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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2.28. 선고 2007다52287 판결 【손해배상(기)】 [공2008상,444]
【판시사항】 [1] 제조물책임에 있어서 설계상의 결함이 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및 의약품의 설계상 결함에 관한 판단에서 특히 고려할 사항 [2] 합성 교감신경흥분제인 페닐프로판올아민(Phenylprophanolamine) 함유 일반의약품인 감기약 “콘택600”이 그 소비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할 정도의 설계상 결함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3] 표시상의 결함에 의한 제조물책임의 성립 요건 및 그 결함 유무의 판단 기준 [4] 합성 교감신경흥분제인 페닐프로판올아민(Phenylprophanolamine) 함유 일반의약품인 감기약 “콘택600”에 표시상의 결함이 없다고 본 사례 [5] 합성 교감신경흥분제인 페닐프로판올아민(Phenylprophanolamine) 함유 일반의약품인 감기약 “콘택600”의 포장지에 제조자가 기재한 보상 관련 문구를, 소비자들에게 위 감기약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경우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증하고 사고 발생시 무과실책임을 부담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6] 상고이유서에 원심판결의 법령 위반에 관한 구체적인 이유의 기재 없이 원심의 준비서면 기재 내용을 단순히 원용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7] 합성 교감신경흥분제인 페닐프로판올아민(Phenylprophanolamine) 함유 일반의약품인 감기약 “콘택600”을 복용한 사람이 사망한 사안에서, 당시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식품의약품안전청 공무원 등이 위 의약품의 복용에 따르는 위험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을 부정한 사례 【판결요지】 [1] 일반적으로 제조물을 만들어 판매하는 자는 제조물의 구조, 품질, 성능 등에 있어서 현재의 기술 수준과 경제성 등에 비추어 기대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하여야 하고, 이러한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으로 인하여 그 사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는데, 그와 같은 결함 중 주로 제조자가 합리적인 대체설계를 채용하였더라면 피해나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음에도 대체설계를 채용하지 아니하여 제조물이 안전하지 못하게 된 경우를 말하는 소위 설계상의 결함이 있는지 여부는 제품의 특성 및 용도, 제조물에 대한 사용자의 기대의 내용, 예상되는 위험의 내용, 위험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사용자에 의한 위험회피의 가능성, 대체설계의 가능성 및 경제적 비용, 채택된 설계와 대체설계의 상대적 장단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법리는 의약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하되, 다만 의약품은 통상 합성화학물질로서 인간의 신체 내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질병을 치유하는 작용을 하는 한편 정상적인 제조과정을 거쳐 제조된 것이라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신체에 유해한 부작용이 있다는 측면을 고려하여야 한다. [2] 합성 교감신경흥분제인 페닐프로판올아민(Phenylprophanolamine) 함유 일반의약품인 감기약 “콘택600”을 복용한 사람이 출혈성 뇌졸중으로 사망한 사안에서, 그 제조 및 공급 당시의 페닐프로판올아민과 출혈성 뇌졸중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 결과와 기술 수준 및 경제성 등에 비추어 위 감기약이 이를 복용하였다가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할 정도의 설계상 결함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3] 제조업자 등이 합리적인 설명, 지시, 경고 기타의 표시를 하였더라면 당해 제조물에 의하여 발생될 수 있는 피해나 위험을 피하거나 줄일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와 같은 표시상의 결함(지시ㆍ경고상의 결함)에 대하여도 불법행위로 인한 책임이 인정될 수 있고, 그와 같은 결함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을 함에 있어서는 제조물의 특성, 통상 사용되는 사용형태, 제조물에 대한 사용자의 기대의 내용, 예상되는 위험의 내용, 위험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및 사용자에 의한 위험회피의 가능성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4] 합성 교감신경흥분제인 페닐프로판올아민(Phenylprophanolamine) 함유 일반의약품인 감기약 “콘택600”을 복용한 사람이 출혈성 뇌졸중으로 사망한 사안에서, 사용설명서에 부작용으로 출혈성 뇌졸중이 표시되어 있고, 그 병력이 있는 환자 등에게 투여하지 말라는 등의 지시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의약품에 표시상의 결함이 없다고 본 사례. [5] 합성 교감신경흥분제인 페닐프로판올아민(Phenylprophanolamine) 함유 일반의약품인 감기약 “콘택600”의 포장지에 제조자가 기재한 보상 관련 문구인 “본 제품은 재정경제부 고시에 의거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는, 위 감기약의 소비자와 제조자 사이에 보상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구 소비자보호법(2006. 