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사교춤)에 입문한지도 어언 2년
지난간 2년은 한마디로 춤 잘추는 사람들만 보면
맹목적으로 어떻게하면 저렇게 잘 출 수 있을까 하며
저사람은 일은 안하고 밥만 먹고 춤만 추나 하는
색안경의 시기어린 질투와 동경의 세월이었습니다.
맨처음 무도장에서 첫 여성과 손을 잡았을 때(솔직히 말해 잡혔다는 말이 진실임) 그 여성이 하는 말
"아저씨 처음이지요 너무 떨지 마세요"라는 말을 들은 이후로도
10여명의 여성을 잡기까지 똑같은 말을 들은 기억이 나는데
그이후부터는 일부러 떨려고 해도 안 떨리니 어인 일인지
나도 모르겠으니---
그 당시로서는 그 여자가 점쟁이(?)인줄 알았는데 세월이 흘러
내가 초보여성을 잡아보니 그 여성의 손이 덜덜 떨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권투경기에서 아웃복싱(알리처럼 상대와 주로 떨어져서 경쾌한 스텝으로 경기하는 스타일)과
인파이터(프레이저처럼 붙어서 하는 스타일)가 존재하듯이
춤에 있어서도 나름대로의 스타일이 상존한다고 생각합니다.
춤은 기본적으로 박자에 맞추어 남녀가 추는 것이지만
남자가 특히 어려운 이유는 여자는 가는 길로 스텝을 밟아
추면 되지만 남자는 여자의 가는 길을 내주며 스텝을 밟아야
하므로 배우는 과정에서는 스텝이 여자보다 몇 갑절 어렵고
게다가 리드(손놀림)까지 해야하니 죽을 맛이죠
잘은 모르지만 여자가 남자처럼 배우기 어렵다면
춤바람(?)난 여자는 아마 대한민국 전체에 한 사람도
없지 않을 까 추정해 봅니다.
며칠 전에 2002년 무도장(서울대 입구소재)에서 춤을 추는데
박자는 그런데로 서로 맞는데도 2곡이 끝나 3곡째인데도
웬지 춤이 어색하였습니다.
톱니바퀴처럼 박자에 맞춰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데---
그도 그럴것이 그 여성은 인파이터형이고 저는 아웃복싱으로
스타일의 차이에서 오는 필연적인 결과로 인해
마지못해 돌아가는 형국으로 신이 날 수 없으니 재미없을 수 밖에---
그래서 내심적으로 이 곡만 끝나면 손을 놔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곡이 끝나 헤여지면서 이 여자 하는 말" 아저씨 내가 춤춘지 10년되는데 아저씨 춤 못추네요" 하지 않는가
내가 보기에는 그 여자 턴도 중심을 잘 못잡고 일자가 아닌 대각선 쪽으로 이동하는
점으로 비추어 10년 아니라 100년 지났데도 별로 인 것 같던데---
기분도 그렇고 오기도 발동하여 그로부터 며칠후인 지난 토요일 일과가 끝난 오후에 운동도 할겸 다시 2002년 무도장을 찿았습니다.
그곳에 들어가선 언제라도 그러하듯이
기둥으로 가려진 구석진 공간에서 최근에 배우고 있는 스포츠댄스의
베이직을 기둥에 부착된 거울(남의 이목을 신경쓸 필요가 없어 시간나면이용) 을 보며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데
빨간계통의 댄스복을 입은 40대 초반 미모의 여성이 나의 시선을 사로
잡았습니다.
춤을 우아하게 추며 특히 턴을 멋지게 돌기에 눈여겨 보았다가 손은 놓고 쉬려고 하는 틈을 이용하여 다가가 춤을 1곡 권하자 엷은 미소로서 흔쾌히 화답하여 댄스를 추었답니다.
춤추는 과정에서 서로 사인이 어긋나 스텝이 엉켜 괴면적어 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재미있다는듯 웃어주는 그녀의 여유로움에서 그 순간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과 삶의 깊이를 느낄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였답니다.
아무튼 저는 이세상에 태어난 이후 처음으로 멋진 여성과 황금같은 주말을
16:00부터 19:00경까지 나 자신을 잊어버린 무아지경의 상태를 넘어 열반(김용옥교수님은 EBS불교강의에서 열반이란 마음의 평화와 즐거움을 몸으로 체득하는 것이라 정의)의 경지에서
신나게 춤을 춘 역사적인 날( 2002, 12, 7)이었습니다.
그 미모의 여성이 나중에 쉬면서 하는 말이
자신도 정말로 오랫만에 2002년에 친구가 가자고 하기에 같이
왔답니다.
와서 2-3사람을 잡아 보았지만 자신과 스타일이 맞지않았답니다.
너무 재미가 없어 스포츠댄스전용장(한쪽 모퉁이에 지정)으로 구경하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본인을 만나서 즐거웟다고 합니다.
위 2 여성의 만남을 통해 제가 느낀 점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동일한 대상에 대하여 각기 상반된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바탕이 없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면
흑백논리가 되고 더 발전하면 마녀사냥을 하게 되지요
그래서 특정인에 대한 평가는 항상 조심을 해야할 것입니다.
자신과 취향이나 스타일이 다르다고 해서 일방적인 잣대로
특정인을 지목해서 평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각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다원화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지요.
굳이 실레를 들자면
인간관계든 일에서든 조직에서든 그것과 나 사이에는 궁합이라느 게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잘 안풀렸더라도 궁합이 잘맞는 다른 곳에서는 얼마든지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게 이 세상입니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누구에게나 단점과 장점 두가지 모두를 겸비한 양면성있는 존재입니다.
패자는 실패했다고 하여 자신의 단점을 비관하고 연연해하며 시간을 소비하는데 급급한데 비해
승자는 실패를 통해 교훈과 경험을 축적하고 자신의 장점을 더욱 발전 시 켜 극대화시키느느데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닐런지요
그러므로 우리 인간은 어떠한 경우에도 희망과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되겠습다.
추신 ;
인연이 되어
언젠가 그 미모의 여성과 다시 만난다면
아름다운 만남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짐해 봅니다.
=====================================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터넷①』
(≫≪) 미군 희생 여중생들의 죽음을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