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의 교향곡 3번은 매번 들을 때마다 결코 쉽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말러의 교향곡중 연주시간이 가장 길다는 점, 무려 1시간에 육박하는 1악장과 6악장 사이에 끼인 나머지 2.3.4.5악장간의 연주시간의 기형적 대비와 그로 인해 귀에 와닿는 무게감의 차이. 기존의 교향곡의 틀로는 조망하기 힘든 자유로운 악상 전개 등등 말러 3번을 들을 때면 누구나 한번쯤은 느낄 법한 이유들 때문일 겁니다. 말러의음악의 내용이 복잡하기도 하지만, 덧붙여 더욱 재미있는 점은 말러가 악기의 활용이 아주 능숙해서 거대한 교향곡에서 많은 부분들이 실내악을 연상시킬 정도로 정교하게 다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괴상한 멜로디들이 전개될 때 악기의 구성을 살펴보면 아주 단출한 구성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내고 있고, 악기의 사용도 아주 다양하다. 현의 편안한 질감 표현은 다른 작곡가들을 능가하고 있으며, 플루트, 오보에 등의 목관악기를 잘 다루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혼, 트럼펫, 트럼본 등의 금관악기의 시원스런 표현도 좋다고 할 수 있으며, 가끔씩 얼굴을 내미는 방울소리 (썰매 방울, 소방울 등 방울 소리도 다양하다)도 아주 재미있다. 이렇게훌륭한 말러의 음악이 말러가 생존해 있던 당시에는 푸대접을 받았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교향곡 3번을 작곡할 당시 말러는 이런 말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 곡은 전통에 전혀 맞지 않는 것이기에 교향곡이라 부르는 것은 부적당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서 교향곡이란 모든 기술적인 수단을 강구 하여 세계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느리게,평온하게,마음으로부터 감정을 느끼면서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사랑이 하는 말에 귀 기울여 볼 때입니다 그래도 억지로 억지로 완주하기를 오기로 하다 보니 어느덧 독서백편의자현 하듯이 완성되지 않은 밑그림처럼 윤곽이 어렴풋이 잡히는 듯합니다. 말러 특유의 아디지오를 본격적으로 선보인 6악장과 금관의 향연과 타악기의 포효가 일품인 1악장이야 워낙에 유명하고, 먼 산에서 울리는 듯한 포스트 호른의 에피소드로 익히 알려진 3악장의 애절함도 즐기게 됩니다. 계속 듣다 보니 은근히 색채감을 자랑하는 2악장의 목관도 나쁘지 않습니다. 알토 독창과 아이들의 합창이 이어지는 4악장과 5악장...자체적으로 못 들을 건 없는데 전체적인 유기성 면에서 볼 때 뜬금없다는 느낌은 아직 말끔히 가시지는 않습니다 작곡 배경그림설명 : 구스타프 클림트 / The Kiss (1907~8년) 말러는 자신의 작품활동에 대해서 편지 등을 통해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가졌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 관한 자료를 그의 편지로부터 가져올 수 있는데, 교향곡 3번도 예외는 아니다. 이 곡에 대한 대화는 1895년과 그 이듬해의 편지에서 활발히 나타난다. 말러는 스스로의 작품에 대하여 친구들과의
교향곡 3번 역시 말러의 다른 초기 교향곡과 마찬가지로 표제적(表題的)인 성격이 강하게 나타난다. 무엇보다 각 악장의 제목만 보더라도 그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제목들은 이 곡을 이해하는데 무엇보다 좋은 단서가 되기는 하지만 그 기원이나 작곡 전개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우선 작곡시기를 살펴보자면 제 2부의 다섯 악장들은 1895년의 여름동안 쓰여졌고 1악장의 스케치도 이 때에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1악장에 등장하는 행진곡 주제들의 스케치에 "1893년 슈타인바흐"라고 적혀 있다는 점이다. 이를 근거로, 분명하지는 않지만 이 행진곡 주제들이 1893년 말러가 교향곡 2번 작곡에 몰두하고 있을 때 함께 쓰여지지 않았는지 추측해 볼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선입관을 가지고 억지로 생각해본다면 이 황당무계(荒唐無稽)한 행진곡들이 교향곡 2번과도 잘 어울릴 듯 하기 때문이다.
