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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여행&나눔정보 스크랩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제3번 곡 해석과 비교 감상 및 음반소개
소리화 추천 1 조회 58 11.01.07 08:46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말러의 교향곡 3번은 매번 들을 때마다 결코 쉽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말러의 교향곡중 연주시간이 가장 길다는 점,

무려 1시간에 육박하는 1악장과 6악장 사이에 끼인 나머지 2.3.4.5악장간의

연주시간의 기형적 대비와 그로 인해 귀에 와닿는 무게감의 차이.

기존의 교향곡의 틀로는 조망하기 힘든 자유로운 악상 전개 등등

말러 3번을 들을 때면 누구나 한번쯤은 느낄 법한 이유들 때문일 겁니다.

말러의음악의 내용이 복잡하기도 하지만, 덧붙여 더욱 재미있는 점은 말러가 악기의 활용이 아주 능숙해서 거대한 교향곡에서 많은 부분들이 실내악을 연상시킬 정도로 정교하게 다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괴상한 멜로디들이 전개될 때 악기의 구성을 살펴보면 아주 단출한 구성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내고 있고, 악기의 사용도 아주 다양하다.   현의 편안한 질감 표현은 다른 작곡가들을 능가하고 있으며, 플루트, 오보에 등의 목관악기를 잘 다루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혼, 트럼펫, 트럼본 등의 금관악기의 시원스런 표현도 좋다고 할 수 있으며, 가끔씩 얼굴을 내미는 방울소리 (썰매 방울, 소방울 등 방울 소리도 다양하다)도 아주 재미있다. 

이렇게훌륭한 말러의 음악이 말러가 생존해 있던 당시에는 푸대접을 받았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교향곡 3번을 작곡할 당시 말러는 이런 말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 곡은 전통에 전혀 맞지 않는 것이기에 교향곡이라 부르는 것은 부적당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서 교향곡이란 모든 기술적인 수단을 강구

 하여 세계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느리게,평온하게,마음으로부터 감정을 느끼면서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사랑이 하는 말에 귀 기울여 볼 때입니다

그래도 억지로 억지로 완주하기를 오기로 하다 보니 어느덧

독서백편의자현 하듯이 완성되지 않은 밑그림처럼 윤곽이 어렴풋이 잡히는 듯합니다.

말러 특유의 아디지오를 본격적으로 선보인 6악장과

금관의 향연과 타악기의 포효가 일품인 1악장이야 워낙에 유명하고,

먼 산에서 울리는 듯한 포스트 호른의 에피소드로 익히 알려진 3악장의 애절함도 즐기게 됩니다.

계속 듣다 보니 은근히 색채감을 자랑하는 2악장의 목관도 나쁘지 않습니다.

알토 독창과 아이들의 합창이 이어지는 4악장과 5악장...자체적으로 못 들을 건 없는데

전체적인 유기성 면에서 볼 때 뜬금없다는 느낌은 아직 말끔히 가시지는 않습니다

작곡 배경

그림설명 : 구스타프 클림트 / The Kiss (1907~8년)    

        말러는 자신의 작품활동에 대해서 편지 등을 통해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가졌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 관한 자료를 그의 편지로부터 가져올 수 있는데, 교향곡 3번도 예외는 아니다. 이 곡에 대한 대화는 1895년과 그 이듬해의 편지에서 활발히 나타난다. 말러는 스스로의 작품에 대하여 친구들과의
대화나 편지로 많은 의견을 나누었고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그런 자료들이
말러의 작품을 이해하고 연구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곡은 사랑이란 주제이지만 말러가 의도한 바는
속세의 사랑이 아니고 영원한 개념의 사랑이며
이는 모든 생명의 근원으로 모든 피조물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말러가 프리츠 뢰르에게 보낸 편지에서

“모든 피조물에 대한 내 감정의 요약은 고통스런 느낌을
피할 수 없지만 축복어린 확신으로 전개되어 갈 것이다.”

라고 설명한다.

또한 같은 편지에서

“여름이 행진해 온다. 는
희극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을 포함한다.
여름에 삼라만상이 무성하게 성장하는,
그리고 상상하고 그리워하는, 느껴질 수 있는 모든 것들도 포함하며
또한 자연으로 부터 오는 모든 소리를 포함한다.
이 모든 것 위에 빛이 모아지는 것처럼 사랑이 머문다.
자연은 위대하다. 교향곡은 세계를 담아야 한다.“

말러가 나탈리 바우어 레히너에게
이 곡의 서주의 설명으로 이야기 한 내용이다.


“이 곡을 교향곡이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어떤 면에서도 일반적인 형식을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교향곡을 작곡한다는 것은 가능한
모든 기교를 활용해 한 세계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탈리 바우어 레히너에게 보낸 편지-
교향곡 제3번의 초연은
1897년 3월 9일 베를린에서 열렸다.
대개 말러의 작품이 그러했듯이
초연은 2, 3, 6악장을 연주 했는데
역시 청중들의 야유로 끝났다.

이 교향곡의 초연 후 말러는
음악적 코미디언, 최악의 농담 꾼으로 묘사되었으며
마지막 6악장의 영적인 사랑도
비평가들을 감동시키지 못했다.

5년 후 1902년 6월 전6악장의 초연은
말러 지휘로 크레펠트에서 연주되었는데
초연과는 달리 비평가들은 베토벤 이후
가장 아름다운 느린 악장이라는 평가를 내릴 정도로
이곡은 완전한 성공을 거두었다.

