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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입을 통하여 나오는 말은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 말이 삶과 죽음의 갈림길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말이란 항상 조심을 해야 하며 상대를 비아냥거리는 행위 등은 오히려 역풍을 당하기 마련이다. 세익스피어의 햄릿 중에 이런 말이 나온다. 사람은 비수를 손에 들지 않고도 가시 돋친 말속에 그것을 숨겨 둘 수 있다. 말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 말로써 없는 죄를 만들기도 하고 말로써 죽은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기도 한다. 말을 언제나 바르게 하란 뜻으로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고 윽박지르는 경우가 있다. 변명할 여지없이 말을 잘못했을 때는 입이 광주리만 해도 말 못한다고 비아냥대기도 한다.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은 새로운 불씨를 지피는 것은 물론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기도 한다. 사람의 입은 들어가는 것은 음식이고 나오는 것은 말이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형체가 있지만 나오는 것은 형체가 없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나오는 것은 귀로 확인될 뿐이다. 입이 활동을 멈출 경우 곧 죽음과 직결된다. 먹고 마시며 호흡해야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말하고 떠들며 노래를 해야 살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입은 말(馬)과 같다고 하여 양쪽 다 재갈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처럼 거짓말로 늑대가 나타났다며 마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소년의 말에 놀라 모두들 달려와 보았지만 매번 속아 그냥 돌아가기 일쑤였다. 그런 어느 날 정말로 늑대가 나타나 양들을 잡아먹었다. 이에 양치기 소년을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헛수고였다. 마을 사람들은 이번에도 거짓말이라며 모두가 달려가지 않았다. 거짓말을 밥먹듯이 자주 하는 사람들은 그가 진실을 이야기해도 사람들이 그를 믿지 않는다.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남을 속이려는 술수가 있는가 하면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과 진실한 사람이 여행을 하다 원숭이 나라에 들어가게 되었다. 원숭이 왕은 이 두 사람을 잡아오라고 명령을 했다. 원숭이 왕은 모두들 사람처럼 화려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에게 왕은 자신과 신하들이 어떻게 보이냐고 물었다. 거짓말쟁이는 황제와 같다며 칭찬하는 말을 늘어놓았다. 이에 우쭐해진 왕은 그에게 큰상을 내려주었다. 이 같은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진실한 사람은 솔직하게 말하면 더 후한 상을 줄 것으로 생각해 당신들은 원숭이 입니다.라고 했다. 이 말에 화가 난 왕은 그를 죽이라고 명령을 했다. 세상에는 진실만을 말하는 사람보다 속임수와 사기를 일삼는 거짓된 사람들이 더 많은 대접을 받는 경우가 많다. 감언이설(甘言利說)이 진실을 이기는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사로운 욕심에서 시작되는 진실은 진실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양치기 소년과 거짓말쟁이의 우화는 거짓과 진실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입은 두 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한 가지는 입을 통하여 들어가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입을 통하여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할 말을 다하면서 살아가기란 그리 쉽지 않다. 말에 씨가 있듯이 고운 말은 곧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새겨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