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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7차 백두대간 구간종주 (지리산 세석대피소-연하천대피소구간) ※지리산구간 제2일차 ▲대간구간: 제1대 구간 (제1소 구간) ▲도상거리: 12km ▲대간일차: 제13일차 ▲산행일시: 06/06/04 일요일 ▲산행구간: 지리산세석대피소→영신봉-칠선봉-덕평봉-벽소령-연하천대피소 ▲동행산행: 8人(북청. 산바람.강바람.소피아.다래.알콩.옆지기 달콩. 평산)
●세석대피소 ☞ 연하천대피소 지리산에서의 첫날밤은 대피소의 취사장 바닥에서 깔판을 깔고 침낭을 이용하여 잠자리에 들었었다. 바닥의 고르지 못함과 코고는 소리 등으로 잠자리가 편할 리 만무다. 그렇다고 해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래도 우리일행은 밖에서 비박, 야영을 하는 다른 등산객들보다는 한 등급 위에 있지 않았나싶을 정도다. 대피소 밖에서 비박 등을 한 등산객들은 어림잡아 250여명이 넘는 듯 했다. 밖은 아직 어둠이나 넉넉한 시간 속에 산행하며 즐기고자 04:00에 일어나 산행준비를 한다. 어제 밤에 일러뒀듯이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일사천리로 움직이니 간단한 조식(밥과 누룽지)이 차려지고 산행준비에 임하니 서서히 여명이 밝아온다. 남자들4명은 취사장 바닥에서 - 여자4명은 대피소에서 잠자리에 들었으나 모두의 잠자리는 편할 리가 없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날씨는 상당히 좋은 것으로 예측된다. 늘 그래왔듯이 날씨가 우리의 종주산행에 많은 도움을 줌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든다. 기획을 함에 날씨는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예측할 수없기에 더욱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석대피소를 뒤로하고 연하천대피소를 향한 발걸음은 모두가 가볍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산행기획으로 인한 이유 일게다. 세 번째 실행하는 지리산종주이지만 이번같이 여러 날을 산행한 바가 없다. 늘 2박3일이면 충분했었다. 하지만 회원들과 함께 하고픈 마음이 간절하여 중산리에서 고기리- 가재마을 까지를 3박4일의 일정을 잡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편안한 마음으로 종주에 임할 수 있으며, 서둘지 않기에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멀리 있는 능선이 운무가 드리워지니 한 폭의 수채화가 그려지는 듯 하다. 사방이 모두가 그렇다. 이런 곳에 머리 둘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나름대로의 느낌에 많은 생각들을 하리라. 너무 멋진 조망에 모두가 함박웃음이고 셔터는 연신 눌려진다. 보이는 것은 온통 산 - 산뿐이다. 지나는 이들과 정겹게 인사를 나누며 함께 하는 시간들이 이대로 멈춰버렸으면 하는 바램 이 든다. 가식 없이 여기 그대로 돌이 되거나 나무가 되어 한자리 차지하고픈 마음이 든다. 그만큼 순수하고 정겹다. 시간과 공간과 마음과 모든 내 삶의 전부가 여기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다. 오늘도 내일도 우리는 이렇듯 충분히 보고 느끼며 뭔가 지리산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자 하는 것이 이번 산행의 목적이다. 목적도 없이 산행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산행을 하다보니 코믹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모두의 반응이 좋다. 시간에 연연하지 않으니 좋고, 초보 꾼들도 산행이 힘에 부치지 않으니 좋고, 느끼며 산행하니 좋고, 산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좋아 즐겁고... 어느새 선비 샘에 도착하니 물 만난 고기마냥 얼굴하며 머리까지를 적시어 대기가 바쁘다. 연휴기간이라 지나는 산객들이 너무 많지만 모두가 한결같이 질서를 지키며 사막에서의 오아시스를 만난 듯 한 모양새다. 62세라는 어느 아주머니는 50L급의 배낭을 메고 혼자 산행한단다.