교향곡 제2번에 비해 오케스트라의 규모는
줄었지만 교향곡 제 3번은 음악적으로 더욱 이해하기 어렵고,
1악장 연주가 33분, 전 곡 97분 30초의 연주 시간으로
전체 6악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제2번(4,5악장)과 같이 성악이 사용되었고
제3번에서는 4악장에 알토 솔로, 5악장에 알토 솔로와
여성합창, 어린이 합창이 연주되며 6악장은 순수 기악곡이다

  

      교향곡 3번 역시 말러의 다른 초기 교향곡과 마찬가지로 표제적(表題的)인 성격이 강하게 나타난다. 무엇보다 각 악장의 제목만 보더라도 그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제목들은 이 곡을 이해하는데 무엇보다 좋은 단서가 되기는 하지만 그 기원이나 작곡 전개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우선 작곡시기를 살펴보자면 제 2부의 다섯 악장들은 1895년의 여름동안 쓰여졌고 1악장의 스케치도 이 때에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1악장에 등장하는 행진곡 주제들의 스케치에 "1893년 슈타인바흐"라고 적혀 있다는 점이다. 이를 근거로, 분명하지는 않지만 이 행진곡 주제들이 1893년 말러가 교향곡 2번 작곡에 몰두하고 있을 때 함께 쓰여지지 않았는지 추측해 볼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선입관을 가지고 억지로 생각해본다면 이 황당무계(荒唐無稽)한 행진곡들이 교향곡 2번과도 잘 어울릴 듯 하기 때문이다.

        

 1895년의 여름 말러가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에 이미 악장의 순서나 표제가 최종판과 크게 다르지 않게 언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알마 말러나 파울 베커의 자료는 구체적인 작업이 시작되기 훨씬 전에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두 자료를 보면 '천사' 악장이나 '인류' 악장 등 성악이 포함된 악장이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숲의 동물' 악장도 보이지 않지만, 이 곡이 말러가 1892년에 작곡한 가곡 '여름의 변화'를 옮긴 것이고 원래 가곡의 가사가 '뻐꾸기가 떨어져 죽었다' 라고 시작되는 것을 생각한다면, '뻐꾸기' 악장이 '숲의 동물' 악장의 초기 버전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결국 전체적으로 살펴보아 처음부터 말러가 모든 피조물을 교향곡 속에 담으려고 계획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 악장의 위치도 최종 버전처럼 마지막에 놓여 있지 않고, 중간부에 위치하여 교향곡에 일반적인 악장 순서를 따르고 있다.

        곡 중에서 가장 먼저 작곡된 것은 '목장의 꽃' 악장으로서, 이 곡은 말러가 슈타인 바흐에 도착한 첫 날, 즉 1895년 6월 5일에 바로 작곡되어진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말러의 친구인 나탈리 바우어-레히너의 일기에는 "도착한 첫 날 오후, 꽃과 잔디로 둘러 쌓인 작은 집의 창문으로부터 밖을 내다보며 말러는 이 곡을 스케치했고 단번에 작곡했다"라고 쓰여있다. 말러는 "이 장소를 모르는 누구라도 추측은 할 수 있을 거야. 풍경이 음악에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독특한 일이냐는 거지" 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다른 악장들도 이 곡이 작곡된 후 바로 쓰여진 것으로 추측된다. 2번 교향곡에서 이미 성악을 사용한 말러는 교향곡에 성악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더 이상 껄끄러움을 느끼지는 않았으며, 바우어-레히너에게 '이상한 어린이의 뿔피리' 시집으로부터 두 곡을, 니체의 시로부터 한 곡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이는 각각 '여름의 변화' 와 5악장 '세 천사가 달콤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4악장 '밤의 노래'를 일컫는다. 작업은 무척 빨리 진행되어서 그 해 8월이 되자 친구인 헤르만 벤에게 '1악장을 제외한 총보가 완성되었다'라고 편지를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런 프로그램, 작업이 간단하지는 않아서 작곡되어진 곡들이 표에 언급된 구성에 그저 몇 곡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흥미롭다. 말하자면 표에서 언급되고 있는 악장과 실제로 작곡된 곡들의 표제가 같다고 해서 같은 곡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우어-레히너의 유산에서 발견된 스케치에 의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꽃 악장'의 제목으로 '아이들이 내게 들려주는 것'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이 악장이 바우어-레히너가 말한 것처럼 '풍경에 경도되어 작곡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표의 자료를 볼 때 말러는 처음부터 '아이' 악장과 '꽃' 악장을 함께 구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 말러는 마지막 악장으로 때로는 '천국의 삶'을 언급했고 때로는 '사랑이 내게 들려주는 것'을 이야기하였다. '천국의 삶'이란 '이상한 어린이의 뿔피리'에서 가져 온 곡 중 하나로서 1892년에 쓰여져 나중에 교향곡 4번의 마지막 악장으로 사용되는 가곡인데, 말러는 마지막 악장 뿐 아니라 첫 악장에도 이 곡의 동기를 인용하려 하기도 했다. (실제로 1악장의 한 스케치에서 발견된다) 말러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런 생각을 가졌고 1895년의 한 편지에서야 비로소 마지막 악장이 '사랑이 내게 들려주는 것'으로 결정된 것이 드러난다.

      

  1악장의 작곡도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 1896년의 여름에 슈타인바흐에 들어간 후 말러는 1악장의 스케치를 함부르크의 아파트에 두고 온 것을 발견하였는데, 결국 그는 친구 헤르만 벤에게 악보를 좀 부쳐달라는 급한 우편을 보내야만 했다. 사실상 헤르만 벤도 함부르크가 아닌 티멘도르프의 해안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지만 정신 없는 친구를 위해 함부르크로 돌아가 그 아파트의 악보더미 속을 뒤졌어야만 했고 찾아내고는 즉시 부쳐 주었다. 지록에 의하면 6월에 말러는 벤에게 고맙다는 편지를 보냈고 7월에 11일에 1악장의 완성을 알렸다. 그러나 이는 미안한 마음에서 미리 보낸 내용인 듯 하고 바우어-레히너의 기록에 의하면 실제적으로 1악장의 작업은 7월 26일에 완성되었고 그녀는 '교향곡 전체의 길이보다도 긴 1악장은 단 6주만에 완성되었고, 겨울 동안 직업적 의무를 다하면서 세부를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쓰고 있다. 
 

  앞서 관찰한 바와 같이 말러가 작곡을 시작하는 1895년의 여름부터 각 악장의 제목을 이미 생각하고 있었지만 곡의 전체에 대해서는 처음의 '행복한 삶'이라는 제목이 맘에 들지 않아 '한 여름 밤의 꿈', '나의 행복한 과학', '행복한 과학', '한 여름 아침의 꿈', '한 여름 낮의 꿈' 등 여러 가지를 생각했으나 셰익스피어나 니체의 표절로 보이는 것 같아서 결국 제목 붙이기를 포기했다.

