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협동조합 배낭여행기] ① 오스트리아 : 시민 의식이 정부 정책을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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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협동조합 배낭여행기] ① 오스트리아 : 시민 의식이 정부 정책을 만났을 때

2013/04/04 11:12 | view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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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앞서

 

2012년 12월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많은 협동조합들이 활발하게 생겨나고 있다. 이는 ‘경제민주화’가 단연 가장 큰 화두였던 한국 사회에 협동조합이 지향하는 바가 공명한 결과가 아닐까 한다. 국내에는 제조, 유통부터 교육, 광고, IT에 이르기까지 없는 영역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생겨났다. 점차 문제가 심각해지는 주택 부문도 빠질 수 없다. 국내에서는 주택문제를 사회적 경제를 통해 풀어가려는 시도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협동조합 또한 한 몫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협동조합에 대한 뜨거운 열기와 달리, 정작 협동조합을 통해 개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한 논의나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 주목해볼 주택문제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은 협동조합의 모범으로 생각하는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앞으로 소개할 ‘Profiles of a Movement : Co-operative Housing Around the World’도 ‘주택협동조합’이라는 특정 분야에 대한 사회의 이해를 돕고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사회적경제 리포트에서는 CECODHAS Housing Europe(유럽연합사회주택위원회)과 ICA Housing에서 발행한 ‘Profiles of a Movement : Co-operative Housing Around the World’에 담긴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마음으로 다양한 주택협동조합의 운영방식, 그를 둘러싼 정책, 제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 시작으로 이번 호에서는 유럽문화의 중심지라 불리는 문화와 예술의 나라, 오스트리아로 떠나보자.

주택협동조합이란?

 

일종의 소비자 협동조합의 형태인 주택 사업이다. 다른 협동조합처럼 공동소유, 1인 1표에 따른 민주적인 운영 등의 원칙에 따라 운영된다. 최초의 주택 협동조합은 19세기 중반에 Viktor Aime Huber이 베를린에서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몇몇 국가에서는 주택협동조합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주택 시장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폴란드는 전체 주택의 20%를, 체코와 스웨덴에서는 17%, 노르웨이에서는 15%를 차지하며, 유럽은 평균 10%를 차지하고 있다. 그 이유를 꼽는다면 주택협동조합은 양질의 주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주택 협동조합이 소유한 부동산은 투기에 민감하지 않아 장기적으로 가격과 임대료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된다는 점에서 주택 시장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 외에도 주택 협동조합은 여러 가지 사회적 이점을 제공한다. 주택 협동조합은 건물의 유지나 공공시설의 이용과 관련한 문제들을 해결하기에 용이할 뿐만 아니라 이웃 간의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주민들이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역을 바라보도록 도와 주민 협의체를 형성하도록 한다.

 

또한, 주택 협동조합은 지속가능한 지역의 발전에 기여한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 주택  에너지 효율을 높여 환경오염을 막고, 지속가능한 산림에 적합한 자재만 건축에 사용하기로 하는 결의안에 적극 동참한 것도 주택 협동조합이었다.

 

오늘 날 주택 협동조합은 증가하는 주택 수요, 사회 인구학적 변화, 주택의 지속가능성과 주거 환경에 대한 수준 높은 요구, 주택 시장에서의 열악한 조건 등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

오스트리아의 주택협동조합

 

*CECODHAS : 유럽연합사회주택위원회

주택협동조합의 역사

 

19세기 중반, 오스트리아에서는 열악한 주거환경과 인구의 갑작스런 증가 등으로 주택 관련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자 그에 대한 타개책으로  비영리법인(limited-profit housing associations)이 만들어진다. 그때부터 주거 문제를 사회적 문제와 같은 맥락으로 바라보게 되는데 마침 주변 국가들에서 시작된 협동조합 운동이 오스트리아에 소개된다. 그 결과, 오스트리아 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주택 협동조합은 1895년에, 비영리주택법인(limited-profit housing development company)는 1907년에 설립된다.

당시에는 주택 협동조합뿐만 아니라 주택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없다가, 1908년에 The Public Jubilee Fund “Kaiser Franz Joseph 1 Regierungs-Jubilaumsfonds가 설립된다. 이것이 오스트리아에서 주거 와 관련한 첫 번째 공공 기금이었다. 2년 후에는 “Wohnungs-Fursorgefonds”(Housing Welfare Funds)가 설립되는데, 여기서부터 오스트리아 주택 정책의 핵심 요소인 '제한적인 수익 분배', '합리적인 임대비용', ‘고정자산화’ '정부감사'를 갖추고 있었다. 그 이후부터는 오스트리아 정부가 주택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한다.

* Limited-profit housing association(company)란?

Limited-Profit Housing Act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주택분야의 공익을 실현하는 활동에 집중하며, 정기적으로 운영을 검토 받는 회사로써 공익 도모, 활동 범위 제한, 이익 분배 제한, 원가 수준의 가격, 의무적인 감독 등의 원칙을 따른다. 공익을 추구하지만 민간부문의 한 형태이다.

주택협동조합을 둘러싼 오스트리아의 상황

 

장기적인 정부의 지원으로, 오스트리아에 거주하는 사람 6명중 1명의 꼴로 비영리법인(limitied-profit housing associaation)에서 짓거나 관리하는 건물에 살게 된다. 오스트리아 주택 정책의 핵심 요소 두 가지로는 정부의 재정 지원과 유능하면서도 헌신적인 비영리부문(limited profit sector)의 참여를 꼽을 수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1945년부터 오스트리아 주택 1/5를 지어온 비영리부문(limited-profit sector)의 역량을 신뢰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고소득 가정에서도 주택을 마련할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는 지속해서 자금 지원, 거주권 보장, 임대료 규제 등을 통해 거주 문제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의 지원은 비단 저소득층뿐 아니라 사회 내 존재하는 요구 모두를 다뤄야 한다.