1895년의 여름 말러가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에 이미 악장의 순서나 표제가 최종판과 크게 다르지 않게 언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알마 말러나 파울 베커의 자료는 구체적인 작업이 시작되기 훨씬 전에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두 자료를 보면 '천사' 악장이나 '인류' 악장 등 성악이 포함된 악장이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숲의 동물' 악장도 보이지 않지만, 이 곡이 말러가 1892년에 작곡한 가곡 '여름의 변화'를 옮긴 것이고 원래 가곡의 가사가 '뻐꾸기가 떨어져 죽었다' 라고 시작되는 것을 생각한다면, '뻐꾸기' 악장이 '숲의 동물' 악장의 초기 버전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결국 전체적으로 살펴보아 처음부터 말러가 모든 피조물을 교향곡 속에 담으려고 계획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 악장의 위치도 최종 버전처럼 마지막에 놓여 있지 않고, 중간부에 위치하여 교향곡에 일반적인 악장 순서를 따르고 있다. 곡 중에서 가장 먼저 작곡된 것은 '목장의 꽃' 악장으로서, 이 곡은 말러가 슈타인 바흐에 도착한 첫 날, 즉 1895년 6월 5일에 바로 작곡되어진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말러의 친구인 나탈리 바우어-레히너의 일기에는 "도착한 첫 날 오후, 꽃과 잔디로 둘러 쌓인 작은 집의 창문으로부터 밖을 내다보며 말러는 이 곡을 스케치했고 단번에 작곡했다"라고 쓰여있다. 말러는 "이 장소를 모르는 누구라도 추측은 할 수 있을 거야. 풍경이 음악에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독특한 일이냐는 거지" 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다른 악장들도 이 곡이 작곡된 후 바로 쓰여진 것으로 추측된다. 2번 교향곡에서 이미 성악을 사용한 말러는 교향곡에 성악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더 이상 껄끄러움을 느끼지는 않았으며, 바우어-레히너에게 '이상한 어린이의 뿔피리' 시집으로부터 두 곡을, 니체의 시로부터 한 곡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이는 각각 '여름의 변화' 와 5악장 '세 천사가 달콤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4악장 '밤의 노래'를 일컫는다. 작업은 무척 빨리 진행되어서 그 해 8월이 되자 친구인 헤르만 벤에게 '1악장을 제외한 총보가 완성되었다'라고 편지를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런 프로그램, 작업이 간단하지는 않아서 작곡되어진 곡들이 표에 언급된 구성에 그저 몇 곡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흥미롭다. 말하자면 표에서 언급되고 있는 악장과 실제로 작곡된 곡들의 표제가 같다고 해서 같은 곡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우어-레히너의 유산에서 발견된 스케치에 의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꽃 악장'의 제목으로 '아이들이 내게 들려주는 것'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이 악장이 바우어-레히너가 말한 것처럼 '풍경에 경도되어 작곡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표의 자료를 볼 때 말러는 처음부터 '아이' 악장과 '꽃' 악장을 함께 구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 말러는 마지막 악장으로 때로는 '천국의 삶'을 언급했고 때로는 '사랑이 내게 들려주는 것'을 이야기하였다. '천국의 삶'이란 '이상한 어린이의 뿔피리'에서 가져 온 곡 중 하나로서 1892년에 쓰여져 나중에 교향곡 4번의 마지막 악장으로 사용되는 가곡인데, 말러는 마지막 악장 뿐 아니라 첫 악장에도 이 곡의 동기를 인용하려 하기도 했다. (실제로 1악장의 한 스케치에서 발견된다) 말러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런 생각을 가졌고 1895년의 한 편지에서야 비로소 마지막 악장이 '사랑이 내게 들려주는 것'으로 결정된 것이 드러난다.
