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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지는 모르겠으나 이동속도와 공격속도를 높여주는 ‘헤이스트’ 효과는 리니지 초창기 시절의 게임과 경제, 플레이 패턴 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사냥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초록물약’, 소위 ‘촐기’는 한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성능과 효과로 인해 끊을 수 없는 중독성을 자랑했는데, 이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헤이스트’ 마법의 가치가 상승해 이를 일정 아데나를 받고 파는 행동이 생겨났다.
결국 마을과 주요 장소에 여러 명의 마법사 캐릭터를 세워두고 헤이스트 마법을 캐릭터에게 걸어주는 전문 작업장, ‘헤이샵’이 생겨나는 결과에 이르렀다.
최초에 리니지 베타 테스트 당시 캐릭터의 속도를 높여주는 '초록 물약'이 존재하지 않았다. 오픈 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초록 물약'이 추가 됐으며, 캐릭터의 이동속도 및 공격속도를 향상시켜주는 특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동시접속자 300명 시대. 초록 물약의 효과는 이동속도 및 공격속도에 보너스를 주는 아이템으로 당시 8분간 캐릭터의 속도를 약 1.5배 향상시켜주는 효과였다. 근데, 이런 가속 효과는 초록 물약을 여러번 사용할 경우 캐릭터에 축적되어 한번에 10개를 복용할 시 80분이 캐릭터에 축적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초록 물약의 등장은 유저들에게나 시스템 적으로 잊지 못할 이슈를 발생시켰다. 초창기에는 초록 물약을 먹은 후 자연적으로 HP 회복이 불가능한 버그가 발생했고, 캐릭터를 벽에 대고 왔다 갔다를 반복(캐릭터 비비기)할 경우 초록 물약의 효과가 사라지지 않았던 버그도 존재했다. 이런 버그를 알고 있는 유저들은 초록 물약 하나를 하루 내내 사용했었던 적도 있었다.
리니지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더욱 증가하게 되면서 초록 물약은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발생시킨다. 중요한 것은 이를 한번이라도 사용한 유저들은 향상된 속도에 의해 초록 물약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게임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초록 물약은 예전에 상점에서 구입할 수 없었고 몬스터 (오크, 난쟁이)를 죽여서 획득해야만 했다. 추후 초록 물약은 본토 던전의 오림을 시작으로 기란 상인 NPC 란달에게서 판매되도록 업데이트 되고 난 후에 물약 상점을 통해 구입/판매가 가능하도록 변경된다.
몬스터에서 습득할 수 있었던 초록 물약은 유저들 사이에서 가장 있기 있는 거래 아이템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먹어야되나, 팔아야되나'라는 고민을 시작으로 훗날 생계형 수단중 하나인 '촐기 노가다'라는 것이 탄생한다. 물약을 상점에서 판매되는 물약은 각 마을마다 차이나는 세율 차익을 노리는 '물약 노가다'라는 것까지 존재했었다.
촐기? 초록 물약의 줄임말이다. 리니지에는 색상별로 HP를 회복시켜주는 물약이 존재한다. 붉은색의 '체력 회복제'는 미확인 상태에서는 '빨간 물약'으로 드랍됐다. 주황색의 고급 체력 회복제는 미확인 상태에서 '주홍 물약'으로 드랍됐고 흰색의 강력 고급 체력 회복제는 미확인 상태에서 '맑은 물약'으로 드랍됐다.
리니지의 물약들은 서서히 '빨갱이', '주홍이', '맑갱이'로 줄여서 불리게 되고, 초록 물약 역시 '초록이'로 줄여서 불리게 되는데 '초록이를 소리대로 쓰면 '초로기'가 된다. 이를 빠르게 반복하면 초로기x10 = '촐기'가 된다. 리니지를 플레이했던 극소수의 올드 유저들은 아직까지도 '초록이, 또는 초로기'라고 칭한다.
