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좌우명이 하나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사려면,
하기 싫은 일들과 먼저 친해져야 한다.
누구에게나 꿈이 있고, 되고자 하는 내가 있고, 자아 실현이라는 과업이 있는데,
그 목적지까지 이르는 길은 당연히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도처에 지루하고, 반복적이며, 귀찮고, 하기 싫은 노동들이 산적해 있죠.
이 하기 싫은 일들을 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습관이라는 행동 패턴에 기대게 됩니다.
습관이 뭐냐?
하기 싫은 일들을 기계적으로 해 나가게끔, 조건부의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죠.
조건 : 이런 상황이 되면,
행동 : 자동적으로 이런 행동이 나오도록.
그런데 문제는,
어떠한 조건과 어떠한 행동을 새로 연합시키는 일이 굉장히 까다롭다는 겁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조건화시키는 것이 왜 어려운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만
좋은 습관을 들이는데 성공할 수 있습니다.
습관 형성은 왜 어려운가?
이 어려운 걸 해 내는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비밀이 있는 것일까?
의지보다는 환경의 문제이다.
습관 형성에는 매우 단순한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이걸 부동산으로 비유해 볼께요.
내가 집을 짓고 싶다면, 당연히 먼저 토지를 구해야 해요.
그런데 내가 딱 마음에 든 땅을 발견했더라도,
그 땅에 임자가 있다면 소용이 없겠죠.
그 땅을 원래 임자로부터 사 들여야 하는데,
그 임자가 땅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면 팔려고 하겠어요?
<습관 형성 : 부동산>
새로운 행동 : 집
상황 : 토지
익숙한 행동 : 땅주인
내가 마음에 드는 땅에 집을 짓고 싶다면, 그 땅에 주인이 없어야 합니다.
주인이 있다면, 그 땅주인한테 댓가를 지불하고 그 땅을 사들여야 해요.
가격이 너무 비싸다면, 그 땅에 집을 짓는 일은 포기해야겠죠.
습관 형성의 과정도 똑같습니다.
새로운 행동을 정착시키려면,
그 상황(장소, 시간 등)에 익숙한 행동이 없을수록 좋아요.
즉, 새로운 행동이라는 집을 짓기 위해서는,
그 토지(상황)에 원래 땅주인(익숙한 행동)이 없어야 베스트라는 거죠.
엄마아빠가 집에서 저녁 먹고 공부 좀 하라고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왜 자녀들이 그렇게 공부 습관을 들이기 힘든 걸까?
집이라는 장소 + 저녁이라는 시간대가 조합된 상황에서는
아이들이 늘상 인터넷 서핑이나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집+저녁(상황)과 인터넷&게임(행동)의 연합이 너무나도 강해서,
이 연합을 깨고 공부라는 변수를 새로 매칭시키기가 매우 어려운 거죠.
즉, 공부라는 습관을 새로 들이기에는,
원래 집에서 했었던 익숙한 행동들의 저항이 너무나도 거센 것입니다.
아는 지인이 다이어트에 성공한 후 훌륭한 유지어터가 되었는데,
글쎄, 친정집에만 가면 음식을 흡수하게 되서 미치겠다고 하소연을 하는 겁니다.
"이거 왜 이러는 거야? 우리 집에만 가면 절제가 안 돼. 자연스럽게 음식에 손이 간다니까?"
왜 그럴까?
이 지인이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다이어트 생각 없이 항상 잘 먹고 지냈던 겁니다.
즉, 친정집하면 먹는 행위가 뇌의 신경체계에서 강하게 연합이 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음식만 보면 손이 가게 되는 것이죠.
반면, 집에서는 최근까지 다이어트와 유지에 힘써 왔기 때문에,
집과 절식이 연합되어 그만큼 잘 안먹게 되는 것이구요.
※ 그렇다면, 이 지인이 최근에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지금 집에서도 다이어트를 안하던 시절에는 잘 먹었기 때문에,
집과 먹는 행위 사이에 원래 연합이 되어 있던 걸,
엄청난 의지와 노력을 통해 집에서 먹는 행위 대신 다이어트로의 연합 교체에 성공한 것이다.
따라서, 다이어트에 팁이 있다면,
뭔가를 잘 안 먹게 되는 장소에 있는 시간을 늘리거나,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됐을 때 본격적으로 다이어트에 착수하는 것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집은 항상 휴식과 쉼의 공간이였기에,
하기 싫은 일을 반복해야 하는 생산적인 습관을 들이는 장소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집에서 할 바에는 차라리 번잡한 카페가 더 나을 정도로 말이죠.
뿐만 아니라,
시간대 또한 장소처럼 다른 일과와의 연합으로 인해 새로운 습관을 들이는데 저항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강박적으로 시간을 맞춰 산책을 했던 <칸트의 일화>를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칸트처럼 강박적인 사람뿐만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떠한 시간대에는 정해진 행동을 하는 게 익숙할 수밖에 없고,
그러한 이유는 다 신경체계의 시냅스 간 연합이라는 뇌내 작용 때문인 것이죠.
따라서, 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익숙한 행동이 별로 없는 특정 시간대를 찾는 일이 중요해지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러한 시간대가 바로 새벽입니다.
잠만 이겨낼 수 있는 의지가 있으면,
새벽 시간대에는 딱히 이렇다 할 땅주인(익숙한 행동)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습관을 뿌리 내리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어요.
이러한 연유로,
성공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일과를 남들보다 더 빨리 시작하라고 권유하는 것이죠.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