9. 7. 법률 제7988호 소비자기본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및 그 하위 법령 등에서 정한 절차와 보상기준에 따라 피해구제를 청구할 수 있음을 안내하는 의미를 가질 뿐, 그 제조자가 소비자들에게 위 감기약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경우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증하고 사고 발생시 무과실책임을 부담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6] 상고법원은 상고이유에 의하여 불복신청한 한도 내에서만 조사ㆍ판단할 수 있으므로, 상고이유서에는 상고이유를 특정하여 원심판결의 어떤 점이 법령에 어떻게 위반되었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이고도 명시적인 이유의 설시가 있어야 하고, 원심에서의 준비서면의 기재 내용을 단순히 원용할 수는 없다. [7] 합성 교감신경흥분제인 페닐프로판올아민(Phenylprophanolamine) 함유 일반의약품인 감기약 “콘택600”을 복용한 사람이 출혈성 뇌졸중으로 사망한 사안에서, 설령 소비자의 생명ㆍ신체의 안전에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는 의약품에 대한 국가기관의 책무 또는 조치권한 등을 정한 구 소비자보호법(2006. 9. 7. 법률 제7988호 소비자기본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및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의 규정들이 오로지 공공 일반 또는 국민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부수적으로라도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 보더라도, 위 의약품의 제조ㆍ공급 당시 페닐프로판올아민과 출혈성 뇌졸중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 결과 및 이에 기반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취한 조치의 내용 등에 비추어, 위 사고 당시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등에 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음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청 공무원 또는 소비자문제 소관 행정기관 공무원이 그 위험을 배제하기 위하여 관계 법령에서 정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을 부정한 사례. 【참조조문】 [1] 제조물책임법 제2조 제2호 (나)목, 제3조, 민법 제750조 / [2] 제조물책임법 제2조 제2호 (나)목, 제3조, 민법 제750조 / [3] 제조물책임법 제2조 제2호 (다)목, 제3조, 민법 제750조 / [4] 제조물책임법 제2조 제2호 (다)목, 제3조, 민법 제750조 / [5] 민법 제105조, 구 소비자보호법(2006. 9. 7. 법률 제7988호 소비자기본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2항(현행 소비자기본법 제16조 제2항 참조), 구 소비자보호법 시행령(2007. 3. 27. 대통령령 제19958호 소비자기본법 시행령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현행 소비자기본법 시행령 제8조 제2항 참조), 제11조 제1항(현행 소비자기본법 시행령 제8조 제3항 참조), 구 소비자피해보상규정(2007. 10. 17. 재정경제부고시 제2007-54호 소비자분쟁해결기준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조, 제3조 / [6] 민사소송법 제423조, 제427조, 제429조, 민사소송규칙 제129조 / [7]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구 소비자보호법(2006. 9. 7. 법률 제7988호 소비자기본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현행 소비자기본법 제8조 참조), 제17조의4(현행 소비자기본법 제50조 참조),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현행 제62조 참조), 제69조(현행 제76조 참조) 【참조판례】 [1][3] 대법원 2003. 9. 5. 선고 2002다17333 판결(공2003하, 2012), 2004. 3. 12. 선고 2003다16771 판결(공2004상, 611) / [6] 대법원 1993. 11. 12. 선고 93누11159 판결(공1994상, 109), 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41377 판결(공1999상, 998), 대법원 2001. 3. 22. 선고 2000다29356, 29363 판결(공2001상, 948) 【전 문】 【원고, 상고인】 원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륙 담당변호사 여상조외 2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유한양행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7. 