초록 물약은 1999년 4월에 업데이트 된 본토 던전을 통해서 구입이 가능해졌다. 본토 던전 7층에 있는 NPC 오림은 당시 갑옷 마법 주문서(젤고 머)를 30,000 아데나에 판매했고, 초록 물약은 1,000아데나에 판매했다. 당시 본토 던전은 시스템적으로 레벨 제한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3층 4층 이상부터는 40레벨 이상의 고렙에게 권장되는 난이도가 높은 지역이었다.
초록 물약의 정가가 정해지자 교환 시스템을 통해 유저들간의 거래에도 축복받은 순간이동 주문서(이하 축순)와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아이템이 된다. 대부분의 초보자 유저들이나 채렙을 바라보는 유저들의 게임 내 대표 생계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된다.
초록 물약은 사용한 캐릭터와 그렇지 못한 캐릭터들이 같은 시간내 벌어드리는 수익과 성장 수치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특히, PK가 한창 유행할 시절 '나를 죽이려 달려드는 캐릭터가 초록 물약 상태이면 도망갈 때도 초록 물약을 사용해야 했으며, 반대로 죽이려는 캐릭터가 초록 물약을 사용하고 있으면 나 또한 살기위해 초록 물약 먹고 도망가야 했던 때가 있었다.
군주, 기사, 요정으로만 시작됐던 리니지에 1999년 9월 신 서버 '이실로테' 추가와 에피소드4 '마법의 미스터리'를 통해 마법사 클래스가 새롭게 등장한다. 마법사는 향후 몇 년간 게임 내에서 생계 유지에 활용되며 '노가다', '작업', 'PK' 등 악용과 수익 창출 등 모든 이슈에 선두 역할을 하게 되며 리니지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된다.
이 때 마법사 캐릭터는 남자 캐릭터만 등장했고, (약 1년 뒤 리니지 배경 스토리에서 등장했던 케레니스를 모태로 한 여자 마법사도 업데이트 된다. 여자 마법사는 유저들이 엄청나게 바래왔고 기다리던 내용중 하나였다.) 처음부터 마법사 클래스가 '헤이스트'를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아니였다. 등장 초기 단계에는 3단계 마법까지만 게렝을 통해 마스터 할 수 있었다. 이 후 업데이트를 통해 4단계, 5단계, 6단계 마법서를 몬스터로부터 얻어 배울 수 있도록 반영되었고 4단계 마법부터는 카오틱 신전과 라우풀 신전에서 마법을 배울 수 있도록 시스템이 추가된다.
리니지 아메리칸 드림이라 불렸던 헤이장사에 가장 어려웠던 점은 헤이스트 습득까지 레벨업을 해야했던 부분이다. 사실상 마법사는 육성하기 매우 어려운 클래스로 인식되어오며, 캐릭터 육성에는 아데나가 많이 소모되어 부자들만 키울 수 있었다는 인식이 강했다.
느리고 고정된 MP회복 수치는 MP회복까지 오랜 시간을 소모하게 했으며 물리 공격을 하기에는 약하고 제일 느렸기 때문에 느리고 약한 몬스터를 잡거나 4레벨을 달성해 100 아데나를 모아 '에너지 볼트(이하 에볼)'를 배우고 난 뒤부터 남들과 같이 사냥을 해야했다. 레벨이 낮아도 레벨업을 포기한 채 타인의 아이템을 가로채기 위한 PK 활용에 마법사의 비중이 높았던 이유도 캐릭터 육성에 어려움을 많았다는 점으로 해석된다.
당시 마법사 캐릭터가 약했던 것은 사냥 방식에 '같이 잡자'는 변화를 가져오게 되면서, 말하는 섬이나 본토 '법사촌' 사냥이 크게 유행하게 된다. 모든 유저들이 옛날 리니지 스크린샷을 찾거나 열람하다가 '에너지 볼트'의 위엄이라고 한번쯤은 보았을 법한 장면이기도 하다. 단축창에 마법을 지정하고 /Auto Spell 명령어를 입력한 후 마법을 지정한 단축키를 누르면 지정된 마법이 가장 가까운 공격 대상에게 가능했다.