 

 

 (번스타인 + 뉴욕필 1961년 구녹음, 2CD)

 

번스타인의 말러는 시공간을 초월한 느린 흐름을 바탕으로 양극단의 다이내믹과 인위적인 템포설정, 그리고 극도의 개인주의적 해석으로 점철된 음향의 생성과정이라 하겠는데 (이 전집에서는 2번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놀랍게도 3번은 우리의 기대를 완전히 져버린(?) 의외의 결과를 낳고있다. 6악장을 제외한다면 나머지는 지극히 평범한(?) 스타일의 연주이기 때문인데 적어도 이 정도라면 다른 사람도 아닌 번스타인으로서는 'normal'이라 평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듯 하다.

다소 무거운 1악장이지만 혼파트의 장중한 도입부가 안겨주는 전율감은 무방비 상태인 청자들을 한순간에 압도한다. 이는 번스타인만의 무게감과 뉴욕필 사운드의 정신적인 접목이며 말러 3번 교향곡이 갖는 몽환적인 감성이 만나 한줄기 빛으로 화(化)하는 순간이다. 너무 어둡고 진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만큼 심리적 울렁증도 느껴지는데 특히 32~33분 사이의 절묘하게 조탁된 금관의 낙차 큰 크레셴도는 극한의 쾌감을 선사한다. 

2, 3악장에서도 이러한 극단적 템포에 스릴 넘치는 다이내믹을 더해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으며 1악장에서처럼 일반적인(번스타인이란걸 모르고 들으면 더 그렇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스타일의 해석선상에서 부분 부분 독특한 악센트가 인상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번스타인의 수족(手足)과도 같은 뉴욕필의 움직임은 실황녹음으로서의 열기와 긴장감을 잘 포착하고 있는 반면 다소 세련되지 못해 투박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생각보다 민감하게 표현되지 않아 다른 음향에 묻혀버린 요소들(특히 포스트혼은 기대만큼 어필하지 않아 큰 아쉬움을 준다!)도 존재하며 한편으론 섬세하고 꼼꼼한 접근보다는 마치 돈키호테처럼 '돌격 앞으로!'만을 외치는 무모함에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부로 들어가보면 지극히 신비로우며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고독함마저 간직한 연주임을 부정할 수 없다.

독창을 맡은 크리스타 루드비히는 그녀만의 깊고 아득한 목소리를 느껴볼 수 있으나 지나치게 탐미적으로 흐르는 부분은 역시 번스타인의 해석과 어느정도 조화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갖게한다. 어찌됐건 5악장까지 이어지는 루드비히의 목소리는 이 연주만의 빼놓을 수 없는 백미이며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지극히 인상적인 순간이다.

5악장 "Bimm Bamm"을 부르는 브루클린 소년합창단은 분명 빈 아이들의 그것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감안하고 듣는다면 크게 무리는 없을 듯 하다.

느리고 진중한 발걸음을 내딛는 피날레는 낭만적인 감성으로 점철된 음향적 완성체 바로 그것이다. 현의 비브라토를 최대한 활용해 깊고도 절절한 울림을 들려주는데 샤이의 연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정신적 고양감을 맛보게 함과 동시에 거대한 스케일을 통해 광활한 음향의 진수를 온몸으로 체감케 한다. 번스타인의 작위적인 해석을 싫어하는 말러리안이라도 이 3번 연주만큼은 번스타인만이 주는 감동과 카타르시스로 그의 골수 안티세력들에게도 외면할 수 없는 마약으로 작용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 모두가 다 번스타인만의 매력이자 장점이기에 무리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게 아닐까 한다. 또 번스타인이기에 가능한 결과일테고... 어찌됐든 그 안에서 행복하다면 그걸로 족하지 않을까? 그 주체가 누구이든지 말이다. 그런게 바로 말러니까...

 

 

Gustav Mahler Symphony No.3

Christa Ludwig / New York Choral Artists / Brooklyn Boys Chorus /

Leonard Bernstein / New York Philharmonic Orchestra (DG 1987 Live)

 

Mahler Symphony N3 Wiener Philharmoniker Leonard Bernstein  전 악장 연속감상

 

 

3번 교향곡도 초연 당시 전곡을 연주하지도 못했고 (2,3,6악장만이 연주되었다.), 연주 이후에 평론가들이 "음악적 코미디언", "최악의 농담꾼", "진부함과 수천의 회고담" 등 혹평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3번의 마지막 악장을  감상해 본 사람이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다는 점이 참으로 놀랍다. 편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인간 사회의 커다란 병폐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오늘소개할 교향곡 3번은 크기도 엄청나고 (약 100분여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자랑한다.) 내용도 복잡하다.  6악장에 달하는 크기도 그렇고, 오케스트라, 독창자와 합창단 (소년, 여성)까지 등장시킨 구성도 복잡하다. 따라서 연주되는 기회도 별로 없다.

이곡은표제적인 성격이 강한데, 원래 "한여름 밤의 꿈", "한여름 아침의 꿈", "나의 행복한 과학" 등의 이름을 검토해 보다가 이름을 포기하고 절대 음악으로 남게 되었다. 각 악장들도 나름대로의 표제가 덧붙여진 음악이다.   하지만 말러의 주장대로 "교향곡은 세계를 담아야한다" 는 관점에서 본다면 어떤 세계를 담고 있는 음악을 한 가지 말로 표제를 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절감한다. 

곡의구성은 1부(1악장) 와 2부(2,3,4,5,6 악장)로 나누어져 있다. - 워낙 길다 보니 쉬어야 할 것 같다.  악장 이름 뒤의 붙여진 설명은 악장별로 주어진 간략한 표제의 글이다. 

