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 토마스 아키나리 저자(글) · 오근영 번역 알에이치코리아 · 2019년
저자(글) 토마스 아키나리 1960년에 태어났다. 주오 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하고 조치 대학 신학부에서 공부했다. 현재, 오오테 예비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어려운 철학이나 역사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강의로 인기를 얻고 있다.
“철학은 일상의 고민을 가장 잘 비추는 거울이다” 내면을 깨우고 삶을 채우는 19가지 유서 깊은 사색들
방향을 잃거나 길을 잊어버리는,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 같은 순간이 우리에겐 뜻하지 않게 자주 찾아온다. 틀림없다고 생각했던 사실이 여지없이 틀렸을 때, 갑자기 끓어오르는 감정을 제어하기 힘들 때, 진짜 내 모습이 어떤 건지 헷갈릴 때, 어떤 일을 해도 행복하지 않을 때, 우리에게는 철학이 필요하다.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은 시대를 수놓았던 수많은 철학가들과 문장들을 소개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고민들은 모두 철학을 껴안고 있다고 설명한다. 잠들어 있는 내면을 깨우고 삶의 부족한 점을 채우며, 이 책은 하루 종일 쌓아온 고민을 고스란히 비춰볼 시간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목차
1장 사색하는 사람의 기원_고대·중세 사상 1 소크라테스 : 윤리적 주지주의 올바른 것을 가장 먼저 고민하다 절대적 진실은 없다는 진실 18 | 모르는 것을 통해 아는 법 21 | 선함을 알아야 선할 수 있다 25 | 영혼을 살필 줄 아는 자의 죽음 27 | 남을 다치게 했을 때 다치는 곳 29
2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 이데아론, 형이상학 본질과 형상을 구분 짓다 지나칠 것을 지나치지 않는 것 32 | 절대적 기준은 이 세상 밖에 있다 35 | 영혼은 떠날 뿐 죽지 않는다 38 | 이데아는 사물 안에 있다 41 | 될 수 있는, 되고 있는, 되어 있는 44 | 지금 이 생각이 행복이라면 47
3 예수 그리스도·바울 : 유대교, 그리스도교 타인을 대하는 한없이 착한 마음 손쉽게 행복해지는 방법 50 | 같은 글을 믿는 다른 사람들 52 |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54 | 이미 누리고 있는 사랑에 대하여 57 | 죄를 대신 짊어진다는 일 61
4 아우구스티누스ㆍ토마스 아퀴나스 : 스콜라 철학 영원 앞에서는 모든 것이 사소하다 나이를 먹고 끝내 죽고 모두 그러하다 66 | 그럼에도 영원을 가질 수 있다면 69 | 종교적 믿음을 이성적 생각으로 73 | 신은 보이지 않지만 반드시 있다 76
2장 신을 파헤치는 사람들_근대 사상 5 데카르트 : 방법적 회의 논리를 놓아야 진리가 보인다 의심 속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84 | 명확한 원리에서 복잡한 진리를 87 | 지극히 주관적인 객관 90 | 비논리적인 논리를 증명하시오 93 | 약간의 과학을 첨가하면 95 | 이성의 힘으로 감정을 제어하라 98
6 스피노자 : 범신론 모든 것이 곧 신이다 뿔뿔이 흩어져 있으면서도 하나인 세계 102 | 수학처럼 생각들을 계산해보자 104 | 곁에 있는 자연이 곧 신이다 107 | 이봐,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어 110 | 신을 사랑할 때 행복해진다 113
7 로크ㆍ버클리ㆍ흄 : 경험론 인생을 과감하게 초기화한다 인생은 과연 한낱 꿈일까 118 | 마음이라는 백지 위에 점 하나 120 | 감각만이 존재를 만든다 123 | 믿음을 진짜라고 믿는가 126
8 칸트 : 비판 철학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갖다 타협 없는 두 이론의 다툼 130 | 모든 것은 내 생각에 따른다 133 | 자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137 | 내 의지가 모두의 의지일 때 140
9 헤겔 : 절대적 관념론 모순을 명쾌하게 해결한다 진실을 바로 마주하는 방법 144 | 만질 수 없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146 | 모순이 있어야 맞는 논리법 148 | 그러나, 그래서, 결국엔 150 | 스스로를 확신하는 과정이 자유다 153
3장 인간에게 존재를 묻다_현대 사상 10 키르케고르 : 신 앞에 선 단독자 좌절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 철학은 삶을 구원할 수 없다 160 | 인생은 이치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163 | 이것이냐 저것이냐 165 | 좌절이라는 도약의 발판 168
11 니체 : 힘에의 의지 신은 죽었다 초인을 소망하라 정의의 정도는 절대로 알 수 없다 172 | 괜한 원한을 품은 비뚤어진 마음 175 | 진짜를 정하는 힘 178 | 무의미한 세계를 사랑하자 181 | 그렇다면 다시 한 번 184