캐릭터를 가만히 세워둔 채로 마법을 지정한 단축키 버튼에 이쑤시개나 동전을 꼽아 두면 자리를 비워도 사냥이 가능했다. AutoSpell을 활용한 법사촌 사냥 방식은 매크로처럼 사용해 악용되거나 잘못 입력해 의도치 않게 피해가 발생하는 등의 현상이 지속되어 용의 계곡이 업데이트 되기 두 달전 즈음에 게임사는 시스템에서 삭제했다. (추후 마법 고정 사용 기능은 Ctrl + X 키를 눌러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이 때 플레이어에게 마법을 사용하려면 Ctrl키를 누른 상태에서 가능하게 시스템도 함께 추가되었다. 다만 당시 최고의 레벨업 수단으로 각광받던 '리니지 자동사냥'이 최초로 등장하게 된다. 다음해 2월 마법사는 15레벨 퀘스트가 업데이트되고 보상으로 MP 흡수 능력이 있는 '마나의 지팡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차츰 40레벨을 넘어서는 고레벨 마법사들의 등장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고 레어했던 7단계 마법 중 오크섬(지금의 화전민 마을) 가스트에서 드랍됐던 '서먼 몬스터' 법서는 당시 최고가 아이템이라 불렸던 쌍가락지(순간이동 조종 반지, 변신 조종 반지)를 능가할 정도로 가치가 높아졌다.
또 이 시기에는 에피소드 6 윈다우드 업데이트가 적용되며, 은기사 마을과 새로운 사냥터로 '사막'이 등장했고 광전사의 도끼에 의지했던 기사 클래스는 '마법의 투구와 용기의 물약'이 클래스 전용 아이템으로 등장하게 되면서 마법사의 황금기 또한 시작되게 된다.
윈다우드 공성전까지 추가된 아덴 월드에는 더 많은 유저들이 접하게 되면서 유저간 갈등을 기반으로 한 세력 대립이나 에피소드 등이 더욱 다양하게 발생했고 현실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권력 싸움 등이 게임 내에서 가장 흥미로운 콘텐츠로 자리잡혀 간다. 게임상에서 살아남거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한 여러 수단이 생겨나게 되며 남들보다 앞서 강해져야 한다는 필수적 요소는 현금 거래에 가장 직접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현금 거래가 활성화 되자 아이템을 쉽게 획득할 수 있는 PK와 사기는 극에 달했고 리니지는 연신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었지만 게임사는 웃음반 울음반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훗날 마법사는 최초 등장 후 약 1년여의 시간이 지난 뒤 '마나의 지팡이'가 업데이트 되면서 모든 사냥터는 법사들의 천국이라고 할 정도의 시대가 찾아온다. 캐릭터 성장에 보다 편리하고 유용하게 사용됐고, 활과 펫을 이용한 육성법 등이 병행되면서 보다 수월하게 성장할 수 있게 됐다. 마나의 지팡이는 공격 대상이 MP가 존재한다면 흡수해오는 특수 능력이 있기 때문에 마르지 않는 MP로 마법사 캐릭터 성장은 점차 가속화되어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마법사들의 육성이 보다 수월해지기 시작하면서 4단계 이상의 마법서들의 수요와 공급은 몬스터로부터 획득해 유저들 사이에서 거래로만 충당되었다. 마법사의 레벨을 올리기 쉽지 않았던 탓에 판매할 법서는 넘쳐나게 되지만 이를 습득할 수 있는 마법사는 부족했기 때문에 마법서를 획득해서 판매하는 것도 배울 마법사들이 부족했고, 서버의 연혁과 환경에 따라서도 마법서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저렴한 금액대에 거래되기도 했었다. 당시의 리니지에는 유저들간의 아이템 거래를 통해 이런 수요와 공급이 자연스레 작용하는 것도 현실 세계와 가장 닮아있는 대표적인 부분이기도 했다.
마법사는 마법을 습득할 수 있는 각 레벨대에 대표적이거나 대중적인 마법의 명칭을 따서 클래스(classe)가 정해지게 되는데 16레벨에 도달해 뱀파를 배우게 되면 '뱀파 법사'라고 불려왔다. 추후 '헤이법사', '버그법사', '이럽법사' 등으로 칭해지게 된다.