 

 

Gustav Mahler (1860∼1911)Symphony No.3 in D minor

<1부>

1악장: 목신이 잠을 깬다 -  박쿠스의 행진 

Kra?ftig. Entschieden (힘차고 단호하게)

혼의합주로서 목신(여름의 상징)이 잠을 깨는 서주로 곡이 시작된다.  서주가 끝나면 음울한 여름의 행진이 시작된다. 셋잇단음표를 포함한 특이한 박자의 행진곡은 장송 행진곡을 연상시킨다.  장송 행진곡은 말러의 음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형태의 하나로서 죽음을 늘 의식한 말러의 음악에서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음울한 행진곡이 끝나면 제2 주제인 박쿠스의 퍼레이드가 시작된다.  퍼레이드는 장송행진곡의 음울한 톤을 벗어나 활기차고 씩씩한 행진곡으로 진행된다.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괴상한 행진곡이 전개된다.  1,2주제가 등장하고 전개부, 재현부가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거의 소나타 형식을 만족시키고 있다.  말러가 현대 음악과 고전-낭만의 경계에 서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형식이다. 

무생물로 부터 생명이 탄생되어가는 창조 과정을 묘사한다.
팡파르와 즐거운 행진곡, 목관악기, 더블베이스의 연주로 시작되며,
교향곡 3번은 1896년 여름 6주 동안 말러의 여름 별장에서 작곡,
그 중 1악장은 마지막에 작곡되었고
말러의 교향곡 미완성까지 10곡 중
연주 시간이 가장 길고 이야기 거리도 많다.


“이 악장의 서주는 한 여름 열기와 같은 분위기를 표현한다.
무풍지대에서 생명은 고요하다.
햇볕을 쪼이는 대기가 흔들린 뿐이다.
나는 나의 내면의 귀로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실제 소리로 구체화 시킬 수 있을까?
한 젊은이가 구원을 요청하지만
1악장의 승리의 함성이 들려올 때까지
생물은 여전히 자연과 무생물의 심연에 잠겨 있다.“

-1896년 안나 폰 밀덴부르크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러의 많은 곡들이
행진곡을 포함하고 있으나
이곡에서는 이상한 행진곡들이 많고
예기치 않은 다양한 음악의 소재가 나타난다.
이렇게 교향곡 제3번은 음악적 상식을
초월하여 결합하며 발전한다.


“여름이 행진해 온다. 는 일종의 전주곡이다.
전사들이 등장하는 아주 거친 부분도 있다.
거기에서는 군악대가 필요하다.
그래서 밴드가 행진 해 오는 것과 같은 소리를 만들었다.
그때 불량배가 등장 소란을 피운다.“

라고 나탈리 바우어 레히너가 말러의 증언을 기록하고 있다.


“1악장은 휘몰아친다.
행진곡의 템포에 맞춰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커져 마침내
기쁨으로 가득한 소음이 당신을 삼켜 버릴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신비스럽고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된다.
오! 인간이여 주의하라.”

-나탈리 바우어 레히너에게 보낸 편지에서-

“여름이 행진해 오는 것은
겨울에 맞서는 전쟁이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겨울은 쉽게 굴복한다.
여름은 강해지고 우월하며 확산된다.
이 악장은 서주의 역할을 감당하며 흥미로운 바로크 스타일로 되어있다.

-나탈리 바우어 레히너에게 보낸 편지에서-

변형된 소나타 형식이지만
제시부와 발전부의 소재가 다채롭게
변화하기 때문에 곡을 이해하기가 어렵고
33분이 넘는 긴 악장 속에서 기본적으로 템포의 변화가 없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호른이 합주하는 팡파르의 서주로 시작하며
밤의 노래를 예견하는 미스테리오소가 나오며
장송 행진곡이 큰북의 리듬으로 연주된다.

행진곡이 음침하고 중후하게 연주되며
레치타티보/ 아리오소 부분은 느린 악장과 함께
호소하는 듯 한 분위기를 묘사할 때
신선미가 결여된 타성에 젖은 듯
말러가 사용하는 셋 잇단 음표로 채워져 있다.

전령이라 이름 붙인 클라리넷의 연주로
여름이 다가오는 것처럼 행진곡이 멀리서 들려온다.

두 주제의 그룹으로 보여 지는
이 부분이 몇 번 반복해서 연주되고 제시부를 구성하며
이 제시부는 작은 클라이맥스를 연주한다.

레치타티보/ 아리오소로 시작되는 다음의 발전부는
제2 제시부로 보여 지기도 한다.
가요풍의 새로운 멜로디가 호른의 연주로 흐른다.

현악기의 행진 리듬으로 시작,
재현부에 이르기 까지 산만한 분위기가 이어지며
교향곡의 부분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이는 교향곡으로 표출되는 말러의
정리되지 못한 듯한 작곡 의도에 대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하다.

또한 변화한 현악기 연주를 배경으로 한
현악기의 리듬과 목관악기의 고음 연주를 통하여
말러는 저속한 군중들을 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북이 군대의 사열에서나 들을 수 있는
행진곡의 리듬을 연주한다.
어울리지 않는 팡파르가 다시 들려오며 재현부가 연주된다.

재현부는 제시부의 주제들이 변형되어
나타나는 것을 제외하고
거의 제시부의 순서를 따르며
클라이맥스로 이어지며 승리의 팡파르로 끝을 맺는다.

이곡은 피조물의 세계를 다루며
사랑이란 주제로 끝나게 되는데 이는 에로스적인 사랑보다
영원한 개념으로서의 자선적인 아가페적인 사랑이었다.

모든 존재의 근원이 사랑이라는 말러의 사상은
피조물에 대한 깊이 있는 사랑과 진지한 고통의 느낌들이
사랑의 축복 어린 깊은 성찰과 확신으로 승화된다

 

<2부>

2악장: 목장의 꽃이 나에게 들려주는 것 What the Flowers on the Meadow Tell Me


Tempo di Menuetto, Sehr m?Big
(미뉴에트의 템포로 절도 있게)

목장의꽃들이 바람이 흩날리듯 미뉴에트 풍의 목관악기 연주가 아름답게 진행된다.  스케르초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꽃밭의 풍경을 충분히 연상시킬 수 있는 우아한 곡이다.  말러의 음악을 어느 정도 들어본 사람들은 예상하겠지만 편안한 음악만이 진행될 리가 없다.  난데없이 등장하는 전혀 상이한 멜로디는 예측 불가능한 말러의 음악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 곡은 내가 작곡한 음악 중 편한 음악이다.
근심 걱정 없는 꽃과 같이 꽃이 바람에 나부끼듯 음악도 흔들리고......
베이스는 피치카토를 연주하고 강한 스트록을 쓰지 않는다.
꽃의 기쁨도 오래 가지 않는다.
강한 폭풍이 초원을 휩쓸고 지나가 신음하고 흐느낀다.
더 높은 차원으로 상승을 바람으로..... “

