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서의 불자예절 (6) _ 절하는 법
부처님께 올리는 절은
오체투지(五體投地)의 큰 절을 원칙으로 합니다.
이는 몸의 다섯 부분을 땅에 닿도록 납작하게 엎드려
절하는 예법으로 인도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인도의 예법은 접족례(接足禮)라 하여
온 몸을 땅에 던져 절을 하면서 공경하는
이의 발을 두 손으로 떠받들었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 행하는 오체투지의 큰 절은
우리 전래 예법인 큰 절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되 반드시
몸의 다섯 부분, 즉 두 팔꿈치와 두 무릎과
이마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여야 합니다.
이 오체투지의 예는 자신을 무한히 낮추면서
상대방에게 최대의 존경을 표하는 몸의 동작으로서
가장 경건한 예법입니다. 지정한 예배는 마음속의
교만함이 없어야 하는데 이 오체투지의 예는 교만과
거만을 떨쳐버리는 행동 예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큰 절하는 동작을 순서대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무릎 꿇는 동작
큰 절의 첫번째 동작은 무릎 꿇는 동작인데 서 있는
차렷 자세에서 그대로 두 무릎만 땅에 대면 됩니다.
서 있는 자세와 비교하여 볼 때 무릎이 땅에 닿는
점만 다르고 다른 자세는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땅에 댄 두 무릎은 나란히 붙어 있어야 하며 벌어져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준비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보다 부드럽고, 공손한 예배동작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즉, 반 배하는 것처럼 허리를 약간만
굽히면서 두 무릎을 동시에 닿도록 하며,
이 동작이 완료되면 두 발을 세워서 땅을 딛고 있어야 합니다.
2. 오른손을 땅에 대는 동작
여기에서는 두 가지 동작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나는 오른손으로 땅을 짚는 동작이고 다른 하나는 땅을 딛고
있는 발을 발등이 땅에 닿도록 깔고 앉는 동작입니다.
위의 무릎 꿇은 동작에서 땅을 딛고 있는 발을 펴서
발등이 땅에 닿도록 하되, 오른발이 아래에 놓이고
그 위에 왼발이 놓여져서 ‘X’자가 되게 합니다. 즉,
몸의 뒷부분 자세를 낮추는 동시에 발끝을 몸의 뒤로 밀면서
몸으로 발을 깔고 앉되, 두 발을 평행으로 하지 말고
오른발이 밑에 가도록 포개면 자연히 올바른 자세가 됩니다.
동시에 합장한 손을 풀어 오른손으로 오른쪽 무릎 앞의
땅을 짚되 이마가 땅에 닿을 위치를
고려하여 적당한 거리를 잡아야 합니다.
머리 속으로 다음 동작을 그려보면 쉽게
오른손의 위치를 정할 수 있습니다.
즉, 이마가 땅에 닿고 이마의 양 편에
두 손바닥이 위치하므로 위와 같이 왼손, 이마,
오른손의 위치를 머리 속으로 그려보면
오른손바닥이 놓여질 위치를 정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큰 절을 할 때에는 두 손으로 동시에 땅을 짚어도
무방하지만 동작의 순서를 정할 때에는 오른손이
먼저 땅을 짚어야 합니다. 이것은 옛날 인도의 관습으로,
오른손을 왼손보다 귀히 여기기 때문에 오른손을 먼저
부처님전에 놓이도록 하는 것이라는 설도 있고 또
스님들이 절을 하실 때에 입고 계신 가사가 앞으로 내려오는 것을
왼손으로 받치기 위해서 왼손이 늦게
땅을 짚는 것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3. 왼손과 이마를 땅에 대는 동작
앞의 동작에서 이미 오체투지의 큰 절을 할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으므로 이 동작에서는 허리를
더 깊이 숙이면서 가슴 근처에 남아 있는 왼손을
오른손과 적당한 간격으로 나란히 하여 왼쪽 무릎 앞에
놓고 머리를 그대로 숙여서 이마를 두 손 사이의 땅에 닿도록 합니다.
이 때 몸을 숙이는 반동에 의하여 둔부가 발에서 떨어져서는 안 됩니다.
이 자세에서 완전히 오체투지가 어루어져야 합니다.
땅에 닿은 이마의 양편에 두 손이 가지런히 놓이는데
아직까지는 손바닥이 땅을 향하고 있으며, 두 팔꿈치가
자연스럽게 땅에 닿아야 합니다. 그리고 오체의 나머지 부분인
두 무릎은 이미 처음 동작에서 꿇은 상태이므로
몸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은 상태가 됩니다.
이 때 둔부가 발에서 떨어져 몸의 뒷부분이 높이
올라가지 않도록 자세를 낮추어야 합니다.
4. 부처님 발을 받드는 동작
이미 위의 동작에서 오체투지가 이루어졌습니다.
다음은 손바닥이 위를 향하도록 젖히는 자세를 취하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하여
정확한 동작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자기 자신을 철저하게 낮추고 상대방을
공경한다는 마음 자세를 오체투지로 표시합니다.