1악장의 작곡도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 1896년의 여름에 슈타인바흐에 들어간 후 말러는 1악장의 스케치를 함부르크의 아파트에 두고 온 것을 발견하였는데, 결국 그는 친구 헤르만 벤에게 악보를 좀 부쳐달라는 급한 우편을 보내야만 했다. 사실상 헤르만 벤도 함부르크가 아닌 티멘도르프의 해안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지만 정신 없는 친구를 위해 함부르크로 돌아가 그 아파트의 악보더미 속을 뒤졌어야만 했고 찾아내고는 즉시 부쳐 주었다. 지록에 의하면 6월에 말러는 벤에게 고맙다는 편지를 보냈고 7월에 11일에 1악장의 완성을 알렸다. 그러나 이는 미안한 마음에서 미리 보낸 내용인 듯 하고 바우어-레히너의 기록에 의하면 실제적으로 1악장의 작업은 7월 26일에 완성되었고 그녀는 '교향곡 전체의 길이보다도 긴 1악장은 단 6주만에 완성되었고, 겨울 동안 직업적 의무를 다하면서 세부를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쓰고 있다. 앞서 관찰한 바와 같이 말러가 작곡을 시작하는 1895년의 여름부터 각 악장의 제목을 이미 생각하고 있었지만 곡의 전체에 대해서는 처음의 '행복한 삶'이라는 제목이 맘에 들지 않아 '한 여름 밤의 꿈', '나의 행복한 과학', '행복한 과학', '한 여름 아침의 꿈', '한 여름 낮의 꿈' 등 여러 가지를 생각했으나 셰익스피어나 니체의 표절로 보이는 것 같아서 결국 제목 붙이기를 포기했다.
(번스타인 + 뉴욕필 1961년 구녹음, 2CD)
번스타인의 말러는 시공간을 초월한 느린 흐름을 바탕으로 양극단의 다이내믹과 인위적인 템포설정, 그리고 극도의 개인주의적 해석으로 점철된 음향의 생성과정이라 하겠는데 (이 전집에서는 2번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놀랍게도 3번은 우리의 기대를 완전히 져버린(?) 의외의 결과를 낳고있다. 6악장을 제외한다면 나머지는 지극히 평범한(?) 스타일의 연주이기 때문인데 적어도 이 정도라면 다른 사람도 아닌 번스타인으로서는 'normal'이라 평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듯 하다. 다소 무거운 1악장이지만 혼파트의 장중한 도입부가 안겨주는 전율감은 무방비 상태인 청자들을 한순간에 압도한다. 이는 번스타인만의 무게감과 뉴욕필 사운드의 정신적인 접목이며 말러 3번 교향곡이 갖는 몽환적인 감성이 만나 한줄기 빛으로 화(化)하는 순간이다. 너무 어둡고 진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만큼 심리적 울렁증도 느껴지는데 특히 32~33분 사이의 절묘하게 조탁된 금관의 낙차 큰 크레셴도는 극한의 쾌감을 선사한다. 2, 3악장에서도 이러한 극단적 템포에 스릴 넘치는 다이내믹을 더해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으며 1악장에서처럼 일반적인(번스타인이란걸 모르고 들으면 더 그렇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스타일의 해석선상에서 부분 부분 독특한 악센트가 인상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번스타인의 수족(手足)과도 같은 뉴욕필의 움직임은 실황녹음으로서의 열기와 긴장감을 잘 포착하고 있는 반면 다소 세련되지 못해 투박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생각보다 민감하게 표현되지 않아 다른 음향에 묻혀버린 요소들(특히 포스트혼은 기대만큼 어필하지 않아 큰 아쉬움을 준다!)도 존재하며 한편으론 섬세하고 꼼꼼한 접근보다는 마치 돈키호테처럼 '돌격 앞으로!'만을 외치는 무모함에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부로 들어가보면 지극히 신비로우며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고독함마저 간직한 연주임을 부정할 수 없다. 독창을 맡은 크리스타 루드비히는 그녀만의 깊고 아득한 목소리를 느껴볼 수 있으나 지나치게 탐미적으로 흐르는 부분은 역시 번스타인의 해석과 어느정도 조화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갖게한다. 어찌됐건 5악장까지 이어지는 루드비히의 목소리는 이 연주만의 빼놓을 수 없는 백미이며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지극히 인상적인 순간이다. 5악장 "Bimm Bamm"을 부르는 브루클린 소년합창단은 분명 빈 아이들의 그것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감안하고 듣는다면 크게 무리는 없을 듯 하다. 느리고 진중한 발걸음을 내딛는 피날레는 낭만적인 감성으로 점철된 음향적 완성체 바로 그것이다. 현의 비브라토를 최대한 활용해 깊고도 절절한 울림을 들려주는데 샤이의 연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정신적 고양감을 맛보게 함과 동시에 거대한 스케일을 통해 광활한 음향의 진수를 온몸으로 체감케 한다. 번스타인의 작위적인 해석을 싫어하는 말러리안이라도 이 3번 연주만큼은 번스타인만이 주는 감동과 카타르시스로 그의 골수 안티세력들에게도 외면할 수 없는 마약으로 작용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 모두가 다 번스타인만의 매력이자 장점이기에 무리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게 아닐까 한다. 또 번스타인이기에 가능한 결과일테고... 어찌됐든 그 안에서 행복하다면 그걸로 족하지 않을까? 그 주체가 누구이든지 말이다. 그런게 바로 말러니까...