-나탈리 바우어 레히너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악장은 미뉴에트 풍의 주요부와
스케르초 풍의 트리오가 반복 연주된다.
트리오가 두 번 연주할 때 “천국의 삶” 중 한 부분이 인용되기도 한다.
이 악장에 대해 말러는 1896년 여름에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꽃이 그저 편히 피어있는 모습은
음악으로 묘사하기에는 불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나는 폭풍으로 던져진 후
다시 미풍으로 부드럽게 흔들리는 햇빛 아래 변화되고
어루만져지는 모습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3악장: 숲의 동물들이 나에게 들려주는 것 What the Animals in the Forest Tell Me

 Comodo. Scherzando. Ohne Hast
(적당한 속도로 빠르지 않게)

목관악기들을중심으로 새들의 노래 같은 아름다운 멜로디가 진행된다.  중간 부분에는 호른의 독주가 등장하는데, 보통 무대의 높은 곳 (2층이나 3층)에서 연주하도록 되어있다.  멀리서 들려오는 호른 연주는 석양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표현한 듯 낭랑하게 들려온다.  특이한 구조의 3악장에 대하여 말러는 "가장 바보 같으면서도 동시에 가장 비극적인 곡"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피조물인 인간과 영적인 세계를 연계하며
말러는 자신의 곡이 내재한 진화적인 면을 강조했다.

유머러스하고 또한 비극적이며
그 속에는 웃음보다 소름끼치는 공포가
내재되어 있고 이에 압도 된다.

이 곡의 주부는 1892년 말러가 작곡한
초기 가곡 “여름의 변화”를 인용하고 있다.

가곡의 내용은 뻐꾸기의 죽음으로 시작되어
나이팅게일이 후계자임을 선언하며 끝을 맺는다.
(뻐꾸기의 울음소리는 유럽에서 여름을 알리는 소리다.)

이 곡은 론도 형식으로 보는 것이
곡의 형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유머를 내포하고 있는 스케르초에 대하여
말러는
“가장 바보 같으면서도 동시에 가장
비극적인 곡“
이라고 설명한다.

베를린 초연의 프로그램에서
이 곡에 대해
“방해받지 않은 삶을 누리던 숲의 동물들이
인간의 첫 출현을 보고 가져올 미래의 문제에 대해
공포를 느끼는 것”
이라고 표현했다.


4악장: 인류가 나에게 들려주는 것 What Man Tells Me

Sehr langsam. Misterioso
(아주 느리고 신비스럽게)


아주느리게, 신비롭게 연주가 시작된다. 알토의 독창으로 진행되는 이 곡은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두 부분을 가져와 가사화한 것이다.  가사의 내용은 세파에 찌든 인류를 노래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내가 어떻게 무감각하고 완고한 원시적 상태로 부터
인간의 평안한 마음에 이르기까지
감정의 단계를 상승시켰는지를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은 더 높은 단계 즉 신을 향한 것이다.

-말러의 조세프 크룩 발트제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악장은 “밤의 노래”라고 불리는데 말러는
이 곡의 가사를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와
한 부분은 제2악장의 ”또 다른 무곡“이고
또 하나는 제 4악장의 ”주정꾼의 노래“이다.

한 밤의 신비로움과
무거운 분위기를 위해 알토가 이 곡을 부르며
오케스트레이션도 말러 특유의 고음의 톤을 저음의 악기가 연주하며
저음을 피콜로와 같은 고음악기가 연주하고 있다.


“부드럽고 여린 음을 연주하고 싶을 때
나는 악기가 편하게 음을 내도록 하지 않는다.
연주자가 큰 노력을 기우려야 낼 수 있는 음을 쓴다.
그 악기가 낼 수 있는 보통 음역을 넘어서는 음을,
베이스와 바순이 높은 음을 연주하게 하거나
풀륫이 낮은 음을 연주하게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나탈리 바우어 레히너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5악장:  천사가 나에게 들려주는 것 What the Angels Tell Me

Lusig im Tempo und keck im Ausdruck
(활발한 속도로 대담하게)


소년합창과 여성 합창, 그리고 알토의 독주로 곡이 진행된다.  소년 합창은 천사의 목소리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곡의 멜로디는 4번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과 연관성을 가진다.  거의 유사한 곡이지만 편성과 구성이 아주 다르기 때문에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 준다. 

교향곡2번, 3번, 4번은 그의 가곡집 "이상한 어린이의 뿔피리"와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말러의 전 작품을 통해서 자잘한 고리들이 연결 되어 있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말러는 알토 솔로로
여성과 소년 합창을 배경으로 연주하는
이 곡의 가사를 “이상한 어린이의 뿔피리”에서 가져왔다.

십계명을 어긴 베드로를
예수 그리스도가 용서한다는
밝고 유머러스한 곡이다.

소년 합창과 알토와 여성 합창이
천국의 종소리를 묘사한다.
이 곡은 말러가 1892년에 작곡한
“천국의 삶”의 멜로디를 사용하고 있다.


6악장:  사랑이 나에게 들려주는 것 What Love Tells Me

Langsam. Ruhevoll. Empfunden
(느리고 평온하게 감정을 풍부하게)

“이 음악에서 모든 것은 평화와 정적 속으로 녹아든다.
끊임없이 회전하던 익시온의 수레바퀴가 멈춘 것처럼....“



말러가 마지막 구원의 수단으로 사랑을 선택,
이 느린 악장을 곡의 마지막으로 결정했다.

D장조의 슬픈 주제와 C# 단조의 보다
고통스런 주제로 구성된 소나타 형식으로
마지막은 보다 밝은 D장조의 주제로 끝난다.