 

오스트리아의 주택개발을 둘러싼 상황들은 변화하고 있다. 중앙 정부에서는 직접 주택 분야에 예산을 배정하지 않고, 지역 예산에 통합시켜 지방정부가 주택 관련 예산을 책정하고 집행하도록 하였다. 한편, 지방 정부(Provinces)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제 침체로 예산이 부족한데 설상가상으로 대규모 이민 유입으로 주택 수요는 치솟았다. 오스트리아 주택정책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오스트리아 주택협동조합의 특징

 

-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소유 및 임대를 위한 주택을 짓는다. 주택 협동조합의 건축 활동은 주택과 공공시설로 제한되어 있다. 자산은 주택사업에 속해있고 자금은 주택분야에 다시 재투자된다.
- 정기적인 감사를 받는다.

- 주택협동조합(Limited-profit housing cooperatives)은 GBV(the Austrian Federation of Limited-Profit Housing Associations–Auditing Federation)를 대표하는데, Limited-Profit Housing Act regulation을 준수한다

* Limited-Profit Housing Act regulation

- 임대료는 지가와 건축비, 운영비, 자금 운용비의 수준에 맞게 책정되며 수리비와 유지비를 포함한다. 임대료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는 임차인(세입자)및 조합원은 그에 대한 평가를 요구할 수 있다.
- 자기 소유 주택의 판매 가격 또한 통제된다.
- 출금이나 청산에 있어서 조합원의 출자액은 명목금액 수준으로 돌려준다.
- 기금에 대한 이자율에는 한도가 있어 이익은 제한된다.
- 협동조합은 집을 지을 의무가 있기 때문에 건축 활동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지방정부의 명확한 허가가 필요하다.
- 주택 협동조합은 재무성과, 수익률, 경영상의 의무 준수 등을 평가하는 회계 감사에 응해야 한다. 지방 정부는 매년 회계 보고서를 발행하고, 규정 미 준수에 대한 처벌을 정한다.

-주택협동조합(Limited housing cooperatives)는 법인세가 면제된다.
-주택 협동조합 사업에 공공 기금을 사용할 수 있다. 주택 협동조합 사업의 90%는 공공기금의 도움을 받는다. 예산을 사용하는 프로젝트에서는 Housing Promotion Schemes(주택 개량 계획)에서 정하는 규정을 따른다.

* 규정 내용
- 입주 및 소유 대상자는 일정 수준 이하의 소득 수준이어야 한다.
- 몇몇 주택들은 공공기관의 추천에 의해서 배정된다.

자금 조달

오스트리아의 주택 사업에서 정부의 개입은 굉장히 중요하다. 공공기금은 양질의 충분한 집을 확보하기위해 투자하고 적정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Housing Promotion Schemes”에 따라 사용이 가능하다. 보조금은 건축비에 맞게 책정되어 개인이 아닌 주택 협동조합에게 지급된다.

* 재정지원은 다음과 같이 이뤄진다.

- 대출 및 보조금은 장기 저리로 제공되며 건축비용의 20~60%까지 지급된다.
- 건축 비용이나 모기지론 상환 부담을 줄이는 대출 대신에 연간 보조금이 지급된다
- 주택 수당은 소득과 부양가족에 따라 다르게 지급된다. 오스트리아에서는 타 유럽국가에 비해 적은 수치인 가구의 6%만 이 수당을 받는다.
- 주택 구매 사업은 모든 사람이 참여 가능하며 어떤 집을 구매하든 돕는다.

주택협동조합을 둘러싼 법들

- The Co-operative Act and the Act of Co-operatives’ Auditing (Revision)
   협동조합의 조직 및 사업 운영에 관한 규정
- The Limited Profit Housing Act:: 비영리부문(limited-profit housing) 등록된 조합의 운영에 관한 규정.
- 관련법들은 연방 정부의 관할 하에 있으며, 지방정부는 그 실행을 담당한다. 감사, 가격책정, 사업 운영, 재무제표 등에 대한 상세한 지침은 The Limited Profit Housing Act에 속하는 법령에 명시되어 있다.

- 주택협동조합은 임대 계약, 임대인과 임차인의 권리 및 의무 같은 일반적인 주택법에 대하여 명시하는 Rental Act(주택임대법)와 the Act of Home Ownership(주택소유법) 또한 따른다.



오스트리아의 주택 문제 관련 움직임들

오스트리아의 주택 협동조합이나 비영리법인(limited-profit company)등의 주택 관련 비영리 조직들은 the Austrian Federation of Limited-Profit Housing Associations–Auditing Federation (GBV)에 소속되어야 한다. GBV은 193개의 조직과 795,000개의 주택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오스트리아 주택의 18%, 다가구 주택의 33%에 해당한다.

GBV는 자문기능을 담당하는 Provincial group과 사업의 운영을 담당하는 4인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executive board), 지역을 대표하는 감사회, 53명의 대표로 구성된 협의회 등으로 구성된다. GBV는 정부와 독립적인 단체이며 대표성을 가지고 입장을 표명하고, 내부 감사를 시행한다.

* 더 많은 정보는 www.gbv.at에 있으며, 일부 정보는 영어로 제공됩니다.


글_ 김선재 인턴연구원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