그리고 이 예법은 상대방의 발을 받드는 접족례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에 완전히 오체투지가 이루어진 후에 두 손을 뒤집어
약간 들어올려서 부처님 발을 받드는 것과 같은 동작을 취하는 것입니다.
바로 앞의 오체투지의 자세에서 땅을 짚고 있는 두 손을
뒤집어서 손바닥이 위를 향하도록 한 다음, 귀 높이까지
약간 들어올립니다. 이 때에는 손바닥이 곧게 펴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여 손의 모양이 흩어지지 않게 들어올려야 하며
왼손과 오른손이 엇갈려서 올라가서도 안 됩니다.
즉, 위를 향한 두 손바닥에 부처님의 발이 놓여지고
조심스럽게 들어올린다는 생각을 가져야 자세가 흩어지지 않습니다.
이 때 팔굽은 무릎끝 앞에 닿게 하고 두 무릎이 닿는 것이
불편한 경우에는 두 무릎 사이를 한 뼘 이내로
떨어지게 하며 손과 손목을 똑바로 폅니다.
오체투지의 큰 절을 끝내고 일어서는 동작은
절하는 순서의 정반대의 순서에 따라 행해집니다.
일어서는 순서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오체투지의 자세에서 부처님 발을 받드는 모양으로
귀높이에서 위로 향해있는 두 손바닥을 다시 뒤집어서
땅을 향하도록 하는 것이 첫번째 동작입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땅을 밀면서 상체를 45°정도 일으키고
왼손을 가슴으로 가져오는 것이 다음 동작인데,
일어서는 동작은 오체투지가 이루어진 후에 다만 이를
거두어 들이는 동작이므로 자세가 흩어지지 않게
유의하면서 간단한 동작만 주의를 기울여 취하면 됩니다.
세번째 동작으로는 상체를 지면과 수직이 되도록 완전히
일으켜 세우며 합장을 하되, 이 때 발의 자세를 올바로 취해야 합니다.
즉, 몸을 지면과 수직이 되도록 세우기에 앞서 발등이 땅에 닿아
‘X’자로 교차된 발을 다시 풀어서 나란히 하여 발 끝이
땅을 짚고 있도록 약간 몸을 숙여야 합니다.
끝으로 몸의 반동을 이용하여 두 발로 동시에
땅을 밀면서 일어서는 것이 마지막 동작입니다.
예경의 아쉬움, 고두배(叩頭拜)
부처님에 대한 예경에는 우리가 몸으로 공경의 뜻을
표시하는 일한 공경례(恭敬禮) 외에,
실상례(實相禮)와 무상례(無相禮)가 있습니다.
법을 보는 자야말로 부처님을 뵙는 것이며 예경하게 되는 것이니
이것을 실상례라 하고,
법의 이치를 깨달아 부처님과 같은
평등성지에 머무는 것을 무상례라고 합니다.
그러나 법을 깨닫지 못한 사람은
부처님의 지혜와 덕성과 뜨거운 자비,
가없는 서원력을 우러러 합장하고 일심이 되어
몸을 굽혀 지극한 존경의 뜻을 나투게 되는데 이것이 공경례입니다.
이러한 공경례의 표현으로 3배 또는 108배 그리고 천 배,
삼천 배의 절을 올리며 정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몸으로 아무리 무수히 절을 한다고 하여도
부처님께 대한 지극한 예경의 뜻을 다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예배의 마지막 끝에 이를 표시하는 고두를 하게 되는데
유원반배(唯願半拜)라고도 하며 무수히
예경하고픈 심정은 간절하나 절을 이것으로
마치게 되는 아쉬움을 표하는 예법입니다.
고두배는 절을 마치고 일어서기 전에 합니다.
그러므로 삼 배를 할 경우에는 세번째 절,
그리고 108배를 할 경우에는 108번째 절을 마친 후에 합니다.
만일 일 배밖에 할 수 없는 피치 못할 경우가
생길 때에는 일 배후 곧 고두배를 하면 됩니다.
마지막 큰 절을 완료하여 몸이 오체투지의 상태가 되고
두 손바닥이 부처님을 받들기 위하여 위로 향한 자세에서
고두를 하기 위해서는 일어설 때와 마찬가지로 먼저
손바닥이 땅을 향하도록 한 다음 엎드린 자세에서 팔굽을
들지 말고 머리와 어깨만을 들었다가 다시 이마를 땅에 대는데,
머리를 들었을 때에 시선을 그대로 땅에 두어야 합니다.
고두의 방법은 머리와 어깨만을 잠깐 들었다 다시
이마를 땅에 대는 단순한 동작으로 할 수도 있고 머리와
어깨를 약간 들고 팔굽을 땅에서 떼지 않은 채 그대로 손으로
합장 자세를 취하였다가 손을 풀고 다시
두 손과 이마를 땅에 대는 방법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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