말러는 교향곡 제3번에서 기악 레치타티보,
코랄 행진곡, 장송행진곡, 멀리 들려오는 음악 등
독특한 음악 유형을 적용하여 작곡에 반영하였다.
각 악장마다 음악적 모티브의 연계가 나타나며
교향곡 제4번 4악장의 가곡 “천상의 삶”의
모티브가 모든 악장에 이를 적용하였다.

또한 말러는 성악곡에 나타나는 레치타티보를
말러는 기악곡에 도입하여 사용했다.
1악장에서 현악기의 트레몰로를 배경으로
말하듯 호른이 멜로디를 연주하며
장송 행진곡을 배경으로 트럼본이
솔로로 레치타티보를 연주한다.

풀륫과 피콜로가 코랄을 연주하며
오보에는 노래하듯 선율을 연주,
클라리넷은 코랄을 대위 적으로 연주한다.

군대 행진곡과 같은 리듬이 자주 연주되며
여름이 찾아오는 부분에서는 행진곡으로 연주된다.

말러의 음악에서 뺄 수 없는 장송 행진곡,
1악장 도입부에서 우주를 깨우는 호른의 모티브 이후
겨울의 암흑 속에서 깨어나지 못한
혼돈속의 세계를 묘사하는 장송 행진곡이 연주된다.

멀리서 들려오는 듯 한 음악효과는
1악장과 3악장에서 많이 연주되며
여름의 행렬이 멀리 있는 것처럼 아주 여리게 연주하여
거리를 의식할 수 있도록 묘사한다.

각 악장과의 연계된 음악적 모티브로
1악장과 4악장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며
6악장에도 4악장의 모티브가 나타난다.
6악장의 고통스런 간주곡이라 부르는 곳에
4악장의 모티브를 빌어다 인간의 고통을 암시한다.
고통스런 부분은 6악장 종결에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정화되며 사라진다.


말러의3번 교향곡은 1악장과 마지막 6악장에 모든 중심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약 32분에 달하는 1악장과 25분에 가까운 6악장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2악장-5악장은 작은 에피소드를 말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장대한3번 교향곡을 "사랑"으로 끝맺음을 한 것은 그의 세계관을 표현 한 것이리라.  모든 것을 포용한 현의 장대한 울림은 어느 음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아름다운 음향이다.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말러의 사랑은 무한한 동경에 가깝지 않았을까 한다. 클라이막스 부분의 금관 악기의 울림도 현의 울림처럼 무한한 동경을 노래하고 있다. 

내가말러를 처음 접하고 나서 3번의 6악장을 들었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말러의 음악 중에서 가장 훌륭한 악장 중의 하나이다

 

Mahler Symphony No3 Abbado 전 악장 연속감상

.

 

 

말러 / 교향곡 3번 - Lucern Festival Orchestra (Claudio Abbado, Conductor) 전 악장 연속감상

아바도(1980년 녹음- 빈필)의 연주도 우수한 연주 중의 하나이다.

 

 

가장 감동적인 6악장은  아바도/베를린필 실황음반이 좋다. 마지막에 터져나오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금관이 아쉽긴하지만 그런만큼 여운은 더욱더 길기만 합니다. 텐슈테트 런던필도 좋구,  불레즈 3번은 듣는사람 마음을 심란스럽게 할정도로 감정적인 테크닉이 무척 인상깊다

 

음반소개

Gustav Mahler Symphony No.3 in d minor

 

Dagmar Peckova/ Mezzo Soprano

Women of the Rundfunkchor Berlin / Knaben Hannover

Joachim Pliquett / Post Horn

Kent Nagano / Deutsches Symphonie Orchester Berlin (Erato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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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의 3번교향곡이 주는 대서사적 드라마틱의 진수는 여타의 곡에서 느껴지는 그것과는 본질부터 다르다. 장대한 규모의 구조, 타 교향곡과의 비교를 거부하는 작품의 시간성, 그리고 심연으로부터의 깊은 울림을 이끌어내는 음향적 고양감... 이 외에도 곡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들이 말러 뿐만 아니라 모든 심포니들로부터의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작품으로 여기게 되지 않나 싶다. 그로인해 일관된 해석과 연주력으로 전곡을 완주하기에 가장 어려운 곡이 바로 이 곡일테지만 그만큼 지휘자들의 도전의 대상이 되고 있기에 명반이 즐비한 작품 또한 이 곡이다.

 

지휘자 켄트 나가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 도입부터 느껴지는 혼섹션의 장쾌한 음향은 청자의 귓가에 싱싱한 청량감을 안겨준다. 대부분의 연주에서 느껴지는 부담스런 육중함은 적어도 여기에선 예외다. 이토록 가벼우면서도 충분한 무게감을 주는 금관앙상블이 또 있을까? 곡 전반에 걸쳐 이들은 일관된 스타일을 유지하는데 이는 곡이 청자에게 주는 부담감을 상당부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3악장 포스트혼 솔로 역시 그런 느낌에 더해 아련하고 평화롭기 그지없는 목가적 사운드의 극치를 보여줘 곡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그 여운이 남을 만큼 감동적이다. 게다가 목관과 현파트 역시 해맑고 상쾌해 말그대로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나가노는 전반적으로 곡의 구석구석을 섬세하게 짚어나가기 보다는 잔가지를 과감하게 쳐내고 전체적인 흐름을 매끄럽게 이어가는데 더 치중하는 인상을 준다. 다소 늘어지거나 복잡다단한 요소들로부터는 빠른 템포로 벗어난다는 느낌을 주는데 이는 무책임한듯 하면서도 상당한 설득력을 준다. 이러한 요소는 청각적, 시각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소리와 영상(상상)을 만들어내 이 기나긴 곡을 완주하는 청자의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한다. 이는 특히 후반악장에서 두드러진다. 또한 다른 연주에서는 거의 듣기 힘들었던 현의 콜레뇨나 하프의 음향을 부각시켜 새삼스러운 독특함을 주며, 튜티에서도 그저 거침없이 내지르지만은 않는 동양적인 절제의 미가 담겨있다.(정작 그는 스스로를 일본인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다그마르 페코바는 목소리 톤이나 성량 모두 이 곡에 매우 어울리는 가수인데 오케스트라 안에서 무리하게 튄다거나 앞으로 나오려하기 보단 앙상블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느낌을 준다. 합창단의 목소리에서 오는 깔끔함과 천진난만함 역시 다소 밋밋하지만 좋은 인상으로 다가온다.