헤이스트 마법을 배웠다고 해서 무조건 장사가 이뤄진 것은 아니였다. 마을에서는 무기를 사고 파는 장사가 이루어지기도 했으며 슬라임 경주를 통해 커뮤니티 요소가 더욱 장려되면서 대화를 통한 놀이와 더불어 힐을 주고 헤이스트 마법을 걸어 주는 놀이도 진행되어 왔다.
초록 물약과 헤이는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둘다 속도 향상 효과가 지속되었지만 헤이스트는 '무겁고 비싸다는 이유로 초록 물약'을 왜 사용해야 되는지 의문을 품게했고, 이런 단점은 헤이스트가 상품화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당연히 초록 물약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하며, 대신할 수 있는 효과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점차 전환되기 시작했다.
결국 '헤이스트' 마법의 상품화가 이뤄진 이유는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헤이 장사'는 처음 헤이 시전이 가능한 유저 개개인들로부터 1방당 초록 물약값의 절반인 500 아데나에 판매되기 시작됐으며, 점차 늘어나는 헤이 장사꾼들과 유저들의 뛰어난 흥정과 타협의 요소는 1방당 가격을 100 아데나에서 150 아데나까지 하락시켰다. 또 이 때 마법사의 서먼 몬스터는 최고급 아이템으로 인식되며 버그베어를 소환해 AI 설정이 지극히 단순했던 점을 노려 사냥과 캐릭터 육성의 먹이로 사용되며 마법은 본격적으로 '상업적'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한다.
헤이샵의 존재는 매우 각별하게 자리잡기 시작한다. 아덴 월드에서 유저들이 사냥터에 나서기전 필수적으로 가장 많이 들려야 했던 장소로 '창고', '물약 상점', 그 다음이 '헤이샵' 순으로 되어버렸다.
헤이 장사의 짭짤한 수익은 고단한 노가다를 하지 않고도 편하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대박 수단'으로 작용했다. 이때부터 헤이 법사들은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게 되며, 급격하게 늘어나는 헤이법사로 인해 리니지에서는 '헤이 장사'라는 것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다. 얼마 후 같은 시기 요정의 숲 동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지형에는 "용의 계곡"이 업데이트 되고 최고의 사냥터로 주목 받자 마을에서 이루어졌던 헤이 장사는 유저들이 자주 드나드는 사냥터나 던전입구에서도 이루어지게 된다. 이 틈을 노려 당시 헤이를 배우지 못한 마법사 캐릭터를 활용해 헤이 장사꾼을 가장한 사기 행위도 빈번히 발생하게 된다. 마을에서는 헤이샵 비용이 100아데나이면 던전은 이보다 조금 더 높은 금액인 120아데나 ~ 150아데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헤이 장사꾼들에게는 각별한 인내심이 필요했다. 헤이장사를 하려면 손님이 올때까지 계속해서 채팅창에 광고를 해야하며, 지속적으로 손님을 기다려야하는 지루한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당시 헤이샵은 5시간에서 8시간 기준으로 3만 아데나에서 많게는 4만 아데나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최고의 사업수단이었다.
당시 헤이샵을 바라보는 유저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쉽게 아데나를 벌 수 있다.'라는 점 때문이었다. 이 들은 클릭 한번으로 수 만의 아데나를 벌어들이지만 반대로 일반 유저들은 몬스터도 모자란 사냥터에서 항시 적자를 감수하며 피곤한 사냥을 해야만 했다. 평범한 일반 유저가 하루종일 사냥을 해서 벌어드릴 수 있는 '수익'과 기업형으로 운영되는 헤이샵의 '수익'은 비교자체가 되지 못했다. 개인의 경우 노력과 결실에 의해 가장 투명한 수단으로 아데나를 벌어드리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캐릭터가 10개이상인 규모가 큰 헤이샵인 경우 무조건 '현금거래'를 목적으로 아데나를 축적하는 용도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처음 헤이장사는 하나의 캐릭터만 사용되어 왔지만 이 들에게는 사기꾼들의 훼방과 동시에 가장 취약점이 있었는데 손님이 많은 경우 MP 회복이 느렸던 점이였다. 때문에 단골 고객이 확보된 상황이라면 MP 회복을 기다렸다가 받는 '신사 유저'들이 존재하거나, 헤이 장사꾼에게 귓말을 하여 '미리 예약'을 하는 등 점차 편의를 위한 시스템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장사꾼들은 원만한 사업 확장의 개념으로 2개의 마법사 캐릭터를 동원하게 되고 남들과 경쟁을 해서 살아남으려면 헤이 장사에 사용되는 마법사 캐릭터 수가 많아야 했다. 헤이 장사는 이렇게 소규모 기업처럼 성장을 해 마침내 직원들이 등장하고 '대기업'이라 불리는 '전문 헤이샵'을 만들어낸다.