Gustav Mahler Symphony No.3 Christa Ludwig / New York Choral Artists / Brooklyn Boys Chorus / Leonard Bernstein / New York Philharmonic Orchestra (DG 1987 Live)
Mahler Symphony N3 Wiener Philharmoniker Leonard Bernstein 전 악장 연속감상
3번 교향곡도 초연 당시 전곡을 연주하지도 못했고 (2,3,6악장만이 연주되었다.), 연주 이후에 평론가들이 "음악적 코미디언", "최악의 농담꾼", "진부함과 수천의 회고담" 등 혹평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3번의 마지막 악장을 감상해 본 사람이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다는 점이 참으로 놀랍다. 편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인간 사회의 커다란 병폐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오늘소개할 교향곡 3번은 크기도 엄청나고 (약 100분여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자랑한다.) 내용도 복잡하다. 6악장에 달하는 크기도 그렇고, 오케스트라, 독창자와 합창단 (소년, 여성)까지 등장시킨 구성도 복잡하다. 따라서 연주되는 기회도 별로 없다. 이곡은표제적인 성격이 강한데, 원래 "한여름 밤의 꿈", "한여름 아침의 꿈", "나의 행복한 과학" 등의 이름을 검토해 보다가 이름을 포기하고 절대 음악으로 남게 되었다. 각 악장들도 나름대로의 표제가 덧붙여진 음악이다. 하지만 말러의 주장대로 "교향곡은 세계를 담아야한다" 는 관점에서 본다면 어떤 세계를 담고 있는 음악을 한 가지 말로 표제를 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절감한다. 곡의구성은 1부(1악장) 와 2부(2,3,4,5,6 악장)로 나누어져 있다. - 워낙 길다 보니 쉬어야 할 것 같다. 악장 이름 뒤의 붙여진 설명은 악장별로 주어진 간략한 표제의 글이다.
Gustav Mahler (1860∼1911)Symphony No.3 in D minor <1부> 1악장: 목신이 잠을 깬다 - 박쿠스의 행진 Kra?ftig. Entschieden (힘차고 단호하게) 혼의합주로서 목신(여름의 상징)이 잠을 깨는 서주로 곡이 시작된다. 서주가 끝나면 음울한 여름의 행진이 시작된다. 셋잇단음표를 포함한 특이한 박자의 행진곡은 장송 행진곡을 연상시킨다. 장송 행진곡은 말러의 음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형태의 하나로서 죽음을 늘 의식한 말러의 음악에서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음울한 행진곡이 끝나면 제2 주제인 박쿠스의 퍼레이드가 시작된다. 퍼레이드는 장송행진곡의 음울한 톤을 벗어나 활기차고 씩씩한 행진곡으로 진행된다.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괴상한 행진곡이 전개된다. 1,2주제가 등장하고 전개부, 재현부가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거의 소나타 형식을 만족시키고 있다. 말러가 현대 음악과 고전-낭만의 경계에 서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형식이다. 무생물로 부터 생명이 탄생되어가는 창조 과정을 묘사한다.