6. 19. 선고 2006나944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주식회사 유한양행에 대하여 가. 불법행위책임 주장에 대하여 (1) 일반적으로 제조물을 만들어 판매하는 자는 제조물의 구조, 품질, 성능 등에 있어서 현재의 기술 수준과 경제성 등에 비추어 기대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하여야 하고, 이러한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으로 인하여 그 사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는바, 그와 같은 결함 중 주로 제조자가 합리적인 대체설계를 채용하였더라면 피해나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음에도 대체설계를 채용하지 아니하여 제조물이 안전하지 못하게 된 경우를 말하는 소위 설계상의 결함이 있는지 여부는 제품의 특성 및 용도, 제조물에 대한 사용자의 기대의 내용, 예상되는 위험의 내용, 위험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사용자에 의한 위험회피의 가능성, 대체설계의 가능성 및 경제적 비용, 채택된 설계와 대체설계의 상대적 장단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고( 대법원 2003. 9. 5. 선고 2002다17333 판결, 2004. 3. 12. 선고 2003다16771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의약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하되, 다만 의약품은 통상 합성화학물질로서 인간의 신체 내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질병을 치유하는 작용을 하는 한편 정상적인 제조과정을 거쳐 제조된 것이라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신체에 유해한 부작용이 있다는 측면이 고려되어야 한다. 원심이 채용한 관련 증거들에 의하면, 2000년 4월경 공표된 원심 판시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의 연구보고서(이하 ‘예일대 연구’라 한다)는 주로 식욕억제 제제로 페닐프로판올아민(Phenylprophanolamine; 합성 교감신경흥분제로 교감신경수용체에 직접 자극을 하여 코 안쪽 부위의 충혈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하고,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하 ‘PPA’라고 줄여 쓴다)을 사용한 젊은 여성을 연구대상으로 하였는데, 예일대 연구 중 PPA 함유 감기약 복용과 출혈성 뇌졸중과의 상관관계에 관한 통계에 의하면 연구대상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원심 판시와 같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던 사실, 예일대 연구 이후 위 연구결과에 대하여 비충혈억제제로서의 PPA와 출혈성 뇌졸중 위험성과의 상관관계를 알 수 없다는 견해가 2001. 4. 5.자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되기도 하였고, 미국에서 발간된 의약품 참고서적인 ‘Martindale’ 제34판에서는 “PPA는 매년 수십억 캡슐이 소비되고 있음에도 부작용보고의 예가 거의 없어 비교적 안전한 약품이고, 영국 의약품안전위원회에서는 PPA 함유 약품과 출혈성 뇌졸중 사이의 상관관계에 관한 증거가 빈약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취지로 서술되어 있기도 한 사실, 특히 PPA와 대체가능한 성분으로 일컬어지는 ‘슈도에페드린’의 경우에도 역시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PPA보다 많이 사용되지 않은 관계로 적극적인 연구결과는 없었고, 슈도에페드린은 금지약물인 메스암페타민의 합성에 사용되기도 하며 슈도에페드린이 허혈성 대장염을 유발한다는 사례보고가 있어 슈도에페드린도 완전히 안전한 약물로 보기는 어려운 사실, 미국 내에서도 미국 FDA가 PPA 함유 감기약까지 제조ㆍ판매를 금지한 조치는 부당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PPA 함유 감기약의 강제회수조치는 없었던 사실, 원심 변론종결일 현재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여전히 PPA 함유 감기약이 사용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의약품인 콘택600의 제조자인 피고 주식회사 유한양행(이하 ‘피고 유한양행’이라 한다)이 합리적인 대체설계를 채용하지 아니하여 그 제조 및 공급 당시의 기술 수준과 경제성 등에 비추어 기대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을 갖추지 못함으로써 이를 복용하였다가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할 정도의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예일대 연구 공개 이후 피고 유한양행이 즉각 PPA가 함유된 콘택600의 제조ㆍ판매를 중단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두고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그와 같은 과실을 이유로 위 피고를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한 조치는 그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고, 그 판단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채증법칙 