12 프로이트 : 무의식과 정신분석 꿈과 무의식에 진짜 내가 있다 당신이 모르는 또 하나의 당신 188 | 보이지 않는 마음의 구조 192 | 자기 안에 숨은 절대적인 힘 196 | 나도 몰랐던 생각을 제어하는 법 200
13 후설ㆍ하이데거 : 존재와 현상학 당연한 존재는 없다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을 구별하다 204 | 흘러가는 생각을 관찰하라 207 | 그러자 뜻밖의 결론이 210 | ‘있다’는 것의 생소함 213 | 존재를 이해하는 존재 216 | 엄습하는 불안의 정체란 219 | 죽음을 자각하며 살라 221
14 사르트르ㆍ메를로퐁티 : 의식과 실존주의 철학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오로지 하나, 나 자신뿐 224 | 시선이 나를 침범한다 227 | 타인은 지옥이다 230 | 서로에게 향하는 길 233
15 비트겐슈타인 : 논리철학 언어가 세계를 짓는다 과거의 철학은 갈피를 잃었다 236 | 언어는 기호가 된다 239 | 언어와 세계는 동전의 양면 241 | 당신의 질문 자체가 당찮다 244 | 말할 수 없는 생각은 죽는가 247 | 상황이 언어를 결정한다 250
16 소쉬르ㆍ레비스트로스 : 언어학과 구조주의 이면에 존재하는 구조를 활용하라 오로지 관계만이 존재한다 254 | 말이 앎을 만든다 256 | 복잡한 관계의 일정한 규칙 261 | 말을 고르고 구조를 응용하고 265
17 마르크스ㆍ알튀세르 : 사회철학과 마르크스주의 노동하는 삶을 위하여 일하는 건 왜 이리 괴로운가 270 | 모든 노동은 자기실현이다 273 | 역사에는 법칙이 있다 276 | 혼자 힘으로는 이루지 못하는 일 280
18 데리다ㆍ들뢰즈 : 후기구조주의 해체가 주는 해방감 영문을 모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284 | 애드리브보다 대본이 더 낫다 286 | 세계에 대해 나는 끝없이 열려 있다 289 | 당신의 차이가 차별을 만든다 292 | 채워지지 않는 욕망 안에서 294 | 머리가 이상해지지 않는 법 296
19 제임스ㆍ듀이ㆍ로티 : 실용주의 철학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길은 열린다 꿈을 실현시키는 철학이 있다 300 | 실천이 만드는 꿈 303 | 유익한 것이 진실이다 306 | 믿는다는 마음을 얼마나 믿나요 309 | 지식은 가장 유연한 도구다 312 | 내 삶에 옳은 정의 315
책 속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 상대의 말에 ‘무슨 뜻이지?’ 하고 신경 쓰였던 적이 있는가? 모두 한 철학적인 사색이 사실 대단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특별할 게 없는 빨간 꽃을 보고 빨간색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이 또한 훌륭한 철학적 실천이다. 눈앞에 있는 꽃은 이윽고 시들어 없어진다. 하지만 당신은 이후에 어딘가에서 또 다른 형태의 빨간색을 만나게 되면(예를 들어 붉으락푸르락 달아오른 직장 상사의 안색을 본다면) 그 꽃을 떠올릴 것이다. _P33, 지나칠 것을 지나치지 않는 것 : 사색과 자연철학
교부 철학자인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한다. 인간이 이 무한한 행복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은 단지 영원한 것, 즉 자기 동일적인 절대 적 존재로서의 신에 의해 구원받을 때뿐이라고. ‘당신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몇 가 지 답이 떠오르겠지만 사실 그 모든 것들이 시간 밖에 있는 ‘영원한 것’을 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내 집 마련’이 당신이 추구하는 당면 과제라고 하자. 왜 내 집을 갖고 싶을까? 가족과 함께 그 집에서 평온하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왜 평온하게 살고 싶은가. 그것은 행복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 행복은 딱 1년 동안이라는 시한부일까? 3년일까, 4년일까? 아니다, 죽을 때까지, 가능하면 ‘영원히’다. _P70, 그럼에도 영원을 가질 수 있다면
도심에 자리 잡은 빌딩들을 떠올려보자. 인간이 저렇게 높은 빌 딩을 만들어냈다. 저 건물은 도구를 사용하여 새로운 도구를 만들 고, 그 도구를 다시 새로운 도구로 만드는 식으로 구석기 시대의 타 제 석기가 조립용 크레인으로 진보하고 발전한 결과다. 이것은 사 고나 지식이 점점 향상되어가는 과정 자체다. _P151-152, 그러나, 그래서, 결국엔
‘저 녀석은 부자야, 하지만 인생은 돈이 전부가 아니지’라는 절규 도 니체의 주장에 의하면 르상티망이다. 마음속으로는 돈을 원하면 서 막상 돈을 손에 넣지 못하니까 돈 따위는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건, 니체가 보기에 약자의 분개에 불과하다. 이처럼 인간의 내연기관인 ‘힘에의 의지’가 르상티망에 의해 비뚤어지면 ‘세상이 나쁘다, 진실은 이렇지 않을 것이다’라는 불평이 터져나온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 불평이 고도로 발달한 것이 그리스도교이고 지금까지의 철학이었다는 결론이 된다. _P177, 괜한 원한을 품은 비뚤어진 마음
