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도 세계적으로 대규모 선박 발주가 예고돼 있어 당초 수주 목표액을 달성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정이 좋아진 것은 대형조선소 뿐만 아니라 전남 관내 8개 중형조선소도 마찬가지다.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세계 36위의 대한조선도 올 상반기 8척을 수주하며 선전하고 있다.
특히 8척 가운데 4척을 솔로몬저축은행이 주문해 살아나는 조선경기에 은행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예측을 낳고 있다.
이밖에도 세계 159위의 세광조선이 3척, 목포중공업이 7척, 신안중공업이 4척을 각각 수주했다.
◆당분간 수주행진 지속될 듯
조선업계는 하반기에도 유조선,벌크선,LNG 운반선 등을 중심으로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조8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현대삼호중공업의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은 중동,아프리카 등에서 나올 해양 플랜트와 대형 벌크선,유조선 등 상선을 추가 수주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에서도 지난해 기준 7∼9조원에 불과했던 관내 중대소형 조선소의 매출액이 대한조선 등 중형조선사가 정상가동될 경우 2012년 10∼1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체들은 품질과 기술 부문에서 앞서 있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 반사이익을 볼 경우 수주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해운 경기와 연동된 조선 경기는 단시간 내에 회복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2011년 이후 장기적인 수요는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노후선종 해체 가속으로 2012년 이후 신조선가가 안정되고 발주세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2014년 파나마 운하 확장으로 인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신규 수요도 발생할 것으로 보여 전남지역 조선업체들에게는 희망적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주량 증가와 선가 상승 등에 따라 조선 시황이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진입했다는 긍정적 전망에 반해 아직 낙관론을 펼치기엔 다소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남유럽발 경제 위기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미국,유럽,중동 등의 주요 선주들이 예전처럼 대대적인 발주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증권회사 한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도 유조선,벌크선 등의 상선 발주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다만 아직도 배가 고픈 대형 조선업체들과 어려움에 처해 있는 중견 조선사들의 수주 목표를 채워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꿈틀대는 전남조선산업] <하>사업영역 다각화해야
<광남일보 -기사입력 2010.07.01 17:05>
회복세 VS 낙관 이르다… 저가수주 등 부담 커 전남도, 설계 지원시스템 구축 등 경쟁력 강화
조선 경기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남지역 중소형 조선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사진은 현대삼호중공업의 컨선.
조선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 하반기부터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아직 낙관론을 펼치기엔 다소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남유럽발 경제 위기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미국,유럽,중동 등의 주요 선주들이 예전처럼 대대적인 발주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선사들의 선박 건조 계약 취소와 인도 연기 요청 가능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세계 경기 회복과 중국 효과 등으로 조선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남지역 중소형 조선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한 금융기관의 신용 축소 등이 지속돼 선박 수주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저가 수주에 발목 잡히고 금융기관 '벽' 높아
지난해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던 현대삼호중공업은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11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조선경기가 활황이던 시절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남는 게 없는 장사'를 한 셈이다. 성수기에 비해 수주량과 규모가 급감한데다 수주하고 있는 배의 가격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지난 3월말 신조 선박 가격은 호황 때와 비교해 44.8%까지 하락했다. 2006년에 9900만 달러이던 18만톤급 벌크선 가격은 5600만달러까지 주저앉았고, 3600TEU급 컨테이너선도 최고 호황 때 6700만 달러까지 하던 것이 37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이처럼 선가가 저가인데다 수주잔량이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에 나선 것은 바로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남지역 60여개가 넘는 중소 조선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지난 2년여간 수주실적이 없어 운영자금이 부족한데다 금융기관들이 선수금환금보증(RG) 심사를 강화하면서 보증을 받지 못해 수주전에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지역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올 들어 수주량이 늘어나는 등 조선업이 겉보기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선박 가격이 오르지 않는 한 조선관련 업종들은 불황 속 저가 수주로 부실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최근 수주 선가가 저가이고 수주잔량이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삼호중공업 등이 수주에 나선 것은 바로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대한조선의 텐덤공법.
▲중소 조선소, 사업영역 다각화 모색해야
결국 대형 조선소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전남 중소 조선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선부문 뿐만 아니라 해양레저, 풍력 등 비조선 부문에 관심을 가지고 사업영역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중소 조선업체들의 핵심 공략 선종인 범용선박(PC, 화학제품운반선, 중소 컨테이너선, 벌커선 등)에 집중해 공정개선, 시스템 최적화 등을 통해서 자제적으로 중장기적인 생산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따라 전남도에서는 조선산업 활성화를 위해 대불산단을 조선기자재 집적화단지로 조성하고 신안과 고흥에 조선타운을 만드는 등 2013년까지 조선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특히 올 하반기 15억원을 투입해 선박설계 지원시스템을 구축, 도내 신설 및 중소형 조선사의 선박설계 역량을 키워 조선사의 대외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 조선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금융권에 금융지원 조건 완화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으며 조선소ㆍ기자재 기업의 해양레저장비ㆍ풍력 기자재 생산, 동북아 요트시티 조성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전남 조선기업 지원사업을 통해 25억원을 들여 인력양성과 마케팅을 지원하고 목포대와의 R&D사업을 통해 극저온 냉동고 등 조선관련 장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보다 효율적인 조선업 지원을 위해 협의회도 올 하반기 구성된다.
이는 조선산업 지원기관간의 중복된 업무를 피하고 기관별로 역할을 분담해 조선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전남도와 각 시군, 전남테크노파크, 목포대 중형조선RIC센터, 산업단지공단 대불지사, 기업 등에서 16명이 참여하게 된다.
정순주 전남도 전략산업과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올 하반기가 전남의 조선산업이 안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남지역 조선업체들이 올 하반기 고비만 잘 넘긴다면 내년부터는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은용주 기자 yong@ <ⓒ호남 대표 조간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