위반, 제조물책임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한편, 제조상 내지 설계상의 결함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제조업자 등이 합리적인 설명, 지시, 경고 기타의 표시를 하였더라면 당해 제조물에 의하여 발생될 수 있는 피해나 위험을 피하거나 줄일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와 같은 표시상의 결함(지시ㆍ경고상의 결함)에 대하여도 불법행위로 인한 책임이 인정될 수 있고, 그와 같은 결함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함에 있어서는 제조물의 특성, 통상 사용되는 사용형태, 제조물에 대한 사용자의 기대의 내용, 예상되는 위험의 내용, 위험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및 사용자에 의한 위험회피의 가능성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위 대법원 판결들 참조). 이와 같은 법리와 앞에서 살펴 본 사정들 및 그 밖에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들 즉, 이 사건 사고 당시 망 소외인이 복용한 콘택600의 사용설명서에는 부작용으로 출혈성 뇌졸중이 표시되어 있는 사실, 콘택600은 1일 2회 복용하는 감기약으로 1일 PPA 최대섭취량은 80mg인 사실, 망인이 콘택600을 복용하던 시기에 적용되는 콘택600 사용설명서에는 고혈압 환자, 출혈성 뇌졸중의 병력이 있는 환자, 심장애 환자에는 투여하지 말고, 다른 PPA 함유 의약품과 같이 복용하지 말라는 주의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사회통념상 망인이 복용한 콘택600에는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에 대한 적절한 경고표시가 기재되어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 유한양행에게 망인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지 않은 일반의약품인 콘택600을 복용할 당시 특별히 더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성을 경고하여 망인이 콘택600을 복용하지 말도록 표시하였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하기 어렵다. 같은 취지에서 피고 유한양행에게 일반 소비자들에 대하여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설명, 지시, 경고 등의 표시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그와 같은 과실이 있음을 이유로 위 피고를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고, 그 판단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제조물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또한,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 가운데에는, 피고 유한양행이 구 소비자보호법(2006. 9. 7. 법률 제7988호 소비자기본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7조의2(물품 및 용역의 자진수거 등) 및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6조(제조 등의 금지) 제11호에서 정한 의약품 제조ㆍ판매업자로서의 주의의무 내지 의약품의 제조ㆍ공급 후에도 지속적인 주의를 기울여 위험성에 대처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도 아울러 배척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부분 원심판결에 판단누락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보증책임 주장에 대하여 관련 증거에 의하면, 망인이 복용한 콘택600의 포장지에 “본 제품은 재정경제부 고시에 의거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기재가 있는데, 이 문구의 위쪽에는 “사용상의 주의사항 등 상세한 내용은 첨부 문서를 참조하십시오. 주의 - 부작용”이라는 기재가 있고, 위 문구의 아래쪽에는 소비자상담실의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위 포장지에 표시된 “재정경제부 고시”란 바로 ‘소비자피해보상규정’을 말하는데, 소비자피해보상규정은 “국가는 소비자와 사업자간의 분쟁의 원활한 해결을 위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반적 소비자피해보상기준에 따라 품목별로 소비자피해보상기준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구 소비자보호법 제12조 제2항에 따라 제정된 것으로, 이 사건 사고 당시 시행되던 소비자피해보상규정은 제1조(목적)에서 “이 규정은 소비자보호법 제12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소비자와 사업자간의 분쟁의 원활한 해결을 위하여 소비자보호법 시행령 제10조의 규정에 의한 일반적 소비자피해보상기준에 따라 품목별로 소비자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2조(피해보상청구)에서 “사업자와 소비자(이하 ‘당사자’라 한다) 간에 보상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당사자는 중앙행정기관의 장, 시ㆍ도지사 또는 한국소비자보호원장에게 그 피해구제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 