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어쩔 수 없는 아이인가 보다!
눈 비비며 일어나자마자,현관 앞에 놓여진 화구들을 보며 "엄마 그림 그리러 가지 마" 를 외치며 엉엉
울던 아들 녀석이 아빠가 내 놓은 '비틀즈'과자 하나에 금 새 봄 눈 녹듯 녹아 버렸다.
"엄마, 그림 그리러 백 번 갔다 와도 돼"
"아니, 두 번만 갈게"
"아니~~백번 갔다 와도 돼"
ㅎㅎㅎ~
오늘도 나의 일요일은 이렇게 시작 되었다.
살짝 빗나간 일기예보가 이리도 반가울 줄이야~
억수같이 온다던 비는 그리 심하지 않을 정도로 압구정을 점령하고 있었다.
비 오는 날에 사생을 나와야 진정한 골수라고 했던가!!
아이들 기말고사가 주말과 걸쳐진 관계로, 비 오는 관계로 오늘은 이래저래 썰렁하게 서울을 벗어났다.
인천 무의도로 사생 가는 줄 알고 나오신 박정ㅇ샘, 강인ㅇ샘을 내려 놓을까?? 하다가 그냥 울안리로
같이 모셔 가기로 하고서,,,
새벽 2시에 집에 들어가 눈 부치고, 새벽 미사까지 다녀와 남편과 같이 식사까지 하고 나왔다는 철인
이현옥 샘과 나란히 그 녀의 자식 교육에 대해서 한 수 들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버스가 뒤뚱거려서 고개를 돌렸더니 어느새 그렇게 눈 깜짝 할 사이에 시골 좁은 길에 와 있었고, 저만치서 반갑게 손을 흔드는 김포의 독수리 곽영ㅇ 샘, 홍종ㅇ샘, 김동ㅇ샘 이 보였다.
비에 젖은 붉은 흙을 밟으며 짐들을 내리고 우선은 식당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내리는 비에 젖은 초록의 들~
풀과 흙이 어우러진 땅 냄새~
노란 꽃을 피우며 엮어 논 울타리로 올라가는 오이넝쿨~
아직 초록빛이 완연한 알알이 영근 토마토 넝쿨~
내 키만큼 훌쩍 자란 옥수수의 연한 수염~
보랏빛, 하얀 빛이 너무 예쁜 도라지 꽃~
길을 따라 무리들과 뒤쳐져 동네로 접어드는데,,,,,,,,,,,
앗!! 능소화~~닷!
어느 집 조립식 담장너머에서 조롱조롱 봉오리 맺은,,,한 번쯤은 그려보고 싶은 꽃~~
여기서 만날 줄이야~~
능소화야! 반갑다!!!
수 십 번 셔터를 눌러 댔다. 기분이 너무 좋다~~
뽀빠이 바지에, 어디에서 구했는지 모를 축구공을 차시며 이상ㅇ고문님이 비를 맞으시며
지나가신다.
식당 주인장이 허락을 해 주신 넓--------다란 비닐하우스(?)로 짐을 풀었다.
비를 피할 수 있는 확실한 은신처였다.
늦게 도착한 나는 틈새에 끼어 연필을 들었다.
간간이 뿌려주는 비가 화지 위에서 그림을 그린다.
비 오는 날은 이런 맛으로 그림을 그리리라~~~
간간히 비 소리만 들릴 뿐, 모두들 비에 취한 탓인지 너무들 조용히, 열심히들 그리셨다.
‘식사 하러 갑시다’ 그 소리가 들릴 때 까지,,,
킁킁!! 이 냄새는?
연탄불에 굽는 고등어 냄새가 아닌가!!
그리 화려하진 않았지만 하나, 하나 친정엄마의 손 길 같은 밥상이였다.
두부를 넣은 시골 된장찌개, 부드러운 호박잎 , 금방 구원 낸 호박전, 도토리 무침,
정말 맛있는 김치에 소머리 국까지,,,
이런, 이런~~ 밥은 더 맛있네, 그려~~ . 꿀꺽!!
우리가 <맛자랑 베스트 5> 를 뽑는걸 눈치 채신걸까??
집에서 직접 담근 묘령의 술 까지 한 잔! 커어~~ 좋다!!!!!!!!
더 주지 못해서 안달이신 쥔장의 마음씨가 더 없이 고향에 온 것 같았다.
회장님의 지각으로 모시러 간 홍종ㅇ샘과 회장님이 우리가 식사가 끝날 즈음에 오셨고,
회의하는 이사님들을 두고 식당을 나왔다.
그리고 나는 곧장 사생지로 가지 않았다.
우연히 내 눈에 들어 온 자두나무~~
ㅋㅋ~ 내가 구하고 있는 소재가 아닌가!!
그 옆에는 털이 까칠한 복숭아나무까지,,,
왜 이렇게 좋은 거야~~
찰칵 찰칵~~오늘은 꽤나 수확이 많군!! ^^
오전에 그린 그림을 두고, 다시 자리를 옮겼다.
비가 걷히는 산자락의 운무가 너무 멋지다. 하지만 내 재주로는 무리다.
지금도 눈에 아련한 그 색들~~~~~~
늘 밭떼기를 그리는 박상ㅇ부회장님이 세 번째 비슷하게 그리는 나의 그림을 보고 핀잔을 주신다. 에궁~~^^:;
오늘도 어김없이 최엄ㅇ샘의 복분자+매실 액기스로 기를 충전하고 그림을 그렸다.
잘 먹은 점심에, 복분자까지,,,
거기에 또,,,
4시가 넘어 엄나무를 듬뿍 넣은 토종닭 백숙이 커~~다란 솥 째 배달이 되었다.
그런데??
닭이 한 쪽 다리를 들고 있을 때 잡았는지 다리가 하나 밖에 없다.
아니! 두 개 다 없었나??
아뭏튼, 몇 몇 분이 식당 입구에서 먼저 독약이 있나, 없나 검수하셨단다.ㅋ~
비 오는 날, 야외에서 먹는 백숙이라~~넘 맛있었겠죠?
남은 쌀 한 톨,국물 한 숟갈까지 알뜰히, 살뜰히 먹고 2천 원씩을 냈다.
진흙탕이 된 신발들을 씻기 위해 다시 식당에 들렀더니, 주인아주머니께서 또 한 마디씩 인사를 하신다. 하필이면 비가 오는 날 왔다며, 못 해 주셔서 미안하다고,,,
그게 뭐 아줌마 탓 인가요?
저희는 인심 좋은 식당 부부 덕분에 잘 먹고,잘 그리고 가는걸요.
가을에 또 올게요.
아니, 방학 때 백숙 먹으러 올게요~~~~~~~~
시골 집 담벼락에서 그림전시를 했다.
반은 비가 그린 그림을~~
모처럼 차 안에서 단 잠을 잤다.
사무국장님이 바쁘셔서 미처 준비 못한 썰렁개그도 없이 ~~~~
.
.
.
(비에 젖은 화판과 화구로 옴 몸에 근육통이 생겼고,이제서야 후기를 마무리 합니다 ^^)
var md5_norobot_key = 'b37a4f37def152aed99f3f169e16b71f'; // 글자수 제한 var char_min = parseInt(0); // 최소 var char_max = parseInt(0); // 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