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심법(身受心法)의 ‘격(格)과 단수 복수의 문제’
“kāye kāyānupassī / vedanāsu vedanānupassī / citte cittānupassī / dhammesu dhammānupassī”라는 용례를 고찰할 때, 사념처(네 가지 사띠를 확립할 곳)인 신수심법을 처격으로 보지 않으면, ‘kāye와 citte’는 ‘목적격(對格, dutiyā, acc.) 복수’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vedanāsu와 dhammesu’는 ‘처격 복수’가 분명하다. 따라서 ‘kāye와 citte’는 ‘처격 단수’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신수심법’은 사념처설에서 ‘처격(處格, sattamī, 영어로는 locative의 준말인 loc.)으로 사용된 것’이다.
‘kāya와 citta’가 사념처설에서 ‘단수(sg.)’인 점에 대하여
‘사띠를 확립할 곳(대상, 경계)’인 ‘kāya와 citta’가 사념처설에서 ‘단수(sg.)’로 언급되므로, ‘하나의 kāya(身)와 하나의 citta(心)을’ 대상으로 ‘사띠(sati)를 확립하는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문제는 생각하기보다 여러 가지 문제점을 발생시킨다. 예를 들어 ‘타인(para)의 심수심법’을 ‘다른 사람의 신수심법’으로 해석하면 문법에 맞지 않게 되는 문제점 등이다. ‘다른 사람의 신수심법’이 ‘사띠를 확립할 곳(대상, 경계)’이 될 수 없는 이치이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의 kāya(身)’을 아누빠사나(anupassana, 따라가면서 觀함)한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그래서 ‘신수관(身隨觀, kāyānupassan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kāya(身)’을 찾아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차라리 ‘따라가면서 觀함’이라는 의미를 가진 anupassana(隨觀)의 대상을 찾는 것이 ‘하나의 kāya(身)와 하나의 citta(心)’을 경전의 의미대로 ‘단수(sg.)’로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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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有身, sakkāya, 지금 현재의 身)이라는 이름의 오취온에서, 뒤의 네 취온은 ‘색취온(色取蘊) ․ 수취온(受取蘊, =六受身) ․ 상취온(想取蘊, =六想身) ․ 행취온(行取蘊, =六思身) ․ 식취온(識取蘊, =六識身)’ kāya(身)와 관련된 다른 이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래는 육육법의 흐름에서 ‘육식신(cha viññāṇakāyā)→육촉신(cha phassakāyā)→육수신(cha vedanākāyā)→육애신(cha taṇhākāyā)’의 순서로 배열되는 신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육식신(cha viññāṇakāyā)’이라는 용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하는 문제입니다. 빠알리 원어인 ‘cha viññāṇakāyā’는 ‘복수(pl.)’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니까야에서 ‘안근(眼根), 이근(耳根), 비근(鼻根), 설근(舌根), 신근(身根)’의 다섯 근(根, indriya)이 복수형으로 언급되는 용례는 없습니다. 복수형으로 언급되는 것은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触法)’입니다. 그것도 항상 복수형으로 언급되는 것은 아니어서, 12처설에 언급되는 색성향미촉법은 단수형으로 언급됩니다. 그 12처에서 육식(六識)이 연기되면 비로써 색성향미촉법이 복수형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따라서 ‘cha viññāṇakāyā’가 ‘복수(pl.)’로 표기되는 것은 ‘kāya(身)’가 ‘여섯(cha)’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