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즉석에서 주먹밥을 만들어 색다른 맛을 느껴본다. 점심까지는 시간이 있어 미숫가루까지를 더하니 먹 거리가 이보다 풍족할 수는 없지 않나 싶다. 대피소에서 삼겹살을 굽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것이 그렇게 부럽거나 먹고 싶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식성이 바뀐 탓도 있으리라. 강바람님의 코믹한 이야기로 지리산에는 웃음꽃이 만발하니 산에 오름에는 전혀 힘이 들지 않는다. 이름모를 새들은 예쁘게도 지져대니 이 모든 것을 어느 것에 비유할까싶다. 쉬엄쉬엄 오름에 힘이 부치지 않고, 천천히 조심조심 내려감에 다치지 않으니 좋다. 벽소령대피소에도 많은 산객들로 붐비고 겨우 차지한 야외식탁에서 오늘의 점심인 라면을 조리 하니 어느새 하루의 여유로운 산행은 정오를 지난다. 백두대간 구간종주를 하는 단체와 지리산 능선종주를 하는 단체들로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라면을 조리할 때는 일부러 간을 조금 짜게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땀으로 배출된 염분을 공급함으로 해서 일사병이나 더위를 타지 않는다. 부자간, 부녀간에 종주에 임하는 것을 보며 군에가 있는 아들 녀석을 떠올려본다. 전역 후 함께하고픈 마음이 벌써부터 설렌다. 겨울에 삼각산과 황석산, 대둔산 등 여러 번 함께 한 경험이 있는 터라 무리는 없을 것이다.
형제봉을 지나 삼각고지를 감아 돌고 도착한 곳은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하는 연하천대피소다. 여러 산객들이 무리지어 취사를 하느라 분주하다. 이곳은 아직까지 개인이 운영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소속되어 있지 않은 곳이며, 머지않아 흡수통합 될 것이다. 도착하여 대피소의 산장지기에게 백두대간 구간종주 중 지기재 산장에서 만난 오사장의 후배라 인사를 청하니 매우 반가워한다. 그리고 대피소의 예약상태를 확인 해 봤다. 예약한 산객들의 자리배정을 끝낸 후에 배정해 주겠다는 확답을 받아냈다. 세석대피소에서도 그랬지만 노약자를 우선으로 배정한다는 원칙은 여기에서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나도 반평생이상을 살아온 덕을 볼 수 있는 기회이며, 우선 양해를 받아냈다. 얼마 후 다리를 절며 대피소에 도착하는 노인이 있었다. 중풍으로 인한 증세라며, 벽소령대피소를 예약했으나 도저히 갈 수 없다며 이곳에서 묵고 가게 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나는 대피소의 산장지기에게 노인의 자리배정을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얼마 후 자리배정을 받았으며, 우리일행8명과 노인의 일행 4명은 같은 방을 배정받게 되었다. 그 노인은 65세이며, 백두대간을 13번, 지리산종주를 106번을 했으며, 산악회 등을 운영, 산에서 살다시피 했으나 3년여 전에 중풍이 왔고 그때보다는 지금이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많은 경험이야기를 듣는 동안 숙연해 지기까지 했다. 나는 어르신께 선배라 칭하며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자고 제의한 후 셔터를 눌렀다. 산을 진정 사랑하는 이를 만난 영광스러운 기회에 만감이 교차하고 겸손함이 우선임을 다시금 깨닫는 기회였으며,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물론 다음날 아침에도 함께 인사를 나누었다. 어제는 세석대피소에서 주영철씨를 만나고 오늘은 김유영씨를 만나니 이 무슨 인연 인가싶다. 내게 무엇을 암시하는 듯한 괜한 느낌까지도 와 닫는다. 역시 지리산은 큰 산이고, 큰 산이기에 크나큰 산객들이 많구나. 나는 과연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 지를 되돌아보는 좋은 시간을 이 멋진 지리산에서 갖고 있다. 이렇게 오늘도 지리산에서의 두 번째 잠자리는 설레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지리산이여. ★좀 더 많은 이미지는 ☜ 좌측의 ■photo galleries ●대간 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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