데 이어 제3조(품목 및 보상기준)에 의한 [별표] Ⅱ ‘품목별보상기준’에서, 의약품 부작용의 경우에는 치료비, 경비 및 일실소득을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콘택600 포장지의 보상 관련 문구의 문언과 그 전후의 맥락 및 소비자피해보상규정의 취지와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위 문구는 콘택600의 소비자와 피고 유한양행 사이에 원만한 보상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소비자는 소비자보호법과 동 시행령 및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서 정한 절차와 보상기준에 따라 피해구제를 청구할 수 있음을 안내하는 의미를 가질 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 유한양행이 소비자들에게 콘택600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증하고 사고 발생시 무과실책임을 부담할 것을 약속하는 의사표시를 한 의미로는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위 포장지 기재 문구에 의하여 피고 유한양행의 보증계약이 성립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옳고,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다. 제조물책임법 및 구 소비자보호법에 기한 책임 주장에 대하여 상고법원은 상고이유에 의하여 불복신청한 한도 내에서만 조사ㆍ판단할 수 있으므로, 상고이유서에는 상고이유를 특정하여 원심판결의 어떤 점이 법령에 어떻게 위반되었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이고도 명시적인 이유의 설시가 있어야 하고, 원심에서의 준비서면의 기재 내용을 단순히 원용할 수는 없다( 대법원 1993. 11. 12. 선고 93누11159 판결, 2001. 3. 22. 선고 2000다29356, 29363 판결 참조). 이 사건 상고이유서에는 이 부분 청구에 관하여 “원심에서 주장한 이유를 기본적으로 원용하나 상고이유보충서의 제출을 통해 보충하도록 하겠다”는 기재만 있을 뿐, 이 부분 원심판결의 어떤 부분이 법령에 어떻게 위반되었는지 등에 관하여 아무것도 기재되어 있지 아니함은 물론 달리 상고이유가 될 만한 사항도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그에 관한 상고이유서가 제출되지 아니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상고장에도 그에 관한 상고이유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다. 2. 피고 대한민국에 대하여 설령 소비자의 생명ㆍ신체의 안전에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는 의약품에 대한 국가기관의 책무 또는 조치권한 등을 규정한 조항으로 원고들이 들고 있는 구 소비자보호법 및 구 약사법 소정의 원심 판시와 같은 규정들이 오로지 공공 일반 또는 국민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은 아니고, 부수적으로라도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고 본다 하더라도, 원고들과 피고 대한민국 사이에서도 적법하게 인정된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예일대 연구만으로는 1일 PPA 최대섭취량 100㎎ 미만의 감기약도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는 점, 이 사건 콘택600은 1일 2회 복용하도록 되어 있고, 1정의 PPA 함유량은 40mg인 점, 예일대 연구 이후에도 여러 나라에서 PPA 함유 감기약이 사용되고 있었고, 그러한 상황에서 감기약의 경우에도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이 있는지 연구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여 피고 대한민국 산하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이라 한다)에서는 서울대학교에 연구를 의뢰한 점, 식약청은 그 이전에도 PPA 함유 감기약에 대하여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을 경고하라고 제약회사에 지시한 적이 있고, 특히 미국 FDA에 의하여 모든 의약품에서 PPA를 제거하도록 하는 조치가 내려진 후 불과 3일 만에(2000. 11. 9.경) 국내 제조업체에 대하여 잠정적으로 PPA 함유 의약품의 제조ㆍ판매 중지를 권고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여, 예일대 연구 발표 이후 망인의 콘택600 복용 당시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등에 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음에도 식약청 공무원 또는 소비자문제 소관 행정기관 공무원이 그 위험을 배제하기 위하여 관계 법령에서 정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조치가 정당하다고 보여지는 이상, 이 부분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판단유탈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게 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주심) 김황식 안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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