이와 함께 헤이스트 마법서의 수량과 공급에는 큰 문제가 발생한다. 헤이스트 마법서는 보통 15,000 ~ 30,000 아데나를 유지하는 선이였지만 1인 헤이 장사가 쏠쏠하자 헤이법사를 육성하기 위해 너도나도 구하게 되는 '헤이스트 마법서'는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아져 기존 거래 가격에서 10배 이상은 오르는 등 들쭉날쭉 거래되기도 했다. 특히 유저수가 많은 축서버나 리니지의 인기로 개월 단위로 오픈되는 신서버에서는 헤이법서 시세는 수십만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 때 이 후부터 게임을 시작한 마법사, 요정 유저들은 헤이법서를 구해 배우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업화 된 헤이샵의 등장은 각 마을을 빠르게 점령하며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게 되고 이 때 캐릭터 하나로 헤이 장사를 진행해왔던 사람들은 일개 소상인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 들 '헤이 장사꾼'들은 '대기업의 횡포'라 칭하며 서로가 서로의 영업에 훼방을 놓는 '꼬장' 행위(손님에게 버프 효과가 삭제되는 디버프인 캔슬레이션을 시전하거나, 소환 막대를 이용해 소환된 몬스터로 벌이는 PK 등)가 발생하기도 했다. 헤이장사의 흥행 때문에 헤이샵 업주는 왠만한 성혈 군주 부럽지 않은 부호가로 점차 인식되기 시작한다. 점진적인 이런 현상들은 리니지에는 게임의 재미가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게임을 하려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또, 같은 공간에 다양한 헤이샵들이 등장하면서 각 마을 곳곳의 지형은 상권이라는 개념이 작용하게 만든다. 같은 지역의 상권을 놓고 서로 경쟁을 펼치기 위한 꼬장 행위도 심심치 않게 발생했으며 이 때 헤이샵 딜러들은 단골 손님을 유지하기 위한 경쟁력의 일환으로 '1방~2방 더 드리는 서비스 요소'를 추가하기 시작했고 편지지를 활용해 특정 이용 횟수가 누적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쿠폰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당시 리니지 각 마을에는 '헤이스트'를 팔기 위해 모여있는 마법사들이 일렬로 빽빽하게 서있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헤이샵은 리니지 전서버에 존재했으며 헤이샵의 운영으로 인해서 각 마을은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캐릭터들이 몰리기도 했다. 이보다 좋은 버프는 없다는 점에 많은 유저들이 애용했지만 현금거래의 중심이 되어버린 헤이샵을 비도덕적으로 바라보고 작정하고 영업을 방해하는 유저들도 존재했다.
그러나 2001년 5월에는 에피소드 8 : 기란을 통해서 개경주장과 상업도시 기란영주국이 업데이트 되는데 이 때 기란마을에는 '아지트'라는 것이 등장하게 된다. 일반 유저들에 비해 게임상에서 엄청난 부를 축적한 헤이샵 업주들은 이 아지트를 이용해서 헤이스트 작업장은 꼬장에 영향을 감소하며 보다 전문적인 운영 요소를 갖추게 된다.