세계는 논리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세계의 한계는 논리의 한계이기도 하다.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이야기할 수도 없다. ‘운명은 있는 걸까’ ‘진실한 사랑이란 뭘까’ ‘하나님은 어째서 세계를 구원해주지 않는 걸까’ ‘무엇 때문에 살아가고 있는가’ ‘정의란 무엇일까’ ‘인간은 죽으면 어떻게 될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정해진 대답은 바로 이렇다.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만 한다.” _P245-246, 당신의 질문 자체가 당찮다
노동자는 생각한다. ‘자신이 만든 것이 자신의 것이 되지 않는다면, 무엇을 위해 일한단 말인가, 자신은 하나의 부품에 불과하지 않은가’라고. 이렇게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에서 기쁨을 찾지 못하게 되고 일할 의욕 또한 점차 희박해진다. 예를 들어 자신이 구두를 만들고자 생각했다고 하자. 노동이란 본래 자신이 내면에 갖고 있던 이미지를 마음속으로 기대하며 자신의 외부로 드러내는 자기표현 행위였다. 그리고 노동은 그 결과로 생긴 구두를 보며 만족하고 나아가서는 그 구두를 신는 사람이 기뻐함으로써 자신도 역시 기쁨을 실감한다는, 자기실현 행위이기도 했다. 그런데 현실을 사는 우리의 노동은 어떤가? 노동에 보람을 느끼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_P273-274, 모든 노동은 자기실현이다
출판사 서평
가장 쉽고 짧게, 서양철학을 여행하는 길 작가 토마스 아키나리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서양의 사상들을 일상 속에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과 접목시켜 소개한다. 빨간 꽃을 보며 빨간색에 대해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플라톤의 이데아를 설명하고, 늦은 밤 SNS에 올라온 친구의 감성글이 철학자들과 닮은 이유를 들려준다. 현상을 보고 그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철학자의 모습을, 일상에서 문제나 고민을 떠안는 익숙한 우리의 모습으로 빗대어 설명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책을 통해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로부터 철학을 쉽고 빠르게 이해하는 길을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또한 책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구성하면서도, ‘서양철학’을 이야기할 때 빼놓아선 안 될 명언과 개념어 또한 살뜰히 담아놓았다. 소크라테스의 산파법, 헤겔의 변증법, 소쉬르의 구조주의와 마르크스의 유물론 등 페이지마다 정리해놓은 시대의 철학자들을 만나다 보면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던 이론들이 시간여행을 떠난 것처럼 자연스레 일상으로 흡수된다. 짧으면서도 쉬운 글들을 따라 읽으며, 우리는 어렵지 않게 본질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스스로의 삶에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가장 보통의 문제들을 통해 사고의 틀을 넓혀가는 일 남을 위해 헌신했던 예수가 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했을까? 자신의 이론에 한계가 있음을 깨달은 비트겐슈타인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타인은 지옥이라고 말한 사르트르는 왜 ‘앙가주망’이라는 사회참여 행위를 장려했을까? 그들이 이론과 사상으로 남겨놓았던 걱정들은 사실 가장 보통의 문제들이다. 연인 앞에서 사랑의 의미를 고민하고, 직장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계속해서 의심하며, 행복할 방법을 부지런히 솎아내고 찾는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바로 철학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깊은 사색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주장이 우리를 고스란히 비춰주는 거울임을 깨닫게 된다. 시대와 대륙을 넘나들며 모두의 마음에 스며들었던 서양의 철학들로부터, 우리는 잠 못 이루는 밤 유익한 침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