<2부> 2악장: 목장의 꽃이 나에게 들려주는 것 What the Flowers on the Meadow Tell Me
목장의꽃들이 바람이 흩날리듯 미뉴에트 풍의 목관악기 연주가 아름답게 진행된다. 스케르초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꽃밭의 풍경을 충분히 연상시킬 수 있는 우아한 곡이다. 말러의 음악을 어느 정도 들어본 사람들은 예상하겠지만 편안한 음악만이 진행될 리가 없다. 난데없이 등장하는 전혀 상이한 멜로디는 예측 불가능한 말러의 음악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 곡은 내가 작곡한 음악 중 편한 음악이다.
3악장: 숲의 동물들이 나에게 들려주는 것 What the Animals in the Forest Tell Me Comodo. Scherzando. Ohne Hast 목관악기들을중심으로 새들의 노래 같은 아름다운 멜로디가 진행된다. 중간 부분에는 호른의 독주가 등장하는데, 보통 무대의 높은 곳 (2층이나 3층)에서 연주하도록 되어있다. 멀리서 들려오는 호른 연주는 석양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표현한 듯 낭랑하게 들려온다. 특이한 구조의 3악장에 대하여 말러는 "가장 바보 같으면서도 동시에 가장 비극적인 곡"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피조물인 인간과 영적인 세계를 연계하며 . 4악장: 인류가 나에게 들려주는 것 What Man Tells Me Sehr langsam. Misterioso 아주느리게, 신비롭게 연주가 시작된다. 알토의 독창으로 진행되는 이 곡은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두 부분을 가져와 가사화한 것이다. 가사의 내용은 세파에 찌든 인류를 노래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내가 어떻게 무감각하고 완고한 원시적 상태로 부터 5악장: 천사가 나에게 들려주는 것 What the Angels Tell Me Lusig im Tempo und keck im Ausdruck 소년합창과 여성 합창, 그리고 알토의 독주로 곡이 진행된다. 소년 합창은 천사의 목소리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곡의 멜로디는 4번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과 연관성을 가진다. 거의 유사한 곡이지만 편성과 구성이 아주 다르기 때문에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 준다. 교향곡2번, 3번, 4번은 그의 가곡집 "이상한 어린이의 뿔피리"와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말러의 전 작품을 통해서 자잘한 고리들이 연결 되어 있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말러는 알토 솔로로 . 6악장: 사랑이 나에게 들려주는 것 What Love Tells Me Langsam. Ruhevoll. Empfunden 말러의3번 교향곡은 1악장과 마지막 6악장에 모든 중심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약 32분에 달하는 1악장과 25분에 가까운 6악장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2악장-5악장은 작은 에피소드를 말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장대한3번 교향곡을 "사랑"으로 끝맺음을 한 것은 그의 세계관을 표현 한 것이리라. 모든 것을 포용한 현의 장대한 울림은 어느 음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아름다운 음향이다.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말러의 사랑은 무한한 동경에 가깝지 않았을까 한다. 클라이막스 부분의 금관 악기의 울림도 현의 울림처럼 무한한 동경을 노래하고 있다. 내가말러를 처음 접하고 나서 3번의 6악장을 들었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말러의 음악 중에서 가장 훌륭한 악장 중의 하나이다
Mahler Symphony No3 Abbado 전 악장 연속감상 .
말러 / 교향곡 3번 - Lucern Festival Orchestra (Claudio Abbado, Conductor) 전 악장 연속감상
아바도(1980년 녹음- 빈필)의 연주도 우수한 연주 중의 하나이다.