헤이샵의 대중화는 옛날 아주 귀했던 초록 물약의 가치를 하락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초록 물약의 사용 빈도를 높히고자 더욱 많은 몬스터들에게서 획득할 수 있도록 반영된 설정은 초록 물약의 가치를 더욱 낮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고 헤이샵에 비해 효율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줍지 않거나 버리거나 쉽게 사용해버리는 계기로 작용하게 만든다. 한 때 대박 아이템이자 짭짤한 돈벌이 수단이라는 가치가 점차 사라져가게 됐다. 이 때 리니지에서는 역사적인 업적이 발생하는데 어레인 서버의 '빛'이 전서버 최초로 52레벨을 달성하게 된다.
헤이 장사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현실에서 하나의 직업으로 전환이 되었다. 컴퓨터를 십여대 동원하여 헤이스트 마법 사용이 가능한 법사들을 마을에 세워둔 뒤, 특정 서버 특정 마을마다 기업적으로 장사를 하는 단체들까지 생겨났다. 이것이 이른 바 '전문 헤이샵'의 시초인 격이다. 헤이샵이 막 형성될 즈음에는 가장 필요했던 것이 '헤이법사'였다.
이 때 헤이법사가 육성된 계정은 구입과 판매가 되기 시작했으며, 이와함께 리니지를 구동할 수 있는 '중고PC'가 최소 15대에서 20개다량 필요했다. 당시 중고 PC의 거래량이 급격히 활발해졌던 때가 있었는데 바로 리니지 헤이샵의 창업 효과 였다. 또, 다수의 PC에서 일일이 단축창을 입력하며 캐릭터에 헤이를 부여하는 일은 '중노가다' 수준이였는데 이런 과정을 '클릭' 한번으로 줄여주는 '원클릭 불법 프로그램'까지 제작되며 수십만원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헤이샵의 수입은 리니지 현금거래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더욱 빛을 발했다. 왠만한 PC방 수입을 훨씬 능가했다. 당시 대부분의 헤이샵들은 일일 24시간을 기준으로 평균 수입이 60만 아데나 ~ 80만 아데나 가량 수입을 올렸다. 당시 신서버군에서는 아데나의 재화가치가 굉장히 높았고 하루 평균 100만원 이상을 벌어드리는 곳도 있었다. 이렇듯 장사가 잘 되지 않는 PC방에서는 일정 구역을 업주와 계약 형식으로 대여해 운영되는 경우도 있었으며, 단골 유저들이 많았던 PC방에는 사업 확장의 개념으로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 단골 고객들과 동업, 협업식으로 운영되기도 했다. 또, 현실에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칭해졌던 헤이샵은 대부분 일반 사무실을 얻고 고정 IP를 계약해 진행되었는데 폐업한 PC방을 인수해서 창설되는 경우도 많았다. 신문과 잡지 구인광고에는 아르바이트로 '시급 2000원, 리니지 헤이샵 매니저' 라는 아르바이트 모집 사례도 굉장히 많았다.
이렇게 헤이샵을 운영했던 업주들은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소식 등은 사회 안팎으로 빠르게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2002년 2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온라인 게임의 세계'라는 주제로 리니지 현금거래의 심각성이 보도되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리니지의 현금거래에 대한 문제가 전파되자 게임사는 2002년 3월 극단의 조치를 감행한다. 헤이스트 마법과 초록 물약의 효과가 축적되지 않도록 설정을 변경하고 초록 물약을 연달아 많이 먹거나 헤이스트 마법을 중복적으로 사용해도 마지막으로 먹은 물약이나 마법을 기준으로 이후 5분간(헤이스트 지속효과도 동일)만 그 효과가 지속되도록 패치를 적용했다.
또, 성행했던 마법PK를 이용한 피해사례를 줄이고자 최초 타격의 데미지는 100% 적용되나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그 이 후 거의 동시에 받은 중첩되는 타격. 즉, 여러명의 마법사가 PK를 목적으로 거의 동시에 마법을 쓰는 것과 같은 경우 중첩되는 대미지가 감소하게 되도록 패치했다.