6악장 총주의 장대함은 샤이나 번스타인의 그것과는 다른, 나가노만의 중량감과 쾌속질주의 묘미를 통해 이 연주만의 깊이감 있는 클라이맥스을 만들어낸다. 코다에서 통렬하게 울리는 팀파니의 타격은 이 연주가 보여주는 그들만의 의도에 부합하는 맛깔스러운 마무리로 그 여운이 강하게 남는다. 실로 후회없고 시원스럽기 그지없는 강력한 종지부를 찍어 잊을 수 없는 카타르시스의 세계로 나를 인도한다. 

그래, 말러 3번은 이렇게 연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반드시 그 규모로 인해 주눅들거나 부담스러울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가노는 말러리안에게 3번에 접근하는 이상적인 대안을 이 연주를 통해 제시하고 있는 듯 하다.

 

 

음반소개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Michael TILSON THOMAS
San Francisco Symphony
Michelle De YOUNG
Women of the SFS Chorus
Pacific Boyschoir, San Francisco Girls Chorus
25-29 Sep. 2002 Live  
SFS 821936-0003-2 (2CD)
[ Kindertotenlieder ]
1  Kr?ftig. Entschieden 36.16

2  Tempo di Menuetto. Sehr m?ßig 10.10

3  Comodo. Scherzando. Ohne Hast 18.58

4  "O Mensch! Gib Acht!" 10.25

5  "Es sungen drei Engel." 4.24

6  Langsam. Ruhevoll. Empfunden 26.31

  Total Time  106.44
엄청안 반향을 일으킨 마이클 틸슨 토마스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말러 사이클 제3탄. 3번 교향곡에서도 틸슨 토마스는 부드럽고도 우아한 관점을 유지하면서 곡의 세부를 극도로 아름답게 다듬었다. 동시에 날카롭게 강조된 리듬과 투명하고 말끔한 짜임새는 연주에 활기찬 탄력을 부여한다. 드 영의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역시 격렬한 자극보다는 아름다운 흐름을 택한 연주. 동종의 그 어떤 음반도 넘보지 못할 최고의 녹음은 실로 경탄을 연발케 한다. (음반 수입사 해설) 

     지금까지 모두 세장이 나온 틸슨 토마스의 말러 사이클이 완성된다면 아마도 우리는 레코딩 역사상 가장 우수한 말러 교향곡 전집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적어도 녹음의 질적인 면에서는 말이다. CD 플레이어로 들어도 그렇지만 SACD 플레이어로 들으면 피아노와 포르테의 대비가 무시무시할 정도로 선연한 다이내믹이라든가, 인위적으로 넓혀 놓은 티가 전혀 나지 않으면서 눈에 잡힐 듯한 무대를 적당한 크기로 그려내는 음장감 등 녹음에 대해서 만큼은 칭찬밖에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기존의 주정적인 말러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연주에 대해서 이견이 있을 수도 있겠다.

(최윤구. CODA 2003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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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틸슨 토마스(MTT)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SFS)의 말러 사이클 신보가 수입되었다. 말러의 교향곡 전집을 실황으로 녹음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MTT와 SFS 콤비는 이미 지난 해 각각 교향곡 6번과 1번을 담은 음반 두 장을 교향악단의 자체 레이블인 'SFS 미디어'에서 내놓은 바 있다.

        이번 신보에는 교향곡 3번과 가곡집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가 수록되었다. 교향곡 3번은 작년 9월 25일에서 29일 사이에,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는 재작년 9월 19일에서 23일 사이에 데이비스 심포니 홀에서 실황 녹음되었고 메조 소프라노 미셀 드 영과 SFS 여성 합?단, 퍼시픽 소년 합창단과 샌프란시스코 소녀 합창단 등이 동원되었다.

        MTT와 SFS는 명쾌하게 조율되고 투명하게 정제된, 그러면서도 풍부한 감흥을 자아내는 멋진 연주를 들려준다. 시종 강조점이 분명한 세련된 리듬과 쾌적하고 유연한 진행이 돋보이며, 도처에서 지휘자와 악단의 개성이 뚜렷히 부각되고 있다. 드 영의 차분하고 장중한 독창과 합창단의 섬세하고 다채로운 노래도 수준급이며, 무엇보다 피날레의 깨끗하고 찬란한 고양감이 일품이다. 틸슨 토머스는 과거에도 런던 심포니와 함께 교향곡 3번을 녹음(Sony)하여 찬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번 연주 역시 그에 버금가는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음반은 현재 진행 중인 말러 사이클의 이전 두 음반과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형 SACD로 발매되었다. 따라서 일반 CD 플레이어에서도 청취가 가능하지만, 음반 특유의 탁월한 음질은 SACD 전용 플레이어에 걸었을 때 비로소 진가를 드러낸다. 가격이 다소 비싼 것이 흠이지만, SACD 플레이어를 소유한 말러 애호가라면 투자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황장원. CD Review 2003년 8월호)


