가을남자야 9월에 만나자 안만영만 나타나면 되제
형주야! 이제 만영이만 포섭해라.. 성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