가장 감동적인 6악장은 아바도/베를린필 실황음반이 좋다. 마지막에 터져나오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금관이 아쉽긴하지만 그런만큼 여운은 더욱더 길기만 합니다. 텐슈테트 런던필도 좋구, 불레즈 3번은 듣는사람 마음을 심란스럽게 할정도로 감정적인 테크닉이 무척 인상깊다
음반소개 Gustav Mahler Symphony No.3 in d minor
Dagmar Peckova/ Mezzo Soprano Women of the Rundfunkchor Berlin / Knaben Hannover Joachim Pliquett / Post Horn Kent Nagano / Deutsches Symphonie Orchester Berlin (Erato 2000)
==============================================================================
말러의 3번교향곡이 주는 대서사적 드라마틱의 진수는 여타의 곡에서 느껴지는 그것과는 본질부터 다르다. 장대한 규모의 구조, 타 교향곡과의 비교를 거부하는 작품의 시간성, 그리고 심연으로부터의 깊은 울림을 이끌어내는 음향적 고양감... 이 외에도 곡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들이 말러 뿐만 아니라 모든 심포니들로부터의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작품으로 여기게 되지 않나 싶다. 그로인해 일관된 해석과 연주력으로 전곡을 완주하기에 가장 어려운 곡이 바로 이 곡일테지만 그만큼 지휘자들의 도전의 대상이 되고 있기에 명반이 즐비한 작품 또한 이 곡이다.
지휘자 켄트 나가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 도입부터 느껴지는 혼섹션의 장쾌한 음향은 청자의 귓가에 싱싱한 청량감을 안겨준다. 대부분의 연주에서 느껴지는 부담스런 육중함은 적어도 여기에선 예외다. 이토록 가벼우면서도 충분한 무게감을 주는 금관앙상블이 또 있을까? 곡 전반에 걸쳐 이들은 일관된 스타일을 유지하는데 이는 곡이 청자에게 주는 부담감을 상당부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3악장 포스트혼 솔로 역시 그런 느낌에 더해 아련하고 평화롭기 그지없는 목가적 사운드의 극치를 보여줘 곡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그 여운이 남을 만큼 감동적이다. 게다가 목관과 현파트 역시 해맑고 상쾌해 말그대로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나가노는 전반적으로 곡의 구석구석을 섬세하게 짚어나가기 보다는 잔가지를 과감하게 쳐내고 전체적인 흐름을 매끄럽게 이어가는데 더 치중하는 인상을 준다. 다소 늘어지거나 복잡다단한 요소들로부터는 빠른 템포로 벗어난다는 느낌을 주는데 이는 무책임한듯 하면서도 상당한 설득력을 준다. 이러한 요소는 청각적, 시각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소리와 영상(상상)을 만들어내 이 기나긴 곡을 완주하는 청자의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한다. 이는 특히 후반악장에서 두드러진다. 또한 다른 연주에서는 거의 듣기 힘들었던 현의 콜레뇨나 하프의 음향을 부각시켜 새삼스러운 독특함을 주며, 튜티에서도 그저 거침없이 내지르지만은 않는 동양적인 절제의 미가 담겨있다.(정작 그는 스스로를 일본인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다그마르 페코바는 목소리 톤이나 성량 모두 이 곡에 매우 어울리는 가수인데 오케스트라 안에서 무리하게 튄다거나 앞으로 나오려하기 보단 앙상블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느낌을 준다. 합창단의 목소리에서 오는 깔끔함과 천진난만함 역시 다소 밋밋하지만 좋은 인상으로 다가온다. 6악장 총주의 장대함은 샤이나 번스타인의 그것과는 다른, 나가노만의 중량감과 쾌속질주의 묘미를 통해 이 연주만의 깊이감 있는 클라이맥스을 만들어낸다. 코다에서 통렬하게 울리는 팀파니의 타격은 이 연주가 보여주는 그들만의 의도에 부합하는 맛깔스러운 마무리로 그 여운이 강하게 남는다. 실로 후회없고 시원스럽기 그지없는 강력한 종지부를 찍어 잊을 수 없는 카타르시스의 세계로 나를 인도한다. 그래, 말러 3번은 이렇게 연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반드시 그 규모로 인해 주눅들거나 부담스러울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가노는 말러리안에게 3번에 접근하는 이상적인 대안을 이 연주를 통해 제시하고 있는 듯 하다.
음반소개
음반소개
|
출처: 이욱정 감사 축복 은혜 영광 원문보기 글쓴이: 이욱정
첫댓글 잠시 머리 식혀봅니다 ..소리화님 전용 게시판이네요 !!! ㅎㅎ 좋은글많이올려주세요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