말러는 그의 3번 교향곡을 통해서 세상의 모든 것을 나타내고자 한다. 비록 7악장으로 예정되었던 '천국에서의 어린 아이들의 삶'이 4번 교향곡의 피날레로 대치되었지만 말러는 인간 세계의 거의 모든 것을 표현하려고 했고 이러한 그의 의도를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초연 당시에는 각 악장에 표제(表題)를 붙였다. 사이먼 래틀의 연주는 이러한 곡의 배경에 알맞은 광활함과 변화무쌍함을 전면적으로 배출한다. 이 작품에서도 첫 금관의 팡파르는 느리고 장중하다. 악구간의 연결에 심혈을 기울인 연주이므로 그만큼 과장됨이 없고 순(純)음악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악기가 전개해 나가는 어떤 패시지를 보아도 끈질기게 마지막 음을 물고  늘어지는 래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칫하면 무력한 연주로 전락할 수 있는 이런 방법이 성공한 것은 래틀이 작품의 구조를 파악하고 구축적인 연주를 지향하는 지휘자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발매되었던 말러의 9번 교향곡에서도 그가 우리에게 들려준 멜로디의 표출과 구조의 유지에 대한 균형감각은 탁월했었다. 금관의 여유 없는 연주로 시작되는 첫 주제는 악상만큼이나 인상적이다. 여기에서도 갑작스러운 현의 트레몰로에 역점을 둔 레틀의 현명함이 돋보인다. 안정되어 있으면서도 긴장감을 잃지 않는 것, 이는 말러 교향곡을 연주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지휘자의 악곡에 대한 접근이 이처럼 이중적이기 때문에 작품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입체적으로 들린다. 여름이 오는 소리를 묘사한 현의 신비한 반주와 목관의 부드러움은 탄력적이면서도 지휘자에 의해 극도로 자제된 저음 성부 악기들과 잘 어울린다. 미뉴에트 스타일의 2악장과 목관의 유머가 돋보이는 3악장, 알토의 고요함 때문에 2번 교향곡을 떠올리게 하는 4악장 모두 탐구적인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호흡이 돋보인다. 5악장은 아동 합창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는 구실을 한다. 많은 지휘자들의 연주를 들어보았지만 래틀의 이 음반처럼 생동감 있는 5악장을 들어본 기억이 없다. 합창단의 밝은 음색과 버밍험 시립 교향악단의 화사한 색채가 인상적인 부분이다. 마지막 악장의 드라마는 현의 발전을 받아들이는 호른에서부터 시작한다. 래틀의 중첩의 표현은 이 부분에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첼로의 풍성함과 행간의 여운을 절묘하게 살리고 있는 래틀의 연주를 끝까지 듣고 나서 이 작품이 너무나 낭만적인 곡이라고 새삼 깨닫게 되었다. 첫 악장에서의 무거운 발걸음에서 마지막 악장이 그리고자 하는 아주 멀리 떨어진 정화된 세상을 향하는 작품이지만 래틀은 두 세계간의 괴리감(乖離感)을 차분하게 풀어나가면서 진정한 말러의 모습을 우리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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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8점 / 녹음 10점

"세부의 표현에 주력한 연주" / 정양원

       『대지의 노래』 이후 다시 빠른 행보를 보이는 래틀의 말러이다. 얼마 전 출시된 9번이 빈 필하모닉과의 외도였다면, 3번은 그의 오랜 동반자인 버밍험 시립 교향악단과의 음반으로 다른 그의 멀러 녹음들처럼 빠르지 않은 템포와 독특한 리듬감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표현에 강조를 둔 모습을 발견 할 수 있다.
       1악장을 시작하는 팡파르의 서주(序奏)부터 래틀은 세 번째 박자를 약간 길게 끌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어둡게 가져가고 있는데, 이러한 식의 행진곡은 지나친 긴장감과 어두운 분위기로 인해 조금 지루하게 들리기도 한다. 제시부의 종결부에서도 금관들의 각 음을 강조하는데, 이것은 복잡하기 이루 말할 데 없는 이 악장을 분절시켜 바라보는 지휘자의 생각의 반영인 듯 하다. 하지만 이어 연결되는 발전부부터는 앞서 보여준 집중력이 사라지고 들뜬 듯 가볍게 들리는데, 곡의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싱겁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곡이 진행되어 나가며 조금 나은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다시 행진부와 결합되면서부터는 이제까지의 모습들은 상실하고 특징 없는 연주를 들려준다. 만족스럽지 않은 1악장에 비하여 2부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 2악장의 미뉴에트는 매우 상쾌한 느낌을 주는 래틀다운 연주인데, 프레이징 안에서 보여지는 강약의 조절이나 트리오와의 자연스러운 연결도 훌륭하다. 3악장은 먼 곳에서 들리는 플뤼겔 호른의 평화로움과 목관의 음색이 좋긴 하지만, 스케르쪼치고는 너무 점잖게 들린다. 4악장의 솔로를 부르는 REMMERT의 음색은 무거운 곡의 분위기에 비해서는 약간 맑은 편이지만, 신비스러운 느낌을 전해주기에는 적당하다. 목관의 반주가 보여주는 감정과잉도 어색하지 않게 들린다. 또 다른 아다지오인 6악장은 건조한 현의 울림으로 시작하는데 역시 곡을 분절하여 보는 듯한 래틀의 입장으로 인해 곡에 대한 여유 있는 조망이 부족하게 들린다. 후반부에 금관이 합세하면서 이런 약점을 조금 가려주긴 하지만 1악장과 함께 이 음반의 가장 큰 아쉬움이다. 전체적으로는 번스타인의 뉴욕 필하모닉(DG)과 반대 입장에 있는 듯한 연주인데, 앞으로 남은 5번과 8번을 기대해 본다. 필업으로 수록된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의 여덟 가곡들은 관현악 반주는 그런 대로 만족스럽지만, KEENLYSIDE 의 노래에는 불만이 남는데, 음색이 곡이나 악단의 소리와 조금 이질적으로 느껴지고 불안정한 고음처리와 몇몇 음들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하는 문제를 보이기 때문이다. 녹음은 매우 훌륭한데 디테일과 다이내믹 모두를 잘 담아내고 자연스러운 음향을 들려준다.

 

음반소개


말러: 교향곡 3번
다그마 펙코바 (메조소프라노)
베를린 방송합창단 여성단원
하노버 소년합창단
요하임 플리케트 (포스트호른)
안드레아스 클라인 (트럼본)
켄트 나가노 (지휘)
독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베를린
TELDEC 2CD

나가노가 독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베를린 (구 베를린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를 맡은 후 처음으로 녹음한 음반이다. 베를린 필하모니 홀에서 녹음됐으며 나가노의 TELDEC 첫 음반이기도 하다. Wolfgang Mohr 프로듀서.

김태형: 하이팅크/베를린 필이 하지 못했던 것을 해냈다. 돋보이는 부선율선, 은회색빛의 오케스트라 음색, 최고의 음질 등이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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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1.07 11:14

    첫댓글 잠시 머리 식혀봅니다 ..소리화님 전용 게시판이네요 !!! ㅎㅎ 좋은글많이올려주세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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