이런 설정으로 더 이상 게임 내에서 헤이샵은 운영되지 못했다. 이 후 계정 도용 방지 시스템을 도입하고 현금 거래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했지만, 헤이샵이 사라진 뒤에는 신용을 담보로 한 현금거래 사이트들이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헤이샵이 사라지자 아덴월드에 가장 눈에 큰 변화는 동시접속자의 파격적인 감소였다. 또, 텅텅비어 있는 듯한 마을의 광경은 유저들에게 쓸쓸함 마저 느끼게 했다. 사라진 헤이샵, 리니지에서는 게임상에서 기계적으로 화폐를 생산했던 헤이샵의 몰락이 사회적인 경제 마비 현상 'I.M.F'에 빗대어 표현하곤 했다.
헤이샵이 사라지고 사냥 시 '초록 물약'을 더욱 많이 획득할 수 있도록 패치가 반영됐다. 또, 원래 초록 물약의 무게는 23이였으나, 무게가 16으로 하향조정 되어 조금이라도 초록 물약을 더 소지할 수 있도록 추가 조치하지만 '축적 효과'가 사라지고 헤이샵을 이용할 수 없는 유저들의 불편함은 쉽게 가시지 못했다. 축적과 소지의 불편을 덜고자 한번 복용으로 30분의 지속 효과가 있는 '강화 초록 물약'이 추가되었지만 가격이 1,500 아데나로 비쌌기 때문에 유저들은 선뜻 사용하지 못했다.
이런 조치에도 유저들의 불편함이 계속되자 게임사는 초록 물약의 판매 가격을 500 아데나에서 200아데나로 하향하며 무게가 13에서 8로 줄어들게 되는 업데이트를 적용하는데 이 떄 초록 물약의 지속시간은 기존보다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일반 초록 물약의 경우 싼 값에 구입이 가능했지만 사용 시 유지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어 사냥에 많은 불편을 초래했다.
리니지를 통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은 현금 거래가 이루어져온 '헤이샵'을 통해 사회적으로도 입증되었다. 헤이샵의 몰락은 이를 비도덕적으로 바라보는 유저들에게는 환영할만한 일이였지만 안타깝게도 헤이샵이 사라지자 게임상에서는 헤이샵을 대체해 여러가지 수단으로 현금을 벌어들이기 위한 수단이 발생한다. '개던 작업장','하이네 작업장' 등이 성행하고 에피소드 오렌을 통해 새로운 정령 마법이 업데이트되어 헤이샵에 이은 '어스스킨 장사'가 새롭게 등장하게 되는데, 이 때 리니지에서 가장 존재감이 없었던 요정 클래스의 인기가 상승하게 된다. 리니지는 이 후에도 '불법 오토 프로그램'과 '중국인들의 난입'에 의해 오랫동안 시달리게 되며 본격적으로 시스템적으로도 '마법사'의 암흑기 예고하는 설정들이 적용된다.
리니지의 가장 특징은 우리 사회의 현실과 비슷했기에 이런 경험과 사실 등은 밑거름으로 작용해 '거대 작업장'이 등장하게 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리니지에서 '작업장'은 사냥터, 마을 등을 가리지 않고 성행해왔다. 또, 이런 작업장들은 아이템의 가치를 보존한다는 개념과 특정 지역에서 수익을 독점하기 위한 목적으로 '던전 통제'를 감행하게 된다. 추후 신규 사냥터 및 리워드가 좋은 사냥터들은 모두 '작업장'과 관련이 있는 '통제 지역'이 되어버린다.
헤이샵은 한 때의 좋은 추억이기도 하지만 리니지를 가장 병들게했던 원인중의 하나인 '작업장'의 탄생 배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가보' 같은 역할을 했다. 현재 리니지 상에서 가속 시스템은 클래스별로 차별화되어 있어 클래스 특징을 살려내는 고유의 수단이자 마법으로도 분류되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현재 리니지 가속 시스템은 2단 가속을 넘어, 3단 가속까지 가능하며 '강화 마법사'에 의해 각종 버프를 부여받을 수 있다.
리니지 헤라온라인 - 헤라(hera@Heraonline.net)
- 출처: 네이버포스트 헤라온라인(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140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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